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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42
씬1. 일식집 방안 (전회에서)
(미닫이문이 차례로 탁, 탁, 탁 열린다.
이십 여명의 사채업자들이 도열하듯 앉아 있고... 말석에 있던 정연이 맨 끝자리에서 백파와 마주하고 앉는다.
백파를 처음 보는 사채업자들의 시선이 백파에게 몰려 있고... 경옥, 불안한 마음으로 보는데..)
백파 : 말해 보게.
정연 : .. (본다)
백파 : 자네가 생각하는 그 해결책이 뭔가?
정연 : 우선.. 이번 세무조사를 아주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사채업자들 : ..!! (일제히 정연을 본다)
원로들 : ..! (보는데)
정연 : 상당한 세금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그걸 다 납부하는 순간, 우린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습니다.
노사장 : 너, 지금 니가 낼 돈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는 거야?
정연 : 전체 GDP중에 차지하는 우리 시장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시장도 지금하고 확연히 달라질 거고요.
이를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도 점차 설 땅이 적어지고 말겁니다.
백파 : 자네 말뜻은... 대부업을 합법적으로 하잔 말인가?
정연 : 이미 일본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있는 걸로 압니다.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 대신,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 2의 금융으로 당당하게 재도약을 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사장 : 그 출혈은 어떻게 감당하고?
장사장 : 망하는 조직이 한둘이 아닌 걸 모르나?
노사장 : (백파에게) 저런 계집아이의 말은 들을 것도 없이...
백파 : 방금 저 아이가, 내 뜻을 정확히 전달했네.
좌중 : ..!! (놀란다)
노사장 : 어르신..!
백파 : 가시덤불이 두려워서 갈 길을 망설이다간 해 다 저물고 말지. 세금들, 준비해. (일어선다)
원로들 : 어르신..!
(백파와 경옥이 나가면, 일제히 정연에게 쏟아지는 불만스런 시선들.. 정연, 일어서서 나가는데..)
씬2. 동 일식집 대문 밖 (밤)
(승용차가 서 있고 지배인이 나와 있다. 백파와 경옥, 정연이 나오는데 원로 네 명이 급히 뒤쫓아 나오며..)
노사장 : 어르신..!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때, 백파가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에 경련을 일으킨다. 경옥이 크게 놀라서 부축하며...)
경옥 : 어서 어르신을 차 안으로 모셔, 어서..!!
(정연이 급히 부축해서 백파를 차에 태우고는 원로들을 막아서지만 역부족이다. 원로들이 차 창문을 두드리며...)
노사장 : 어르신..! 결정을 번복해 주십시오.
방사장 : 자칫 조직이 깨지는 수가 있습니다.
장사장 : 어르신..!!
경옥 : 참으세요, 어르신. 아픈 내색을 보이시면 안돼요.
(백파, 식은땀을 흘리며 참는다. 정연이 승용차 앞자리에 오르자 출발해 버리고..
원로들, 차쪽을 보며 다들 화가 나 있다)
노사장 : 뭐? 합법적? 그 많은 세금을 우리더러 내라고?
방사장 : 대체 어르신께서 왜 저러시는 겁니까?
장사장 : 낸들 알겠소?
(그 일각.. 부철이 우왕좌왕 하는 그들 모습을 보고 있다)
씬3. 한옥집 방안
(백파가 경옥과 정연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선다. 자리에 앉는 백파..)
정연 : 정말 병원에 안 가셔도 되겠어요?
백파 : 괜찮다. 그만 가 봐.
정연 : .. (인사하고 나간다)
경옥 : 이부자리 봐드릴게요. (일어서는데)
백파 : 경옥아.
경옥 : .. (본다)
백파 : 정연이 저 아이 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대단한 기질을 가지고 있어.
경옥 : ...
백파 : 대부업을 정당한 금융권으로 만드는 일은.. 내 오랜 꿈이기도 했다.
경옥 : ..
백파 : 이제 때가 다 되서 그 꿈을 접나 했는데.. 정연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서 내심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허허 웃는데)
경옥 : ... (눈물 고이며)
씬4. 요정집 전경 (그 밤)
필연 : (E) 대체 그게 어느 놈 발상이야?
씬5. 동, 방안
(부철이 와 있다. 필연과 민우, 재춘이 있고..)
필연 : 백판가?
부철 : 황정연 의견입니다.
필연 : 황정연?
민우 : (냉소적으로) 역시 황정연 답군요.
필연 : 그래서? 조직이 그 계집 의견을 따르기로 했나?
부철 : 백파가 그렇게 결정한 것 같습니다.
필연 : (계획과 다르다, 화나고) 난 세금이나 걷자고 한 일이 아니야..!! 고작 황정연 따위한테 발목이 잡히다니..
부철 : 원하신다면.. 제가 없애겠습니다.
민우 : ..!! (놀라서 본다)
필연 : 황정연을 없애겠다?
민우 : (노려보며, 화나서) 이 봐, 여기가 니들 노는 쓰레기장인줄 알아?
필연 : 필요하면 못할 것도 없지.
민우 : 아버지..!!
필연 : 하지만 지금은 그게 급한 게 아냐. (부철에게) 조직의 반응은 어때?
부철 : 당연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합니다.
필연 : .. (신중하게) 벌집이라.. 어쩌면 해답이 거기 있을 수도 있겠구만.
민우 : .. (부철을 노려본다, 맘에 안 든다)
부철 : (그 시선에 찔끔하며)
씬6. 어느 거리
(좌판이 벌어져 있고.. 미주가 춤과 노래를 하고 있다. 여느 때처럼 사람들이 몰려와서 테입을 사고 있고..
매니저는 보이지 않고 선화가 열심히 테입을 팔며.. )
선화 : 신인가수 차수정이에요. 테입 단돈 삼천원... 차수정이에요.
(이때, 사람들 사이에서 슬그머니 삼천 원을 내고 테입을 사는 한명석,. 잠시 미주를 보며 웃음을 지어 보인다.
미주, 명석을 모른 채 열심히... 이때, 홍비서가 급히 다가오며..)
홍비서 : 여기 계셨어요?
명석 : 어? 어.. (걸어 나온다)
홍비서 : (따라 나오며) 그거 또 사셨네요?
명석 : 먼저건 잃어버렸어.
홍비서 : (거짓말인 거 알지만) 예에.. (미주를 보고) 저 차수정이란 아가씨, 요즘은 라디오에서도 신청곡이 많나 보더라구요.
명석 : 그래?
홍비서 : 아무튼, 근성이 대단한 거 같아요.
명석 :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그러게... (간다)
씬7. 기획사 사무실 안
(꽃다발과 선물 포장이 와 있다. 매니저가 보고 있는데 미주와 선화가 지친 기색으로 들어서며...)
미주 : 다녀왔습니다.
선화 : 그게 뭐에요?
매니저 : (선물상자를 건네며) 풀어 봐. 너한테 온 거야.
미주 : 저한테요? (풀어보면 영양제가 나온다) 이게 뭐야?
매니저 : 영양젠데? 미제.
선화 : (꽃다발을 보다가 카드를 발견하고) 여기, 카드도 있네?
