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꼼짝하지도 않고 집에서 보내었다.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허리가 아파 산책나가기도 싫고, 또 하나는 방송대 시험이 다음주에 있으니.
오늘도 오전부터 거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외워지지도 않는 법률 조항을 낑낑 대며 공부하니까
처가 나의 처지가 불쌍해 보이는지 나가서 찬 메밀국수로 점심을 먹자고 해서.
그럴바야 당신 좋아하는 마른 굴비백반을 '동백길'에서 먹지하며 예약.
보통 때는 마을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면 되나 택시를 타고 식당 앞 까지 간다.
들어가니 아줌마가 반가이 맞아 주며 작은 방으로 안내한다.
평일 점심을 둘만 만나 방에서 먹으면 다른 사람들이 보면 불륜관계로 알지 않을까?
왼쪽 위의 반찬은 멸치 말린 것 비슷한 전라도식 찬(해남 천일관에서도 먹어 보았다).
처의 앞에는 또 다른 반찬 들.
미역국이 나오고
전은 장떡, 생선전과 호박전. 그리고 계란찜과 된장찌개.
맛보기 밥이 조금 나온다.
찬 맥주 한병을 금방 마시고 청하 한병을 더 시킨다.
'청하가 없어요. 그럼 소주 한병'
'마시다 남으면 갖고 가지뭐'
아래는 볼락조림, 쇠고기 불고기는 빠졌네.
허리가 아파 일어서지 못하고 스마트 폰으로 대충 찍으니 손가락이 화면을 가리고
구조도, 초점도 잘 맞지 않게 나오고 사진이 엉망이네.
처가 특별히 부탁한 굴비 알구이.
녹차에 얼음을 띄워 말은 밥에 마른 굴비를 찢어 고추장에 찍어 밥을 한그릇 뚝딱.
그래도 남아 싸 달라 한다.
'어렵소, 마시다보니 언제 소주 한병이 다 마시고 없어졌네.'
길건너에 새로 생긴 카페에 빙수를 먹으러 들어간다.
'폴리지아 '는 이태리어도 경찰이란 뜻.
연유는 이 자리가 전에 반서 파출소가 있었다.
십여년 전도 더 되었을 때,
여름철 도봉산 산행을 마치고 저녁까지 아래 동네에서 먹고서
지하철로 와서 파출소 앞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순경 하나가 나와서 담배를 피우다가는
꽁초를 지하철 환기통에 그대로 버린다.
그걸보고 파출소로 따라 들어가니 경찰 둘이 긴장을 한다.
'자네 관등성명이 뭐냐?'
'예, 순경 모모입니다'
'담배꽁초를 그런데 버리고 그게 뭐냐'
'예, 앞으로 시정하겠습니다'
제복을 입은 사람은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신분이 그대로 노출되는 이상 몸가짐을 항상 주의하여야 한다.
그 동네가 바로 법조타운 서초동이 아닌가.
나의 신분을 알릴 필요도 없고, 아마 그날 그 순경을 섬뜩하였을 것이다.
또 먹다가 찍었네.
다행히 맛은 있었고 한그릇으로 둘이 충분히 먹을만하였다.
마을버스를 타고 가며 집에 들어가면 한숨 자야지.
첫댓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아무래도 두 사람을 불륜의 관계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싶으니 신경 꺼도 될 둣....
히히, 이제 그런 나이가 되었나?
허리 아픈 몸을 이끌고, 술과 식사, 그리고 빙수...., 그리고, 한숨 잔다면, 그 칼로리는 어찌 소모를 시킬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Polizia 상호는 쎈스있게 잘 지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