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글쓴이 : 최왕식 ㅣ 굿뉴스피플 발행인
온 나라 안이 꽃 천지다.
봄은 어느 곳을 가든 매일 매일이 소풍이며 꽃놀이다.
출근길도, 시장가는 길도, 아는 길도, 모르는 길도 봄은 축복이다.
목적 없이도 어디든 봄바람 따라 자꾸 떠나고 싶어진다.
각 지자체에서도 앞 다퉈 꽃축제를 펼치고 있다.
개나리꽃에서 시작해 벚꽃, 유채꽃, 진달래꽃, 튤립,
철쭉 등으로 이어지는 축제에 연일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필자도 며칠 전 벚꽃축제에 다녀왔다.
수많은 차량으로 축제장 가는 길이 정체됐지만
진입로 양옆으로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는 재미에 지루함도 잊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터널에서는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꽃눈으로 내려 장관을 이루었다.
경관이 좋은 곳에서는 너도나도 개성 넘치는 포즈로 폼을 내며
추억을 찍느라 정신없었다. 어린 아이의 해맑은 모습에서부터
다정한 연인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천진하고 행복한 모습은 벚꽃에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형형색색의 옷차림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에서
그들이 살아온 삶의 아름다운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불현듯 안치환이 노래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랫말이 떠올랐다.
꽃이 아름답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람이 이처럼 아름다운 줄 몰랐다.
참으로 사람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외적인 것만이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도 향기롭고 아름답다.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사람, 주변을 돌볼 줄 아는 사람, 언제나 자신 있고 당당한 사람,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도 아름답다.
진실한 사람도 아름답고, 좋은 말 하는 사람도 아름답고,
착한 일 하는 사람도 아름답고, 노래하는 사람도 아름답다.
누군가를 위해 눈물 흘리고, 누군가와 같이 웃어주는 사람도 아름다운 사람이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올해의 장애인 상을 받은 수상자들 역시
하나같이 아름다운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다. 휠체어에 앉아
옷 수선으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더 어려운 형편의 장애인을 돕는 양영순씨,
미국 피버디 음대에서 시각장애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상재 나사렛대 교수,
자신이 청각장애인이면서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온 박민서 신부,
열 손가락이 절단됐어도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등반한 김홍빈 네파 홍보이사,
사지마비인 몸으로 장애인시설을 운영하는 정상용 원장 등은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보석이 아름다운 건 그냥 빛나기 때문이 아니다.
보석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건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을 견디고
자신의 몸을 갈아내는 수많은 인고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도 참된 아름다움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사연 없고 굴곡 없는 인생은 없다.
세상의 모든 꽃이 다 똑같다면 그 꽃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겠는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각각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에
그 어떤 삶 또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사막에서 꽃이 피고 지진 더미에서 꽃이 피고 희망이 무너진 자리에서도
꽃이 피는 유일한 비결은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의 꽃이다.
사랑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말을 아름답게 하고, 생각을 아름답게 하고, 얼굴을 아름답게 해준다.
사랑은 꽃보다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다.
꽃이 아름다워도 어찌 사람보다 아름다우며,
꽃이 향기로워도 사람보다 향기롭겠는가.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이면 떨어지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핀 사랑의 꽃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꽃보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가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세상을 멋지게,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이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가슴속에 향기 나는 꽃을 심고 가꾸어보자.
비록 화려한 꽃내음이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
잔잔한 삶의 향기를 전해줄 수 있는 그런 꽃을 말이다.
그리고 노래하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 출처 : 굿뉴스피플(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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