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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영광
“오빠?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데, 왜 안 받았어? 나 좀 만나 줘, 할 얘기가 있어요.”
“무슨 일인데 몇 번씩이나 전화를 했어?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러냐? 교회에서는
삐삐를 꺼 놓기에 받을 수 없었다, 그래! 뭐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거냐?”
“몇 일째 잠도 못자고, 밥도 먹지 못하고 있어, 아니, 아픈 건 아니고 무서워서 그래,
정말이야,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해, 언니하고 같이 와도 돼요.”
“밤이 늦었는데, 내일 만나면 안 될까? 나? 내일은 별로 안 바쁠 거야, 당장? 그래,
그러면 지금 너희 집으로 바로 가지 뭐, 매제는? 집에 같이 있다고?”
십오 년 전에 시집가서 아이를, 남매 둘을 두 살 터울로 낳고, 남편이 부잣집 막내아들
이라 신혼 초부터 시가에서 지어 준 단독 주택에서 잘 살고 있는, 여동생 진숙에게서
전화가 온 것을 안 것은, 진호 내외가 수요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안에서 꺼 놨던 삐삐를 켰을 때였다. 길옆에 있는 공중전화박스에서 전화를 걸었다,
평시에 전화를 자주 하지 않던 진숙이 왜 전화를 했을까? 무서워서 그렇다는 말이 무슨
말이지? 부부싸움은 아닌 것 같고, 누구와 싸웠는데, 여동생이 맞을 사람은 아니고,
때렸는데 상대방이 많이 다쳐서 협박이라도 당한 건가? 옆자리의 아내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로 이런 말 저런 말, 예측 가능한 말로 의견을 피력해 봤지만, 아내
역시 진숙과 동창이고 친구라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진호가 교회에서 장로 안수를
받을 때, 매제를 비롯해 그 가족이 얼굴을 마지못해 내밀었을 때 외에, 벌써 근 10년째
명절 때만 잠시 볼뿐, 서로가 왕래 없이 지내온 사이라, 이유를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남동생의 집과는 달리, 여동생 네와는 더 왕래가 뜸 했었다,
부모 슬하에 삼 남매 뿐이고, 친척이라고는 고모네 한 집 뿐이었는데, 그나마 고모의
온 식구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바람에, 남한 땅에는 친족이라고는 삼남매가 전부였다.
전쟁이 끝났다 하던 그 때, 추운 겨울 1월 달 초, 물밀 듯이 쳐 내려오는 중공군을
피하여, 이북에서 막내였던 아버지가 그 누이인 고모네 식구와, 어머니와 당시 돌잡이
이던, 진호를 데리고 두 가족들이 남쪽으로 피난을 왔었기에, 가족이 단출할 수밖에
없었다. 진호 부부는 돌아가신 부모의 신앙 유산을 이어받았고, 어릴 때부터 교회에
착실하게 출석하던 여동생은, 시집을 간 후에도 남편과 같이, 한동안 교회에 잘
다니다가(이 때는 왕래가 잦았다,)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집사였던 자신의 친구가
접신을 해 무당이 된 후, 그에게 나타나는 믿기 힘든 이적들을 보고는 거기에
현혹당해, 반 무당으로 변해 버렸다, 매제 역시 아내를 따라 신앙생활을 끝내 버렸다.
막내인 진영은 건축 사업을 하면서, 술자리를 접하는 일이 많고, 또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고사를 지내는 일을 당연시 했으며, 진호의 제수 역시 본래 믿지 않는 가정이라
한 수 더 떠 무슨 고민이 있거나, 이사할 때, 아이들 시험을 볼 때에는 점쟁이를 찾고,
남편 몰래 무당을 불러 굿판까지 벌렸다. 왜냐하면 남편 진영이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주일은 빼먹지 않고, 주일날만 되면 식구들을 데리고 교회에 출석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주일을 성수한다는 그의 너스레와, 사업을 하면서 몸에 익은 사교성과, 막내
인지라 사근사근한 품성이고, 자주 진호의 집을 들여다보는 고로, 진호의 아내가 그로
인해 진영 내외와는 무탈하게 잘 지내었다, 서로가 사는 곳이 달라 떨어져 살기에
만날 때마다, 무당이나, 점쟁이나, 제사나, 고사 같은 것은 절대 믿음의 대상이 아니고
거기에 절하거나, 빌거나하면 안 된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여동생의 집과는 제수와 여동생이 짝 궁이 되어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제수가 남편
몰래 굿을 하는 것이, 여동생의 사주에 의해 그에 따른 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명절 때에만큼은 두 동생들 식구와 한 짜리에 모이기를 원했다.
진영의 식구들은 그런대로 자주 오갔지만, 진숙의 식구들은 몇 번인가 얼굴을 보이더니
언제부터인가 아예 오지를 않았다, 모일 때마다 예배를 드리고 오빠의 설교를 들어야
하는 것이 오지 않는 이유였다. 집안에서 매제는 아내가 하는 말을 무조건 듣는 편이라
실권이 없어, 그에게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는 예언을 하고, 점을 신통하게 보며, 날 선 칼 위에서 뛰는 무당을 더
영험하게 보는 것이었다. 교회에서 새벽기도 때마다, 얼마 안 되는 가족의 신앙을 위해
어떤 때는 눈물을 흘리며, 두 부부가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기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응답이 없었다. 이러한 때에 급하게 찾는 전화가 온 것이다.
“여보! 무슨 일일까요? 전화를 해도 잘 안 받던 고모가 여간 급하지 않고서는, 당신을
찾지 않을 텐데, 전화 목소리를 들어보면 좋은 일 같지 않아 보여요.”
“나도 무슨 일이지 궁금해, 짐작도 안 되고, 목소리가 안 좋아서 당신 말대로 좋은 일은
아닌 거 같아 보이는 걸.”
진숙의 집에 도착하여 진호가 차를 세우고, 진호의 아내가 먼저 진숙의 이층집 대문
앞으로 걸어가자, 진숙이 차 소리를 듣고, 나와 대문을 열어준다, 집안 뜰 옆의 차고에
차를 넣고 잠시 인사를 하며, 진숙의 얼굴을 보자 무엇으로 인해서인지 파랗게 질려
있다. 평소에 잘 놀라지도 않는 여자로, 담이 비교적 센 편인 진숙이, 어떤 큰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혹은 다른 어떤 일로 말미암아도 저렇게 얼굴에 표가 나도록 질려 있는
것이 진호에게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선조로부터 담력이 높은 가족의 내력이 있어서
인지, 돌아가신 아버지도 싸움이나 말에나 지는 법이 없었으며, 또 언제나 당당했다.
자식인 삼 남매들도 모두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친구들의 리더 역할을 도 맡아했다,
어쩌다 한두 번 싸움이 일어났을 때에, 당황하지 아니하고 침착한 얼굴로, 경우를 따져
싸움의 빌미를 상대방이 제공한 것으로 만들어 놓고, 주먹이 오갈 때에도 무섭게
달려들어, 때릴 곳을 정확히 찾아 때리는 눈썰미와, 재빠름, 호흡조차 흐트러지지 않는
진호에게 아이들은 일찍이 대장자리를 내 주었는데, 삼 남매들 모두가 그러했다.
어려서부터 격한 운동에 취미를 붙여, 각 종 운동을 섭렵하며 자라온 삼 남매는 어떤
환경도,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여 동생인 진숙이 오히려 오빠나 남동생 보다
더 담력도 언변도 좋아, 여자 고등학교 1학년 때에, 여학교 전체의 두목 노릇을 했다.
머리도 진숙이 제일 좋아, 우등상장을 초등학교 때부터,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러한 진숙이 먼저 오빠 진호에게 전화를 급하게 했다는 것은, 어떤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집안으로 안내하는 진숙을 따라 들어가며 진호는
가만히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기도 한다, 화를 복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이 진숙의 처해
있는 상태를 평안으로 바꾸어 주시고, 이 가정의 믿음을 회복할 기회가 되게 해 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빌며, 옆을 보니 아내 역시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 같이 보인다.
“오빠 미안해, 내가 오빠 말을 안 들어서 벌을 받나 봐요,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빠 내외 밖에는 없지만, 오빠에게 염치가 없어서 그간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
하다가 오빠에게 전화했어, 애 아빠는 속이 상한다고 큰 집에 며칠 째 가서 있어요.”
“얘, 오빠는 그렇다고 해도 나에게 전화해서 상의 할 수도 있잖아! 나는 대충 알 것
같다, 너 틀림없이 무당 하는 동숙이하고 문제가 있는 거지? 뭘 그리 놀래, 우리가
너희 가정을 위해 얼마나 기도하는지 몰라서 그래? 하나님이 영감을 주시더라, 오빠도
아마 조금은 짐작하고 있었을 지도 몰라, 당신 안 그래요?”
그 말을 아내에게 듣는 순간, 진호의 머릿속이, 번쩍하며 순식간에 깨달음이 오고,
가슴 속 깊이 감동이 밀려들어왔다, 아~ 역시,,,,, 전능하신 사랑의 하나님이 이 일을
하시는 거구나, 이 가정을 구원하시려고 역사하고 계시는구나, 하나님 감사합니다.
진호의 자녀들만 빠진 두 가정이 먼저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하나님이 이 가정을
지켜 주시기를 바라며, 악한영이 더 이상 이 가정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기도 했다,
진숙의 말은 이러했다, 동숙과 진숙이 같이 출석하던 교회에서, 자신의 구역을 맡아
구역장을 하던 동숙이 몇 일간 몸이 아프다며, 두문불출하여 진숙이 병문안을 갔더니
병원이 아니고, 집에서 누워있었는데, 몇 몇 병원에 가 봐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
데도 불구하고, 몸 전체가 오한이 나고, 쑤시며, 잠이 안 오고, 식욕이 뚝 떨어져 밥을
먹지 못하여, 이렇게 드러누워 있다고 한다, 얼굴을 보니, 사람이 바싹 말라, 그 몰골이
목불인견이다, 진숙이 다녀간, 그 후에 교회에서 목사님과, 장로님들과, 권사님들 또
진숙과 성도들이 자주 찾아가서 기도를 해주고 예배를 드리고 했는데, 무슨 병인지
낫기를 기도하고, 목사님이 안수를 해주시고 가면, 며칠간은 밥도 좀 먹고 견딜 만해,
몸을 추스르려 하면 다시 병이 도지듯, 그 증세가 재발하고는 해서, 꼼짝을 못하고
방에서만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동숙이 꿈을 자주 꾸는데, 할아버지가, 어느 날은
할머니가, 어느 날은 어린 아이가 나타나 자기와 살자 하며 동숙의 몸속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것 이다. 마치 솜에 물이 스며들 듯이, 깜짝 놀라 깨어 밤을 새우고는 했다.
