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17 (금) 추미애, "부끄러운줄 알라"… 연일 이낙연 직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낙연 전 대표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인사 책임을 거론하자 추미애 전 장관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9월 25~26일 호남 지역 경선을 앞두고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를 따라잡기 위한 지지층 잡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용진·김두관 의원도 호남 표심 다지기에 주력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9월 16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는 이러한 (고발 사주 의혹)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꿰뚫어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민주당 경선장에서 윤석열의 논리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14일 “손준성 검사가 문제있는 사람이라는 걸 발견했으면 바로 인사조치를 했어야 했다”며 추미애 전 장관을 비판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추미애 전장관은 “윤석열은 손 검사 유임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인 제게도 강력한 요청을 해왔고 그게 먹히지 않자 제2, 제3의 인사를 통해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했다”며 “이를 두고 이제 와서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이낙연 후보 논리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강력한 유감을 전하며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SNS 게시글을 공유하며 이낙연 전 대표를 재차 비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손준성으로 어그로(자극적인 관심)를 끌어 자신의 죄를 회피하려는 것이 윤석열의 잔꾀인데,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동조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라며 “조국 전 장관이 찾아낸, 손준성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윤석열을 엄호하기 위해 장관을 규탄하는 연서명부 맨 앞에는 손준성 이름 석자가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추미애 전 장관의 윤석열 전 총장 징계 추진을 비판한 대검 중간간부 성명서를 이날 SNS에 올리며 “손준성 이름이 맨 앞에 있다.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 공무원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는 문구에 쓴 웃음이 난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장관은 청와대에 손준성 검사를 비호하는 인사가 있었다는 주장이 청와대 연루설로 비춰지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의 (손준성 검사 유임) 요구를 제게 강압하듯 전달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힐 날이 올 것”이라며 “이를 두고 청와대가 직접 일개 검사의 유임을 요청했다는 식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추미애 전 장관은 “호남은 역대로 눈에 보이는 대세가 아니라 심장으로 보는 가치와 비전을 선택하셨다”며 “민주당의 존재 이유는 개혁”이라고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대선 경선 누적 지지율 3위(11.85%)인 추미애 전 장관은 오는 9월 25~26일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열리는 지역순회경선을 통해 2위 이낙연 전 대표(32.46%)를 추격할 상승세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개혁을 소홀히 하고 오히려 발목 잡던 사람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네거티브와 무책임의 대명사가 민주당 얼굴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이낙연 전 대표를 비판했다.
경선 누적 지지율 4위 박용진 의원(1.30%)과 5위 김두관 의원(0.66%)도 호남 표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 캠프는 오는 9월 2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유능한 진보 대통령이 돼서 호남의 새로운 100년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은 국내 1호 ‘상생형 일자리’로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를 생산한 광주 광산구 소재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찾아 “대통령이 되면 복지관 등 대민 교류를 주로 하는 관용 차량을 캐스퍼로 구매하겠다”고 공약했다.
홍준표 "이렇게 흠 많은 후보 처음"… 윤석열 "자유한국당 검증 여기까지"
“엑스(X)파일, 장모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 논란, 윤우진 뇌물수수 무마의혹, 고발사주… 24건이 윤 후보한테 고발이 돼 있습니다. 나는 26년 정치해도 이렇게 흠 많은 후보를 대선 앞두고 본 일이 없어요.”(홍준표) “검찰총장 할 때부터 자유한국당에서 저를 인사 검증을 하셨고 검증을 다 받아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자꾸 의혹이라고 하시는데 지금까지 나온 게 없지 않습니까.”(윤석열)
9월 16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첫 토론회에선 홍준표 의원의 ‘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방패’가 묵직하게 부딪쳤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 관련 ‘고발 사주’ 의혹과 국정농단 수사 등을 거론하며 책임론을 부각했다. 토론회 데뷔전에 나선 윤석열 전 총장은 예봉을 피해 가며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서울 중구 <티브이(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첫 토론회에는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후보 8인이 참석해 공방을 벌였다.