미주 : (카드 받아들고 읽는다) 항상 당신을 응원합니다..? 누가 보낸 거지?
매니저 : 보낸 사람 안 써 있어?
미주 : 네...
선화 : 누군진 몰라도 너한테 최초의 팬이 생긴 건 확실해. 좋겠다, 차수정..
미주 : ...
(이때, 경옥이 들어선다. 미주와 선화, 화들짝 놀라서 얼른 물건들을 치우고)
미주 : 오셨어요, 사장님?
경옥 : .. (표정 없이 차갑게 꽃다발을 본다) 뭐야?
미주 : .. (그 시선에)
매니저 : 저.. 팬이 보낸 겁니다, 사장님.. 요즘 여기저기서 수정이에 대한 반응이..
경옥 : 호들갑 떨 거 없어. 내 눈엔 아직 멀었으니까.
매니저 : .. (급냉각)
경옥 : 오늘부터 모든 거 중지하고 춤, 노래 연습만 해.
미주 : 길거리 판매, 그만하라구요? 아직 한 달 안됐는데..
경옥 : 방송 스케줄 잡혔어.
미주 : 네?
매니저, 선화 : ..!! (놀라서)
경옥 : 얼마 안 남았어. 생방송이니까 준비 철저히 해. (가려는데)
미주 : ..!! (환호성 터지려는데)
경옥 : (돌아본다) 일생일대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미주 : ..! (다시 꾹 참고)
경옥 : 생방송에다가 데뷔무대야. 신인들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거 명심해.
(경옥, 나간다. 잠시, 시선 마주치던 미주와 선화, 매니저.. 환호성을 터뜨리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좋아서 요란하게..)
씬8. 기획사 건물 앞
(다가오는 성모와 찬성... 입구에서 성모가 기획사 간판을 본다. ‘스타기획사’
성모,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씬9. 동, 안 연습실
(미주가 춤과 노래를 하며 열심히 연습중이다)
씬10. 동, 밖 복도 / 연습실
(천천히 다가오는 성모와 찬성...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고...
성모, 유리 창문으로 연습장 안을 들여다본다. 미주가 땀을 흘리며 연습중이고...
성모, 눈가가 흥건해지며 눈물이 쏟아진다.
그 연습실 안.... 미주, 연습에만 몰두하고... 창밖에서 성모가 미주를 보며 입모양으로 미주야.. 미주야.. 연신 부르며 우는데...
다시 복도...)
찬성 : 어서 들어가서 만나 보세요.
성모 : ... (눈물을 훔친다) 그만 나가자.
찬성 : 왜 그러세요? 그렇게 만나고 싶어 하셨으면서...?
성모 : 미주.. 계속 우릴 피해 왔어. 그동안은.. 불길한 생각을 안 하려고 했는데...
찬성 : .. (뭔 말인지 안다)
성모 : 우선은 확인부터 해야 할 거 같다. (간다)
찬성 : ... (따라가고)
씬11. 한남동 집, 대문 앞 (밤)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차에서 내리는 미주... 운전석의 매니저에게 인사하고... 승용차가 떠나면 초인종을 누른다.
그 일각.. 승용차 안에서 성모와 찬성이 미주를 보고 있다)
씬12. 동, 거실 안
(우주가 잠을 안자고 소파에서 미주를 기다리고 있다. 우주 졸린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고...)
정자 : 우주야, 엄마 오늘 늦는댔어. 그만 들어가서 자자.. 응?
우주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안 졸려요.
정자 : (웃으며) 안 졸리긴.. 졸려 죽네, 죽어..
(이때, 열쇠로 문 열리는 소리..)
정자 : 엄마 왔나보다.
우주 : (얼른 앞에 있는 한글 책을 편다)
미주 : (들어서며) 다녀왔습니다. 우리 우주 아직 안잤네?
우주 : (의기양양하게 읽는다) 기억..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미주 : (놀라서) 우리, 우주 공부하는거야?
정자 : (눈 찔끔 해보이고) 유치원에서 배웠데. 그거 자랑하려고 여태 너 기다렸어.
미주 : (환하게 웃으면서 우주 옆에 쪼그리고 앉고) 우리 아들 잘하네?
우주 : ... (보는데 뭔가 못 마땅한 듯 입이 쑥 나오는데)
미주 : 왜? 엄마가 뭐 잘못 했어?
정자 : (슬쩍) 미주야, 그거...
미주 : 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최고... 우리 우주가 최고야.
우주 : (으쓱해서, 엄지 내보이며) 엄마두 최고...
미주 : (우주에게 뽀뽀를 쪽하곤) 어유, 내 아기... 이뻐 죽겠다, 증말...
우주 : (인상 쓰며) 나 아기 아닌데? 다 컸는데...?
미주 : 뭐? 다 컸어? (정자에게) 우주 이런 말은 어디서 배웠데요?
정자 : (웃으며) 그러게...
씬13. 동 대문 밖 (그 밤)
(승용차 안.. 찬성과 성모가 대문을 응시하고 보다가)
성모 : 오늘은 그냥 가자. 내일 일찍, 나 혼자 다시 와야겠어.
찬성 : .. (시동 거는데)
씬14. 동, 거실 안
(미주가 잠든 우주를 안고 있고... 정자가 방청권 세장을 들고 본다)
정자 : 너무 잘 됐다...
미주 : 꼭 오실 거죠?
정자 : 가야지, 그럼.. 근데, 왜 방청권이 세장이야? 두 장은 누구 건데?
미주 : ... (표정 어두워진다)
정자 : 오빠들 부르려고?
미주 : 예... 그럴려구요.
정자 : 그래... 잘 생각했어, 미주야.
미주 : .. (걱정스럽게 우주를 본다, 머리 쓰다듬으며)
정자 : 우주는 걱정하지 마. 내 손자로 키울 거야. 나 그럴 생각으로 내 호적에 넣자고 고집 피운 거고...
미주 : ... (눈물 고이며) 가끔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우리 우주가 모든 걸 알게 되면... 무슨 말을 할지...
정자 : ... 너 닮아서 따뜻하고 착한 아이야. 엄마가 자기 지키기 위해서 죽을힘을 다해서 애쓴 거.. 분명 알아 줄 거야.
미주 : ... (눈물이 흐른다)
정자 : ... (눈물 닦아주며) 그러니까 슬픈 생각 하지 말고... 힘내. 알았지?
미주 : ... (고개 끄덕이는)
씬15. 한남동 집 밖 (아침)
(성모가 대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벨을 누를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화들짝 놀라서 얼른 자리를 피한다.
대문 밖으로 나오는 미주와, 유치원 단복을 입은 우주...
성모, 우주를 보자 숨이 막힐 듯이 놀란다.
미주, 우주의 손을 잡고 동요를 부르며 저만치 가는데... 성모, 충격으로 멍해져서..)
씬16. 유치원 앞
(우주가 미주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우주 : (율동까지 섞어서) 사랑합니다. 엄마... 이따 만나요.
미주 : (똑같이) 사랑합니다. 우주... 이따 만나요.
(우주,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가고... 미주, 우주를 보는데...