동숙이 똑똑해서 여학교시절에는, 우등생이었고, 사교성도 좋으며, 비교적 잘 살았기에
돈도 잘 썼다, 비록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둘 다 잘하는 진숙이와 어울릴만한 조건은
안 되었어도, 두 사람은 친하게 지내었다, 대학으로 진학한 동숙과 달리 진숙은 미용
쪽으로 빠져 대학을 포기하고 기술을 배워 미용실을 개업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두 사람 모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우연히 진숙의 미용실을 찾아온 동숙이
만나게 되어 다시 친하게 지내며, 진숙이 대학 이후 교회를 안 다니던 동숙을 전도하여
교회에 같이 출석 했지만, 동숙이 대인관계가 좋아, 신앙생활에서는 진숙보다 오히려
그 진도가 빨라 세례 받은 지, 6달 만에 새해가 다가오자, 서리집사가 되었고, 그 녀의
지혜가 남다름으로 해서 목사에게 인정을 받아, 몇 달 안 되어 구역장 자리가 빈 진숙의
구역에 구역장으로 임명되었다, 진숙이 본래 모태신앙인 이었지만, 건성으로 교회를
다녀서, 자신이 전도한 동숙이 자신의 구역에 구역장이 되어도, 믿음의 샘을 내기는커녕
반가워하고 좋아했다, 왜냐하면 진숙은 어떤 직분을 맡을 그릇이 안 되는 것을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해서 동숙이 믿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본래 머리가
좋음으로 해서, 처음 보는 찬송의 악보만으로도 바로 독창을 할 수 있을 정도였고, 성구
암기대회에서도 등 수 안에 들고, 기도할 때도 기도문을 모아놓은 책을 몇 번 읽어
보고는 자신이 기도문을 만들어 외워서, 자신의 기도 차례가 왔을 때에, 유창하고
은혜로운 기도를 함으로 인해 여 전도회원 중에 기도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또 고교 졸업인 진숙과 달리, 대학에서 CCC에 발을 담아보기도 했다는 것이 그녀가
교회에서 짧은 기간에 구역장이 된 배경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최선을 다해
하려 했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할지 몰라도 그의 믿음은 사실 철저한 겉치레라
할 수 있었다, 천지가 창조되었다는 것, 홍해가 갈라지고, 해가 하루 동안 안내려오고,
문둥병이 낫고, 동정녀의 예수잉태 등, 그 모든 게 상징적인 것이라 이해 할 뿐 이었다,
성경은 교회에서나, 아니면 여 전도회의 모임 때나, 구역예배로 인해, 볼 때 뿐 별도로
시간을 내어 읽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진숙은 그래도 내가 예수쟁이인데 한 번은
정독을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읽어 보다가, 성경에는 왜 쓸데없는 이름이 그렇게 많이
나오느냐 하며 장로에게 묻다가 교회에 소문이 났다, 목사와 성도들이 칭찬하며, 설교
시간에 목사가 성경통독을 모든 성도에게 권하게 되어, 엉겁결에 두 번을 통독하게
되었다, 허지만 그 뿐이었다, 건성으로 읽었기에 기억에 남는 성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
그 녀 역시 성경을 진리보다는 성인의 상징적인 예언서 정도로 알고 있었다, 건성으로
그저 교회에 다니니 읽어보기는 해야 한다는 마음과, 장로인 오빠도 읽어보라 권 했고,
교회에서도 읽어보라 하니까 하고, 읽었을 뿐, 마음에 간직할 말씀 한 구절도 그 녀
에게는 남아있지 아니하였다, 그저 교회에 다니면 마음이 편안하고, 사대성인 가운데
하나인 예수의 가르침이 순리에 맞는 가르침이고, 헌금을 하는 것은 그 댓 가로 주는
것이고, 사회에 봉사를 많이 하는 교회의 역사에 일조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동숙은 그 즈음에 계속 환상이나 꿈속에서 나타나 자신을 받아들이라, 나를 믿으라고
하는 보지도 못하던, 사람과, 귀신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온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목사와 장로들이, 권사와 집사들이 와서 열심히 기도해주고 가면, 며칠은 잠도
자고 먹고는 했었는데, 점점 그 주기가 짧아지더니, 이제는 그마저 소용이 없어져
버렸다, 아무리 신령한 은사와 능력을 가진 사람이 기도해 줄 지라도, 기도를 받는
사람이 연약할지언정, 그 마음에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낫고자 하는 마음에
기도의 능력을 그나마 믿었고, 그로 인해 차도가 있었지만, 다시 계속되는 고통으로
인해 두려워하고 절망적인 심정이 되자, 더욱 심하여져서 몸과 마음이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차라리 자살하고 싶은 마음에, 남편이 약국에서 사다주는 수면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때 친정에 알리지도 않았는데, 친정어머니가 어떻게 알았는지
그 녀의 소식을 알고 왔다, 너무나 상해있는 딸의 모습을 보자마자 대성통곡이다.
“얘, 이렇게 고생하면서 왜 엄마에게 알리지 않았어? 아유, 애가 아주 못쓰게 되었네,
네 서방 놈은 어쩌자고 애가 이렇게 되도록 보고만 있던 거야, 병원에 입원시키던가,
나에게 연락이라도 했어야지, 흑흑 어 엉~”
“엄마, 내가 하지 말라고 했어, 병원에 몇 군데 가봤는데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입원도 했었는데, 차도가 없어서 차라리 집에 있으면서 괜찮아 지기를 기다렸어요.”
“아이고 이것아, 이 몰골이 괜찮은 얼굴이냐? 흑흑 무슨 병이 기다린다고 낫는 병이
있냐? 이 미련한 것아, 그래도 배웠다는 애가 왜 그 모양이냐? 당장 병원에 입원부터
하자, 서울 큰 병원으로 가자, 내가 아는 고향사람이 그 병원에 있으니 바로 입원할 수
있을 거다, 아이들은 네 시집에 우선 보내도록 하고, 어서 가자.”
급하게 뒤처리를 하고, 사위에게 전화로 몇 마디 꾸짖고는 택시를 불러, 서울로 바로
출발 했다, 그 병원은 한의도 겸하고 있는 종합병원이었다, 가기 전에 연락을 해서인지
바로 응급실로 향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걸려 응급처치를 한 후 입원실로 향했다,
친정 엄마가 옆에 있고, 수면제 처방을 받아서인지 동숙의 얼굴표정이 편안해 졌다.
잠시 후 잠이 들은 딸의 모습을 보자, 마음이 놓인다, 차 안에서 딸이 말한 병의 증세를
듣고, 이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녀가 어머니에게 들었던 그 증세와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다, 즉 할머니가 신병을 앓고, 접신으로 인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신 내림을 받고, 무당이 되어서 일생을 살았다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로인해 자신의 혼사 길이 막혀 환난을 겪었던 것이 떠올랐다, 할머니는 가족을 떠나
무당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살아가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자신은 한 번도 증조할머니의 모습을 보지 못 했는데도, 그 할머니의 삶의 영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신랑 집에서 결혼을 반대해 파혼을
연락해 왔던 것이다, 신랑의 억센 고집과, 그 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없었다면,
혼사가 깨질 뻔 했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내 딸이 그러면 무당이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럴 수는 없다,
자신도 그로 인해 곤란을 겪었는데, 딸까지 그런 고통을 당해야 한다니, 아니 그게
전부가 아니다, 딸이 이혼을 당할 수도 있고, 손자와 손녀들을 어쩌란 말인가?
자신과 남편은 종교가 없지만, 딸이 교회에 다닌다는 말을 들었는데, 교회에 다니는
사람도 귀신 앞에서 어쩔 수 없다는 말인가? 자신이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의 전도와
간증과, 부흥사 목사들이 나타내는 이적을 들은바 있는데, 그들이 말로 명령하면
귀신도 쫓겨났다고 했었던 것이 생각났다, 딸도 목사에게 안수를 받고 며칠간은 아프지
않아 괜찮았다고 했었는데, 그렇다면 더 신령한 목사에게 안수를 받거나, 기도를
받으면 나을 수 있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마음이 급해졌다,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연락하여,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근처의 공중전화 박스로
종종걸음을 했다, 하루가 지나서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부흥사들의 집회일정을
따라 집회현장으로 가야한 다는 말과, 몇몇 부흥사들의 집회일정과 장소를 연락받았다.
약에 취해 선잠을 자고, 깨어서 뒤척이는 딸에게 어머니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입원을 한 채로 병원의 허락을 받아, 그 부흥사 목사의 집회하는 곳으로 가서 기도와
안수를 받아보자는 말이었다, 듣고 난 동숙은 그래보았자 소용없을 거라고 말한다,
자신이 교회목사에게 기도와 안수를 받았지만, 그러고 나면 더한 괴로움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면서, 그런 고통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며 반대를 한다,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설왕설래 하던 중에 간호사가 와서 수면제를 주사한다,
잠시 후에 잠이든 딸의 모습을 보며, 어찌해야 되나 갈피를 못 잡고 심각해 있는데,
“아악! 저리가, 저리 가란 말이야, 나를 내 버려둬,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뭐냐고?
나를 놓아줘, 싫어 싫단 말이야, 나에게서 나가~ 나가란 말이야~”
딸의 갑작스러운 발작으로 인해, 의사와 남자 간호사들이 들어와서 동숙의 손과 발을
잡고 몸을 침대에 묶으려 한다, 그러나 동숙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의사와 간호사들이
쩔쩔매며 한 동안을 실갱이를 하다 간신히 침대에 묶고, 수면제와 안정제를 투여한다,
과다 투약을 해서인지, 동숙이 구역질을 심하게 하더니, 그치고 이내 잠에 빠져든다,
“네 이년, 네가 아무리 불효녀라도 그렇지, 할미가 모처럼 증손녀를 찾아 왔는데,
이렇게 괄시를 해, 몹쓸 년, 생전에 내가 너를 안본 것은 너의 혼사를 위해서였는데,
다 필요 없는 일이었구나, 이제는 내가 큰 힘을 얻었고, 아무 것도 꺼릴 것이 없다,
내가 이제는 세상에 내려와, 너와 네 후손들에게 복을 주려고 하는데, 네 딸이 나를
받아들이지를 않는구나, 네 딸을 설득하여 나를 받아들이라고 해라.”
