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面目)
얼굴과 눈이라는 뜻으로, 체면을 가리키는 말이다.
面 : 얼굴 면(面/0)
目 : 눈 목(目/0)
요즘도 흔히 ‘면목이 없다’ 거나 ‘무슨 면목으로 얼굴을 들고 다니느냐?’는 등의 말을 많이 쓴다. 면목(面目)은 글자 그대로는 얼굴(面)과 눈(目)이다. 얼굴을 들수없고 눈(目)으로 바라볼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한(漢)의 유방(劉邦)과 초(楚)의 항우(項羽) 사이에 천하를 둘러싼 쟁패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이다. 해하(垓下)에서 사면초가의 수세에 몰린 항우는 20여 기(騎)밖에 남지 않은 기마병을 이끌고 장강 기슭에 도착해서는 동쪽으로 오강(烏江)을 건너려고 하였다.
이때 오강(烏江)의 정장(亭長)이 배(舟)를 강(江) 언덕에 대고 기다리다가 항우에게 말하였다. “강동이 비록 작으나 땅이 사방 천리요, 백성이 수십만명에 이르니 그곳 또한 족히 왕업(王業)을 이룰만한 곳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빨리 건너십시오. 지금 저에게만 배가 있으니 한(漢)나라 군사가 이곳으로 온다 해도 강을 건너지는 못 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항우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하늘이 나를 버리는데 이 강을 건너서 무엇을 하겠는가? 또한 내가 강동을 떠나 서쪽으로 갈 때 강동의 젊은이 8,000명과 함께 하였는데, 설사 강동의 부모형제들이 불쌍히 여겨 나를 왕으로 삼아 준다고 한들 내가 무슨 면목(面目)으로 그들을 대하겠는가? 설사 그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해도 내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는 정장(亭長)에게 말하였다. “나는 그대가 후덕한 사람임을 알고 있다. 나는 지난 5년동안 이 말(馬)을 탔는데, 이 말(馬)에 대적할 것이 없었으며 하루에도 천리를 달렸다. 내 차마 이 말(馬)을 죽일 수 없어 그대에게 주겠노라.”
항우(項羽)는 부하들로 하여금 모두 말(馬)에서 내려 걷도록 하고는 손에 짧은 무기만을 들고 싸움을 하게 하였다. 이때, 한(漢)나라 군사중에 옛날 그의 수하였던 여마동(呂馬東)이 있음을 보고는“내가 들으니 한(漢)나라 왕이 나의 머리를 천금(千金)과 만호(萬戶)의 값으로 사려 한다고 한다. 내 그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리라”하고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이와 같이 면목(面目)은 염치와 같은 의미인데, 면목(面目)이 없다는 말은 스스로 자기 잘못을 뉘우쳐 사람다움을 지켜 나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처럼 면목(面目)이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란 뜻의 '염치'와 동의어가 된 것은 인간의 몸에서 부끄러움을 가장 잘 알고 잘 표현하는 기관이 얼굴과 눈, 둘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을 알았을 때 얼굴은 붉어지고 눈은 내리 깔리는 법이다.
면(面)은 얼굴이고, 목(目)은 눈이다. 얼굴만 봐도 그 사람됨을 어는 정도 알 수가 있다. 눈(目)은 마음의 창이다. 눈빛만 보면 그 사람을 알수있다. 실제로 얼굴 면(面)자는 얼굴(口)안에 눈(目)을 그려 넣어 만든 글자이다. 목(目)은 사람이 눈을 옆으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둘을 합친 면목(面目)은 사람 됨됨이를 뜻한다.
어떤 일의 성과가 기대보다 보잘것 없을 때‘면목 없습니다’라고 말한다.이때 면목(面目)은 체면이나 염치와도 같은 뜻이다. 면목(面目)이 없으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텔레비전을 보면 범죄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필사적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드는 것은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옛말에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쬔다'하고 '물에 빠져도 개 헤엄은 안 친다'고도 하였다. 면목(面目)이 서지 않아서이다. 그러니까 옛 사람들은 면목(面目)을 세우기 위해서라면 목숨마저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어떤 일을 잘해 면목(面目)이 서면 얼굴값을 했다고 말한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얼굴에 먹칠을 했다거나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한다. 면목(面目)이 서지 않는 짓을 하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는 철면피(鐵面皮) 또는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 욕을 한다. 철면피(鐵面皮)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는 뜻이고, 후안무치(厚顔無恥)란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말이다.