일각의 성모, 미주를 가슴 아프게 보다가 돌아선다. 눈물이 흥건하다)
씬17. 승용차 안
(한적한 곳에 세워진 승용차 안... 성모가 울고 있다)
성모 : 미주야... 미주야... 이 불쌍한 것... 너 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 멍청아.. 바보야.. 미주야... (우는데)
씬18. 어느 아파트 입구
(엠블런스가 서 있고... 주민들 몇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남자 노인 한 명이 들것에 실려 나온다.
아들쯤의 남자와 여자와 아이들이 급히 따라 나서고.. 엠블란스에 환자를 싣고는 급히 그곳을 빠져 나가는데..
웅성거리는 주민들.. 보일러 가스 중독 사고다)
씬19. 한강건설, 사무실 안
(경자만 있는 사무실 안.. 강모와 시덕이 들어서는데)
경자 : 사장님..! 큰 일 났어요. 보일러 사고가 터졌데요.
시덕 : 또?
강모 : 인사사고야?
경자 : 인사 하다 사고 난 건 아니구요, 암튼, 남이사님하구 박이사님이 병원에 가셨으니까 빨리 가보세요.
시덕 : 병원? 인사사고 맞네.
강모 : ..!
씬20. 병원, 병실 앞
(방송국 뉴스 카메라와 기자가 와 있다. 영출과 소태가 취재를 막고 있고..
강모와 시덕이 급히 다가오다가 그 모습을 본다)
영출 : 환기를 잘못해서 생긴 일인데 뭔 카메라까지 들구 오구 그래요.
기자 : 이번 달만 벌써 여러 건입니다.
영출 : 저희가 다 조사해 봤는데,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니깐요?
기자 : 환자 좀 만나게 해주세요.
소태 : 의사 선생님 말씀 못 들었어요? 곧 퇴원한다고.. (막다가 카메라에 머리 부닥치고) 아, 거 참 카메라 좀 치우라니깐.
강모 : 수고 많으십니다. (다가온다) 이번에 보떼 보일러를 인수한 한강건설 사장 이강몹니다.
기자 : 그러세요? 그럼 한 가지만 묻죠. 유럽에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유독 보떼 보일러가 한국에서만..
강모 : 똑 같은 부품, 똑같은 조립과정을 거칩니다.
기자 : 그러니까 결국, 소비자 부주의라는 겁니까?
강모 : 지금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만약 제품 문제가 아니라면, 섣불리 방송 내보내서 피차 좋을 일 없을 겁니다.
기자 : .. (할 말 없고)
씬21. 동, 병실 안
(노인이 앉아서 며느리가 먹여주는 죽을 먹고 있다. 선한 인상의 아들 내외..
들어서는 강모와 시덕, 소태와 영출..)
소태 : 저희 사장님이세요.
아들 : 아, 그러십니까?
강모 : 어르신은 좀 어떠세요?
아들 : 다행이 괜찮습니다.
강모 : 댁에 보일러를 조사해 보겠습니다. 기계 문제라면 충분히 보상을 해드릴 거구요.
씬22. 동 밖 주차장
(기자와 카메라맨이 다가오는데... 문성중이 그 앞을 막아선다)
성중 : 박기자님이시죠? 취재는 다 하셨습니까?
기자 : 인명피해가 경미해서.. 근데 누구시죠?
(그 일각, 승용차 안에서 민우가 성중 쪽을 보고 있다. 뭔가 은밀히 기자와 이야기 하는 성중..)
씬23. 만보건설 회장실 안
(들어서는 민우와 성중...)
성중 : 오늘밤 골든타임에 뉴스로 나갈 겁니다.
민우 : 환자들 쪽은요?
성중 : 물론 취재에 적극 참여하도록 만반의 조치를 다 취해 놨습니다.
민우 : 혹시 모르니까, 기자하고 계속 연락 취하세요.
성중 : 그쪽도 이미 손을 다 써 놨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회장님.
민우 : 이강모가 보일러공장 사들인 걸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날 이긴 게 아니라는 걸... 꼭 알려줘야죠.
씬24. 한강건설, 소회의실
(공장장과 기술 이사가 와 있다. 강모와 영출, 시덕과 소태가 있고..)
강모 : 분명 소비자 부주의가 맞다는 말씀이죠?
공장장 : 그렇다니까요, 사장님.
기술이사 : 백 프로 장담만은 할 수 없습니다.
강모 : .. (본다) 그럼, 기술적 결함일 확률이 있다는 겁니까?
기술이사 : 제 기술로는, 기계결함을 못 찾아냈습니다.
소태 : 취급 부주의도 아니고 기계 결함도 아니면? 대체 그게 뭐야?
기술이사 : 괴로우니까 더 묻지 마세요.
소태 : 그럼? 보일러 기술자한테 묻지, 기름 장사한테 묻나?
영출 : 야, 야.. 왜 분란을 일으키구 그래. 한마디로 말해서 원인 불명이다 그거여.
강모 : 좋습니다. 필요한 지원은 다 해드릴테니 더 문제가 터지기 전에, 꼭 원인을 찾아내세요.
공장장 : 알겠습니다, 사장님.
시덕 : 아, 회의 오래 했더니 배고프네. 어디 가서 식사나 하시죠.
공장장 : 우린 공장으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씬25. 식당 안
(백반을 파는 평범한 식당 안... 강모와 영출, 소태, 경자가 밥을 먹고 있다)
소태 : 그 기술이사, 볼수록 기분 나빠.
영출 : 그 사람이 그래두 보일러에선 알아주는 사람이여.
경자 : 근데, 울 오빤 배고프다더니 왜 안와?
(시덕이 급히 들어온다)
시덕 : 강모야.. 텔레비전 틀어봐. 지금 우리 한강 건설 나와.
경자 : 정말? 우리 사장님 또, 대단한 일 했나보네?
(TV를 켠다)
- 인서트 (TV속, 뉴스)
(병실에 입원한 노인과 그 가족들을 배경으로 기자가 멘트를 하고 있다.
노인, 위중해 보이는 모습이고, 가족들, 침울하게 연출된 모습..)
기자 : 이달 들어서 가스보일러 중독 사고가 세 건이나 발생했지만 보떼 보일러를 인수한 한강건설측은
여전히 소비자 잘못이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한강건설에서 공사 중인 수서지구 아파트에 문제의 보일러가 설치된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가 예상...
영출 : 뭐여, 저거? 낮에 그 기자 아녀?
소태 : 취재를 언제 한 거야?
강모 : ..!! (놀라서 보는데)
필연 : (E, 웃음소리)
씬26. 조필연집 거실
(재춘이 TV를 끈다. 필연과 민우가 있고.. 간단한 양주 술자리.. 양명자가 술안주를 만들고 있다)
필연 : 아주 속이 다 시원하구나. 한강건설에서 보일러 공장을 인수하자마자 이런 사고가 발생하다니..
명자 : 그렇게 좋아요?
필연 : 이런 것도 다 승부야. 당신은 이 기분 몰라.
민우 : 이강모가 발목 잡혀 있는 동안.. 우린 자체적으로 우수한 보일러를 개발 할 겁니다.
재춘 : 기술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은 거 아니냐?
