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언트] 43
씬1. 로열클럽 사장실 안 / 별장 안
경옥 :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참다못해 강모가 수화기를 빼앗아 든다.
부철쪽.. 말없이.. 수화기만 들고 있고.. 강모도 역시 말없이.. 잠시 탐색을 하듯...
부철, 싸늘하게 웃으며 수화기를 귀에서 떼는 순간..)
강모 : (서늘한 어조) 내 얘기 잘 들어.
부철 : ..! (강모 목소리를 듣고)
강모 : 니들이 누구든... 뭘 요구하든 상관없어. 난 니들 다 죽일 거다.
부철 : ..!
강모 : 정연이 데려간 거... 무덤 속에서도 후회하게 될 거야. 지옥까지 쫓아가서... 다 갈아버릴 거니까..
경옥 : ... (걱정스럽게 보는데)
씬2. 별장 안
(듣고 있던 부철, 수화기를 부하 1의 입가에 대준다. 뭔가 말하라고...)
부하 1 : 경찰에 신고하는 순간... 황정연 죽는 거 알지?
씬3. 로열클럽 사장실
부하 1 : (F) 다시 연락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라.
(전화기 끊긴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강모.. 서늘해져 있는 눈매..)
경옥 : 그 놈들... 정연이가 내 딸이란 걸 알고 있어요.
강모 : ... (보는데)
(이때, 지배인이 지나를 데리고 들어온다)
강모 : 그날, 있었던 일.. 하나도 빠짐없이 얘기해 봐요.
지나 : .. (걱정스럽게) 돈을 빌려 달라구.. 남자가 한명 찾아왔었어요. 언니가 잘 아는 사람 같던데... 이름이 황.. 정...
강모 : 황정식..?
지나 : 예, 맞아요, 황정식..
경옥 : ..!! (놀라서 강모를 본다) 황정식이면..?
강모 : ..!! (생각하는데)
- 인써트 (41부, 씬 57에서)
(정연, 강모와 무언가 이야기를 하더니 차에 올라탄다. 승용차가 출발하고..
강모, 무심결에 부철쪽을 본다. 부철, 얼른 고개를 숙이고는 정식의 머리를 확 누르면서..)
- 다시 현실
강모 : 이번 일.. 차부철하고 관련 있을 수도 있어요.
경옥 : ..!! 그게 무슨 소리예요?
강모 : 그 두 놈들, 그 전부터 같이 붙어 다녔어요.
경옥 : ... (놀라서, 풀썩 주저앉는다)
지나 : 사장님..
경옥 : 괜찮아.. 됐어... (마음 추스리고)
강모 : 놈들이 곧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할 겁니다. 절대 협상 주도권을 놈들에게 빼앗겨서는 안돼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경옥 : .. 저들 요구를.. 들어주지 말란 말이에요?
강모 : 요구를 들어주면, 오히려 정연이가 위험해 질 수 있어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이쪽에서 강하게 나가야 합니다.
경옥 : .. (걱정스럽게) 그러다가 정연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강모 : 그 전에 내가 찾아서 정연이 구합니다. 꼭 그렇게 할 거에요. (눈빛)
씬4. 일식집 방 안 (그 밤)
(노갑수와 조필연이 만나고 있다. 고재춘이 옆에 앉아 있고..)
갑수 : (술 따라주며) 우리 같은 사람들, 정보력이 곧 돈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여염집 이불 속 대화까지도 캐낼 수 있죠.
필연 : 그래요? (씩 웃고) 그렇겠죠.
갑수 : (표정, 차가워지며) 이번 세무조사.. 의원님께서 주도하신 거 다 알고 있습니다.
필연 : ..! (본다)
갑수 : 철회해 주시지요.
필연 : 부탁인 거 같은데.. 들리는 말투가 영 껄끄럽군요.
갑수 : (말투 안 바뀐 채) 그렇게 들리셨다면 죄송합니다만.. 솔직히, 제 기분이 그렇습니다.
필연 : (내심 괘씸하다) 세금에 관해선 난 저지르는 사람이지, 수습하는 사람이 아니요.
갑수 : 조의원님..!
필연 : 이번에, 백파에게 빌려간 원금을 회수당하게 생겼다구요?