양강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에게 질의가 집중됐고 홍준표 의원은 주도권 토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을 몰아붙였다. 그는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서고 우리당(국민의힘) 들어올 땐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윤석열 전 총장의 과거 수사 이력을 지적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와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는데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의 식사 자리에 홍준표 캠프 인사도 동석했다’는 윤석열 캠프의 근거 없는 주장에도 홍준표 의원은 반발하며 “‘박지원 공작’에 저희 캠프가 관련이 없다는게 밝혀졌으면 최소한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윤석열 전 총장은 “우리 캠프 사람들이 어디가서 무슨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아직 수사가 시작도 안됐는데 뭐가 어떻게 밝혀졌다는 것이냐”며 빠져 나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의 ‘자질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출마 선언문을 보면 ‘국민이 불렀다’고 했는데, 퇴임 후 6개월 전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평생 검사로 사신 분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또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만약 증거가 나와서 손준성과 대검 간부 등 최측근이 (고발장을) 만들어 전달한 게 사실이면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캐물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즉답을 피하며 “관여를 안 했다. 경위를 봐야 한다. 만들 개연성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주도권 토론에 앞서 열린 ‘오엑스(OX) 답변’ 코너에서의 질문은 “내일이 대선이면 우리 당은 진다”는 것이었다.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을 제외한 6명은 모두 ‘엑스’를 들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저는 내일도 지지만 내년 3월 9일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1% 차이의 박빙 선거인데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답을 내놨다. 윤석열 전 총장은 그러나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날 방송인터뷰에서 나온) ‘내일 대선이면 진다’는 이준석 대표 이야기는 선거에 대해 낙관하지 말고 늘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토론회를 시작하며 자신을 한 단어로 소개하는 ‘나는 ○○다’ 코너에서는 후보들이 저마다 장점을 내세웠다. 윤석열 전 총장은 “나는 ‘국민의 강철’이다.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강철”이라며 “이 정권은 저 하나만 꺾으면 집권 연장 가능하다고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해서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지만, 저는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번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고발 사주’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거듭 규정하면서 피해자인 듯한 호소로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모습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며 “엠제트(MZ) 세대를 기반으로 압승을 하고 정권 교체를 꼭 이루겠다”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제주지사 때의 행보를 비꼬는 별명인 ‘귤재앙’이라는 용어를 스스로 꺼내며 “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 후보에게 ‘귤재앙’의 신맛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런 침식은 처음"… 전문가도 떨게 한 동해안 해변 침식
강원도 동해안 백사장이 최근 2~3주간 파도에 의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유실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강릉시는 추석 전후로 예정된 태풍이 지나간 뒤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강릉시는 경포해변 백사장에 설치된 일부 데크 산책로 구간을 안전사고 우려로 지난 2일부터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산책로 데크를 지탱하고 있던 모래가 파도에 쓸려나가며 기둥이 그대로 드러났다. 일부 구간은 데크가 위태롭게 공중에 떠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책로 이용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가 데크 일부 구간을 페쇄하고 철거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 이례적 동해안 해변 해안 침식…이용자 안전 위협
동해안의 해안침식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유독 침식 속도가 빠르다는 게 시와 전문가의 공통적 의견이다. 이례적 현상이 관측된 것은 경포해변 뿐 아니라 하평·사천진, 송정해변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하평해변의 경우 기초사석(방파제 내부에 투입하는 큰 돌)이 붕괴되고 해빈절벽이 형성되는 등 관광객과 인근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조사 결과, 강원 동해안 해변 102곳 중 해안 침식 등급이 ‘심각’과 ‘우려’ 단계인 곳은 92곳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특히, ‘심각’인 D등급이 49곳으로 1년 전보다 33곳이 늘었다. D등급은 ‘지속적인 침식으로 백사장 및 배후지의 재해 발생 위험지역’을 의미한다.
삼척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이후 해수면이 높아지고 높은 너울성 파도에 의한 침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닐지 추측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해안침식이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청 강원도환동해본부(환동해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0년 연안침식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동해안에서는 장주기성 고파랑이 특정계절에 상관없이 년중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 과거에 비해 내습 고파랑의 지속시간도 증가하는 추세다.
◇ 해안 침식 왜… 지구온난화,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등 복합적 요인
해안 침식 원인은 다양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도 그 중 하나다. 보고서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육지 쪽으로의 해수 범람을 유발하여 침수 피해를 일으키고 중장기적인 해안 침식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자연적 요인뿐 아니라 인위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동해본부가 맹방해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파랑 모니터링 자료를 비교한 결과 지난 2019년 평균 유의 파고(특정 시간 주기 내에 일어나는 모든 파도 높이 중 가장 높은 파도 상위 1/3의 평균)는 H1/3= 0.80m, 지난해 평균 유의 파고는 H1/3=0.95m로 분석됐다.
약 19%의 파랑에너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항만 부두 및 방파제 건설 작업으로 맹방해변이 침식됐다는 비판이 커지며 공사가 8개월 동안 중단됐다. 현재 삼척 시민들은 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 중이다.
◇ 전문가… “기후변화 경고 현실로”
김인호 강원대학교 공학대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올해처럼 해안침식이 심각한 것은 처음 본다”면서 “학자들이 과거부터 경고해 온 기후변화 위험성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김인호 교수는 “사천진 해변의 경우 지난해 파랑에너지가 그 전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파랑에너지가 강도도 세지고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속시간도 길어진다는 것”이라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보인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수심이 깊어진다. 수심이 깊어지면 너울 전파에 유리해 파도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모래가 하천에서 해안으로 유입되지 못하는 문제를 꼽았다. 김인호 교수는 “물 사용량이 늘어나다 보니 댐, 저수지, 수중보를 많이 만들었다. 하천에서 해안으로 모래가 공급되지 못하고 차단되는 문제도 있다”면서 “특히 동해안에서는 경쟁적으로 해안도로를 놓고 있다. 그럼 옹벽을 건설하게 되는데 파도가 왔을 때 옹벽에 부딪혀 반사파가 생긴다. 이게 또 침식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인호 교수는 “해안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휴식공간”이라며 “단순히 지자체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차원의 정확한 원인 규명이 먼저이고 그 뒤 예산을 투입해 해안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척시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일단 추석 전후로 예정된 태풍이 지나고 사천해변지구 복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영진항~사천진항까지 4.18km에 이르는 하평해변지구 중 침식구간인 300m구간에 5억원을 들여 사석보강 및 모래 양빈을 해 도로옹벽을 보호하는 응급복구를 할 방침이다. 이후에는 해안 모니터링 및 전문가의 원인 규명 분석 후 해안으로 유입되는 고파랑 저감 및 해빈침식을 예방하기 위해 국비를 포함, 300억원을 들여 수중 방파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라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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