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오늘 광주에서는 대규모 학살이 시작됩니다
지시자는 당시 대통령 전두환이었으며 대상자는 민주화 시위를 하던 학생과 학살 당하던 학생들을 지키던 시민들이었습니다
공식통계로는 160여 명, 당시 시민조직의 통계로는 그보다 수배 이상 희생된 사건이었습니다
아래 소설들은 당시 사건의 스토리보다는 희생자들과 살아남은 사람들 모두가 공유한 상처, 그리고 공식문서에는 없는 당시 광주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90년대 이후 5.18을 다룬 많은 소설이 있었지만
근래작 중 재미 있게 본 작품을 추천합니다
1 <소년이 온다> 한강 ('채식주의자' 작가)
저의 한 줄 평
"조용하면서 무거운 인물들의 상처에 읽는 내내 먹먹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다소 난해하고 추상적이나 책 좀 보신 분들은 재미 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며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던 그는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날, 돌아오라는 엄마와 돌아가라는 형, 누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동호는 도청에 남는다.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은 5·18 이후 경찰에 연행되어 끔찍한 고문을 받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치욕스러운 고통으로 여기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교보문고
2 <레가토> 권여선
"시대와 청춘의 삶을 고민하던 광주 대학생에 지금의 나를 비추어 본다"
글 잘 쓰는 권여선 작가입니다.
30여 년 전, 반지하 써클룸에서 청춘의 한 시절을 보낸 인물들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던 그들의 기억 속에는 실종된 동기 오정연이 있다. 어느 날, 오정연의 동생이라는 하연이 나타나 언니의 흔적을 수소문하면서 그들의 과거와 현재가 서로 얽히고 이어진다. 소설은 각 장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그들의 젊은 날과 현재의 삶을 번갈아 보여준다. 작가는 그들의 혼란과 갈등, 미숙과 과오를 때로는 신랄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그려냈다. ‘레가토’는 악보에서 음과 음 사이를 이어서 부드럽게 연주할 것을 지시하는 용어로, 이 작품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억의 이음줄을 의미한다.
-교보문고
3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공선옥
"역사를 비켜가는 개인은 없고, 그때 그들은 참 징그럽게 처절한 운명이었다"
광주 옆 곡성 출생 작가가 특유의 위트 있고 사람 냄새 나는 문체로 편하게 그 곳을 전달해줍니다
잔인했던 국가의 폭력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여성 개개인의 삶을 통해 광주를 들여다보며 당대 사회의 혼란을 더욱 처절하게 묘사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시골마을. 돈과 일자리를 잃은 아버지는 정애에게 언어장애를 가진 엄마와 동생들을 맡기고 외지로 떠난다. 이웃들은 정애네를 업신여기기 시작하고, 정애가 기댈 곳은 친구 묘자뿐이다. 정애의 동생 순애가 이웃들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정애 또한 그들의 희생양이 되지만 동네의 모습은 변한 게 없다. 순애가 죽고 쌍둥이를 출산하던 엄마도 세상을 떠나자, 이웃들은 정애에게 광주로 가라고 등을 떠민다. 그리고 1980년대 광주에서의 정애와 묘자의 삶이 펼쳐지는데….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