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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장소 : 영암 월출산 (809m)
산행일시: 2015년 11월 14일 토요일 당일산행
산행시간 :5시간
산행코스 : 영암체육관~기찬묏길초입~헬기장터~산성치~전망바위~암릉~삼거리
통천문삼거리~천황봉~사자봉~구름다리~바람골~탐방센터~ 주차장
산행인원: 반더룽산악회 29명.
ㅡㅡㅡㅡ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영암아리랑이 불러지는 곳 ㅡㅡㅡ
그 곳에 간다.
설악산 비경 시즌도 끝나고 쫑바위 소설을 다 쓴 후 릿지팀은
마치 FA 선수가 되어 스토브리그에 나와 있는 듯이 비오는 지난 주말을 각자의 방식으로 즐겼다.
물론 우리에게 포스팅 금액을 제시해오는 산악회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재미삼아 ㅎ ㅎ
포스팅 대시 구단은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나름대로 스토브리그를 즐기고들 있는 가운데
지방까지 힐링여행을 다녀온 태백이를 비롯 ...
나홀로 멍 때리며 걷고 싶다며 우중비박을 다녀온 맴버도 있고.
가족들과 조용히 보낸 분들도 계시고 그렇게 한 주를 편하게 보냈다.
매주 화요일 산행 안내 문자가 오고 미리 찍어 두었던 주작.덕룡.두륜 종주가 눈에 들어온다.
단톡에 남도의 가장 빼어난 주작.덕룡을 가자고 맴버들에게 청해본다.
CAII 메세지를 했을 때 응해주는 맴버들이 한둘이라도 있음 만사 탱큐 오케이 가는거죠.
지난 여름 게을리 하지 않아 체력이 웬만할 때 주작 .덕룡을 다녀오고자 계획했건만,
주말 비소식 때문인지 주작. 덕룡은 무박은 취소되고 , 토요당일 월출산으로 변경 출발을 한다.
무박 산행에 익숙해져 있다가 새벽에 일어나 나서려니 비몽사몽이다,
새벽비가 부슬부슬 처량맞게 졸고 있는 가로등을 깨우며 툭툭 떨어진다.
오늘 남쪽엔 비가 그친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괜찮을래나 . ..날이 좋아야 할텐데
' 이 넘의 비는 무슨 심술로 주말마다 내리는 거여..:
아파트 마당엔 비에 젖은 낙엽이 이쁘게 엎드려 자고있는 그 새벽이 더 애처롭다.
항상 지방으로 떠날 때 집 주변을 눈으로 잠시 스캔하는 버릇이 토욜이라고 예외없다.
잃어버려도 낼 낡은 우산 하나 챙겨 나와 집에서 5분거리도 안되는 전철로 막 뛰어갔는데 헐!
지하철 문이 닫히고 출발을 해버린다.
새벽엔 지하철이 텀이 길다. 간발의 차이로 한대를 놓치고 한참 기다려 ..동대문역사역으로 고고씽!
지난 천당릿지 때 보고 오랜만에 오신 고튼님과 조대장님.최대장님 .
허기사님까지 반가운 인사나누고 잠깐사이에 최대장님은 사라지시고
동대문역사역 8번출구를 출발 사당. 양재에서 타실 분 다 타시고 안계시면 오라잇! 하여
곧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경부고속도로라인 죽전과 신갈에서 정차 기다리는 분들을 태우고 먼길 영암 월출산으로 달린다.
사당과.양재를 지나올 때 관광버스가 나래비 지어 복잡복잡 많더니만 안개낀 고속도로는
비마저 추적추적 내려 주행속도가 밀렸다 당겼다를 반복하며 남으로 남으로 재촉하며 서두른다.
오랜만에 옆자리 동석한 물안개님과 두런두런 산행코스 얘기를 나누는 사이 백제휴게소에 도착한다.
백제휴게소는 식당이 2층에도 있어 덜 복잡할까 싶었는데 여전히 만원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은 늘 가격도 착하지 않을뿐더러 맛 또한 정직하지가 않다.
늦게 나온데다 뚝배기에 나온 뜨거운 갈비탕을 빨리 먹기도 열나... 담엔 탕종류는 안먹을 생각이다.
비는 오락가락 쉬었다가 다시 이어지고 서울에서 월출산은 여전히 천리만리 먼 걸음이다.
이 먼 길을 이웃 마실 가듯 자주 다니는 이가 산을 좋아하는 이들 외에 누가 또 있으랴?
