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요, 취미(여행) 24-2, 상황과 사안을 살핀다는 것
표은희 선생님과 함께 점심 식사한다.
김성요 씨가 올해 표은희 선생님과 합천으로 나들이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희 언니 밥 한번 사 줘야겠다.” 하셨다.
새해가 되었으니 함께 식사하자는 뜻인지 직원이 묻자, 김성요 씨가 그렇다고 한다.
드시고 싶은 음식도 분명하다.
언젠가 표은희 선생님이 거창 맛집이라며 ‘그맛집’이라는 식당을 소개해 주셨고,
그곳에서 함께 연탄불고기를 먹고, 바로 옆 카페에서 호두과자를 사 먹었다.
김성요 씨가 연탄불고기와 호두과자를 또 먹자고 제안했다.
김성요 씨가 표은희 선생님과 함께하고픈 일들에는 늘 추억이 가득하다.
“언니, 합천 놀러 가자.”
“합천? 합천은 봄에 가야지. 합천에 벚꽃 필 때 가면 참 좋잖아.”
점심 식사 중에 김성요 씨가 표은희 선생님께 합천 나들이를 제안한다.
표은희 선생님도 김성요 씨와 합천으로 봄나들이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꽃 피는 봄에 합천에 가자 하신다.
직원이 김성요 씨와 여행을 두고 나눈 이야기를 대신 전한다.
표은희 선생님과 합천 벚꽃 나들이, 여름에 물놀이 갔던 게 참 좋았고, 올해도 그렇게 지내고 싶다고 말씀드린다.
표은희 선생님과 김성요 씨가 봄에 합천으로 벚꽃 나들이 가기로 했다.
여름에는 수승대로 물놀이 간다.
여름 물놀이할 때는 데크 빌려서 고기도 구워 먹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눈다.
표은희 선생님이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매주 병원에 가신단다.
직장과 건강 문제로 김성요 씨 만나는 게 여의치 않다며 아쉬워하셨다.
직장을 다니고, 건강을 챙기고, 가족들을 살피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인간관계나 모임에 참여하는 게 줄었다고 하셨다.
표은희 선생님뿐 만아니라 함께 자주 만나던 다른 분들도 그렇단다.
그러고 보니 최근 이소영 선생님도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김성요 씨와 점심시간에 잠시 짬내서 만나기로 했다.
표은희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여느 40대 여성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김성요 씨 또래 40대 여성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대부분 결혼해서 학령기 자녀를 키우고 있다.
나의 남편과 자녀를 챙기는 일 외에도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챙기고, 그러면서 직장 생활도 한다.
표은희 선생님은 40대 여성에게 직장 생활은,
단순히 돈을 번다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참 소중하다고 하셨다.
생활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더라도, 다른 많은 모임에 참여하더라도,
직업이 없으면 뭔가 사회에서 도태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셨다.
표은희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모든 40대 여성이 다 그런 삶을 사는 건 아니겠지만,
김성요 씨 둘레 사람으로 관계하는 40대 지인은 대부분 표은희 선생님과 비슷하게 살아간다.
그분들에게 지금은 자신만을 위한 여가 시간, 개인적인 만남을 갖기가 참 힘든 시기이겠다 싶다.
그럼에도 그 시간의 일부를 김성요 씨와 함께하는데 내어준다는 건
그분들에게 김성요 씨가, 그 관계가 참 소중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거다.
문득 이 만남이 참 귀하게 여겨진다.
이 만남이 잘 이어지려면, 표은희 선생님의 삶도 진심으로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과 사안을 살펴 관계에 여지를 두라는 말이, 아마도 이런 의미이겠지.
“순천 가고 싶다. 옛날에 할머니 보러 순천 갔는데.”
“순천에 할머니가 계셨어요?”
직원이 처음 듣는 이야기라 김성요 씨에게 묻자, 표은희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성요는 기억력이 좋으니까 아마 맞을 거예요. 순천, 가을에 가면 참 좋은데.”
김성요 씨가 순천으로 여행 가고 싶다고 하자, 순천은 가을에 가면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
최근에 가족들과 거제도로 여행 다녀왔는데, 거제도도 참 좋았다고 하셨다.
최근 김성요 씨가 종종 다른 곳으로 여행 가고 싶다고 한다.
김성요 씨 지인분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김성요 씨와 아주 먼 곳으로 함께 여행 가자 하기는 부담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녀들과, 혹은 부모님 모시고 종종 여행하실 테니
김성요 씨가 여행 갈 때 여행지를 추천받거나 여쭤보면 좋겠다 싶다.
계획 의논을 거듭하며 김성요 씨뿐만 아니라 둘레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관계와 만남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순간에 사회사업을 넘어 한 사람으로서 내가 더 성장함을 느낀다. 이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2024년 1월 10일 수요일, 신은혜
모든 세대를 공감하는 신은혜 선생님의 나이는? 둘레 사람의 상황과 사안 살펴 지원해 주셔서 고마워요. 신아름
선생님 말씀마다 ‘그렇지, 그렇지’ 하며 무릎을 칩니다. 감탄하며 공감하며 배우며 읽었습니다. 월평
첫댓글 시간이 나면 만나는 관계가 아닌 시간을 내서 만나는 관계는 정말 소중한 관계인 것을 저도 세월이 흐를수록 깨닫고 있어요. 또, 성요 씨가 종종 지나는 말로 맛있는 식사 드신 것, 여행 하셨던 것 이야기 해주시는데 조금 더 경청하는 마음을 가지고 싶어지는 기록이었습니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만큼 하게 합니다. 그래야 평안하고 오래갑니다. 그래야 저마다 제자리에서 충실할 수 있고 사람살이 바탕이 튼실해지고 복지도 자연스러워집니다.' - 복지요결
월평에서 일하는 사회사업가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원론적인 답변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 삶이라는 게 퍼즐 맞추듯 딱 들어맞는 게 아니지요. 미묘한 틈을 두고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수없이 고민하는 순간들이 수시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럴때마다 지금 내가 하는 생각과 결정이 최선이라 생각하면 좋겠어요. 신은혜 선생님 기록 읽으며 생각하고 배울 수 있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