갑수 : ..! (본다. 어떻게 알았나)
필연 : 나도 정보로 먹고 사는 사람이오. (건성으로 술잔에 입만 대고) 원금이 다 회수되고나면, 아마도 세력 판도가 달라지겠죠.
유경옥이 이 바닥의 대통령이 되는건가?
갑수 :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일어선다)
필연 : (불쾌하게 본다) 내 말 아직 안 끝났소.
갑수 : (삐딱하게) 하사해주신 세금은.. 다 납부토록 하죠. (인사하고 나간다)
재춘 : 저, 저 자가? (쫓아 나가려는 듯)
필연 : 놔 둬... 앞으로 유경옥과 지하경제를 두고 싸울 자야.
재춘 : 하지만 저 자가 감히 의원님께..
필연 : 결국은 내 무릎 밑에서 기게 될 거다. 쉽진 않겠지만.. 그렇게 만들어야지. (술 마신다)
씬5. 별장 전경 (아침)
(지방의 한적한 별장 모습.. 봉고차 두어대와 승용차들이 서 있고.. 어깨들 몇 명이 서성이고 있다.)
씬6. 동 방안 / 거실
(감금되어 있는 정연.. 빠져나갈 방법을 궁리하며 서성이다가 문 쪽으로 귀를 기울인다.
조심스럽게 문을 여는데.. 거실... 사내 몇 명이 맥주를 마시며 TV를 보고 있다. 쇼프로그램으로 시끄럽고..
정연, 문을 닫고 방안을 둘러보지만 빠져나갈 곳이 없다. 창문을 확 열어보는데 쇠창살로 막혀 있고..
창살 너머의 바깥을 살펴보는 정연.. 어딘지 알 수 없고.. 답답하고 불안하다)
씬7. 한강건설, 사장실
(강모, 미칠 것 같은 표정이다.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는데 시덕이 들어선다)
강모 : 어떻게 됐어? 황정식은?
시덕 : 집에도 안 나타나고 도박장에도 없어. 벌써 어디로 토낀 거 같아.
강모 : ..!! (책상을 친다, 씩씩대다가)
시덕 : 더러운 자식.. 도박에 미쳐서 이젠 지 동생까지 팔아먹어?
강모 : .. 보일러 문젠 어떻게 됐어?
시덕 : 영출이 형님이 사고 원인이 뭔지 알아보고 계시니까... 넌 정연이 일에만 신경 써.
강모 : ... (생각)
씬8. 아파트 건물 입구
(영출과 소태, 기술 이사가 나온다. 아파트 주임 두어 명이 따라 나오고..)
아줌마 1 : 우리가 아주 머리가 아파서 못 살아요. 맨날 문을 열어 놓고 살 수도 없고..
아줌마 2 : 어떻게, 좀 해결 좀 해 줘요.
영출 : 예, 예.. 걱정 마세요. 금방 해결해 드릴 겁니다.
(일행들, 인사하고 걸어 나온다)
영출 : (기술이사에게) 분명 보일러는 이상 없는 거죠?
기술이사 : 네, 틀림없이 기계문젠 아닙니다.
소태 :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이쪽 단지는 죄다 가스 냄새가 나는데...
씬9. 만보건설 회장실
(민우가 유럽 가옥과 아파트 사진들과 가스 성분에 관한 서류들을 보고 있다. 성중이 들어온다)
성중 :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민우 : 지금 한강건설 쪽에서, 아파트를 돌면서 보일러 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죠?
성중 : 네...
민우 : 문제점을 발견했답니까?
성중 : 아직 보떼 기술자들도 원인을 못 찾았다는 정봅니다.
민우 : (씩 웃고, 서류를 보며) 기술자들이라, 오히려 못 찾을 수도 있어요.
성중 : 네?
민우 : 기계 결함이 아니거든요.
성중 : 무슨 말씀이신지..
민우 : 밤새 자료를 검토해 봤는데.. 유럽 보일러 시스템과 한국의 차이점이 딱 하나 있더군요.
성중 : 그게 뭡니까, 회장님?
민우 : 가스...
성중 : 네? 가스요?