새벽 6시20분에 동대문 출발한 차는 11시40분 가까이 돼 드디어 산행 들머리
영암체육관 앞에 도착한다. 이 곳에도 비가 내려서 길바닥 물기가 촉촉하다.
이번 코스는 늘 다니던 천황사나 도갑사.경포대코스가 아닌 산성대 코스로서 최근에
등산로를 새로 잘 정비하여 개방된 코스이다.
이쁜 아가씨 헤어스타일을 하고 오신 물안개님과 허기사님은 베이스캠프를 맡으시고
산행준비를 하며 둘러보니 시내와 바로 연결된 곳에서 산행들머리를 시작하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지역 안내판과 건물 간판에 "기찬"이란 용어가 들어가 좀 생소하게 느껴진다.
기찬랜드. 기찬묏길. 기찬한의원 기체육공원 등 예사롭지 않다.
자료를 조금 찾아보니 영암군은
올해 영암군브랜드 슬로건으로 "氣"를 특허등록까지 받았다고 한다.
氣의 고장 영암군은 월출산 둘레길 40키로 조성 "기찬묏길'이라 이름하고 기찬랜드 등을 만들어
작년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월출산의 상서러운 기운이 산행들머리부터 팍팍 느껴지는 듯 했다.
내고향도 그렇지만 이즘은 어느 지방자치지구든지 . 특산품과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옛 것은 살리면서도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 사활을 건다.
이곳 월출산도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아직은 확정적이진 않으나 추진 중이라 한다.
설악산 지리산 케이블카가 만들어지면 다른 국립공원들도 우리도 밥숟갈 얹자고 할 것이다.
다리 힘 있을 때 부지런히 산행도 다니고 릿지도 하다가 ... 걷기가 힘든 노후엔
케이블카가 내가 다녔던 산마다 생기면 케이블카 타고 올라서서
"저기.여기를 내가 걸어서 여러 번 올랐었지!"
라고 회상한 날이 그리 먼 미래도 아닌듯 하다.
그 때도 나의 산친구들은 내 곁에 남아 있으려나 ....
'이런 쓸데없는 생각은 왜 할까?'
기찬동네에 와서 기막히는 생각은 관두고 산성대길로 가 볼까요?
산행들머리 바닥에 " 氣"라고 적혀져 있고 기찬묏길 산행들머리 이정표도 친절하게 설치해놓아
들머리 찾는 어려움은 없다,
새로 정비한 등산로들은 친절해도 너무 친절한 경향이 없지 않다. ㅎ ㅎ
사방에 기가 꽉 차 기찬묏길...기 좀 받으려나 하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입은 소로 사이로 대숲이 우거져 있다.
조금 진행하면 묘가 세 동 나오는데 비석이나 비목이 없어 어느 가문의 누구의 묘인지
연고가 없어 보이는 듯하다. 우리동네 초안산 내시무덤들도 비석없는 것들이 많은데.
천리길 이곳에 귀향 온 내관이 아니라면 ... 기가 찬 이 고장에 아무나 묻힐리는 없다.
바람이 실어다 준 마른 댓잎들이 외롭고 쓸쓸한 무덤을 덮어주고 있어 덜 안스럽다.
조금씩 오르니 비슷한 묘가 여러 곳에 하나 같이 신분에 관한 비석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된다,
빽빽한 대숲에 햇빛조차 안드는 방치된 듯한 묘도 눈에 띈다.
그 연유는 잘 모르니 물어볼 곳도 없어이 그냥 지나치며 ...
"이 곳이 묘가 많은 걸 보니 기가 세긴 센 모양이네요"
묘가 많은 곳이 명당이라는데.... 한마디 툭 던져본다.
함께 온 일행 중 고튼님은 이미 뒷모습 조차 안보이고
동만씨는 초입부터 카메라 셔터 부지런히 찍으며 올라오고
조대장님은 맨 후미에서 ...유유자적 하신다.
본격적인 등로는 그 동안 통제가 된 곳이었나 의심 갈 정도로 길이 매우 잘 나있다.
공식적으로 공개를 안했을뿐이지 동네사람들은 자주 오르내린 듯 샛길까지 선명하다.
길을 정비하면서 곳곳에 튼튼 로프까지 잘 설치해 놓았다.