민우 : 지금 보떼 보일러의 기술을 빼돌리고 있어요. 핵심기술까지 확보하는 건 시간문제에요.
필연 : 결국.. 이강모가 가진 공장은 껍데기에 불과하게 되겠구나. (하하 웃는다)
민우 : ... (생각한다)
씬27. 다시, 식당 안
(TV가 꺼져 있고, 다들 무거운 분위기다)
소태 : 아니, 아까만 해도 멀쩡했던 환자가 왜 갑자기 중환자가 된 거야?
강모 : 시덕이가 환자 가족들 만나서 무슨 일이 있는 지 알아 봐.
시덕 : 알았어.
강모 : 전에 신문에 발표됐던 보일러 사고 보도자료, 공장 쪽에서 나왔을 확률이 커.
혹시 다른 쪽하고 내통하는 자가 있을지 모르니까 소태 니가 조용히 알아 봐.
시덕 : 그럼 뭐야? 산업스파이라도 있다는 거야?
소태 : 난 그 기술이사가 영 껄쩍지근 해.
영출 : 그 사람, 성격은 유별나두 그런 사람 아닐 건데..?
소태 : 아무튼 어떤 씹어 먹을 놈인지, 내가 알아볼게.
강모 : ... (생각)
씬28. 한옥집 전경 (아침)
씬29. 동, 거실
(들어서는 강모... 경옥과 정연이 강모를 맞이한다)
정연 : 아침부터 널 찾으셨어. 어르신 좀 설득해 줄 수 있겠니?
강모 : ..? (보면)
경옥 : 어르신께서 끝까지 병원을 안가시겠다고 하세요.
백파 : (E) 강모 왔냐?
씬30. 동, 방안
(병색이 완연한 백파가 거울을 보며 머리와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있다.
들어서는 강모.. 인사하는데...)
백파 : 난 오늘부터 절에 들어갈 생각이야. 강모 니가 날 데려다 줬으면 해서 불렀다.
강모 : (미소) 병원보다 편하시면 가셔야죠. 기꺼이 모시겠습니다.
백파 : .. (웃어 보이고)
씬31. 일식집 방안
(노사장과 방사장, 장사장, 원사장이 모여 있다. 다들 심각하다)
방사장 : 노사장께선 어떡할 생각입니까?
노사장 : ... (한숨)
장사장 : 어르신 말대로 세금을 몽땅 내실 생각입니까?
원사장 : 난 죽어도 못 냅니다.
노사장 : 이게 다 황정연인가 뭔가 하는 그 계집아이 때문이요.
방사장 : 아니, 대체, 걔가 뭔데 그렇게 어르신이 끼고 도는 거요?
부철 : (E) 놀라운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좌중, 놀란다. 사장 중 한명이 미닫이문을 확 열면 부철이 앉아 있다)
노사장 : 놀라운 소식이라니?
부철 : 어르신.. 곧 돌아가십니다.
좌중 : ..!! (놀란다)
노사장 : 자세히 말해봐. 어르신께서 중병이라도 걸리셨단 말이냐?
부철 : 가시면서, 천천히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노사장 : 가다니? 어딜 간단 말이야?
부철 : 꼭 만나셔야 할 분이 계십니다.
좌중 : ..? (심상치 않다)
부철 : .. (입가에 엷은 웃음)
씬32. 사찰, 경내
(강모와 백파가 단 둘이 걸어간다.
백파, 강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굳이 지팡이를 짚고 간다. 힘겨워 보이는 걸음을 멈추더니..)
백파 : ... (숨 내쉬고) 뉴스를 보니까 보일러 사고가 있었다고?
강모 : 큰일 아닙니다.
백파 : (적당한 곳에 앉는다) 기계는 고장이 나면 났지 사람처럼 배신은 안 해.
강모 : .. (본다)
백파 : 내 목숨이 다해간다는 걸 알면... 많은 놈들이 날 배신을 할 거야. 어쩌면 벌써 시작됐는지도 모르지.
강모 : ... (앉는다)
백파 : 얼핏 듣자니, 정연이를 사랑한다고?
강모 : .. (본다)
백파 : 아니냐?
강모 : 사랑했었습니다.
백파 : (흐흐 웃고) 오십 보나 백보나.. (웃음 그치고) 난 아주 중대한 결심을 했어.
강모 : 제가 알아도 되는 겁니까?
백파 : 곧 알게 돼... 강모야..
강모 : 예, 어르신..
백파 : 경옥이와 정연이가 모녀지간이란 걸 알고 있냐?
강모 : 알고 있습니다.
백파 : 그 두 사람... 내가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짊어질 사람들이다.
강모 : .. (본다)
백파 : 많은 풍파가 있을 거야. 이런 지옥같은 세상에.. 여인네 두 명을 놓고 가는 게 영 맘이 편치가 않구나.
(본다) 그들을 지켜줄 수 있겠니?
강모 : .. (본다)
백파 : 이건.. 평생을 남들한테 부탁만 받고 살아온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부탁이다. 그들을 지켜다오.
강모 : 힘이 닿는데 까지.. 어르신 유지를 따르겠습니다.
백파 : 고맙구나, 강모야...
(이때, 금테 안경에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다가온다.
강모, 뭔가 위험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 앞을 막는다)
백파 : 내 변호사다.
강모 : ..? (백파를 보는데)
윤변 : (백파에게 인사한다)
백파 : (강모에게) 내 결심이 뭔지 보고 싶다고 했지? (일어선다)
강모 : .. (보는데)
씬33. 어느 방 안 (낮)
(창밖이 보이는 회의실쯤의 분위기... 조필연이 창 밖을 보고 있다. 성모가 탁자에 앉아서 손톱을 만지고 있고...
이때, 고재춘이 들어선다)
재춘 : 오셨습니다.
(부철이 노, 방, 장, 원사장을 데리고 들어선다. 필연이 돌아보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부철 : (원로들에게) 조필연 의원이십니다.
노사장 : 처음 뵙겠습니다. 노갑숩니다.
필연 : 반갑습니다. (차례로 악수하며)
방사장 :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방주식입니다.
장사장 : 장호평입니다.
원사장 : 원구식입니다.
(필연이 밝은 얼굴로 차례로 악수한다. 원로들, 이미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깍듯하게 인사들을 하는데...
성모, 그들을 보는 눈빛에서)
씬34. 사찰, 방 안
(소박한 사찰 내의 방안이다. 백파가 누워 있고 강모와 윤변호사가 있다.
카세트플레이어가 놓여 있고.. 육성 유언을 하려는 참이다)
윤변 : 시작하겠습니다, 어르신.
(윤변호사가 녹음 버튼을 누른다. 돌아가는 테입.. 강모, 보는데...)
백파 : 나, 백파 최열은... 육성으로 나의 마지막 유지를 전하는 바입니다.
(백파가 덤덤하게 유언을 말하기 시작한다. 돌아가는 녹음 테입...
이를 듣는 강모의 표정이 점차 놀라기 시작한다. 뭔가 심각한 내용이 전해지는데..)
씬35. 다시 그 방 안 (33씬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필연과 네 명의 사장들...
성모, 창밖을 내다보며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부철과 재춘이 서 있다)
필연 : 내가 알고 싶은 건, 백파의 정확한 재산 규모요.
