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도둑/ 월정 강대실
안 맵고 달짝지근해, 갖다 심어 봐!
읍내 종묘 상회 오동통한 주인 여자
안 매운 고추라며 권해 곧이듣고 심었다.
보리밥 한 덩어리 시원한 물에 꾹꾹 말아
생된장 듬뿍 찍어 게걸스레 먹던 기억
풋고추 올찬 거로 뚝뚝 한 주먹 딴다
확 콧속을 꿰뚫는 알알한 냄새
눈은 그깟 것 하고 손은 어비하여
잡았다 놓았다, 씨와 씨모를 생각해 보다
자고로 씨도둑은 못 한다고,
혹여 남에게 탓을 듣어서는 못쓴다며
한평생 흐트러짐 없이 살고자 무던히 애쓰신
아버지 피를 받은 나를 돌아본다
걸음질에서 묻어나는 냄새 비위가 상해
왼고개 젓는 사람 아직은 안 보이고
이웃들 늘 같이하자며 연락 줘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들꽃 한 송이를 쳐다보면서도
미안한 마음 안 들게 바르다 할 수 없는 몸가짐
앞산 바라보는 것조차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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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도둑
월정 강대실
추천 1
조회 29
23.11.15 19:5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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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놈 참 야무지다 지 애비 닮아서.....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
작은 고추 맵다고 해서 그런 씨 구해 심어 봤는데
맹물같은 고추에 실망을 하고
고추도 고추 나름이구나 했지요...
정겨운 글 감사합니다~^^*
읽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목숨이 있는 건 그 내려받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고추를
아삭이 고추라 하던가요
고추 조림을 하고 싶어도
매운맛에
망서려 지고는 한데
갈수록
매운맛이 힘들어 집니다..
점심엔
찬밥 찬물에 말아
싱싱한 고추
된장에 꾸욱 찍어 먹으면
아주 입맛이 개운하지요
감사합니다
사람도 식물도 유전인자가 있어
자기 고유의 특성을 이어 받는다 싶습니다 그래서 씨도둑은 못한다 하나 봅니다 겨울이 엄습해 옵니다 건안하셔요.
씨도둑은 못한다지요. ㅎㅎ
서울에서 왔습니다. 연일 미루어진 일을 하고
문학회 행사와 성당일이 있어 그저 바쁨입니다.
좋은 소식도 있어 얼른 알려드리고 싶음이지만
눌러 참고 있음입니다.
조만간 얼굴 뵈옵시당. ~
서울이 넘 길었다 싶은데
좋은 일이라니?
내일은 무등 월례회 가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