동숙이 큰 소리 지르는 통에 잠이 깬, 동숙의 어머니는 아연 질색했다, 생전 처음 듣는
쉰 목소리로 자기에게 고함을 치는 동숙의 한쪽 손목의 끈은, 끊어져 있었고, 그 손은
자신을 가리키며, 나무라고 있었다, 불과 십 여분 전에 동숙이 깊은 잠이 들은 것을
확인 했었는데, 약이 듣지를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저 목소리는 누구의 목소리고
동숙이 자신을 어머니의 할머니라고 칭하다니, 저 애가 미쳐가는 것이 아닌가? 겁이
덜컥 나서 의사를 소리쳐 불렀다.
“잠시 이 아이의 입을 빌려 이야기 하는 것이니 의심할 필요 없다, 네 어미 남희가
이 할미에게는 그래도 잘 했었는데, 그 때 내가 세상에 있을 때에는 큰 힘이 없어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내가 저 세상에서 권세를 받아, 네 딸아이의 육신을
빌어 이 땅에 오려하니 너는 아무 걱정이나 의심하지 말고, 네 딸아이에게 나를 받아
들이라고 해라, 만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이 네 잘못이라고 여겨 네 가족을 불러
갈 것이다, 그 증표로 우선 너의 장손을 데려가고, 후에는 네 남편을 데리고 가겠다.”
말이 끝나더니 픽 쓰러져 다시 잠이 든다, 의사와 간호원들이 들어와 무슨 일 때문에
불렀느냐고 동숙의 어머니에게 묻는다, 혹 조금 전의 그 증세로 인해서인가 하고,
환자를 살펴보았으나 아무 이상이 없다, 단지 한 쪽 손목의 가죽 띠가 끊어져 있다,
의사가 혹 삭아있었나 의심하며, 잡아당겨보니 이상이 없는 튼튼한 가죽 끈이다.
“이 가죽 끈이 왜 끊어져 있지요? 무엇으로 잘랐기에 이렇게 되었나요?”
“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 되었는지.”
“환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조금 전과 같이 발작이 일어났었나요?”
“아닙니다, 애가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더니 다시 잠들었네요.”
“예, 무슨 일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세요.”
귀신이라서, 아니면 정말 증조할머니의 영혼이나 그 귀신이 왔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어찌 어머니의 이름을 안단 말인가? 어머니는 개명을 해서 예전의
처녀적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혼란스러운 머리는 조금 전 동숙의 입에서 나온
저주의 말을 기억해 낸다, 소름이 끼친다, 큰 아이와 남편의 목숨을 거두겠다는 말은
남편과 그 후손의 씨를 말리겠다는 말이 아닌가?
내 집안의 일이니 남편과 상의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남편과 자식의 생명이 달린
일인 것을 속일 수도 없다, 허나 동숙의 입을 통해 직접 들었지만, 자신도 믿기지 않는
일을 어찌 말한단 말인가? 그 때 언 뜻 떠오르는 것은 자신이 가끔 들리던 점집이었다.
자신의 고향 충주에서는 손꼽는 무당이며, 신통하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급한 마음에 사위에게 연락해, 하루만 병원에 와 있어 달라고 전화를 하고는 출발했다.
“으흠! 더 들을 것도 볼 것도 없어, 내림굿을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인 죽어,
그 뿐 아니라, 남편과 자식도 큰일을 당할 거야, 자네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어.”
신접하는 것이 삼 대를 넘지 않고 계승이 된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어찌한단 말인가! 우선 친정어머니에게 먼저 상의를 하러 그의 친정으로 향했다,
그 어머니 역시 무당을 가까이 하는 데다, 무당이었던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가
귀신이 되어 손녀에게 접신하려 한다는 말을 듣자, 올 것이 왔다는 심정이었다.
무당 어머니의 접신과정을 자세히 알기에 피할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손녀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도, 절차를 하루라도 빨리 밟고, 온 가족들이
더 이상 이 일로 인해 고심하지 말자는 것이 그 녀의 생각이었다,
모녀는 서로 부등켜안고 타고난 팔자를 탓하며, 한동안 울다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바로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우선 병원에 들려 동숙을 퇴원시키기로 했다.
그 전에 혹시나 해서, 집안의 어른들과 일 년에 두 차례 불공을 드리는 절의 주지에게
가보자며, 두 사람은 ㅇㅇ사로 향했다, 그 절은 무당들이 보살로 불리며 산 기도를 할
때 마다 자주 머무는 장소였다, 그 절의 주변은 굴이 많아 무당들의 발걸음이 잦았다.
주지의 말은 모녀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받아드리는 것이 액운을 피하는 길이니
미루지 말고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돌아오면서 사둔 댁에 이런 말을 할 수 없으니,
손녀사위에게 알아듣게 설명하여 알아들으면 다행이지만, 아닌 경우 이혼을 시키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 않으면 집안이 횡액을 당하게 생겼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장모님! 이 사람이 다른 사람 목소리로 이상한 소리를 해서, 의사를 불렀더니, 와서
주사만 놓아주고 갔고, 조금 전에야 잠이 들었어요, 눈동자를 허옇게 까고 네가 나를
안 받아 들이면 네 집안은 풍지 박산이 난다면서, 큰 소리로 말하는데,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누구에게 말을 하는 것인지, 흔들면서 누구에게 하는 말이냐고
물어도 같은 소리만 하고, 고함을 치더군요, 주사를 맞고도 한동안 그러다가 잠이
들었어요, 무슨 일이지요? 혹시 정신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 가요?”
장모가 하는 말을 듣고 나서, 처음에는 어의가 없었지만, 계속되는 그녀의 말에 수긍
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자신이 아내를 보기에는 정신에 이상이 생긴 것 같은데,
접신의 과정이라니! 영화가 아니면 소설책에서나 보던 일이, 왜 나에게 생겼나 하는
심정으로 아내의 바짝 마른 모습을 쳐다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병원에서는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하고, 아내는 몸이 비틀린다고 하며, 잠도 못자고
먹지를 못하니, 장모와 할머니의 말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장모의 말을 되새겨보니 이상한 것이 있었다, 큰 힘이 있는 귀신이 복을 주기
위해 증손녀에게 접신한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족에게 해를 끼친다니, 말이 앞과
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의 이유를 물으니 할머니의 대답이 귀신의 세계는
본래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해를 받지 않기 위해 접신을 한다는 결론이었다.
또 한 가지는 자신의 사는 동네에도 무당이 몇 있었는데, 그들이 사는 곳이 한 결 같이
정말 귀신이 나올 법한 집들이었다, 귀신이 복을 주는 존재라면 무당들이 잘살아야
정답이 아닌가? 장모와 할머니가 같이 말을 맞추어 이야기 하고, 자신도 아내의 변한
모습을 보았기에 믿을 수밖에 없지만, 어떻게 무당 아내와 같이 살 것인가를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며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 하는 두 사람의
말에, 우선은 자신의 부모와, 또 어리지만 자식들과도 상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말에, 동숙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고 자식이고, 우선은
자신이 살고 보아야 했다, 자신이 비록 교회는 다녔을지라도, 신의 존재에 대해, 별로
크게 생각해 본적도 없었고, 그저 사대성인의 하나라는 느낌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믿음으로 인해 교회에 다닌 것이 아니었었다, 무당도 어렸을 적에, 어머니를 따라 몇
번인가 가보아서 거부감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거기에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무당들도 역시 신을 섬기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기에, 서로 섬기는
신이 다르다는 것 정도로 알았고, 주일만 왔다 갔다 하는 신앙으로는 신을 깨달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을 할머니에게 맡기기로 합의 하고나자, 몸이 씻은 듯이 나아버렸다.
동숙이 몇 달간 안 보이더니, 가까운 송탄에서 무당으로 살고 있다는 소문에, 진숙은
무슨 예수 믿는 사람이 무당이냐고, 말도 안 된다,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학사 무당이라고 소문이 났고, 영험하다느니, 잘 맞춘다느니, 쪽 집게라느니 하는 말이
소문만이 아니었다, 항시 집 앞에 사람이 줄을 서있었다, 그것도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
이었다, 다녀온 친구들의 이야기는 그가 이혼하였고, 아이들은 남편이 맡았다고 했다.
그래도 친구들 중에 가장 친하던 동숙이가, 더구나 교회에 같이 다니던 친구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안 가볼 수 없다는 생각과, 교회에 다닌다는 사람이 무당집이라니, 라는
생각에 많이 망설여졌지만, 그 친구가 바로 자신의 구역에서 구역장이었다는 사실에
어떻게 해서 그런 사람이 무당이 되었는지가 더 궁금해서 안 찾아 갈 수가 없었다.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먼저 했다, 동숙이 반가워하며 시간 약속을 해 주었다,
한 시간 정도 마주앉아 동숙의 지나간 이야기를 들으며 진숙은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사람의 속에 다른 사람의 영이 들어가 있다는 것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자신은 어찌되었던 모태신앙인이라, 교회 목사님의 설교 때에 듣기를 신자는
성령이 신자 안에 내주하신다는 말을 듣고, 자신은 그 뜻을 어렴풋이 알기를, 선하게
사는 사람을 가리켜 그렇게 말하는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영이 즉 할머니
귀신의 능력으로 몸 안에서 동숙에게 가르쳐주며, 예언을 하게하며, 병을 낫게 한다는
말에, 진숙이 교회의 식구들과 함께 동숙의 병문안을 갔을 때에, 별다른 이유 없이
아프고,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던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영이, 귀신이 몸 안에 들어오는데, 누구인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래서 그렇게 고생했구나, 하는 안쓰러움과 이혼하고 혼자서 이렇게 사는 동숙의
처지가 너무 가여웠다, 그런데 동숙의 말은 신과 살기 때문에 아무 걱정이나 괴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부모나, 남편이나, 자식이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동숙의 제자라는 처녀가 시간이 되었다며, 사람이 많이 밀려 있다고
전한다, 진숙이 일어서려 하니, 동숙이 그 자리에 앉아 있으라 하며, 저녁이나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그럴까 하는 생각에 그 자리에 앉아 그가 무엇을 하는지 보았다.
“이년아! 이제야 나타나면 어쩌자는 거냐? 마음속에 의심이 일어났을 때에 왔으면
호미 정도로 막았을 텐데, 이제는 가래로도 힘들게 생겼구나, 지금 네 년 서방에게
붙어 있는 여우는, 꼬리가 여섯인 괴물이라 보통 방법으로는 떼기가 어렵겠다.”