노사장 : 그건, 저희들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필연 : 물론 그러시겠죠.
(필연이 재춘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낸다. 재춘, 백지를 나눠주면 다들 영문을 모르고..)
필연 : 여기 계신 네 분의 자산이 전체 조직의 절반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
각자의 자산 중에 백파가 투자금으로 준 원금과 그 동안 갖다 바친 이자를 적으시면 됩니다.
좌중 : ..!! (놀란다)
필연 : 설마, 이것까지 모르시진 않을 테고..
노사장 : 저희들한텐 절대 공개할 수 없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장사장 : 제발, 저희들 입장을 좀 생각해 주십시오.
필연 : (노려본다) 협조하지 않으면, 내 타겟이 백파에서 당신들로 바뀔 거요. 그러길 원하시오?
좌중 : ..! (당혹)
방사장 :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러시는 겁니까?
필연 : 솔직하게 말하면, 난 백파의 돈이 유경옥한테 상속되는 걸 원치 않소.
당신들이 쓰는 그 자료.. 백파가 죽은 뒤에 유경옥에게 엄청난 세금폭탄으로 돌아갈 거요.
좌중 : ...
노사장 : 그럼, 저희들한테 불똥이 튈 일은 없는 겁니까?
필연 : 각서가 필요하다면 써줄 수 있습니다.
(사장들, 서로 시선 마주친다.
필연, 차갑게 웃는데.. 이를 보는 성모의 눈빛)
씬36. 사찰, 경내
(윤변호사가 나온다. 강모가 배웅하고..)
윤변 : 육성 테입은 제가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강모 : 알겠습니다.
(두 사람, 인사하고.. 윤변호사가 가는 것을 보던 강모가 돌아서려는데..)
시덕 : 강모야..! (뛰어온다)
강모 : (보는데)
시덕 : 성모 형한테 급히 만나자고 연락 왔어.
강모 : ..
씬37. 어느 강변
(승용차가 서 있고.. 시덕이 차 안에서 강모 쪽을 본다. 성모가 뭔가 심각하게 한참을 강모에게 얘기 중이다.
강가, 그 곳...)
성모 : 백파의 재산 규모가 대충 파악되면, 조필연은 그 위에 엄청난 숫자를 덧입힐 거야.
실제 재산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가 신고 되겠지.
강모 : ...
성모 : 지하경제라는 데가 그래. 출처와 흐름을 알 수 없으니까 돈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지.
상속세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걷어내는 건 어렵지 않을 거다.
강모 : 조필연이 그 돈을 국고에 바칠 생각은 아닐 테고...
성모 : 국세청에 제출 할 자료가 다 준비되면, 유사장과 협상을 할 거다. 결국 조필연이 노리는 건 백파의 돈이야.
백파에게 상속받은 재산의 절반 이상은 빼앗을 수 있다는 계산인 거 같아.
강모 : ... (서늘해진 눈빛)
성모 : 백파는 좀 어때?
강모 :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아.
성모 : 막을 방도는 있는 거니?
강모 : ..
성모 : 만약 조필연의 뜻대로 된다면, 우린 훨씬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거야.
강모 : 지켜봐, 형... 마지막까지.. 예측 할 수 없는 싸움이 될 거야.
성모 : .. (보는데)
씬38. 사찰, 법당 안 / 문 밖
(병색이 완연한 백파가 손에 염주를 들고 정좌로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모습...
정연과 경옥이 법당 문 밖에서 안타깝게 이를 보고 있다.
다가오는 강모.. 정연과 경옥이 강모를 보더니)
정연 : 어르신께서 하루 종일 물도 안 드셔.
(경옥, 걱정스럽게 백파쪽을 보는데.. 강모, 법당 안으로 들어간다.
참선 중인 백파의 등 뒤, 두어 보쯤에 책상다리로 앉는 강모...)
강모 : 노갑수, 방주식, 장호평, 원구식..
백파 : ... (눈을 뜬다)
강모 : 어르신 예상대로 조직의 수뇌부들이 조필연을 만났습니다.
백파 : (힘든 어조, 그러나 부릅뜬 눈) 이제 나도... 승부수를 띄울 때가 온 것 같구나.
(백파, 염주를 굴린다. 강모, 보는데.. 경옥과 정연이 이를 보며..)
씬39. 조필연 사무실 안
(필연과 민우, 재춘들... 민우, 대여섯 장으로 된 문서를 보고 있다. 백파의 재산 내역을 추정한 문서다)
필연 : 어떠냐? 비록 우리가 만든 추정치긴 하지만, 백파의 재산 내역이 대단하지 않냐?
민우 : 이걸 다 물려 받는다면, 상속세만 엄청 나겠군요.
필연 : 유경옥이 이걸 보면 오금이 저릴 거야.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생각하겠지.
민우 : 이중에서 얼마를 생각하고 계시는 겁니까?
필연 : 상속세금의 절반.
민우 : 유사장이 아버지의 요구를 따를지 궁금하군요.
필연 : 안 따를 수 없을 거다. 국고로 다 빼앗기느니, 나눠 갖는 게 훨씬 나을 테니까. 백파의 후계잔데, 그 정도 계산이 없겠냐?
민우 : 발상은 기발하지만.. 썩 맘에 드는 방식은 아니군요.
필연 : 뭐?
민우 : 결국은 사기에다 협박이 아닙니까?
필연 : 민우 너...
(이때, 부철이 급히 들어선다)
부철 : 백파가 오늘 저녁때 유서를 공개하기로 했답니다.
필연 : ..!! (본다)
민우 : ... (별로 내키지 않은 표정)
씬40. 경내, 방안
(윤변호사가 와 있고... 강모와 경옥, 정연이 있다. 윤변호사가 경옥에게 녹음 테입을 건넨다)
윤변 : 어르신의 육성 테입입니다.
경옥 : .. (받고)
윤변 : 그리고 이건... (두툼한 파일을 건네며) 어르신 돈을 가져간 채무자들의 차용증입니다.
경옥 : .. (받는데)
강모, 정연 : ... (보고)
씬41. 법당 안 / 밖
(여전히 정좌를 한 채 참선중인 백파.. 문 밖에 강모와 정연, 경옥, 윤변호사가 있고..)
경옥 : 다녀오겠습니다, 어르신.
(정연과 경옥, 윤변이 인사를 하고 간다.
강모, 남아서 백파를 보는데.. 백파, 미동도 않은 채 입 안으로 ‘나무 관세음보살...’)
씬42. 일식집 앞 (밤)
(사채업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노, 방, 장, 원사장들의 모습이 보이고..)
씬43. 동, 어느 방안
(필연과 성모, 민우, 재춘이 있다)
재춘 : 백파 조직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필연 : 우린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돼. (잔 들고) 자, 한잔씩들 하자.
좌중 : ... (술을 마신다)
필연 : 유경옥한테 모든 재산을 물려주는 그 순간... 백파의 돈은 내 돈이 된다. (하하 웃는다)
민우 : .. (마치 남일 처럼)
성모 : .. (표정을 알 수 없고)
씬44. 동 방안
(이십 여명의 사채업자들이 앉아 있다. 맨 앞쪽에 경옥과 윤변호사... 노, 방, 장, 원들이 있고... 끝자리에 정연이 앉아 있다.