길을 정비하지 않았을 때는 암릉구간은 세미릿지로 오르내린 흔적이 바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
그 쪽으로 슬쩍 세사람은 올라가 보자고하며 붙어본다..
.다른 팀이 거기가 길이냐고 물어 와 이내 ...아니에요 우측으로 길이 있다고 대답하고는
이내 정규 등로로 진행한다,
은천계곡쪽에는 단풍이 남아있건만 운무가 깔려서 경치가 보였다가 말았다가 하여
"에이 오늘 조망은 꽝이네 "
"예 틀렸네요?"
" 아 왜이리 덥죠?"
바람불고 추울까봐 방풍 방한의 준비하라고 했는데 무색해져버렸다.
입은 차림도 겨울옷은 아니지만 가을옷도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른다.
동만씨는 겨울바지 입고 덥다며 ... 아예 반팔차림이다. 반팔이 부러웠다.
안에 스포츠 나시를 입어서 짚티를 확 벗어버리고 싶었지만 너무 섹쉬해 보일까 참습니다....ㅎ ㅎ
월출산 올 때마다 봄에도 가을에도 추웠다는 기억이 생생한데 무슨 날씨가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여름처럼 땀을 샤워하듯 줄줄 등짝으로 흐르고 얼굴에도 여름처럼 .
역시 남도는 따뜻한 남쪽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땀이 눈으로 들어가 따갑기까지 하지만 꾸역꾸역 걸음은 옮긴다.
남도의 산들은 해발 바닥부터 시작이라
809m 월출산도 은근히 연속 오름짓이다.
초입부터 정상까지 3.9km .. 오색에서 대청봉 5km는 단디 오름짓 각오를 하고 오르기에 그려러니 하지만 월출산은 아무 각오없이 오르니 구간구간 나타나는 새로운 계단길이 반갑지 만은 않다.
조망이라도 시원하게 보여주면 좋으련만 운무는 산성대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한번 우측으로 한번
연막놀이라도 하는듯 쳤다가 펼쳤다 하더니 나중엔 아예 연막을 완전 쳐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비는 내리지 않아 다행이랄까?
헬기장을 지나 산성치에 이른다.
산성치는 그닥 치같지는 않다. 능선길 바위마다 이름 붙일 수 없어 조금의 오르막에 치라 이름했나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치(峙)는 고개라는 뜻과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고 산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고갯길이나 높은 언덕쯤을 치라 이른다.
고개. 재. 치. 티, 령. 이런 것을 구분하는 법을 오래전에 글을 쓸 때는 잘 구분했는데.
세월이 지나 지금은 나도 헷갈린다. 다시 공부를 해서 ,,,기회 보아서 적어보기로 하고 그냥갑니다.
산행시작은 맨 후미에서 했는데 산성치 쯤 오르니 반더룽님들이 한두팀 보이고
더러는 사진도 찍어드리고 저작권은 반더룽카페에 있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잊지않고 합니다.
고개이거나 치이거나 산성치를 지나서 땀을 닦으며 오르다 보면 드디어 암릉구간에 도착합니다.
사진 찍는 동만씨를 위해 느릿한 걸음으로 걷다가..
"누님" 하면 자동반사적으로 포즈 한번 취해 한 컷 ..그렇게 여러 컷 찍었지 싶다.
땀에 화기가 얼굴로 올라 화끈거리는 모습이 렌즈에 고스란히 낮술한 거 맨치로 그대로 담겨 나왔다.
뭐! 혈색 좋으니 건강한 것이고 ...ㅠ ㅠ
심심한 나의 갠역시를 위해서 여기저기 운무에 가린 풍경을 몇 장 찍기도 해본다.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아 산행이 좀 밋밋한 기분이다.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웅장함은 아니지만 지루함은 덜어준다.
바위 사이로 예전에 철계단을 설치했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여...
"저 길이 더 재미있었겠네요?" 스릴도 있었겠고...
등로가 너무 친절해도 잔재미는 덜하다.
반더룽님 중 한 분이 엣 릿지길로 가시려고 하니 조대장님께서
"다음에 가세요" 제지의 한마디 하신다.
아쉬워 같이온 일행과 여기저기 잡을 곳을 대화로 스캔하며 내려오신다,
"가지 말라니 말아야지 하시며"
비가 왔고 물기가 있어 바위들이 미끄러웠다.
마른 날이야 충분히 갈 수 있겠지만....
태백이는 상황을 가만히 지켜만 보다가 그 분들이 정상루트로 오시자 조용히 뒤따라 간다.