민우 : 유럽하고 한국하고 사용하는 가스가 달랐어요. 연구소에 연락해 보세요. 내 추측이 맞다면... 우리가 한강건설보다
온돌식 보일러 개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성중 : 알겠습니다. 회장님... (나가려는데)
민우 : 아, 이미주 찾는 광고는 어떻게 됐습니까?
성중 : 오늘 석간부터 사대 일간지와 전단지가 뿌려질 겁니다.
민우 : ... (생각한다)
씬10. 유치원 앞 놀이터
(유치원 아이들이 흩어져서 흙장난을 하거나 놀이기구를 타며 놀고 있다. 한쪽에 여선생님이 보이고..
우주가 벤치에 혼자 앉아서 그림책을 보고 있다.
일각에서 가슴 아프게 우주를 바라보던 성모.. 다가가서 그 앞에 쪼그려 앉는다.
가슴팍에 강우주, 이름을 단 이름표를 보고는...)
성모 : 친구들하고 같이 안 놀아?
우주 : ..? (힐끔 보더니 무시하고 다시 책을 본다)
성모 : (피식 웃곤, 우주 보는 그림책의 사자를 가리키며) 이거 뭐야?
우주 : ... (본다)
성모 : (씩 웃어보이면)
우주 : (다시 무시하듯 책 본다)
성모 : 이게 뭔지 모르는구나?
우주 : ... (인상 쓰더니) 사자.
성모 : 오... 사자 알어? (다른 거 짚으며) 그럼. 이건?
우주 : 코끼리..
성모 : 와, 대단한데? (어느새 몰두) 그, 그럼, 이건?
(하고 손가락으로 짚는데.. 우주, 그림책을 탁 덮더니 성모를 빤히 본다)
성모 : (귀여워서) 너, 이 삼.. (촌, 하려다가) 아저씨가 아이스크림 사줄까?
우주 : 우주, 아스크림 싫어해요.
성모 : (웃으며) 그래? 그럼. 초코렛은?
(우주, 망설이다가.. 고개 끄덕인다. 성모, 피식 웃는데..)
여선생 : (E) 우주야.. (다가온다)
성모 : .. (일어서서 딴전)
여선생 : (수상하게 성모를 힐끔 보고는) 책 그만 보고 들어가자.
(여선생, 우주의 손을 잡고 가고... 성모, 우주를 보는데.. 우주, 힐끔 돌아본다. 우주, 손을 흔들고...
성모, 손을 들어서 흔들어보이다가... 이내 쓸쓸해지는 성모의 모습에서..)
씬11. 기획사 복도
(연습복 차림의 미주가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연습실에서 나온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성모를 보자 크게 놀라는데..)
미주 : ..!! 큰 오빠?
성모 : ... (미소, 방청권을 들어보이며) 초대장 잘 받았다.
미주 : ...
성모 : 공개 방송 때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더라... 우리 미주 보고 싶어서..
미주 : .. (눈물이 그렁해진다) 성모 오빠..
성모 : 밥은 먹었니?
씬12. 한정식 집
(깔끔한 한정식이 차려져 있다. 미주가 밥을 뜨는데 성모, 반찬을 얹어준다. 미주, 물끄러미 성모를 보면..)
성모 : 연습하느라고 배고팠을텐데, 많이 먹어.
미주 : ...왜 아무것두 안 물어봐?
성모 : ... (무슨 말인지 안다. 가슴 아프게)
미주 : 나, 아기 지웠어.
성모 : ...!! (고개를 숙인다. 눈을 감고)
미주 : 그동안 오빠들한테 안 나타난 건...
성모 : 알아.. (본다) 너, 우리한테 성공한 모습 보여주고 싶은 거..
미주 : 미안해, 오빠.. 내 걱정 많이 했지?
성모 : ...아냐. 오히려 오빠들이 너한테 미안하지...
미주 : ...강모 오빤?
성모 : 강모가 너 많이 보고싶어해. 사실은 내가 공개방송 때, 만나자구 했거든. 우리 미주, 먼저 보구 싶어서 오빠가 반칙 썼어.
미주 : (웃어보이며) 작은 오빠... 회사 일은 잘 되는 거 알아. 나두 소식은 들었어.
