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단절의 틈을 메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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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하라고 하면 가족들을 모아놓고 설교하고 훈계하듯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쌍방간의 소통이 가능한 대화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은 다양한 통신수단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제 문자 메시지로라도 막힌 담을 헐고 대화의 통로를 열어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
세대차는 뜻밖에도 다섯 손가락에서 시작됩니다. 기성세대에게 있어 엄지는 스페이스 바(space bar)를 누르는 것 외에는 별 기능이 없습니다. 하지만 신세대에게는 엄지가 기성세대의 네 손가락을 대신하는 무기가 되고 맙니다. 기성세대에게 가장 약한 것이 신 세대에게는 강점이 되어 있는 셈입니다.
신세대의 상징인 엄지가 최대한의 기능을 발휘하는 무대는 핸드폰입니다. 더구나 핸드폰의 기능은 한 둘이 아닙니다. 은행의 입출금부터 시작해 TV 시청에다 사진으로 역사를 써 나갑니다. 심지어 위기의 순간 위치추적으로 생명까지 살려 냅니다. 이래서 핸드폰 신(神)이란 말까지 등장하는 거겠지요.
그 핸드폰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구분은 더 세분화됩니다. 10대들은 게임과 MP3의 기능으로, 20대는 문자와 사진을 찍기 위한 카메라로 30대는 전화와 길 안내를 위한 GPS로, 4대는 진동으로 해 놓고 뱃살 빼기와 안마기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50대는?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습니다.
그 뿐일까요? 안테나로 귀를 후비는 사람, 노래방 반주기로 쓰는 사람, 긴 통화로 달궈지면 고데기나 다리미로 쓰는 사람... 거기다 위급할 때 무기로도 사용됩니다. 이들은 화성에서 온 외계인(?)들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세대간의 단절의 가장 큰 원인은 대화의 단절에서 비롯됩니다.
“엘리가 매우 늙었더니 그 아들들이 온 이스라엘에게 행한 모든 일과 회막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과 동침하였음을 듣고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느냐 내가 너희의 악행을 이 모든 백성에게서 듣노라 내 아들아 그리 말라 내게 들리는 소문이 좋지 아니하니라 너희가 여호와의 백성으로 범과케 하는도다”(사무엘상 2:22~24)
엘리 제사장은 타락과 방종의 길로 치닫고 있던 두 아들의 소행에 대해 책망도, 판단도 하지 못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해 자녀들을 평가할 정도로 대화도 단절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이스라엘의 지도자 엘리 제사장 가족을 본받지 말아야 할 가족의 대표로 소개하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자녀들과 의사소통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제 가족도 통해야 합니다. 막힌 곳을 뚫어야 합니다. 저는 최근 저의 작은 경험으로 그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최근에 제 부친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큰며느리기계치불부포치사오정마누라...소소치통무정신지연쌀눈”
세상에 이런 문자가 어디에 있나요? 눈을 닦고 해석을 하려고 해도 도무지……. 분명 아랫단에 ‘나의 생명’(아버지 이름 대신 입력해 둔 것)이란 말을 보면 아버님한테 온 메시지인 것이 틀림없는데…….도대체 무슨 암호?
아무리 해독을 하려해도 의미를 알 수 없어 결국 두 손 들고 전화로 물었습니다. 드디어 아버지로부터 돌아온 답. 우선 띄어쓰기를 해야 하고 한자어를 집어넣어야 이해가 갑니다. [큰며느리 기계치 不, 父 폰치, 사오정 마누라……. 笑笑, 齒痛, 無精神, 遲延, 쌀눈, 父] 해석하면 “큰 며느리는 기계치가 아니며 오히려 애비가 핸드폰을 제대로 못 쓰는 폰치이다. ‘사오정 마누라’란 말에 허허 웃음 짓고. 치통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어 문자 메시지가 늦었노라. 쌀 눈. 아버지로부터.”
그런데 ‘쌀눈’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쌀 미(米) 그리고 눈 안(眼), 그러니까 답신이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훈’으로 표현해 내신 것입니다. 아버지의 재치에 감탄한 저희 부부가 답신을 보냈습니다.
[소소소!소!자부사망직전배꼽상실자정신혼미땡큐대자부] 어떤 뜻이냐구요? 笑笑笑! 笑!,子婦, 死亡直前, 배꼽 喪失, 子, 精神昏迷, Thank you. 大子婦 (하하하, 하! 며느리는 사망직전이라 이유인즉 웃다 배꼽을 잃었더라. 아들은 정신이 혼미하고... 그래도 감사하더라. 큰 며느리.)
대화를 하라고 하면 가족들을 모아놓고 설교하고 훈계하듯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쌍방간의 소통이 가능한 대화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은 다양한 통신수단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제 문자 메시지로라도 막힌 담을 헐고 대화의 통로를 열어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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