“아이고 보살님! 이 년 좀 살려주세요, 그 이가 없으면 난 못 살아요, 아이들은 또
어떻게 하고요, 의심을 했지만, 남편을 믿었기에 그만 이 직경이 되었네요, 제발
살려 주세요, 보살님 하라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어디 기다려 봐라, 으 험,”
동숙이 주문을 하고, 쌀을 던지고, 손가락을 짚어보고 몸을 흔들며, 눈을 감고 한참
무슨 불경 같은 것을 외우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동안 한다,
“그래 날 자를 잡자, 너희 집에서 할 수 있겠느냐?”
“우리 집 시어머니가 교회에 다녀서 집에서는 안 됩니다.”
“좋아, 작은 굿으로 하고, 장소는 산에 가서 하면 경비가 많이 날 터이니, 여기서
하기로 하자, 이레 후, 초이틀 밤 11시에 시작하기로 한다, 가거라.”
옆에서 그녀의 제자 처녀가 기록을 한다, 그 후로 들어오는 사람마다 무엇 때문에
왔는지, 손 안에 들고 있는 것을 맞추듯이 거침없이 말하는데 거의가 욕이 섞여있다,
소문을 듣고 와서인지, 사람들마다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보살님, 보살님하며, 아이가
부모를 대 하듯 한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할 것 없이 반말에다 욕이 섞여 있는데도,
누구하나 탓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욕을 먹을 때마다 더 머리를 조아린다.
대학을 나온 학사무당이라 더 권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저렇게 뭐든지 알고 말하는
것 같은 능력에 사람들이 쩔쩔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불과 육 개월도 안 되는
시간에 동숙이는 너무나 변해 있었다, 무슨 교주 같은 위엄이 그 녀에게 있었다.
진숙은 위엄이 넘치고, 아무리 귀신이 가르쳐준다고는 하지만, 동숙이 자신의 능력인양
힘이 실려 있는 권위를 세우고, 그 앞에서 쩔쩔매는 여인네들을 보고 와서는 그 녀
동숙이 마치 신의 권세를 입은 여자같이 보였다, 간혹 권사님들에게서 들었던 부흥사
목사들의 이적을 나타내, 병을 고치는 이야기를 듣고는 감동해서, 자신도 언젠가 그런
것을 보게 되겠지 했는데, 그런 일을 동숙이 행하는 것을 보고 너무도 신기해서, 그만
부흥사 목사들의 이야기 보다, 동숙의 나타내는 표적을 더 믿게 되었다, 몇 번을 더
그녀를 찾아가서 그 녀가 행하는 일들을 보고 동숙이 더 신령 하다고 믿게 되었다.
“진숙아, 이번 금요일 저녁에 큰 굿이 있는데, 네가 좀 도와주지 않을래? 어려운 일이
아니고, 굿하는 장소가 멀어서 운전해 주는 것과, 굿 할 때의 소품을 챙겨주면 되는
것인데, 하룻밤을 새우고 와야 하니까 남편에게 미리 허락받아야 되거든! 너라면
남편과의 사이가 좋아서 가능할 것 같아 부탁하는데, 어때?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할게, 미장원은 미용사 아이들에게 맡겨도 충분하잖아, 안 그래?”
동숙이 이미 진숙의 가정 형편을 잘 알고 있기에, 부탁을 하는 것을 안 된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진숙이 그 남편을 쥐락펴락하는 것을 알고 청탁을 하는 것을
안 돼 하기도 그랬지만, 실은 진숙은 그 굿을 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이미 마음으로
승낙을 하고 있었다, 그 후로 2 달여에 어느덧 반 무당이 되어버린 진숙이었다.
“정 집사님! 벌써 몇 주째 주일날 뵙지를 못해 전화한 겁니다, 미용실에 가도 만나
보지를 못한다는 박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계신 것인지 알려
주시면 안 되겠는지요, 구역장이던 김 동숙집사가 무당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혹 같이 어울리시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그럽니다.”
“네, 동숙이가 도와 달라고 해서 요즘 그 애와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사님 무슨 말씀입니까? 믿는 사람이 무당을 돕고 있다니요? 집사님 저와 상담
하시기라도 하셨어야지요, 그러시면 안 됩니다, 오늘 저와 좀 만나 주시겠습니까?
집사님을 위해 그럽니다, 시간을 조금만 내셔서 저와 잠시 만나주시지요.”
“아닙니다, 목사님, 저는 이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제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하겠으니 앞으로 전화 안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회는 쉬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울려대는 전화를 모르는 체하며, 삐삐도 치워버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진숙
이다, 교회 성도들의 그 가식적인 모습들이 떠오르자, 동숙이가 더 신령하게 생각된다,
감추며 사는 사람들이 교회의 사람들이라는 느껴져, 속에 있는 말이나, 농담일지라도
늘 조심해야 해서 동숙이 안 보이고 부터는, 늘 누구와도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할 수
없어서 항상 대화의 부족을 느끼고 있었다, 미주알고주알, 가슴을 열어놓고 대화를 할
만한 상대가 그 녀의 주위에는 없었다, 부모를 떠나보낸 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일가친척도 없고, 오직 올케 언니와 작은 올케뿐인데, 큰 올케는 본래 친구였지만,
예수 신봉자였고, 작은 올케는 아직 어려서인지 대화상대로는 부족했다, 진숙의 성격이
본래 남자 성격 같아서, 주변에 친구가 거의 없었다, 직장에서는 주인으로서 지켜야
할 것이 있었고, 위로나 아래로나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친구라고는 큰
올케와 동숙이 뿐이었는데, 동숙이 결혼을 한 후, 헤어져 살다가 부근으로 이사와 평소
같이 친하게 지내며, 동숙이 진숙의 부하처럼 자신을 낮춰 진숙의 비위를 맞추어주다가
곁을 떠나 무당이 되자, 무언가 마음이 허전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언제든지 자신의
부하 비슷한 사람이 한두 명은 있어왔던 그녀였기에 미용실의 부하직원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성격이라 방법이 없었다.
동숙이 가까이 이사 와서 살면서 교회에서 진숙의 구역의 구역장이 되었지만, 진숙이
그로 인해 상처를 입거나 그럴 일은 없었다, 워낙 부침이 좋은 동숙이 잘 처신했기에.
그 전에는 큰 올케가 그러했는데, 큰 올케는 늘 신앙적인 말만 하다 보니, 점차적으로
멀리하게 되었다, 자신도 교회를 다니지만, 오빠나 올케의 그 열정적인 신앙을 이해
하지 못 했었다,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며 입에 침을 튀기며, 간증을 할 때면 정말
그런가 하고, 조금은 그들의 말에 동화가 되었다가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겠지 했다, 성경에 나타나는 이적도 기적도, 그 때에나 능력이 있었던
성인들을 통해 나타났었던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부흥회에도 몇 번 참석했었지만,
목사들의 자랑 섞인 말과 같이, 어떤 기사나 표적도 나타나는 것을 보지 못했었다.
주일날만 예배에 참석해서, 목사의 설교도 건성으로 듣기에 은혜의 삶을 살아가기에는
요원 했다, 몇 달 떨어져 있던 동숙이 굿판에서 보여주던 광경은 신비 그 자체였다.
시퍼런 칼 날 위에서 춤을 추는 모습은 천사 같았고, 예언을 할 때는 성경의 선지자
같았으며, 처음에 보자마자 불호령을 하며, 찾아온 사람에게 호통을 칠 때에는 위엄이
넘쳐흘러 벼슬자리에 있는 사람 같고, 왜 찾아왔는지, 맞출 때에는 소름이 다 끼쳤다.
그러다보니 상하 관계였던 그들의 위치가 어느 사이엔가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소도구를 챙기는 일에서부터 장구와 징, 괭가리를 치는 사람을 섭외하는 일까지, 어느
사이에 깨닫고 보니, 진숙 자신이 하고 있었다, 동숙의 제자였던 처녀는 언제인가부터
보이지 않고, 진숙 자신이 그의 비서 겸 제자가 되어 있어, 동숙의 생활 전반에 걸쳐
빠져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있었다, 문득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된 진숙은 아차 했다.
무당을 찾는 사람들도 무당과 인연을 맺기는 싫어했다, 자신 역시도 동숙이 친구였고
그 하는 짓이 신기한 생각이 들어 구경삼아 한두 번 돕던 것이 올무가 될 줄은 몰랐다,
내가 무당 제자라니! 그래도 예수 믿던 내가 무당이 된다고? 생각할수록 끔직했다,
내가 무엇에 홀렸나? 교회에서 그렇게 전화하고, 찾아오고 했을 때, 상담이라도 했을
것을, 왜 그 때는 교회가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였을까? 귀신에 홀렸다고 생각했다,
미용실은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 있었고, 자식 남매는 지독한 사춘기를 겪고 있었으며,
남편은 의기소침하여 가정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집 밖에서 겉돌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이 정말 귀신이 씌우지 아니하고는 이럴 수가 없었다.
내가 무당 똘마니 역할을 지금까지 하고 있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진숙 자신이 왜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자신을 뒤돌아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빠져나와야 해 하는 생각을 했을 때, 동숙의 그 능력을 보아온 그 녀는 절망하였다.
그 녀가 저주하는 말을 뱉어낼 때의 그 녀의 표정과, 저주의 말을 듣던 당사자가 어떤
지경에 처해버렸는지 나중에 들었을 때, 두려움에 떨었던 생각이 나서 몸서리를 쳤다.
그만두어야겠다는 말을 어떻게 하지? 나를 저주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슴이 떨려
오고 입술이 바짝 타들어갔다, 왜! 내가 두려움에 떨지? 힘센 장정이라도 싸워서 이길
능력과 힘이 있는 내가 왜 이렇지? 하며 마음을 추슬러 보지만 두려움이 가시지 않아
모처럼 출장 굿이 없어, 집에서 자던 그 밤을 하얗게 새웠다. 아들은 벌써 며칠째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말로는 캠핑을 갔다고 하지만, 연락이 안 되고, 학교도 삼 일째
등교를 안했다고 한다, 딸은 그래도 아버지의 식사 때문에 별 탈이 없이 집에 붙어
있었다, 남편의 자는 모습은 자신이 챙기지 않아서인지 후줄근해 보인다,
옷도 집안 풍경도 웬 지 남의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떨 것 없다, 그 애는 본래
내 종노릇하던 애야, 나를 잘 알고 있는 그 애가 나를 어쩔 수 있다고는 생각 안 해,
내 눈에 그동안에 무언가 씌었었나 봐, 애들과 남편을 두고 이런 짓을 벌였다니,
시집에서 안다면 이혼 감이지, 그래도 우리 남편이 착해서 나를 믿어줘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남편이 새삼스럽게 듬직해 보이며, 사랑스러운 마음이 샘솟았다.