성모 : ...근데, 미주야... 민우가 여전히 너 찾고있어.
미주 : .. (어두워진다)
성모 : 너, 생방송에도 나가고 더 유명해지면.. 민우, 피할 수만은 없을 거야.
미주 : (단호하게) 그 사람, 내 인생에서 없는 사람이야.
성모 : ... (본다)
미주 :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사람과의 인연, 그게 다야. 다신, 민우씨 만나는 일 없어.
성모 : .. (가슴 아프다)
미주 : 걱정하지 마, 큰 오빠.. 나 앞으로 성공할 일만 생각할 거야.
(미주, 밥을 먹는다. 성모, 그런 미주를 가슴 아프게 보는데..)
씬13, 다방 안
(정식이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다. 들어서는 부철, 자리에 앉으며...)
부철 : 너, 미쳤냐? 잠수 타라는 소리 못 들었어?
정식 : 야, 차부철... 너, 날 너무 물로 봤다?
부철 : 뭐?
정식 : 내가 잠수타고 있는 동안, 날 납치범으로 뒤집어씌우려고?
부철 : (본다. 비열하게 웃으며) 너, 머리가 생각보다 꽤 복잡하다?
정식 : 협상 다시하자.
부철 : ..? 무슨 소리야?
정식 : 이런 큰 판에, 고작 몇 개월치 이자갖곤 안되겠어.
부철 : (어이없고) 그래서?
정식 : 내 빚.. 다 까줘.
부철 : (굳어진다) 야, 황정식.. (낮게) 너.. 아주 죽여 버리는 수가 있어.
정식 : 죽여.. 어차피 나도 이판사판이니까.
부철 : 근데, 이 호로새끼가..
정식 : 나 건드리면, 바로 경찰에 신고 들어갈 거야.
부철 : ..!! (놀란다)
정식 : 유경옥이 정연이 친엄마랬지? 유경옥은 신고 못해도 난 할 수 있거든? 해볼까? 내가 먼저 죽나, 경찰에 신고부터 들어가나.
부철 : ... (노려본다)
정식 : 협상 끝났지? 더 이상, 노름빚 갖고 나 귀찮게 하지마라.
(정식, 일어서서 나간다. 부철, 이를 갈듯이 보는데)
씬14. 호텔 입구
(정식이 들어선다. 알림 푯말에 ‘오병탁 의원 자서전 출판 기념회’
정식이 싸늘한 표정으로 알림 푯말을 보는데..)
씬15. 동 소 연회장
(‘축, 오병탁 의원 자서전 출간’ 이란 플랜카드가 보이고...
간단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고 몇몇 국회의원들이 삼삼오오 이야기 중이다.
황태섭과 오병탁, 민홍기, 한명석등 국회의원들과 함께 있고... 다른 일각에 필연과 재춘, 민우가 칵테일 잔을 들고 있다)
병탁 : (태섭에게) 오늘 출판 기념회, 황소장 덕분에 아주 잘 치렀어요.
태섭 : 맘에 드셨다니 감사합니다.
홍기 : 요즘 우리 여당 내에, 황소장 도움 안 받은 사람이 없단 소문이에요?
태섭 : (웃는다) 뭐, 제가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이때, 한명석, 박의원을 데리고 온다)
명석 : 황소장님, 만나고 싶어 하셨죠? 박홍석 의원입니다.
태섭 : 아, 박의원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명함을 내밀며) 황태섭입니다.
(일각, 필연과 재춘, 민우가 태섭을 본다. 필연, 태섭을 노려보며...)
필연 : 황태섭, 저자가.. 요즘 아주 야욕이 넘쳐 있어...
민우 : 오병탁의원 뿐만 아니라... 공천 권한이 있는 의원들 일은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준다는 정보예요.
재춘 : 황회장이 무슨 돈이 있다고 국회의원들한테 돈을 물 쓰듯이 쓰는 줄 모르습니다.
필연 : 황태섭이 돈이 있을 리는 없고... 유경옥, 그 여자가 뒤를 밀어 주는 거겠지.
(이때, 영국이 급하게 들어와서... 태섭에게 뭔가 귓속말을 한다.