면목(面目)이란 '체면', '남에게 드러낼 얼굴'등으로 쓰여지고 있다. 그러나 불교,특히 선불교에서는 면목(面目)을 다른 차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태어나기전의 본래면목(父母夫生前本來面目)을 알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부모로 부터 받은 면목(面目)은 눈(目)과 코(鼻)와 얼굴(面)과 귀(耳) 등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신체적 면목(面目) 외에 인간의 인간임을 이룩하게 하는 본래의 진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 면목(面目)은 깨끗하고 맑아서 모든 것이 비춰진다. 본래면목(本來面目) 속에는 거짓이 없다.
따라서 면목(面目)이란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불성(佛性)과 통한다. 불성은 사람에 따라 많고 적은 것이 아니다. 불성은 단 하나의 성질이다. 둥근 달이 맑은 물에 비치면 맑고 아름답게 보인다. 그러나 찌그러진 그릇에 탁한 물을 담아 달을 비치면 달은 찌그러지고 더럽게 비친다. 진면목(眞面目)도 그와 같아서 사람마다의 면목(面目)은 동일하지만 그 면목(面目)을 지키고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면목이 없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면목이 선다'고 한다.
부끄러운 일로 남을 대할 낮이 없을 때 '면목없다'는 표현을 하게 된다. 면목(面目)은 얼굴 생김새를 이르는 말인 동시에 체면과 상통하는 단어다.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모를 경우 면목부지(面目不知)라고 한다.
불교에서 나온 이 면목(面目)이란 단어는 ‘수행자의 일곱가지 복이란 몸에 병이 없어서 용감하고 튼튼함이요, 면목(面目)이 청정하고 단정함이요’라고에서 보여지듯이 용모라는 의미로도 쓰여진다.
그렇지만 얼굴 가운데에 눈(目)이 제일 주요하듯이 사람에게 있어서는 마음의 본성(本性 면목)이 가장 중요함을 이르는 단어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즉 깨달음의 경지(境地)에서 나타나는 그대로를 조금도 가감(加減)하지 아니한 채로의 만인이 지니고 있는 심성(心性) 곧 그것이 본래면목(本來面目)인 것이다.
▶ 面(낯 면/밀가루 면)은 ❶상형문자로 麵(면)과 麪(면)의 간자(簡字)이고, 靣(면)은 속자(俗字)이다. 面(면)은 사람의 얼굴과 그 윤곽을 나타낸다. 나중에 물건의 거죽이나, 얼굴을 그 쪽으로 돌리다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面자는 사람의 ‘얼굴’이나 ‘평면’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面자는 사람의 머리둘레와 눈을 특징지어서 그린 것이다. 面자의 갑골문을 보면 길쭉한 타원형 안에 하나의 눈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面자가 단순히 ‘얼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얼굴에서 비롯되는 ‘표정’이나 ‘겉모습’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面(면)은 (1)겉으로 드러난 쪽의 바닥 (2)입체(立體)의 평면(平面), 또는 겉면 (3)검도(劍道)나 야구(野球)에서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얼굴에 쓰는 제구(諸具) (4)향하고 있는 어떤 쪽 (5)신문 따위의 페이지 (6)낯이나 체면(體面) (7)인쇄한 책장이나 종이장의 한 쪽, 또는 이것을 세는 단위(불완전 명사). 쪽. 페이지 (8)몇 개의 이(里)로 구성된, 군(郡)의 관할에 딸린 지방 행정 구역 단위의 하나. 종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의 하나이었으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인 군의 단순한 행정 구역으로 되었음. 등의 뜻으로 ①낯, 얼굴 ②표정(表情), 얼굴빛 ③모양, 모습 ④겉, 표면 ⑤겉치레 ⑥탈, 가면(假面) ⑦앞, 면전 ⑧방면(方面), 쪽 ⑨평면 ⑩면(행정 구역 단위) ⑪면(물건의 세는 단위) ⑫밀가루 ⑬보릿가루 ⑭국수 ⑮만나다 ⑯대면하다 ⑰등지다, 외면하다 ⑱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면의 관할 구역 안을 면내(面內), 얼굴에 있는 잔털이나 수염을 깎는 일을 면도(面刀), 대하여 보고 있는 앞을 면전(面前), 얼굴을 마주 대함을 면접(面接), 얼굴을 대하여 만나봄을 면회(面會), 면에 사는 주민을 면민(面民), 일정한 평면이나 구면의 크기를 면적(面積), 면담(面談)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눔을 얼굴을 서로 알고 있음을 면식(面識), 바로 그 사람앞에서 잘못을 책망함을 면책(面責), 얼굴을 마주하여 꾸짖거나 논박함을 면박(面駁), 물체의 상하나 전후 이외의 좌우의 면을 측면(側面), 물체의 뒤쪽에 있는 면을 이면(裏面), 어떠한 사실과 반대되거나 다른 방면을 반면(反面), 