궃은 날씨에 개방된지도 얼마 안되어 반더룽 우리들만 왔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몇 팀이 더 왔고
이쪽으로 하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싫어하는 계단길을 오르며 "데크계단 7EA. 데크계단 18EA" 그런 것까지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어지간히 심심했던 모양이다. 공사를 하며 적었을 초오크 글씨가 선명히 남아 피식 웃음이 샌다.
암릉 구간도 설악에 비하면 애기수준이라 금새 끝나고 천황봉은 산행내내 보이질 않고
먼저간 고튼님도 보이질 않다가 저 멀리 전망대 부근에서 비슷한 인물에게...
목청 껏 두번 불러보지만
메아리조차도 듣는 시늉을 안하자... 조대장님께서 "안들려" "부르지마!" 하신다
"아이 혼자 뭐하러 빨리 가신디야?"
"장군봉 갔다 오려나 봐요?"
"간만에 왔으니 땀 좀 뺄려나 부지?"
"동만이는 왜 이리 안 와?"
아는 일행은 달랑 네 명인데 한명은 빠른모드로 앞에 ..한명은 사진 찍느라 슬로우 모션으로 오고
조대장님과 태백이는 별 의미도 없는 대화들을 먼산보고 얘기하듯 던지며 진행한다.
광암사터 얼마남았다는 이정표가 중간중간 있어 거리감을 알 수 있다.
장군봉 실루엣이 운무사이로 삐죽이 나오자.
"대장님 저기가 장군봉이예요 .왜 전에 그루터기 릿지 하러 갔었죠"
장군봉과 형제봉이 어떻게 구분 되는지는 다시 가봐야 알 것 같지만 오늘은 안 가보고 싶었다.
처음 산행전에는 빨리 가서 장군봉 가는 길을 찾아보자고 했지만 뭐 조망도 없고 꾸물거리는 날씨에 덥기도 하고
얼른 걸음이 내키질 않아서 느릿느릿 천황봉 가는 것도 땀에 쩐다,
바람폭포에서 올라오는 안부삼거리는 운무에 산객들이 흑백사진처럼 보인다.
드디어 우리도 산성대길은 끝나고 천왕봉과 바람폭포 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광암사 터는 조금 더 아래쪽에 있다. 광암사 터는 가볼 생각도 안한다.
장군봉쪽에서 찍는 구름다리 사진이 월출산광고용으로 가장 멋지게 나온다고 물안개님이 말씀하셨는데...
조망이 없어 구름다리는 안개비에 묻히고
몇 번을 올랐던 사자봉 릿지능선은 콧배기도 볼 수 없어 바로 천황봉 방향으로 고고씽.
삼거리에 먼저 와 기다리던 고튼님만 반가워한다. ...라면 먹고 가자고 의견을 모은다.
지뢰밭을 지나 뿌우연 운무에 묻혀 앉아서 ...먹는다.
언제나, 어느 산에서나 거부할 수 없는 시간..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다.
"산행의 절반은 먹는 즐거움에 있다" 이는 태백이의 허구헌날 강조하는 산행 슬로건이다. ㅋㅋ
그만큼 산에서 먹는 모든 건 꿀맛이고...사실 뭘 먹어도 맛이 있다,
월출산 즐거움의 메뉴는 족발의 명가 중 몇 손가락에 든다는 성수족발을 ...동만씨가 준비했다.
진미안주엔 걸맞는 곡차를 곁들어야 맛이 살아난다.
고튼님이 일본 출장가서 공수해온 닷사이..삼부를 병째 잘 지고 오셔서 ...
호사스럽게 음미해보니 ...목넘김이 부드럽다.
고급주를 씨에라 컵에다 벌컥 따르는 거친 우를 범해도 산에서 음미하는 사케는 정말 괜찮았죠!
도자기 잔에 살짝 데우거나 혹은 차갑게 하여 공손한 자세로 酒神(주신)에 대한 예법을 갖출 수는
없었으나 월출산 정기와 수려한 산세에 걸맞는 곡차 한 잔 이었다고 맛평을 적고 싶습니다.
그 동안 일식집에서 한잔씩 나오는 사케는 무슨 종류인지 잘 알지도 모르고 먹었다.
산을 같이 다니는 고튼님이 출장 길에 우리대장님 선물 뭘 사가죠? 라고 물었을 때.