태섭, 놀란 얼굴로...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급하게 나가고... 필연, 이상한 듯이 그런 태섭을 보는데...)
씬16. 연회장 밖 일각
(정식이 있다. 태섭과 영국이 급하게 달려 나와서...)
태섭 : 저, 정연이가 납칠 당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정식 : (보다가) 유경옥 사장, 정연이 생모라면서요?
태섭 : ..!! (놀라서) 뭐? ... 너, 그 얘기 어디서 들었어?
정식 : 정연이 납치 한 놈들이 하는 얘기 들었어요.
태섭 : 그놈들이 누구야? 대체 어떤 놈들이 납치를 한거냐구.
정식 : 저도 모르는 놈들이에요, 정연이랑 같이 있다가 갑작스럽게 당하는 바람에...
영국 : 우선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되는 거 아냐?
정식 : 그 놈들... 경찰에 신고하면 죽일 기세였어요.
태섭 : 경옥이.. (하다가, 정식 의식하며) 로열클럽에 가봐야겠어. (간다)
영국 : .. (급히 따라가고)
정식 : .. (노려본다) 정연이 엄마가 유경옥이라고? (이를 갈며) 울 엄마... 아버지가 진짜로 버린 거였네?
(그 뒤쪽.. 고재춘이 모습을 보인다. 이야기를 다 엿들은 것..!)
씬17. 동, 연회장 안
(필연과 재춘, 민우가 있는 자리...)
필연 : (놀라서, 낮게) 뭐? 황정연이 납칠 당해?
민우 : 누구 짓이죠?
재춘 : 그건 모르는 거 같았어.
민우 : (생각하다) 경찰에 신곤 했데요?
재춘 : 황정연 목숨 때문에 신고를 꺼리고 있어.
필연 : 이건 예사 사건이 아니야. 사채 조직 내의 세력 다툼이 분명해.
민우 : .. 아버지한텐 잘된 일 아니에요?
필연 : ..? (본다)
민우 : 사채 쪽을 적으로 만드는 거, 별로 현명한 생각 같지 않아요. 잘하면 이번 기회에.. 그쪽을 장악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필연 : (미소 번진다) 그래.. 그렇구나... (재춘에게) 자세한 상황부터 알아봐.
재춘 : 예, 의원님.
민우 : 정식이 밖에 있죠?
재춘 : 빨리 나가면 만날 수 있을 거다.
민우 : .. (급히 나간다)
필연 : 민우 말대로.. 잘만 하면 양손에 떡을 쥘 수 도 있어.
(필연, 싸늘하게 웃는데.. 오병탁과 민홍기가 다가온다)
병탁 : 조의원..
필연 : 책 아주 잘 읽었습니다. 아주 감동스럽더군요.
홍기 : ..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데)
씬18. 한강건설 사장실 안
(강모, 생각에 잠겨 있는데 시덕이 급히 들어서며)
시덕 : 황정식이 나타났어.
강모 : ..!! 지금 어딨어?
시덕 : 방금 조민우랑 요정에 갔데. 소태가 가 있어.
강모 : ..!! (급히 나간다)
씬19. 요정집 방안
(정식과 민우가 술을 마시고 있다. 성중이 있고..
민우,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툭 건넨다)
정식 : 뭐냐?
민우 : 정연이 납치 됐다며? 너하고 관련 있는 거지?
정식 : .. (무시하듯 술 한잔 마신다)
민우 : 아냐?
정식 : 니가 왜 이 일에 관심 가지는데?
민우 : ...
정식 : 아... 혹시 너도 알고 있냐? 정연이가 유경옥 친딸이라는 거?
민우 : ...!! (본다) 이번일.. 차부철이 한 짓이지?
정식 : ...!! (놀란다) 뭐?
민우 : 유경옥이 정연이 생모라는 거 아는 사람... 그 놈 밖에 없거든...
(정식이 당황하는데... 문이 확 열리며 강모와 시덕, 소태가 들어선다. 정식, 강모를 보자 크게 놀라는데...)
정식 : 가, 강모야..?
강모 : .. (죽일 듯한 시선으로 정식 본다)
민우 : 뭐야? 나가...
강모 : (민우를 보고) 너도 정연이 납치 사건하고 관련 있는 거냐?