다음날 아침 동숙에게 전화를 했다, 아들이 집을 나가 며칠째 소식이 없어 찾아도
봐야 하고, 학교에도 찾아가야 해서 오늘은 가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동숙이 선선히 알았다며, 잘 해결되기를 자신이 할머니 신에게 빌겠다고
한다, 염려 말라며,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이라고 위로를 하여준다.
그간에 일을 곰곰이 생각하니, 진숙 자신이 동숙의 부하노릇을 하며, 그녀를 섬기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면서 얼굴이 뜨거워지며, 가슴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아들의 친구들의 집을 찾아가 차근차근 설득을 한 끝에, 아들이 있는 곳을 찾았고
가까운 다과점에서 아들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평소에 엄마를 무서워하였고, 본시
남편을 닮아 순하기만 했던 아들은 엄마에게 용서를 빌었다, 진숙도 엄마가
잘못했다며, 두 모자는 한참을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학교에서 선처를 받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일찍 집에 들어와, 딸과 함께 집안을 깨끗이 청소해 놓고,
잔치 상 부럽지 않게 상을 차려 놓았다.
그동안 목사님, 장로님들과 권사님들이 그렇게 전화를 하고, 혹은 집으로 미용실로
찾아 갔지만, 집에 있지를 않으니 전화는 받을 수 없었고, 아이들이 받으면 안계시다는
말 뿐이었고, 미용실에도 어쩌다 결산할 때만 얼굴을 비추이니 만날 방법이 없었다,
그들 남매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사는데다가, 교회의 교단이 다르기에 진숙의 오빠와는
애초 연락할 길도 없었다, 설혹 안다 해도 당신 동생이 무당과 생활한다는 말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어쩌다 통화가 될 때는 진숙의 싸늘한 냉대와, 대화를 안하려하며
아예 전화를 먼저 끊어버려, 즉시 집으로 찾아가면 어느새 집을 비우고 없었다.
자신이 한 짓이 있기에 목사님을 찾아가 상담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오빠를 찾아
가려니 친구였던 올케 얼굴보기가 자존심이 상했다, 모른 체하고 살다가 이런 일을
당해 오빠와 상담하는 것도 마음에 내키지가 않아, 동숙에게 온 전화에 아직 아이도
못 찾았고, 남편과의 문제도 심각해서 말미를 좀 주어야겠다고 말해 시간을 얻었다.
교회에서 권사님들과, 집사들이 점심 식사 후 모여, 간증을 할 때 어느 기도원에 가면
찾아온 성도들의 기도가 뜨거워서, 그 기도불이 모두들에게 옮겨 붙어서 기도문이
터지고, 문제의 해결을 받고, 성령을 체험했다는 말을 들었던 것을 기억해 냈다,
그 안내문을 어디에 두었었나? 찾아보다가 성경책 말미에 넣어둔 것을 찾아냈다.
귀신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성경에서 읽었던 생각이 나며, 내가
예수를 잘못 믿어 이런 일을 당하는 구나, 왜? 먼저 믿은 내가 동숙이보다 믿음 면에서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그 애가 신접해서 어떤 능력을 나타낸다고 해서 그것을 부러워
했을까? 잊고 있었던 설교시간에 들었던 예수와 그 제자들이, 또 우리나라의 믿음의
선진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었던 말씀들이 잊고 있다가 이제야 생각이
나는 것인지, 진 작에 생각이 났다면,,,,, 자신이 믿음이 없었기에 이런 지경에 처하고
말았다는 자책이 들었다, 목사님과 성도들이 나로 인해 얼마나 가슴들이 아팠을까?
안 믿는 세상 사람들조차 어쩌다 무슨 일만 있으면 무당을 믿고 의탁하면서도 견원 시
하는 그런 무당을 왜 그렇게 추종했을까? 동숙이 늦게 믿었지만, 똑똑해서 교회에서
인정을 받고 구역장이 되었기에, 그 녀가 하는 일이 옳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들었다, 미루면 큰 일이 날 것이라는 생각에 기도원에 가서 상담도하고,
잘하지 못하는 기도이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과 자식들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먼저 빌었다.
교회에는 염치가 없어서 도저히 못 가겠고, 기도원에 가서 하나님께 기도하여 용서도
받고, 기도원 목사님에게 안수도 받고, 상담도 해야겠노라고 며칠만 마지막으로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이제 정신을 차리고 돌아왔다는 생각에 쾌히
승낙했다, 진숙이 끝까지 믿고 시댁에 알리지 않은 남편에게 다시 고마움을 전했다,
식구들 모두 직장으로 학교로 집을 비우자, 미용실에 들려 둘러보고 그동안 부탁한다고
당부를 한 후, 이제라도 깨닫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원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혼자서는 한 번도 길을 떠난 적이 없었지만, 진숙이 가정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
하는 절실한 마음이 된 것은, 동숙이 귀신과 접신이 되어, 눈에서 광채가 나며 다른
목소리로 호통을 치고, 어떤 때는 예언을 하지만, 어느 때는 저주를 하는 것을 보고
무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귀신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귀신이
사람을 부리는 것을 생생히 보았다, 이제야 생각하니 성경에 있는 말씀들이 모두 진실
이었다는 것이었다, 귀신이 있다면, 그 귀신을 쫓아내며, 귀신에게 벌을 주는 하나님이
역시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며, 기도원에 가면 문제가 해결된 다는 확신이 들었다.
“성령님은 인격이십니다, 그 분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동시에 개인면담을 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지금 모이신 성도들이
7천 명 정도 됩니다, 그 분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과 동시에 개인적으로 대화를 하실
수 있는 살아계신 하나님이십니다, 마음을 열고 우리의 깊은 곳에 숨어있는 죄를 회개
하십시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회개하고 그 마음이, 씨가 뿌려 질 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옥토로 변하면,
주님께서 찾아오시어 우리 안에 거하시게 됩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라 우리가 죄
가운데 있으면, 우리 안에 거하시지를 못 하십니다, 거하시는 순간 우리가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 출애굽 당시에도 하나님은 거룩하지 아니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시기에 죄 중에 있는 백성이
회개 없이 가까이 나아올 때에, 하나님의 권능으로 인하여 원하시지는 않아도, 그들
백성이 타 죽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래서 예수님을 통하여 주님께로 나아오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를 우리 구주로 시인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의롭게
보시고 성령을 통해 우리를 만나주시고, 너는 내 아들, 내 딸이요, 내 자녀, 내 백성
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예수를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을 이루어가게 하셨습니다,
그러려면 선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무엇일까요? 회개, 맞습니다, 회개하여야 합니다.
회개란 우리의 삶 전체가 죄에 속해 있다는 것을 시인하고, 주님께 고백하는 것입니다,
또 그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누구에게 잘못이 있다면 찾아가 용서를 빌고
화해를 해야 합니다, 만일 그가 세상에 없거나, 찾지 못할 곳에 있다면, 하나님께
속죄하고, 그 증표로 예물을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피 흘려주신 공로로 인해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에 왔기에, 죄 없는 완전한
한 인간으로서 한 사람 아담이 지은 원죄,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그 법에서 완전하게
우리를 구원해 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1-1은 영이 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죄는
한 사람 죄가 단 하나도 없는 사람이 대속해야 하는데, 세상에 속한 사람으로서는
원죄를 타고 나기에, 어떤 이도 죄 없는 이가 없기에, 주님이 하나님의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오심으로써 구원의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대속하시기 위하여 하나님으로써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을 믿는,
그 믿음을 의로 보시고 우리를 죄 없다 하시고 거룩한 나의 백성이라 하십니다,
원죄는 용서 받았지만, 우리가 세상에 살아가면서 짓는 자범죄는 주님 앞에 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숙명이기에 끔임 없이 회개하고, 그 죄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이 말씀하시기를, 주님을 영접한 후에 짓는 죄를 위하여 발을 씻어야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죄가 생각날 때마다, 또 생각나지 않고 모르게 지은 죄를
위하여 회개기도를 해야 합니다, 또 주님의 가르치신 말씀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한 삶을 우리는 성화되어 간다고 말합니다.
우상을 섬긴 문제로, 물질의 문제로 인해, 병으로 인해, 교회의 목자로 인해, 혹은
성도와의 어떤 문제로 인해, 술, 담배 문제로, 혈기로 인해, 혹은 음란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낯을 피하지 마시고, 교회를 떠나지 마시고, 회개기도를 드리세요, 오히려
더욱 하나님의 용서를 구해야 될 때입니다, 그럴 때가 더욱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할
때이고,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할 때 입니다, 죄가 많은 곳에 은혜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먼저 우리의 자아로 인해, 탐심으로 인해, 죄의 습성으로 인해 죄를 지을 때가 있고,
알면서도 죄를 지을 때가 있습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를 묵상해보세요,
회개하는 습관 그것이 곧 경건의 습관입니다, 물론 새벽기도도, 교회의 모든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선교와 전도를 를 일상화 하는 것도, 이웃을 주의 이름으로 돕는 것도,
경건의 습관이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님의 사랑 안에 있다고 자부하면서 사는데,
환난과, 고난, 혹은 병이나, 사고나, 억울한 일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왜냐고요? 하나님이 그의 믿음을 평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욥에게는 욥이 감당할 수 있는 연단을, 아브라함에게는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연단을, 요셉에게는 요셉이 감당할 만한 연단을, 다니엘에게는 그에 감당할 수
있는 연단을, 스데반에게서는 그 믿음의 열매로 그의 생명을 받으시고, 바울에게는
그의 일생의 병의 가시로 연단하시었습니다, 그들이 믿음에 실패하였습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연단을 받아, 정금과 같은 믿음을 인정받았습니다,
우리에게 그 같은 연단이 있을 때, 아! 하나님이 나의 믿음을 한 단계 높여 주시려고,
더 큰일을 맡기시려고, 더 큰 신령한 복을 주시려고 하시는 구나, 하며 감사하세요,
우리에게 옛 믿음의 선진들에게 주셨던 그런 연단을 주신다면, 우리가 그만큼 하나님께
더 가까이 있다는 확신의 기회로 삼으시고, 멋지게 그 시험을 통과하세요, 왜 시험
이라고 했는지 아시나요? 그 결과가, 우리가 그 연단을 이기지 못하였을 때, 바로 때를
놓치지 않고 마귀가 그를 움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혈기가 끌어 오르고, 죄의 유혹이
강할 때, 죄의 행위가 정의로 느껴질 때, 무릎을 꿇어야 할 때인 것을 깨달으세요,
기도로 이기고, 연단과 시험을 이기지 못하였을 때라도, 주님이 고난을 당하심이 지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빠져있는 나 같은 자를 위하여, 피흘려주시고 그 목숨을
주셨다는 것을 깨달으시고, 그 흑암의 깊은 곳, 마귀의 올무에서 벗어나세요,
그 자책하고, 회개하고, 가슴을 치는 우리를 위로하시고 의롭다 하시는 이가 바로 우리
주님이십니다, 아무리 큰 죄에 빠지고, 주님을 배반하는 죄를 지었을 때에도, 주님은
우리를 용서하시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십니다, 지금 이 시간 현재의 내가 주님 앞에
있음을 주께서 기뻐하심을 아십니까? 주님은 우리의 어제를 보지 않으십니다.