쫑바위 마치고 축하주로 사오라고 동만씨가 주문 했던 것이 " 닷사이 미가키니와리 삼부"였다
아쉽게도 쫑바위에 몸살감기로 고튼님이 불참하여 ....주작.덕룡으로 미루었다 다시 월출산으로
그러니 그 기다림만큼 사케는 잘 익어서 ..맛 또한 기찬묏길만큼 기가 막히는 단 맛이다 라고...
"아 좋네!" 이 한마디 감탄사가 월출산 이슬비와 함께 촉촉하게 내립니다.
산행후기에 이런 솔직한 내용을 써서 욕을 먹을까? 매를 벌까? 망설여지지만
. 4명이 맛본 정도의 양.
음주 측정기 들이대도 걸리지 않을 양이라 과감하게 적어 봅니다. .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은 것이라 한다면 ....뭐! 반성하고 다음엔 물만 마셨다고 쓰야되겠지요.
그냥 이태백스럽게 솔직하고 싶습니다.
따뜻하게 라면까지 먹으며 ...워킹을 와서도 우린 릿지얘기로 가득합니다.
함께 못 온 우리팀 열정락서 막내 얘기도 한 줄 정도는 합니다. ...뭘 너무 열심히 해서 걱정을 사는 ...ㅋㅋ
"먹은 만큼 간다 "라는 거꾸로 모토는 오늘은 좀 안 맞습니다.
이슬비까지 부슬부슬 ...자리를 정리하고 천황봉으로 느긋하게 출발..통천문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천황봉 갈꺼야?" 조대장님이 질문하시고
"암 것도 안 보일텐데 뭣하러 가요?" 태백이 대답이다.
사실 월출산이 처음인 동만씨는 다녀와야 하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ㅎ ㅎ 구름다리 방향으로
하산하자고 분위기가 내려가잔다.
통천문삼거리에서 천황봉은 금방인데 ...그게 우의까지 입고 가봐야...품값이 안나올 것 같다.
올 봄에도 천황봉은 올라 바람재로 도갑사로 다녀갔었다.
몹시 바람불고 도갑사 동백꽃이 뚝뚝 떨어지던 날에.
월출산은 추억이 유달리 많다.
야영장에서 야영도 여러번 했고 남도 천리길을 설악산이나 지리산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이 다녀갔다.
완도가 고향인 레옹님과 인연 때문에 천리길도 우리팀은 백리같이 다녀가곤 했다.
하여 조망을 핑계삼아 천황봉은 오늘은 외면하고 구름다리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
사자봉 근처를 지나며 사자봉 릿지를 하며 하강하고 나오던 입구에서 "여기네요"라고 태백이가
하자 대장님이 아니라고 하여 만원빵 얘기가 나오다가 싱겁게 끝났다.
여러번 오다보니 한번은 이쪽으로, 다른 때는 저쪽으로 하강 루트가 달랐던 것이다.
아직 고튼님과 동만씨는 사자봉릿지는 못했지만 내년엔 기회를 만들어 볼 것이다.
막내가 볼트나 하켄을 박아야 하는 그 피치 소식도 궁금하긴 하고 ...ㅎ ㅎ
사실 이름 새겨 놓고 오는 게 빠를 것이라 농을 했는데
막내가 주술을 걸었는지 그날 사자릿지는
운무 속에 꽁꽁 숨어서 태백이 눈을 피해다니는 듯하다.
사자봉 릿지를 하고 하산을 할 때는 몸이 천근만근이었는데 워킹으로 가니 ...
그저 걸어지는 듯이 가볍다 .
.내려가다 올라치는 안부가 있는데 ...
특히 "여기 올라갈 때 진짜 힘들었다"고 회상하며 중얼중얼 얘기하며 ...누가 듣거나 말거나
안개비 속을 구름처럼 걸어서 구름다리에 도착한다.
구름다리 ,여기를 오면 누구든 꼭 한 컷은 버릇처럼 찍고 간다.
한 20여년 전에 처음 이 곳을 왔을 때는 다리가 출렁거려서 나의 다리를 덜덜 떨며 건넜는데..
이젠 새롭게 놓은 다리도 튼튼하거니와 나의 담력도 조금 나아져 뛰어가도 무섭지는 않다.
반더룽님들은 다들 내려 가셨는지 하산 길엔 딱 한분만이 배낭에 달린 반더룽을 보았을 뿐이다.