민우 : 무슨 헛소리야?
강모 : 관련 없으면... 지금 부터 내 일에 껴들지 마라. (소태쪽에) 끌어 내.
(시덕과 소태가 정식의 멱살을 잡아 일으킨다)
정식 : 야, 니들 왜 이래? 어? 이거 안놔?
시덕 : 따라 와, 이 자식아..!
(소태, 시덕이 정식을 끌고나간다. 강모, 민우를 노려보다가 밖으로 나가고..)
민우 : 문이사님.. 차부철 연락처 알고 계시죠?
성중 : 사무실이며 근거지를 다 옮겼는지.. 요즘 통 연락이 안 됩니다.
민우 : (이를 갈듯) 차부철이.. 양아치 같은 놈... 하는 짓 하곤...
성중 : 아... 카폰 번호를 압니다.
민우 : ..!! (본다)
성중 : 그 번호는 바뀌지 않았을 겁니다.
민우 : .. (생각한다)
씬20. 어느 옥상 안 (밤)
(얻어맞아서 얼굴이 엉망인 정식이 나간에 기대 있고.. 강모가 멱살을 잡고 목을 누르고 있다.
소태와 시덕이 놀라서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강모 : 정연이 어딨어.. 부철이 그놈 어딨냐구..!!
정식 : 난 몰라.. 정말 모른다구... 그리고 그 놈들 부철이 아니라고 했지?
강모 : 니가 사람이야? 어? 니가 사람 새끼냐구..!!
정식 : 사, 살려 줘 강모야.. 난 그냥... 정연이랑 나가는데.. 어떤 놈들이..
강모 : (목을 누르며 떨어뜨릴 듯이) 속일 사람을 속여...
정식 : (숨이 컥컥 막히고) 니가 믿든 말든... 난 모르니까... 차라리 죽여.
시덕 : 야, 강모야... 진짜 모르나 봐.
정식 : 그래... 죽여라.. 니 놈... 살인자 되는 꼴 한 번 보자.
(강모, 주먹을 부르르 떨더니 돌아서서 나온다. 정식, 털썩 주저앉으며 숨을 헐떠거리는데..)
시덕 : 너, 정연이 잘못되면.. 그땐 우리도 강모 못 말린다. 알아?
정식 : .. 몰라. 때려 죽어도 모른다구...
소태 : 어휴, 씹어먹어두 시원찮은 놈... 내가 전성기때두 너처럼 더럽진 않았어, 임마.
(시덕, 소태, 걸어 나오면... 다 죽어가던 정식.. 싸늘하게 노려보며 차갑게)
정식 : 니들.. 나 마냥 호구로만 보지 마라.. 신세 바뀔 날.. 곧 있을 거니까..
씬21. 별장 전경 (이른 아침)
씬22. 동, 방안
(정연이 지친 듯 잠들어 있다.
들어서는 부철.. 정연을 보는데.. 정연의 치마가 조금 올라가 있고.. 드러난 다리.. 부철, 그 옆에 걸터앉고)
부철 : 이럴 때 보면 아주 다소곳한데 말야.. (머리칼을 쓸어서 가지런히 해주며) 제발 말 좀 잘 들어라..
비싼 몸인데, 나도 웬만하면 곱게 다뤄주고 싶거든?
(부철, 천천히 얼굴을 쓰다듬다가 다리 쪽을 본다. 슬그머니 손길이 다리로 가는데..
정연, 눈을 번쩍 뜨더니 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앉는다)
부철 : 뭘 그렇게 놀라? 내가 너 잡아 먹냐?
정연 : ..!! 드런 자식..! (부철의 뺨을 후려친다)
부철 : (뺨 맞고, 독이 올라서) 근데, 이 미친년이..!! (주먹을 치켜드는데)
부하 1 : (급히 들어선다) 형님..!
부철 : 뭐야..!!
부하 1 : (힐끔 분위기 살피며) 조민우 회장이 회사로 들어오랍니다.
부철 : (인상 구긴다) 지가 나한테 월급 주나, 뻑 하면 오라 가라.. (간다)
부하 1 : .. (따라가면)
정연 : .. (서서히 눈물 고이며) 강모야..
