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로 인해 진입이 가로막히지 않고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거나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 중에는 문턱을 낮추고 휠체어를 타거나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저상버스,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활자를 읽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책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오디오북, 팔과 손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전동칫솔 등이 있습니다. 교육에서도 이 보편적 설계의 개념은 적용됩니다. 학생들마다 학습능력과 장점이 서로 다름을 고려하여 다양한 수업방식을 개발하고 표현수단을 제시하기 때문에 특히 장애를 가진 학생이나 학업의 성취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이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포용의 합집합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위와 같은 노력은 장애자녀를 가진 부모에게는 참으로 고마우면서도 세상을 향해 주장하고픈 권리이기도 합니다.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세상에 포함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것과 동시에 이 세상이 사회구성원의 장애유무를 막론하고 각자의 개성을 반영하는 학습방법을 고안해내고 사회가 움직이는 틀을 만들어낼 때 진정한 통합과 포용의 가치가 실현되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회가 가진 포용력의 단면을 친절함에서 발견하곤 합니다. 상대의 처지에 개의치 않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서비스를 경험할 때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이를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이 보편적 친절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은 테마파크입니다. 짜증이 나서 바닥에 누워버린 어린 고객을 달래기 위해 같이 바닥에 누워 아이를 진정시킨 테마파크 직원의 미담이 있습니다. 수화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직원들은 미리 간단한 수화를 익혀둡니다. 한발 앞선 준비와 순발력있는 대처가 한 명의 고객도 허투루 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은 비단 장애를 가진 고객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테마파크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향해있으며 고객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때로는 바닥에 같이 눕기도 하고 수화도 미리 배워두는 것입니다.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이 세상에 요구하는 것 역시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남들과 동등하게 대우받는 친절함일 것입니다. 모두에게 친절하고자하는 정성이 있어야만 각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개별화된 서비스가 준비될 것이고 이런 친절함을 경험한 고객은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는 만족감을 얻을 것입니다.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특별한 존재로 대우해주는 방법은 가장 보편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했을 때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특별함은 보편의 토양위에서 꽃피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