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여름
시골에서 여름방학 40여일간은 서울이나 도시에 친척집에라도 다녀오는 친구들이 가장 부럽고 그다음 도시에서 사는 친척 아아들이 하얀살결에 말끔한 옷차림으로 찾아온 집이 두번째 부럽다. 세번째는 친척집에 가지는 못하지만 탄천까지 나가서 버스타고 공주나 부여에 엄마따라 다녀오는 것이 부러웠고 넷째는 버스는 못 타더라도 구르마 타고 탄천 장에 갔다오는 것이 좋았다.
장에는 사람도 많고 특히 장에 약장수가 오면 원숭이 묘기나 유연한 몸으로 덤블링하는 모습을 보며 재미있게 보았고, 엄마가 아이스깨끼 하나 사주면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이 좋았다. 어떤 때는 긴긴 여름방학 대학리에서 한번도 벗어나지 못하고 지나다가 개학 날이 다가오면 왠지 슬퍼질 때도 있었고 눈가에 눈물이 핑 돌 때도 있었다. 그나마 위안은 강으로 가서 모레 밭에 달리기도 하고 멱도 감고 그리고 조개를 주우러 강을 건너는 것이었다.
대청댐이 있기 전이라 강물이 제법 많아 물살이 있기 때문에 강폭이 가장 넓은곳을 찾아 일렬대열로 손을 잡고 덩치가 큰아이는 끝까지 걸어갈수 있었으나 강 중간 깊은 곳에서는 키가 작은 아이는 까치발을 하고 입에 물이 들어 올 듯 말듯 조심조심 하면서 건너갔다
강 건너 산 밑 바위와 큰 돌 사이에 조개가 많았다. 우리가 거둔 조개는 홍합처럼 생긴 말조개, 말조개보다 좀더 크며 검지만 푸른색을 띠는 함박조개/ 칼처럼 길다고 하여 칼조개 라고 불렀는데 조개를 구워먹기도하고 삶아 먹기도 했으며, 대학리에서 조개는 아주 특별한 군것질로 그 맛 또한 일품이었으며, 강이 없는 동네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조개였다.
어느 여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강 건너로 가서 말 조개를 따서 열댓개를 앞 난랭구
에 놓고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은 다른 아이들과 손을 잡고 돌아오는데 키가 작은 동현이는
강 중간에서 입으로 물을 서너 번 먹고나니 정신이 없었다. 난랭구를 놓쳐 조개는 쏟아지고 더 이상 걸을 수 없이 깊어 개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살을 따라 자꾸만 하류로 떠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점점 힘이 없어지고 자꾸만 원하는 방향에서 멀어지고 물이 입으로 자꾸만 들어왔다. 겁이 났다.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혼미해지고 ~ 아이들의 무리에서 혼자만 자꾸 자꾸 멀어져 갔다. 마지막 힘을 내보자 두발로 물장구를 치고 손을 휘저어 잠시 물밖 세상이 보였고 힘이 다하고 지쳐 점점 물속으로 들어가 답답함에 숨을 쉬었지만 입으로 물이 들어와 발버둥만 치고 귓전에서 꼬르르 소리만 ~ 급기야 물속에서만 허우적 거리고~ 이렇게 죽는구나 ~엄~마! 그리고 정신을 잃고 죽음의 골짜기에 몸을 맡기고
떠 내려가고 말았다.~
(계속)
첫댓글 같은 시대에 비슷한 환경속에 살았어도 너무나 다르게 생활 한것 같애. 어릴때도 밋밋하게 살았고 지금도 그렇구..ㅎㅎ 친구는 좋겠다. 추억만 먹고 살아도 배부르고 기억만해도 행복할 것 같아.^^
숙현이넌 이인명동에서 자랐기에그치
알수가 없을것이여
그런개벼...ㅋㅋ 부럽다~~~
대학리 오도제 고개 넘어 나룻배을 타고 백사장을 걸어서 외갓집에 다니던 생각이 난다
아마도 두시간 반은 걸어서 가야 되는데도 방학이면 손꼽아 기다리곤 했는데~~~
지금 말하는 청남면 난 원산여 유하리
여고때 왕지강뚝에 않아
진짜 그때가 생각난다.지금도 떠내려가고 있남유
많은야기 주고받았는데
광규땜시
작가님 제발 해피엔딩으로
주희는 학창시절에 왕지강뚝을 왜갔을까?