심각한 분위기..)
윤변 : 지금부터, 백파 어르신의 육성 유언을 공개하겠습니다.
(윤변호사가 카세트 플레이어를 누른다.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백파의 음성..)
백파 : (E) 나, 백파 최열은 육성으로 나의 마지막 유지를 전하는 바입니다. 우선, 그동안 내가 해왔던 사업의 모든 권한은
유경옥이 이어받을 겁니다.
경옥 : ...
백파 : (E) 이 유언이 공개되는 즉시, 내가 투자했던 조직 내의 원금들은 모두 회수가 될 겁니다.
원로들 : ..!! (크게 놀란다)
씬45. 다른 방안
필연 : (초조하다) 뭐가 이렇게 길어? 아직도 안 끝난 건가?
재춘 : 제가 가서 알아보겠습니다. (일어서는데)
(문이 열리며 강모가 들어선다.
필연과 민우, 재춘이 갑작스런 강모의 등장에 놀라고... 성모, 여유 있게..)
필연 :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강모 : 어르신 유언이 궁금할 것 같아서요.
필연 : (노려보다가, 웃는다) 자넨, 모르는 게 없군. 그래, 솔직히 궁금해. 돈이 많은 사람이니까.
돈이 없었으면 궁금하지 않았을 테지. (하하)
강모 : .. (조소하듯 웃고)
필연 : (그 웃음에, 뭔가 불안하지만) 유경옥이 후계자가 되겠지.
강모 : ..
필연 : 복이 많은 여자야. 늙은이 하나 잘 모셔서 그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게 되었으니..
강모 : 어르신 유산... 다른 사람이 받게 될 겁니다.
민우 : ..!! (놀란다)
필연 : 다른 사람이라니? 유사장이 아니란 말인가?
강모 : ...
필연 : (혹시나 해서) 그게 누군데? 자넨가? 아니면 황정연이?
강모 : ... (표정으로 알 수 없다)
필연 : (당황, 혼잣말처럼) 아니.. 그게 누구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상속이니까.. (강모를 노려본다)
씬46. 방안
(다들 녹음기에서 나오는 백파의 유언을 경청하고 있다)
백파 : (E) 공수래공수거라 했소.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갈 것을..
씬47. 법당 안 (밤)
(촛불을 밝혀 놓은 실내... 백파가 여전히 그 모습으로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다. 백파 유언이 그 위로 이어지며..)
백파 : (E) 난 그동안 야차처럼 돈에 집착하고 살았습니다. 그 어리석은 욕심 때문에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속죄하고 싶은
간절한 심정입니다.
씬48. 일식집 방안
백파 : (E) 조직에서 회수된 원금을 포함해서 세상에 드러난 내 재산 전부는.. 다 사회에 환원하게 될 겁니다.
좌중 : ..!! (크게 놀란다)
경옥, 정연 : ..!! (놀라는데)
백파 : (E) 변호사와 유경옥의 상의 아래 자선단체와 복지단체 등에게 나누어 줄 겁니다.
동지들... 부디 이 미련한 늙은이의 마지막 선택을... 탓하지 말아주시오.
(윤변호사가 녹음기를 끈다. 경옥의 눈가가 젖어 있고.. 다들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채...
정연, 눈물이 흥건한 경옥을 보는데..)
씬49. 다른 방안
(민우와 재춘이 놀라 있다. 성모, 이미 사실을 알고 있고...
강모, 노여움에 부들부들 떠는 필연을 노려보는데..)
필연 : 사회에.. 환원을 하겠다? 그 많은 돈을 다..?
강모 : 정치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존경스런 결정 아닌가요?
필연 : .. (허, 하는 억지웃음) 그래.. 훌륭하구만.. 아주 훌륭한 선택이야.
(민우, 조소하듯 차가운 미소. 강모, 나가려다가 생각나듯)
강모 : 참, 어르신께서 조의원님한테 이런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좋은 판단을 하게 해주셔서.. 고맙다구요. (나간다)
필연 : ..!! (얼음처럼 굳는데)
- 인써트 (전 회에서)
백파 : 아시겠소? 당신, 절대 나한테서 아무것도 못 빼앗아..
- 현실
필연 : 백파.. 백파..!!
(방문으로 술잔을 집어던지는 필연..! 민우, 시니컬하게 필연을 보는데.. 성모, 술 한 모금 마시며...)
씬50. 법당 안
(촛불이 일렁인다. 백파의 손에 들려있던 염주가 툭, 바닥에 떨어지고..
백파의 몸이 천천히 옆으로 쓰러진다. 마치 고목이 넘어가듯.. 혹은 지극히 인간적인 노구의 모습으로...
빈 법당 안... 쓰러져 있는 백파의 쓸쓸한 모습에서..)
씬51. 몽타주 (낮)
- 백파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사찰 안.. 백파의 영정이 있고,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고 왕생을 빌어준다.
경옥이 검은 상복을 입고 있고.. 강모와 정연이 검은 정장을 하고 문상객을 맞이하고 있다.
절을 하는 황태섭과 오병탁과 한명석, 민홍기, 주영국.. 다들 침울하다.
경옥을 보는 태섭의 시선.. 경옥, 눈시울이 붉어져 있고... 정연이 그 모습을 본다.
- 들어서는 조필연과 조민우, 고재춘, 성모... 일순 긴장하는 경옥과 정연...
강모, 필연을 본다. 필연과 민우들.. 경건하게 절을 하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성모.. 기다리고 있던 태섭이 성모를 본다. 두 사람, 뭔가 의미있게 시선 마주치며..
씬52. 사찰 내 작은 법당
(태섭이 법당 안에 앉아 있고.. 그 툇마루에 성모가 앉아 있다. 서로 다른 곳을 보며..)
태섭 : 오병탁위원이 내 비장의 무기가 꽤 궁금해 했네.
성모 : 절대 섣부르게 내보여선 안 됩니다.
태섭 : ..
성모 : 오병탁 의원이 지금 백파 일로 조필연한테 악감정이 생겼다곤 하지만... 정치판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믿어선 안 됩니다.
태섭 : ...
성모 : 더군다나 이번 일은 핵심 권력을 뒤엎는 일입니다. 그들한텐 반역과도 같은 일이지요. 몸을 사릴게 분명합니다.
태섭 : ... 설득이 쉽지 않을 거란 말이구만.
성모 : 오병탁의원과 더욱더 친밀한 관계가 되십시오.
태섭 : 그래.. 그렇게 하지.
성모 : ...
태섭 : 근데... 자네.. 이젠 얘기해 줄 때도 되지 않았나?
성모 : ...
태섭 : 자네와 조필연.. 대체 어떤 악연이길래...
성모 : 그건 조필연이 파멸하는 날 알게 되실 겁니다. (일어서서 간다)
태섭 : ... (돌아보는데)
씬53. 한강건설 전경 (다른 날, 낮)
씬54. 동, 사무실 안
(강모, 신문을 보고 있다. ‘보떼 보일러, 또 가스 사고’ ‘아직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해’...)
