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北 낡은 전투기 개량 '공군 현대화' 노린다… 김정은, 러 전투기·잠수함 공장 방문
김정은, 만찬 마치고 전용열차 타고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
러시아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 생산 공장 시찰 계획
"전투기 현대화 위한 부품 수급 문제, 러시아와 우선 논의할 가능성"
16일엔 블라디보스토크 도착해 태평양함대사령부, 극동연방대 방문
이바름 기자
, 조문정 기자
입력 2023-09-14 15:27 | 수정 2023-09-14 17:12
▲ 북한 김정은이 13일(현지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전 소유스-2 로켓 발사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의 전투기 생산 공장을 시찰하기 위해 극동 하바롭스크주의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불능 상태로 방치된 북한의 공군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14일 해외 언론에 따르면, 김정은은 13일 오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만찬을 마친 뒤 전용 열차를 타고 동쪽으로 1170km가량 떨어져 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전용 열차의 속도가 시속 60km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은 이날 늦은 오후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도착해 다음날인 15일 오전 '유리 가가린' 전투기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는 러시아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과 민간 항공기 등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공장뿐 아니라 잠수함을 비롯한 군함을 건조하는 조선소 등도 있다.
김정은의 이번 행보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공군 전력을 현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번 북·러 회담을 통해 김정은은 가장 낙후된 공군력을 현대화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전투기인 Su-25나 MIG-29는 러시아와 동일 기종이기 때문에 이들 전투기를 현대화 또는 개량하기 위한 부품 수급 등의 문제를 (러시아와) 우선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2022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810여 대의 전투임무기를 확보하고 있다. 숫자로만 따지면 우리 공군보다 2배 정도 전투기가 많다.
하지만 실제 공중전투는 우리 공군의 압승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주력 전투기는 수호이·미그 계열 전투기로, 모두 소련에서 1980년대에 만든 구형 전투기다. 5세대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F-15K, KF-16 전투기 등 우리나라의 공군 전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북한은 전투기 운용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수십년 된 전투기가 제대로 정비 받지 못해 노후화했으며, 연료 부족으로 인해 실제 훈련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한반도에서 진행된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스톰'(Vigilant storm) 당시 북한은 '500대의 전투기를 동원한 총전투출동작전'을 벌였다고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알렸으나, 군 감시자산에는 '180여 회의 비행 항적'만 포착됐다.
또한 당시 북한의 공중시위에서는 제대로 이륙하지 못한 항공기도 있었던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했다. 그만큼 북한이 공군 전력을 활용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김정은이 사실상 죽어 있는 공군 전력을 다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바롭스크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시찰 일정을 소화한 김정은은 15일 전용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1150km가량 떨어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이다.
16일 정오쯤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태평양함대사령부·극동연방대학교 등을 둘러보고 당일 밤 늦게 북한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일정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4년5개월 만에 열린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공동성명이나 합의문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을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 인공위성과 로켓, 핵잠수함 관련 기술 등을 넘겨받는 '무기 거래'가 구체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회를 마치고 북한 김정은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위성 개발을 포함한 군사협력 문제가 논의된 데 대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우리의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이를 엄중히 경고하고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 관련 공조를 강화하면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위성을 포함해 핵·미사일 개발에 기여하는 과학기술 협력은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돼 있다"며 러시아를 향해 "북·러 군사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한·러 관계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한국이 원하면 김정은의 방러 관련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와 관련해 러시아와 소통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임 대변인은 "한·러 양국은 필요한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이바름 기자 right@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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