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전주에서 열린 세바시V 유스 무대에 달그락 청소년 네 명이 올랐다. 한 달 넘게 함께 준비했던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전하는 날이었다.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자신이 해온 활동을 지역사회, 자원봉사와 어떻게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였다. 미얀마 청년들과 그림책을 만들고, 수공예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나누고, 기자로 취재하고, 군산을 소개하는 책을 만드는 일. 각자 해온 활동은 달랐지만, 그 안에서 다른 사람과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돌아봐야 했다.
활동할 때는 당장 해야 할 일이 먼저 보인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을 만나고, 결과물을 완성한다. 그렇게 마친 일을 다시 꺼내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니 생각할 것이 많았다.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누구와 함께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발표를 준비하는 시간은 그 질문에 자기 말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가 해온 일을 봉사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좋아서 시작한 활동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일이 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다 보니 활동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미도 보였다. 책을 읽은 사람이 미얀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직접 만든 물건의 판매 수익금이 다른 이들의 활동에 보탬이 되고, 취재하고 기록한 이야기가 지역의 문제를 알리는 데 쓰였다. 자신이 했던 일이 어디로 이어졌는지 살펴보는 과정이었다.
발표를 마친 한 청소년은 무대에서 이야기하다가 자신이 했던 활동들이 갑자기 주마등처럼 떠올라 눈물이 나올 뻔했다고 말했다. 준비한 원고를 읽는 중에 그 시간을 다시 만났던 모양이다.
청소년들과 활동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이번에는 이미 해온 일을 충분히 돌아보고 자기 언어로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간 활동이라고 의미까지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야기하면서 알게 되는 것도 있었다.
오늘 무대에 오른 네 명에게 이번 준비가 자신이 해온 일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으로 남았으면 한다. 함께 준비한 나에게도 청소년들의 활동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글쓴이. 김대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