영출 : 멀쩡한 것두 반품 하겠다고, 공장에 전화가 아주 빗발 쳐.
강모 : 혹시 의심될 만한 사람은?
소태 : 눈에 쌍심지를 켰더니 이젠 눈만 마주쳐두 다 도둑놈으루 보여.
강모 : 지금부터 우리 보일러 쓰는 집들, 일일이 방문 점검 하세요.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조치해 주고요.
영출 : 그거, 보통 일 아닌데?
강모 : 더 이상, 이런 기사 나오는 거, 방지해야 돼요. 결함 원인은 계속 찾으시구요.
영출 : 그려, 알았어.
(이때, 시덕이 들어선다)
시덕 : 강모야? 잠깐 나 좀 봐.
강모 : ..?
씬55. 동 사장실 안
(강모와 시덕이 들어선다. 시덕, 편지봉투를 건넨다.
강모, 뭔가 해서 보는데 겉봉에 ‘이미주’는 이름.. 강모, 크게 놀라서 급히 봉투를 열어본다. 편지지와 방청권 한 장...
강모, 편지를 읽는데...)
미주 : (E) 강모 오빠.. 그동안, 내 소식 궁금했지? 그동안, 연락 못해서 미안해 오빠.. 그 동안, 난 가수 되려고 바빴어.
씬56. 몽타주
- 노래 연습실...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 미주..
- 춤 연습실.. 땀을 흘리며 춤추는 미주..
미주 : (E) 오빠들, 걱정하는 거 알았지만.. 오빠들한테 내가 너무 비참한 모습을 보여줘서... 꼭 성공한 모습으로 만나고 싶었어.
작은 오빠.. 나 혼낼 거지? 그래두 돼. 내가 잘못한 거니까..
씬57. 한강건설 사장실
미주 : (E) 나, 차수정이란 이름으로 가수 데뷔했어. 보내준 방청권은 내 데뷔무대야.. 큰 오빠랑 같이 꼭 와줘 오빠.
너무 많이 보고 싶어.
(편지를 보는 강모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시덕이 같이 감격하며..)
씬58. 어느 빠 안
(성모와 강모가 술을 마시고 있다)
강모 :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뭐가 있어? 당장 미주한테 가자, 형.
성모 : 초대장까지 보냈는데.. 그때 가자.
강모 : 형..!
성모 : 미주, 알잖아. 우리한테 제일 이쁜 모습 보여주고 싶을 거야.
강모 : 나, 걱정 돼서 그래. 혹시라도... 민우 아이를..
성모 : 이미 알아 봤어.
강모 : ..! (본다)
성모 : 실은 며칠 전에, 미주 찾았었어. 너, 정신없는 거 같아서, 일부러 말 안했다.
강모 : 근데?
성모 : .. (본다)
강모 : 미주... 아기 낳은 거 아니지?
성모 : .. (보다가, 픽 웃고) 그랬으면, 내가 지금 여기서 너랑 술이나 마시고 있겠냐?
강모 : .. (안도, 술 마시고)
성모 : 막내, 가수 데뷔하는 거..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축복해줘야 돼.
강모 : .. (그제야 웃으며) 그래 형.. 우리 미주.. 진짜 대단해. 혼자 힘으로 꿈을 다 이루고..
성모 : 그럼, 누구 동생인데.
(두 사람, 건배 한다. 강모 마시고.. 이내 굳어지는 성모의 표정에서..)
씬59. 요정집 전경 (밤)
씬60. 동, 방안
(노, 방, 장, 원이 와 있다. 유경옥과 정연이 있고.. 경옥이 차용증들을 보여주며...)
경옥 : 이거, 어르신께 빌려간 원금 차용증이에요.
노사장 : 유사장, 우리 한번만 봐줘요.
방사장 : 당장 세금도 내야 되는데, 원금을 회수해 가면 우리더러 죽으란 말 아닙니까?
경옥 : 제 뜻이 아니란 거, 아시잖아요.
장사장 : 어쨌든, 지금 유사장 결정에 달렸습니다.
경옥 : (차용증 덮는다) 보름 안에 원금 해결해 주세요. 안 그러면 법적 조치 들어갈 겁니다.
원사장 : 유사장..!
경옥 : 좋은 일에 쓰는 돈이니까 너무 억울해들 마세요. (일어선다)
씬61. 동 밖, 마당
(걸어 나오는 경옥과 정연.. 지배인과 경호원 두어 명이 따라 붙고...)
경옥 : 어르신의 이번 조치로, 저들의 세력이 많이 약화 될 거예요.
정연 : 저도 지금까지의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경옥 : (멈추고, 본다) 어르신 사업을 물려받은 덕에, 몸집은 커졌지만 그만큼 힘든 일도 많을 거예요.
정연 : 알고 있습니다.
경옥 : 정연양에게 할당되는 구역도 훨씬 넓어질 거구요.
정연 : 잘해낼 자신 있어요.
(경옥, 간다. 정연 따라가는데..
일각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부철.. 날카롭게 노려보다가 안채 쪽으로 가는데..)
씬62. 동 방안
(분개해 있는 원로들..)
노사장 : 이건 조직을 다 죽이자는 겁니다.
방사장 : 이대로 당할 수는 없어요.
장사장 : 조필연 의원하고 의논해 보는 건 어떻습니까?
원사장 : 그 사람을 어떻게 믿습니까.
부철 : (E) 부철 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좌중 : ..?
노사장 : 들어오게.
부철 : .. (들어선다. 인사하고 앉고) 백파의 원금을 회수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좌중 : ..!! (놀란다)
노사장 : 자세히 말해 봐.
부철 : 방법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면 저한테 뭘 해주실 겁니까?
방사장 : 조건은 자네가 정하게.
부철 : 갚으실 돈의 십 프로씩 수수료를 떼겠습니다.
좌중 : ..!! (놀란다)
노사장 : 야,. 너 그 돈이 얼만 줄 몰라서 그래?
부철 : 왜요? 저 같은 놈한텐 과분하단 말씀이십니까?
노사장 : 솔직히 그 돈이면...
부철 : (일어선다) 그럼, 알아서들 해결 하십시오.
방사장 : (급하게 잡고) 노사장 왜 그래요? (부철에게) 말해 봐. 방법이 대체 뭐야?
부철 : 주실 겁니까, 말겁니까?
노사장 : 좋아. 해결한다면 주지.
좌중 : .. (동조하는 눈빛)
부철 : 유경옥이 갖고 있는 그 차용증만 없애면 되는 거 아닙니까?
노사장 : 그걸, 누가 몰라?
방사장 : 그걸 어떻게 없애냔 말야.
부철 : 황정연.. 유사장 친딸입니다.
좌중 : ..!! (놀란다)
부철 : (눈빛) 딸년 목숨이면... 그 차용증하고 충분히 거래가 될 겁니다.
(노, 방, 장, 원들... 회심의 시선들이 교차한다. 차갑게 웃는 부철..)
씬63. 어느 하우스 룸 안
(정식이 미친 듯이 패를 쪼이고 있다. 제법 수북한 칩들.. 패를 보이고는 신나서 판돈으로 건 칩들을 긁어온다. 눈빛이 돌아 있다.