이제 우리 자신의 정체를 깨달으시고 회개하십시오, 주님의 십자가 옆에 같이 달려있던
강도는 그의 일생이 죄 가운데 있었지만, 주님께 ‘주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나를
생각 하소서’ 하는 말 한 마디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그 강도보다 못 합니까?
우리 중 어떠한 지경에 처 있는 한 사람이라도, 나라보다 귀하게 보시는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갑시다, 이 시간 주님을 크게 부르짖어 찾으십시다, 나를 용서 하소서,
나의 죄를 도말하여 주시고, 내 입술에 파숫꾼을 세워주시옵소서, 기도의 문을 열어
주시고, 믿음을 더 하여 주옵소서, 크게 주님을 부르십시오, 주여~ 주여~ 주여~”
진숙은 봇물이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는 울음과 눈물을 닦을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회개기도가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았기에, 교회에 다녔다 하면서
기도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던, 그 자신이 어떻게 이런 기도를 하게 되었는지 생각
해 볼 겨를이 없이, 세면수건이 흠뻑 젖어도, 자신이 무엇을 기도하는지, 내가 기도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조차 깨닫지 못하고, 자기 자신도 잊은 체, 몰입되어 있었다.
진숙의 마음이 평안해지고, 그간 하나님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가 깨달아 진다,
그래 자식이 부모의 그 헌신적인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이, 내가 그랬던 거야,
그러면서도 동숙과 관계를 어찌 정리해야 할까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어두워졌다,
기도원 원장 목사와의 면담에서, 어떤 해답을 얻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자신을 찾는
전도사를 따라 상담실로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제발 이번 한번만 저를
이 지경에서 건져 주시면, 다시는 하나님의 곁을 떠나지 않고 섬기겠습니다, 하고
기도원 원장인 목사 앞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나자, 진숙이 그동안에 있었던 모든
일과, 자신의 가족들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털어 놓았다.
“집사님이 너무 평안한 삶을 살다보니,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으면서도 하나님을 망각
하고 살아오셨네요, 그럴 때 마귀가 노리고, 귀신을 부려서 자기의 하수인인 무당으로
미혹하는 것입니다, 그 친구는 이미 귀신을 믿는 집의 자녀로서, 그 미신에 물들어
있었던 겁니다, 그 녀의 재능으로 교회까지는 들어왔지만, 그 신앙의 근본 된 바탕이
귀신에 속하였기에, 마귀가 작정하고 그 녀를 사용하여 교회 내에서 먹이를 찾게 한
것인데, 무당이 된 친구는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인 집사님을 자기 먹잇감으로 찾은
것이고, 마귀는 믿음의 가족인 집사님의 가족을 미혹해서 넘어뜨리려고, 가족 중에
믿음이 연약한 집사님의 가정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집사님의 가족들이 집사님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신 덕으로, 또한 집사님의 잠들어 있던 믿음의 씨앗이 싹을
티 우고, 하나님이 집사님을 사랑하셔서 이렇게 깨닫게 하셨으니 다행입니다.
이제 그 마귀의 궤계에서 빠져 나오셔야 하는데, 결심을 하시고 결행하셔야 합니다,
큰 어려움이 닥칠 것입니다, 마귀는 자기의 수중에 들어온 집사님을 놓치려 하지
않기에, 큰 두려움과 협박으로 회유하려 할 겁니다, 무당인 친구를 통해 여러 가지
타협안을 내어 놓을 터인데, 절대 넘어가지 마세요, 혼자서 이겨내려 하지 마시고,
장로님인 오빠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절대 그 무당인 친구가 하자는 대로 하시면
안 됩니다, 오빠에게 미안한 마음과, 자존심으로 인해 오빠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집사님 혼자 해결하려고 하시다가, 집사님의 믿음과 지혜로는 정 이기지 못 하겠다
할 그때라도,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잠시 묵상하고, 그 무당이 보는 앞에서 오빠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그 무당 친구의 전화로 말입니다, 귀신은 영적인 존재이기에
믿음에 바로 선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오빠에게 전화를 하려하면 못하게 할 겁니다,
그러면 아마 그 집을 나오려 할 때 막지 않을 겁니다, 나와서 바로 장로님에게 전화
하도록 하세요, 집사님을 위하여 기도 하시던, 그 장로님의 영력이 귀신을 대적하여
집사님을 그 흑암의 깊은 골짜기에서 건져내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무당이 어떤 유혹이나 편법을 말할지라도 절대 넘어가지 마세요, 이제 집사님을
위해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아무 것도 무서워하지 말고 주님을 의지하세요,
주여 ~ 주님의 사랑하는 딸이, 탕자처럼 방황하다가, 이제 돌아오려 합니다,
귀신이 돌이키려는 이 딸을 억압하고, 방해하여 다시 자신에게 가두려 하오니 주여,
이 딸에게 이길 수 있는 믿음과 지혜와, 그 마음에 담대함을 주시옵소서.
집으로 돌아오는 진숙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기도원에 올 때의 두려움과, 마음의
무거움이 이제는 이를 옷 벗듯 벗어 던져 버렸다는 홀가분함과 뱃속까지 시원함이
그 녀의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그까짓 귀신을 무서워하다니! 귀신은 옛날부터 살아
있었기에 사람의 일생을 알고 있어서, 그 조상이나 사람이 무서워하거나 존경하던 것,
혹은 상상의 존재로, 꿈속이나, 귀신에 종속되어 있는 자들을 통해 자신이 신령한 존재
라고 인식시키고, 하나님의 허락하신 범위 안에서 어떤 표적이나 기사도 나타낸다는
것을 설교시간에 듣고, 그 말씀이 진실이라고 확신했다, 그런 귀신이 내 믿음 안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물러가라 명하면 쫓겨나간다는 것을 알았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시기에 귀신 아니, 예전에는 천사였으나, 하나님을 질투하고,
흉내를 내다가 정죄 받고 하늘나라에서 땅으로 내어 쫓긴 무리, 그래서 사람에게 기생
해서 살고자 하기에, 신의 흉내를 내는 그 귀신을, 하나님의 자녀인 나는 겁낼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가슴에 가득해서, 기도원에서 버스를 타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웠었나? 하는 생각에 머리를 갸우뚱 했다.
집에 돌아오니 딸이 동숙에게서 전화가 몇 번이나 왔었다며, 집안 사정을 묻기에 나는
아무 것도 모르니 묻지 마시라고 했다고 말을 전한다, 딸에게 잘 했노라고 말하며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건하게 하고, 미룰 것 없다는 마음에 동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숙아, 지금 막 집에 돌아왔다,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너에게 전화가 많이
걸려왔었다 기에 옷도 벗지 않고 전화하는 거다, 무슨 일이냐?”
“진숙아, 내가 너를 얼마나 생각하고 믿는지 알면서, 그렇게 말하면 곤란하잖아?
네 도움이 없이 이 일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하니?
아무리 네가 속이 상하더라도 이 일은 신의 일인데, 이러면 저주를 받는 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그동안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신께 빌었는지 아냐? 어쩌면
나를 이렇게 골탕을 먹이냐? 만나서 이야기 하자, 얼굴을 보면서 허심탄회하게 말해
보자, 내가 나만 잘되려고 이러지 않는다는 것을 너도 잘 알잖아? 만나서 얘기하자.”
어렸을 때나, 여학교 시절이나 그 후에도 진숙을 상전 대하듯 하던 동숙이 아니었다,
마치 어린 동생에게 말하듯, 자기 부하에게 말하듯 하며, 슬그머니 위협을 하는 동숙이
진숙은 가소롭다, 흥 귀신을 힘입어 나를 겁박하려고! 이제는 하나도 겁이 안 난다하며
옷도 갈아입지 않은 체로 진숙이 집을 나섰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묻는 딸에게 아무
염려 말라며, 아빠가 돌아오시면 엄마가 잠깐 동숙이에게 갔다 온다고 했다 말을 하고,
저녁이나 잘 차려드려라 하고는, 대문을 나서며 어찌 말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그래 네 말은 잘 들었다, 내가 할머니에게 잘 이야기 해 볼게, 할머니도 너를 크게
쓰려고 준비하셨는데, 섭섭해 하시겠다, 신딸인 나야 그렇더라도 네가 가정을 지키려
한다는데,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할머니께서 어떻게 하시려는 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너를 위해 기도하고, 네 말대로 되기를 빌을 게,
내일 다시 만나자, 그동안 고생했다, 나는 네가 나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
해서 너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였고, 신과 함께 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했다.”
“그냥 오늘 이대로 끝내면 안 되겠니? 내 집의 문제가 어렵고 아직 끝이 안 났는데,
너도 어렵겠지만, 내가 너무 힘드니 지금 끝냈으면 좋겠다, 나중에 시간이 지난 다음에
만난다면 몰라도 지금은 일단 끝내주었으면 좋겠다, 미안하다 동숙아.”
“으음~ 나도 그러고 싶지만, 다른 일이 아니고 신과 연계된 일이라 내 맘대로 못 한다,
내일 한 번만 더 만나자, 너를 위해 그러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내일 한 번만 와라.”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 녀를 맞이한다, 그 자신은 그 녀의 뜻에
따라 교회에 등록을 했고, 신자가 되었지만 그의 신앙이야말로 껍데기 믿음 이였다,
아내의 친구가 무당이 되고, 그 무당의 신통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오히려 그 무당이
하나님보다 더 신령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였다, 아내가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
말을 했을 때, 그게 아닌가? 하고 의아심을 품었지만, 아내를 믿는 그의 마음은 항상
그의 아내의 편이었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아내의 생각이 진실이라고 믿고 사는 순진한
남편이었고, 아내가 굿으로 인해 며칠 집을 비워도 불평하지 않는 속없는 사람이었다,
아내가 그 무당 친구가 옳지 않고, 먼저 믿던 그 하나님이 진실한 신이라고 했을 때는,
또 그 아내의 생각이 맞을 거라고, 아내의 뜻을 따라주는 무골호인이었다, 그에게는
눈에 안 보이는 신 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그의 아내가 그의 신앙이었다, 어머니조차
너는 경처가라고 놀릴 정도였으니, 그가 가정과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만 했다.