일이 되어 나가는 상태 또는 그 장면을 국면(局面), 밖으로 나타난 모양 또는 대면하기를 꺼려 얼굴을 다른 쪽으로 돌려 버림을 외면(外面), 어떤 범위의 전체를 전면(全面), 바깥 면이나 겉모양을 표면(表面),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 또는 그 일대를 방면(方面),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눈 코 입 등이 있는 머리의 앞쪽 또는 사람끼리 서로 아는 것을 안면(顔面), 일이 바로 눈앞에 닥침을 당면(當面), 얼굴 생김새가 밉살스러움을 이르는 말을 면목가증(面目可憎), 서로 얼굴을 통 모른다는 말을 면목부지(面目不知), 얼굴이 아주 새로워졌다는 말을 면목일신(面目一新),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얼굴빛이 흙빛과 같다는 말을 면여토색(面如土色),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면종복배(面從腹背) 등에 쓰인다.
▶ 目(눈 목)은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눈의 모양이다. 처음엔 보통 눈과 같이 가로로 길게 썼는데 나중에 세로의 긴 자형(字形)으로 변한 것은 글이 세로 쓰기인 데 맞춘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目자는 ‘눈’이나 ‘시력’, ‘안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目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 나온 目자를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자가 잘 표현되어 있었다. 본래 目자는 가로로 쓰였었지만, 한자를 세워 쓰이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目자는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보다’나 ‘눈의 상태’, ‘눈’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眞(참 진)자나 鼎(솥 정)자처럼 솥을 생략할 때 目자가 쓰이는 예도 있으니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目(목)은 (1)예산(豫算) 편제 상의 단위의 하나. 항(項)의 아래 절(節)의 위 (2)생물 분류학(分類學) 상의 단위의 하나. 강(綱)과 과(科)의 가운데임 등의 뜻으로 ①눈(감각 기관) ②눈빛, 시력(視力) ③견해(見解), 안목(眼目) ④요점(要點) ⑤옹이, 그루터기(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⑥제목(題目), 표제(標題) ⑦목록(目錄) ⑧조목(條目), 중요 항목 ⑨이름, 명칭(名稱) ⑩그물의 구멍, 눈 ⑪우두머리, 두목(頭目) ⑫품평(品評), 평정(評定) ⑬보다, 주시(注視)하다 ⑭일컫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눈 안(眼)이다. 용례로는 직접 자기의 눈으로 봄을 목격(目擊), 안경낀 사람의 변한 말을 목사(目四),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실제적 대상으로 삼는 것을 목표(目標), 책 따위의 기사의 순서를 목차(目次), 눈 인사를 목례(目禮), 눈으로 셈함을 목산(目算),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을 목소(目笑), 눈병을 고치는 데 쓰는 약을 목약(目藥), 오는 사람을 바라보고 맞음을 목영(目迎), 어떤 사물을 주의해서 봄을 주목(注目), 전에 비하여 딴판으로 학식 등이 부쩍 늘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봄을 괄목(刮目), 공부할 지식 분야를 갈라놓은 것을 과목(科目), 낱낱의 조나 항을 항목(項目), 사물을 분별하는 견식을 안목(眼目),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사람이나 사물이 어떠하다고 가리키어 정함을 지목(指目), 물품의 명목을 품목(品目),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눈은 물건을 잘 보지만 자기의 눈 속은 보지 못한다는 말을 목단어자견(目短於自見),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丁자인 줄 모른다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딱하거나 참혹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목불인견(目不忍見), 눈으로 책을 알지 못한다는 말을 목불지서(目不之書), 눈으로 부리고 기세로 부린다는 말을 목사기사(目使氣使),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말을 목식이시(目食耳視), 눈초리가 다 찢어진다는 말을 목자진열(目眥盡裂),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일만 생각하는 계책이라는 말을 목전지계(目前之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