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는 봄철에 물 많이 줘야하고 관음죽은 블라인드로 햇빛 가려줘요
반려식물이 아플 때
▲ 소셜네트워크에 올라온 반려식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코로나 사태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이 생겨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이런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기 위해 반려 식물을 키우는 '그린 하비(Green Hobby·녹색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화초나 비료 업체 매출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고 해요.
그런데 반려 식물 키우기에 도전했다가 식물이 이내 죽어서 슬퍼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이 생겼어요. "물도 잘 주고 햇빛도 잘 보게 했는데 왜 나는 식물을 기르기만 하면 다 죽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하죠.
식물이 죽기 전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줄기나 뿌리·잎에 수분이 줄어들어 푸석푸석해지고 갈색이나 노란색으로 변하는 '마름' 증상이에요. 우선 물을 충분히 주지 않으면 마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하지만 물을 평소처럼 충분히 줬는데도 마름 증상이 나타나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그건 식물이 시기에 따라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해요. 예를 들어, 물을 아주 좋아하는 식물인 수선화는 봄철에는 물을 평소대로 충분히 줘도 잎이 마를 수 있어요. 꽃을 활짝 피우는 봄에는 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물을 너무 많이 줘도 잎 마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 물을 좋아하지 않는 식물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화분 안쪽에 물이 고이는 '과습' 현상이 발생해요. 과습이 되면 흙 속에 곰팡이가 번식해 뿌리가 썩고 잎이 타는 듯이 마르게 됩니다. 그래서 선인장 등 물을 적게 먹는 식물은 잎이 탄력을 잃고 시들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을 주는 게 좋아요.
반려 식물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베란다에서는 온도 조절에 실패해 식물이 몸살을 앓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야자나무나 선인장 같은 열대식물은 추운 겨울에 냉해를 입을 수 있어요. 더위나 추위를 타는 식물은 베란다에서 키우다가도 실내로 들여와야 해요.
의외로 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죽는 경우도 있어요. 관음죽 등 대표적인 반려 식물들은 보통 살짝 그늘진 곳을 좋아해요. 해를 너무 직접적으로 받으면 잎이 말라 죽을 수도 있죠. 그런 증상이 보이면 창문에 블라인드를 달아 햇빛을 가려주고, 창문을 종종 열어 통풍을 해주는 게 좋아요.
이 밖에도 식물이 아플 땐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사이버 식물병원이나 서울대 사이버식물병원 등에 사진과 함께 증상을 올리면 해결책을 알 수 있어요. 최근 지자체 중에서 식물 전문가가 직접 집에 찾아와 상담을 해주는 '반려식물 앰뷸런스' 사업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식물이 아프다고 포기하지 말고 상담받아보세요.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