“여보 미안해요, 기도원에는 잘 갔다 왔고, 기도원 목사님에게 문제를 해결 받았어요,
항상 나를 믿어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내일 한 번만 더 동숙이를 만나고 나면
다시는 집을 비우는 일은 없을 거예요, 미용실도 이제는 내가 직접 할 거예요.”
“하하하하 나야 항상 당신 편이니까, 뭐, 당신이 돌멩이를 사과라고 먹어라 하면 나는
의심 없이 먹을 사람이니까, 나에 대해서는 신경 안 써도 되오, 흠, 아이들이 조금 걱정
이지만, 저만큼 키워놓았으니 자신이 어찌해야 하는 것 정도는 스스로 알아서 하겠지,
이번에 한 번 고비를 겪었으니, 녀석들도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거야.”
가족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가정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느끼는 진숙이다,
아들이 오히려 그런 엄마를 위로하며, 자신이 속 썩여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앞으로 이 가정을 나로 인해 다시는 어려움에 놓이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피력
하며 가족들 앞에서, 새롭게 다짐하는 진숙을 가족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동숙에게 전화를 하니, 오후 늦게라야 시간이 난다는 말을 듣고, 집안의 밀린 일을 다
끝내고 미용실에 나가, 며칠 후부터는 자신이 직접 관리하겠다고 실장과 미용사들에게
얘기 했다, 모두가 좋아하며 기쁨을 나타냈다, 그동안에 손님이 너무 많이 떨어져 이웃
경쟁 업체에게 밀려 자존심들이 상해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되도록 미용실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손님들과, 미용실 식구들과 상의를 하며, 오랜 만에 기구를 들었다,
언제 왔는지 예전에 사라져 보이지 않던 동숙의 제자인 처녀가 진숙을 맞는다, 얼 듯
보기에도 무엇인가 내막이 있는 것 같다, 그만 둔 것이 아니라 그간에 무당행세를 한
것 같았다, 진숙이 도중에 그만두자 동숙이 다시 그녀를 부른 것이다, 그녀가 방문을
열자, 평소의 큰 굿을 할 때의 차림의 그 녀가 보인다, 그 얼굴이 굿할 때의 귀신이
접했을 때와 같이 사나워 보인다, 진숙을 쳐다보지도 않고 방울을 흔들며 무아지경에
빠진 모습을 보인다, 동숙이 이럴 때를 경험했었는데, 누군가를 저주할 때 그러했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 곁을 떠난단 말이냐? 너는 내가 택하여 부른 줄을
모르느냐? 안될 말이다, 너는 나를 떠나면 죽는다, 너를 절대 놓아 줄 수가 없다,
네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살기가 싫다면 떠나 보아라, 며칠 못가서 후회할 것이다,
당장 나의 화를 풀어라, 그것이 네가 살고 네 가정이 사는 길이다, 내 딸과 의논해라.”
동숙의 말소리와 전혀 다른 목소리로 호통을 치며, 진숙을 나무라며 그 녀와 가족을
위협한다, 눈을 하얗게 뒤집고, 막말을 해대는 동숙의 신들린 모습은 두려워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내가 언제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마음의 평안을 맛보았는지 까맣게
잊은 체, 진숙은 하얗게 질려, 바로 그것이 귀신의 장난이며 공갈이라는 것을 잊고,
어떻게 해야 귀신할머니의 화를 풀어 이 난관을 벗어나려는 지를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다, 본래 남자로 태어났어야 될 아이가 여자로 태어났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고,
웬만한 남자 정도는 한 주먹거리로도 여기지 않던 그 뱃장과, 용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리며, 사형수가 목에 걸릴 밧줄을 기다리는 심정이 되었다,
한참을 더 저주를 퍼붓던 동숙의 소리가 점점 적어지더니 옆으로 쓰러진다.
“네가 이 저주를 푸는 방법은 굿 밖에 없다, 내가 너를 위해 밤을 새워 그렇게 기도
했어도 할머니가 들어주지를 않으니, 어쩔 수가 없잖아? 그 굿에 네가 나와 같이
자리를 해서 함께 빌어보자, 할머니가 너를 아낀 만큼 너도 할머니를 따랐으니, 혹시
할머니가 너를 용서하시고 풀어 주실지 모르잖아, 아예 큰 굿으로 하자! 그래야
할머니가 네 정성을 보아서 억지로라도 놓아 주실 거야.”
진숙이 오빠에게 연락하려 했으나, 오빠를 알게 모르게 무시하고 살다가, 오빠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겸연 적었고, 오빠의 가정마저 파탄이 덮칠 것 같아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두려움으로 한 밤을 새우고, 남편과 상의한 후(남편은 무조건 아내가
하자는 대로 대답을 한다,)당시에 셋방의 전세 값에 해당하는 500만원을 준비해서
날 자를 잡아 큰 굿을 했다, 동숙의 집에서 판을 벌였다, 많은 굿판의 동역 자들이
참여했다, 먼저 꽹과리 소리와 장구소리가 흥을 돋우며, 동숙이 나서 춤을 추며 접신을
시도한다, 이윽고 접신이 되자, 그 녀를 칼날 위로 안내한다, 동숙이 칼 날 위에서
한참을 춤사위를 하며, 그 제자와 큰소리로 문답을 주고받는 동안, 진숙은 끝도 없이
손바닥이 닳도록 빌며, 할머니귀신의 용서와 자신을 놓아 주기를 빌었다, 심신이 지쳐
정신마저 가물가물할 새벽 때에야 굿판이 끝났다.
“할머니가 네 정성이 부족하다 하시네, 어쩌면 좋을까? 휴~ 다시 큰 굿을 하라고
하시는데, 큰 굿을 다시 한다고 해서, 할머니의 화가 풀린다는 보장도 없고, 큰 굿을
다시 하라고 하시는데, 안 할 수도 없고, 이 밤에 내가 다시 기도해 보겠지만, 굿을
다시 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그러지 말고 네가 나와 같이 이 밤에
할머니에게 기도해서 다시 돌아오겠노라고 비는 것이 그래도 제일 나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떠냐? 그래야 너도 네 가정도 지킬 것 같은데, 돌아오지 않을래?”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아이들이 직장으로, 학교로 가려는 준비에 분주한
그 시간에 진숙은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들어와 이불 속으로 들어가 소리 없는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과 아이들은 엄마가 지쳐서 들어왔기에 잠을 자려나 보다 하고, 방을
삐 끔 들여다보고는 집을 떠났다, 한참을 잠이 들었다가 가위에 눌려 잠이 깨었다,
그 순간에야 진숙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올무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몸에 기력이 떨어져, 일어날 수가 없었다, 잠이 들었다 가위에 눌려 깨고, 다시 잠이
들었다가 가위에 눌리고를 반복하다가, 전화 벨 소리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받으니
동숙이다, 어서 와서 진숙이 결정한 사실을 자신에게 이야기 해주어야 어떤 채비를
할 것이 아니냐는 채근에, 며칠만 말미를 달라고 하고는 전화를 내 팽개치듯 끊었다,
굿을 할 돈을 만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는 것이 큰 문제다,
잠만 들면 가위에 눌리고, 깨어나면 옷이 흠뻑 젖어 있었다, 그렇게 사흘을 지내고
나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나자, 진숙은 기도원 이후의 일어난 일을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세상을 얻은 것 같았던 마음의 평안을 얻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귀신의 궤계에 놀아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아~ 진숙은 기도원목사님의 당부
하던 말이 생각나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이제야말로 기도원 목사님의 당부와
같이 오빠에게 전화를 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잡았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다이얼을 돌려 전화를 걸었는데, 저녁인데도
사람이 없는지, 받지를 않는다, 웬 일이지? 하며 다시 다이얼을 돌린다, 수요일 저녁은
교회의 수요기도회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호의 자녀들만 빠진 가운데, 두 가정이 모여, 먼저 예배를 드렸다, 예배 중에 진호의
진숙의 가정을 위한 중보기도에, 진숙과 그의 남편, 또 그의 자녀들은 눈물 콧물을
흘리며, 하나님 앞에 믿음 없이 살았음을 회개했다, 교회를 다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요, 성경을 알고, 말씀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요, 오직 믿음이 중요
하다는 것을 비로서 깨달았다, 의 붓 자식인양 자신의 부모이지만, 부모라 믿지 않고
따로 살며, 부모 대우를 않는다면 그 부모는 어떨까? 입장을 그렇게 놓고 생각을 해
보니 답이 나왔다, 자식은 부모를 버려도, 부모는 자식을 안 버린다는 것을, 그 같은
쉬운 진리를 이제야 깨닫다니~ 하나님은 나와 내 가정을 구원하시려고, 이런 어려운
과정을 통해 깨닫기를 기다리신 것이다, 진숙은 다시 기도원에서 맛보았던 평안과,
감동을 느꼈다, 감격의 예배를 드리고 나서, 진숙에게 지나간 날의 끔찍했던 사건의
경위를 들었다, 장장 두 시간에 걸쳐 눈물을 흘리며, 모든 것을 이야기 하고나서야
그 녀의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다, 남편에게도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을 다 하고
나자, 진숙의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감이 돌아와 본래의 그 녀를 찾게 만들었던
것이다, 진호는 늘 우월감과 자신감으로 차 있었고, 깡패 같은 남자들조차 겁내지 않던
그 녀가 약해져 보이는 모습이 너무 생경했다, 그러나 곧 떠오르는 생각은 그동안
자신과 아내가 드렸던 기도의 응답이 나타난 것이었다, 자! 이제는 반격을 할 때이다.
믿음이 마음을 지배할 때 담대해짐으로써, 귀신은 두려움을 먹고 사는 존재이지만
예수를 믿는 그 믿음을 가장 무서워하기에, 쫓겨 가고 감히 근접지 못하는 것이다.
밤이 너무 늦었고, 진호가 아예 이 일을 끝내고 가려는 마음에, 진숙의 집에서 같이
자기로 했다, 내일은 직장을 하루 쉴 요량이었다, 그 밤은 진숙에게 평안의 밤이었다.