이때 들어서는 부철과 부하 1. 사내 들... 부철, 카드를 집어든다)
부철 : 이 손님, 게임 끝났습니다.
정식 : 왜 그래? 한참 끗발 오르는데..
부철 : 할 일 있어. 나와.
(사내들이 정식을 데려나간다. 정식, 판에 미련을 못 버리고 끌려 나가다 시피..
부철, 남은 손님들한테 인사하고 뒤쫓아 나간다)
씬64. 해피금융 건물 앞
(승용차가 서 있고... 부철과 정식이 있다. 부하 1과 사내 한명 정도..)
부철 : 잘 할 수 있지?
정식 : ... (마음이 조금 무겁다)
부철 : 이거, 잘하면... 노름 돈 더 대 줄게.
정식 : (솔깃해서, 본다)
부철 : 시킨 대로.. 잘해. 알았지?
정식 : .. (마음 다잡고 차에서 내린다)
씬65. 사무실 안
(업무 중인 정연과 지나가 정식을 데리고 들어선다)
지나 : 손님 오셨어요, 사장님.
정연 : .. (정식을 보고는, 변하는 표정)
정식 : (둘러보며) 개업식 때 연락 좀 하지 그랬어. 화환이라도 좀 보낼 걸.
정연 : (다시 업무를 본다)
정식 : 손님, 박대하네.. 돈 좀 융통해 줘라.
정연 : 노름꾼하곤 거래 안 해.
정식 : 담보가 꽤 근사한 건데...
정연 : ... (업무)
정식 : 니네 친엄마 만나게 해주는데.. 얼마 줄 수 있니?
정연 : ..!! (놀라서 본다)
지나 : ..? (보는데)
정식 : 내가 니 엄마 어딨는지 알거든... 만나게 해줄까?
정연 : 너.. 거짓말 하는 거 아니지?
정식 : 그럼 이렇게 하자. 우선 만나게 해줄 테니까.. 그 다음에 니가 삼천 만원만 해줘. 어때?
정연 : ... (눈물이 고인다)
정식 : 오래 못 기다리니까.. 나오던 말던 결정 해. (밖으로 나간다)
정연 : .. (눈물이 흐르는데)
지나 : 언니.. 괜찮아요?
정연 : .. (눈물을 쓱 닦고) 거울 갖다 좀 줘.
지나 : 네. 언니..
(지나가 조그만 거울을 앞에 놓으면 정연, 화장을 고치기 시작한다)
씬66. 동, 건물 앞
(정식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일각의 승용차 쪽에 시선을 두면.. 승용차 안의 부철 역시 초조하고..
이때, 정연이 경호원들과 함께 나온다)
정식 : (경호원들 가리키고) 뭐야? 너, 엄마 만나러 가는데 어깨들 데리고 갈 거냐?
정연 : .. (잠시 경호원들을 보더니) 들어가 있어요.
경호원 : 사장님..
정연 : 금방 올 거니까.. 얼른 들어가요.
경호원 : 하지만..
정연 : 들어가란 말 안 들려요?
(경호원들... 안으로 들어가고.. 부철, 회심의 미소...
정식이 지나가는 택시를 잡는다. 정연이 먼저 타고... 정식, 부철쪽에 시선 한번 주고는 택시를 타는데..
택시가 출발하고 나면.. 부철의 승용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씬67. 한강건설, 사장실 안
(강모가 업무 중이다. 잠시 일손 멈추고 생각하는데..)
백파 : (E) 이런 지옥같은 세상에.. 여인네 두 명을 놓고 가는 게 영 맘이 편치가 않구나.
- 인써트
백파 : 그들을 지켜줄 수 있겠니?
강모 : .. (본다)
백파 : 이건.. 평생을 남들한테 부탁만 받고 살아온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부탁이다. 그들을 지켜다오.
- 다시 현실...
(강모, 생각 난 김에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건다. 신호음...)
지나 : 여보세요?
강모 : 사장님 좀 바꿔줘요.
지나 : 이사장님이세요? 언니, 나가셨는데요?
강모 : (서류 보며) 어디 갔어요?
지나 : 아까 낮에.. 친 엄마 만나신다고..
강모 : ..!! (뭔가 이상하다) 친 엄마요? 언제요? 알았어요. (전화 끊고 다시 전화를 건다)
경옥 : 네..
강모 : 저 이강몹니다. 혹시, 지금 정연이 만나고 계세요?
경옥 : 아니요? 근데 왜요?
강모 : ..!! (불길하다, 크게 놀라는데)
씬68. 어느 별장 안
(정연이 소파에 앉아 있고... 어깨들이 그 주변으로 앉거나 서 있다. 정연, 두려움 보다는 분노가 더 크다.
이때, 부철이 부하 1과 들어선다. 정연, 부철을 보더니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부철, 다가가자..)
정연 : 너 였니?
부철 : 뭐, 불편한 건 없지?
정연 : 누구한테 뭘 받고 이 짓 하는 거야?
부철 : .. (노려본다) 그건 니가 알바 아니고.. 넌 그냥 잠자코 있다가 어디 사창가에나 팔려 가면...
(정연, 그대로 부철에게 주먹을 날린다. 부철, 고개가 확 젖힐 정도의 파워... 사내들이 놀라는데..
부철, 정연을 본다. 입가가 터져있고...)
부철 : 샌드백 칠 때부터 알아보긴 했지만... 역시 다르군.
정연 : 당장 날 풀어주지 않으면, 니들 다..
(부철이 주먹을 날린다. 소파로 푹 쓰러지는 정연... 기절을 한 듯..)
부철 : 시건방진 기집애..
씬69. 로열클럽, 사장실
(강모가 와 있다)
경옥 :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정연이가 친엄마를 만나러 가다니?
강모 : 이건 분명 납치에요, 그렇지 않으면...
(전화벨이 울린다. 동시에 보는 두사람.. 경옥이 조심스럽게 수화기를 든다)
경옥 : 여보세요?
부하 1 : (E) 유경옥 사장님이시죠?
경옥 : 근데요?
부하 1 : 당신 딸.. 우리가 데리고 있습니다.
경옥 : ..!! 니들 누구야?
씬70. 별장 안
(부철이 수화기를 받아든다. 조용히 듣기만...)
경옥 : 니들 누구냐구..!!요구 조건이 대체 뭐야?
씬71. 로열클럽 사장실 안 / 별장 안
경옥 :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참다못해 강모가 수화기를 빼앗아 든다.
부철쪽.. 말없이.. 수화기만 들고 있고.. 강모도 역시 말없이.. 잠시 탐색을 하듯...
부철, 싸늘하게 웃으며 수화기를 귀에서 떼는 순간..)
강모 : (서늘한 어조) 내 얘기 잘 들어.
부철 : ..! (강모 목소리를 듣고)
강모 : 니들이 누구든... 뭘 요구하든 상관없어. 난 니들 다 죽일 거다.
부철 : ..!
강모 : 정연이 데려간 거... 무덤 속에서도 후회하게 될 거야. 지옥까지 쫓아가서... 다 갈아버릴 거니까..
(그 살기 띤 눈빛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