구름다리 근처 계단길은 운무가 끼여 고도감은 덜 느껴지는 편이다.
시야가 틔이면 이 곳도 꽤 고도감이 있는 곳이라 정체 구간이기도 했는데 ...비 소식에
산행하는 이들이 보통 때보다 적은 편이라 길이 복잡하지 않고.
발걸음이 더 부지런히 하산한다.
뭐 볼거리도. 얘기꺼리도 안개속 오리무중이라 금새 탐방안내소 입구에 도착하여 싱겁게
월출산행이 끝난다.
이번 월출산은 이태백이 놀던 달도, 해도 안 뜬 산행이었다 ,라고
월출산 전체 안내도를 한번 스캔하면서 정리를 한다.
.야영장엔 궃은 날씨에도 여러동의 텐트가 보이는데 사람들은 안보인다.
반더룽베이스캠프 하나관광버스에 도착하니 조용하다.
하산한 분들이 별로 없다. 다른 분들보다 4.50분 빨리 내려왔던 것이다.
천황봉 빼 먹은 ...대신에 먹는 타임이 좀 길었는데도 ....
월출식당 짱뚱어탕이 맛이 괜찮다고 물안개님이 아침에 안내 멘트를 하셨건만
성수족발에 라면에 배불리 먹은 터라 배도 안고프고 ...
하여 간단히 편의점에서 목만 축이고
조용히 월출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다행히 서울로 오는 길이 베스트 드라이버 허기사님 덕분에 막히지 않는 길로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찍 서울에 도착했는데.. 서울은 그 시각에도 대규모 노총 집회 때문에
도심 교통이 완전 마비 상태라서 양재 강남에서 다 지하철편을 이용하라고 양해를 구하고
하나버스는 동대문은 들어가질 못했다.
내 집까지 두번을 갈아타고 오니 밤 11시 반이다
새벽4시에 일어나 남도 천리길을 다녀오고도 자정을 넘기지 않았으니
하루가 참 길었네...라고 편하게 마무리를 합니다.
2015년 .11월 17일
이 태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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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이번주 반더룽산악회 코스에 태백이의 고향인 예천 비룡산과 회룡포가 올라왔습니다.
제 고향 예천은 큰 산은 많지 않지만 한번쯤 여행삼아 가볼만한 곳입니다.
우리나라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100년 된 삼강주막이 회룡포와 십여분 거리에 있고
태백이의 고향 예천군 풍양은 한우가 아주 맛이 좋기로도 유명합니다.
회룡포는 몇년전 티비 광고에도 나왔었고 드라마. 예능프로 등으로도 유명한 곳 입니다.
산행 후 용궁면 소재지 식당가 순대국도 추천할 만하고
숯불 닭발이나 오징어불고기 .돼지 불고기 . 꼭 한번 맛보고 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1박2일 동창회를 팔공산에서 하기로 되어 애석하게도 고향 방문의
기회를 놓치게 되어 몇 자 붙여 씁니다.
고향 말로 " 잘 댕겨 오이소"
첫댓글 ㅎㅎ 요즘 태백님의 후기가 잼 나요~ 바위 못타니까.. 여유로운 시간이 나는 걸까? 몸이 덜 고달프죠? ^^*
아~ 근데.. 예천 회룡포 고향이라고요? 참 아름다운 곳에서 태어났어요? ^^ 저도 회룡포는 몇번이고 갔었지만.... 느낌이 좋아요~
동창회 잘 당겨오삼~~ ^^ 즐감~~요
예천은 맞고요.. 회룡포는 용궁면이고 저희집에서 삼십리 정도 되고 ..삼강주막이 있는 풍양이란 곳 입니다 ..ㅎㅎ
새로운 코스가 개방되었네요...그림에 떡 ㅎㅎㅎ
멋진 글 잘읽고 갑니다...
남도 천리길 보다 더 먼곳.. 수만리 타국에서도 월출산 그림의 떡을 ....
참 좋은 IT세상이라고 해야되나요? 미진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백님 후기는 반더룽 라이브러리 만들어 길이 보관해야 한다고...
헉!라이브러리 맹글려면 우선 교정부터 봐야되는디....
쓰고 나면 도대체 교정이 저의 눈에는 얼른 안 들어옵니다.
라이브러리 보다는 제가 도봉산에도 북한산에도 .
릿지길에도 반더룽 비표는 꼭 달고 다니는 거 아시죠? ..두개씩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