새벽에 진호가 동숙의 전화번호를 물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울린 후에야
동숙이 전화를 받는다, 늦잠이 들었었던 모양이다, 진숙의 오빠라는 말소리에 소스라쳐
놀라 새가슴이 되어 전화를 고쳐 잡는다, 진숙의 오빠가 장로 안수를 받을 때에 같이
갔었던 동숙이기에, 큰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진숙이가 오빠의 집과는
남남같이 살았고, 할머니귀신이 그래서 그녀를 먼저 쓰러뜨려, 믿음의 가족 전부를
허물어뜨리려 했던 것인데, 또 그동안에도 진숙이 그 오빠와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큰굿을 할 때도 그대로 순종하기에, 할머니의 뜻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
했는데, 전화라니! 진숙이 그간에 다른 일이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자신의 속에 들어
있는 할머니 귀신이 떠는 것이 느껴진다, 이 일을 어떡하지? 왜 할머니 귀신이 떨지?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지?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열 몇 번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 알고 있었네! 전화가 싫다면 만나도 괜찮은데, 그래? 그러면 전화로 하자,
나는 네가 믿음이 좋아 교회에서 구역장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네가 무당이 되었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교회에 오래 다닌 진숙이 믿음이
연약해서 늘 걱정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이렇게 진행
되었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이미 알고 계셔서 우리 부부로 기도하게
하시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 놓으셨다, 그 응답이 진숙이가 나에게 전화를 먼저 한
것이다, 진숙이의 온전한 구원의 계획을 세우시고, 진숙이로 귀신의 존재를 느끼게 하신
거다, 귀신이 있다면, 하나님도 분명히 살아 계시다는 것을 진숙이로 확실히 알게 하신
것이다, 너의 믿음으로 네가 귀신을 섬긴다면, 나는 그 귀신까지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고 있다, 네가 귀신의 택함을 받았다면, 나는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았다, 너의 귀신이
진숙이를 저주한다면, 나는 너와 네 귀신을 저주할 것이다, 너도 성경을 조금 알겠지만
무당은 저주를 해도 죄가 안 되고, 마땅히 죽어야 할 존재라고 되어있다, 현재는 그조차
종교로 인정한다지만, 감히 귀신은 하나님 앞에 머리를 들 수 없다, 너 역시 믿음이
없어 귀신에게 지고 말았지만, 그렇다고 친구까지 끌고 들어가서야 되겠느냐?, 물론
네가 한 것이 아니고 네 안의 귀신이 한 것이겠지만, 너도 동조한 것이 사실이다,
더 이상 길게 말하지 않겠다, 다시는 진숙이에게 손을 내밀거나 괴롭히지 말고, 돈도
돌려주도록 해라, 아니면 내 신앙을 걸고, 너와 네 안에 있는 귀신을 저주할 것이다,
우리 서로 저주를 해 보도록 하자, 하나님의 권능과, 귀신의 능력의 대결로 겨뤄보자,
오늘 당장 다 해결하고 전화를 해라, 그렇지 않다면, 너와 나의 믿음의 대상 중 누가
진정한 신이고, 권세가 있는 가를 너는 할머니 신을, 나는 하나님으로 증거 해 보도록
하자, 결과는 누가 저주를 받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 자! 이제 전화를 끊겠다.”
“오빠, 오빠 내가 잘못 했어요, 너무 몰아세우지 마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나도
이러려고 한 것이 아니 예요, 오빠, 오빠~”
동숙은 마음만이 아니고, 몸 전체가 떨려오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속에
있는 할머니가 떠는 것이, 동숙의 몸에 그대로 전달되어 그 떨림이 멈추지가 않았다,
내가 정말 귀신의 종으로 부름을 받은 것인가? 그러면 어떡해서 자신이 교회에 다니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도, 진숙이도 귀신의 존재에게 부름을 당하게 된 것인가?
의문이 떠올랐다, 그 때오는 깨달음, 아~ 믿음 그렇다 믿음 때문이다, 선조 때부터
귀신의 존재를 믿고, 그 귀신에게 종속되었던 선조로 인해 알게 모르게 귀신을 숭배해
온 것이다, 그나마 자신이 엉터리지만 교회에 다니고 있기에, 그런 고통을 통해 귀신이
자신을 자기에게 속하게 한 것이라는, 깨달음으로 자신의 신에 대한 믿음이 잘못 되었
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다면 겨우 진호 오빠의 전화소리 정도에 자신의 속에
있는 이 귀신이 이렇게 떨고 꼼짝을 못할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이 귀신
에게서 벗어나야지 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무당이 됨으로 인하여, 남편에게 이혼
당하고 아이들과도 만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마음에 떠오르는 이러한 갈등과
회의로 인해, 또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아서 동숙은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차려놓은 제단과 그 위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을 마구 집어 던지며, 자신의 옷을 찢고,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몸 떨림이 잦아들며 귀신이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려고 한다,
타협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진호 오빠가 담대하게 자신에게 말하던 것을 생각해
보았다, 그 자신 있는 믿음,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을 해 보았다, 진호 오빠가 믿는
그 하나님을 나도 믿습니다, 그러자 그의 속에 들어있는 귀신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가려
하는 것이 느껴졌다, 다시 말을 한다, 내 속에 있는 귀신아, 나는 이 시간부터 예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믿는다, 나에게서 나가라 영원히 나가서 돌아오지 말라, 그녀 몸에서
더러운 생선 썩은 냄새가 나며, 그녀의 몸을 내동댕이치며 빠져 나가는 귀신의 존재가
느껴졌다, 마음에 환희가 넘쳐 난다, 아 ~ 내가 고통을 겪을 그 당시에 믿음에 바로 선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을~ 지금까지 자신의 삶이 신과 함께
하며 사는 것으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 느껴지던 것이 너무나 끔찍하게 느껴졌다,
진호 오빠가 너무도 고마웠다, 이런 지경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나 감사했다,
밖에서 기구를 부수는 소리에 어쩌지 못하고 서 있던, 그녀의 제자 처녀가 일순간에
일어난 일에 어안이 벙벙했다, 무언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의 정체가 무엇인지 몰라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때, 자신의 곁으로 찬바람이 불며, 생선 썩은 냄새가 스치며
지나간다, 조금 후에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부르는 찬송소리가 자신의 선생인
무당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 찬송을 들을 때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며,
하나님의 존재를 느끼며 그 찬송을 곡조는 모르지만 가만히 그 가사를 따라한다.
진호는 동숙과의 전화에서 자신이 너무 강경하게 말하므로 인해, 동숙과 그 귀신이
가만히 있지 아니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진숙의 식구들의 출근과 등교준비를
잠시 멈추게 하고, 아내와 함께 모두를 자리에 모아 잠시 기도회를 하기로 했다,
자신이 기도를 할 때, 그것이 이루어 질 것을 믿고 아멘으로 화답하라고 말한 후에,
진호가 하는 기도를 본인이 하는 것으로 알고, 아멘 해야 하나님이 응답하신다고
당부를 했다, 성령님에게 어찌 기도해야할 지를 인도해 주시기를, 자신의 입에 기도의
말을 넣어 주시라고 잠시 묵상으로 기도를 하고, 입을 열어 큰 소리로 기도한다.
“살아계신 하나님, 갈멜 산에서 엘리야 선지자를 통해, 바알과 아세라 제사장들을
멸절시키신 하나님의 권능을 힘입어, 무당과 그 귀신을 대적합니다, 귀신은 아무 것도
아니니, 주님이 이름만으로 쫓겨나가는 것이 그것의 정체입니다, 말세의 때가 가까우매
사탄과 그 졸개들이 움킬 것을 찾아 교회 안에까지 들어와, 연약한 믿음의 성도들을
쓰러뜨리고, 유혹하여 넘어지게 하고,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삼아, 온 세상을 영벌에
처해질 자신들의 동류로 삼고자 그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소수의 믿음에
바로 선 자들을 사용하시어 교회를 지켜주심을 감사합니다,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니
교회의 사라져 가는 은사와 능력을 믿음에 바로 서고, 겸손한 자들에게 허락하시어
믿음이 사라져 가는 이 세상에 불꽃이 되게 하시어, 장대 끝에 달려있는 놋 뱀을 보는
자마다 생명을 얻었던 것 같이, 주님의 살아계시어 역사하심의 증거와 증표로 사용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상을 섬기는 자, 잘못된 종교에 속한 자, 미신, 특히 무당을 신같이
섬기는 자, 이단에 빠진 자들을 변화시켜, 주님의 성도들로 거듭나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옵소서, 이단의 교주들과 무당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회개의 기회를 허락하여 주시기
원 합니다, 교회에서 구역장을 맡아 나름 충성하던 자가 무당이 되어, 믿음의 성도 중
연약한 자를 넘어뜨리려 합니다, 넘어지려는 자에게 믿음을 더하여 넘어지지 않게 하여
주시고, 귀신에게 매인 무당의 영혼을 긍휼히 여기시어, 그 형벌의 자리에서 건져
주시옵소서, 그 가정이 회복되게 하옵시고, 진정한 믿음 안에서 평안을 얻게 하옵소서,
지금 이 시간 내가 주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더러운 귀신아, 동숙이의 몸에서
나와라, 그는 하나님의 예정 안에 있는 자이니, 그 안에서 영원히 일곱 길로 물러
갈 지어다, 물러가라, 물러갈 지어다, 예수님의 존귀하신 이름으로 명하노라,
주님 우리에게 기도하게 하시었으니, 기도대로 이루어 질 것을 믿습니다,
그 응답을 우리의 눈에 보여 지게 하시어, 주님의 살아계시고, 우리를 사랑하심과,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심을 보게 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진숙의 식구들이 직장으로 학교로 흩어지고, 세 사람이 차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
진숙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누가 초인종을 안 누르고 소리를 지르는 거야?’ 하며
진호의 아내가 문을 열고 대문으로 나간다, 진숙이 누군지 아는 사람의 목소리인데
하며 머리를 갸우뚱한다, 동숙의 목소리 같은데, 설마 동숙이가 찾아 올리는 없으니
이상하다 하는 순간 다시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동숙의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진호의 아내가 너 동숙이 아니냐 하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진호 역시 놀랐다,
동숙이가 그 제자 처녀와 함께 진숙의 집을 찾아온 것이다,
집안으로 들어오다 진호를 보자 깜짝 놀라며, 주춤 하더니 오히려 뛰어와 그 팔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오빠 고마워요 오빠 고마워요’ 한다, 진호는 대체 이것이
무슨 일인가 하여, 멀뚱하여 동숙을 쳐다 볼 뿐이다,
“오빠가 전화하실 때, 내 속에 있던 귀신이 놀라서 도망갔어요, 썩은 냄새를 풍기며
내 몸에서 나갔어요, 나 이제는 자유예요, 그렇게 고통을 주던 귀신이 오빠의 전화
목소리에 쫓겨 나갔어요, 고마워요,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나 같은 년을 구원해
주셨어요, 이 아이도 구원해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