ㅎㅎㅎ~
그러게~~ 궁금해지네 ㅎㅎ
아마도 보름날에 부여고등학교칭구였던기억으로그중 몇명두 왕지에사는 칭구가 있었던것두 그래서
지금으로말하면 미팅엿던것 가트넹
송간초등학교 운동회때 감 팔러가시는 엄마따라
많이두 댕겼는데 어쩜존노
거길지날때면 엄마와의추억이
왕지에도 추억이 많았네 ~ 대학리 나룻배도~ 친구들 ~ 메리크리스마스! 건강하고~
탄천장날..약장사구경을 하기위하여 그어린것이 콩두말을 머리에 이고 십리를 걸었던일 어찌나 머리가아프고 다리가 아펐던지..우리동생은 백고개를 한번도 안쉬고 잘가던지..현옥이는 야...백미터도 못가요..아프다고 울고..할머니한테 혼나면서 지동생은 찍소리도 안하고 잘가는데 언니가 되가지고 동생만 못하다고 되지게 혼나면서..드디어 탄천장에 도착...장화와
홍련전 하더라구 광규야..생각나지...아줌마들 한복입고 화장짙게하고...광규야 너는 우리한테 비교하면 별천지에서 살았어요..ㅋㅋㅋㅋㅋㅋ
현옥아 반갑다~~ 정말 오래간만이네... 현옥이도 비하인드스토리가 많을 것 같은데 이 마당에 털어나봐.. 그 시절 이야기가 정말 그립고 흥미롭다.
장하홍령전 그날 나두 거기에 있었당께야아 그날이 생생하구나야
맞다 네 말대로 별천지였나보다 한번은 초등학교 5학년때 견동초등하교가 탄천초등학교분교라 견동초등학교 운동회에 탄천초등학교 4/5/6년 이 지원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 그날따라 난 다리가 좀 아퍼지만 호기심도 있고 견동초등학교에 다녀오은데 얼마나 멀고먼지 갔다오고나서 몸살이 났다 면소재지에 사는것이 얼마나 복인지 깨달았는데 ~ 그런데 또 지금 생각하면 내가 끈기가 없어 몇십리를 매일 그것도 몇년동안 추우나 더우나 비가오나 눈이오나 고개넘고 징검다리 건너며 체력단련한 우리 동기생들 그러니 깡다구도 좋아지고 아마 지금 등산해보면 체력이 학교에서 멀리사는 순서로 나타날 걸~ 오고가면서 얼마나 많은추억~
그 많은 추억들을 여기에 글로 올려주면 좋겠다, 나보다 훨씬 많은 추억이 얼마든지 있을 테니 ~ 우리 시골출신만이 서로 공유 할 수 있지 않을까 ? 시장에서/학교에서/동네에서/나무하면서/일손도우면서/풋사랑도 좋고/ 하고싶은 얘기도 좋고/ 지금 현재 얘기도 좋고 ~ 이 카페를 만든 친구에게 감사하며 ~~~
잉~~ ? 광규친구의 넌픽션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너무 리얼하게 써서 난 경험담인줄 알았네.. 정말 우리친구들은 소질이 많은 것 같애.
담엔 나의 첫사랑&풋사랑을 한번 공개할까나
주희의 '첫사랑&풋사랑' love story 개봉박두.... 기대할께~~
넌픽션 맞네 ~ 아마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될껄?
하믄숙현아.원복아.현옥아 춘옥아알게될껄껄
주희야...너첫사랑 공개해봐....누구여...어느초등학교 나왔나 그것만 말해봐...이마당에 뭘말못해..ㅋㅋㅋㅋㅋ
경현이도 나오네...대학리가 견동리에사는 김경현이 아녀...에구 동현이 까딱하면 큰일 날뻔했네...아...어떻게 돼 가는겨..머리 지진날려고한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