씬23. 만보건설 회장실 안
(필연과 민우, 재춘이 있고.. 부철이 문성중과 함께 들어선다.
부철, 필연을 보자 당황하며 인사한다)
부철 :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의원님.
필연 : (씩 웃더니) 노갑수, 그 친구가 시킨 건가?
부철 : ...? (본다)
필연 : 황정연 납치한 거 말이야...
부철 : ...!! (걸렸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필연 : 노사장이라면, 원금을 포기하라는 각서를 요구하겠지. 아니면 차용증이던가.
부철 : 도무지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을...
필연 : (노려본다) 정말 모르는 일이냐?
부철 : 제가 어떻게 의원님을 속이겠습니까?
필연 : 정말이지?
부철 : 하늘에 맹세 할 수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의원님.
필연 : 알았어. 가봐.
민우 : ..!! (필연을 본다)
부철 : (인사하고 나가고)
민우 : 저 놈을 그냥 보내세요?
필연 : 재춘이 니가 저 놈 뒤를 밟아. 놈들의 근거지를 알아 내.
재춘 : 알겠습니다. (급히 나간다)
필연 : 틀림없이 노사장이야. 그 각서하고 차용증을.. 우리가 빼앗아야겠다.
민우 : ...
씬24. 동, 지하주차장
(재춘이 나온다. 이때,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내 두명이 각목으로 재춘의 뒤통수를 내려친다. 재춘, 억..! 하며 쓰러지고..
그 일각의 승용차 안.. 부철이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사내들이 급히 승용차에 타고..)
부철 : 옆에서 계속 짖어주니까.. 이것들이 아주 날 애완견 취급하구 있어. 가자.
(승용차가 출발한다. 재춘, 머리를 감싸고 신음하며..)
씬25. 도박 하우스 안
(소태가 사내 세 명과 카드를 하고 있다. 칩들이 쌓여 있고..
소태, 바닥에 에이스 두 장을 깔아 놓고 열심히 히든카드를 쪼는데... 끝이 뾰족한가 싶더니 숫자 4다.
사내가 베팅을 하면 소태, 카드를 툭 던져놓고 일어서더니 바지에 낀 속옷이 불편한지 손으로 잡아 빼며..)
소태 : 아, 재수 좋으라구 마누라 빤스를 입구 왔더니... (앉는다) 꽃무늬를 입구 왔어야 하는데,
땡땡이 무늬를 입구 오는 바람에, 오늘 완전 땡이네.
(사내들, 낄낄 웃으면서 패를 섞는데..
이때, 꽁지쯤으로 보이는 사내와 들어서는 강모... 가죽점퍼나 양복이 아닌 옷차림..)
강모 : 같이 껴도 되죠?
사내들 : .. (경계심)
소태 : 안될 거 뭐 있것소? 어차피 놀려구 온 건데... 앉으쇼.
강모 : .. (앉는다)
꽁지 : 저, 여긴 누구 소개로...
강모 : 차부철 사장한테 명동에서 왔다고 하면 알거요.
꽁지 : (훑어보며) 아, 그러세요. 근데 차 사장님, 이 사업 우리한테 넘기구, 손 뗐는데..
강모 : 그래요?
소태 : 아따, 반상회 하러 왔나 빨리 패부터 돌리자구요.
(사내가 패를 돌린다. 강모, 패를 쪼이며 게임을 시작하고...)
- 시간 경과 (몽타주)
(열심히 패를 쪼며 게임에 몰두하는 강모와 소태.. 점점 잃어가고 있다.
꽁지가 살피듯이 강모 쪽을 보고 있고.. 강모, 그 시선을 알지만 게임에만 열중한 모습으로...)
씬26. 동 하우스, 화장실 안
(강모가 볼일을 보고 손을 닦고 있다. 들어서는 소태, 소변을 보며...)
소태 : 부철이란 놈이, 이쪽에서 손 뗀 거 확실한 거 같아. 아무래도 딴데 알아보는 게..
강모 : (머리칼을 만진다) 저놈, 부철이 꼬붕이야.
소태 : ..? (본다)
강모 : 게임 하는 동안 날 보는 눈이 그랬어.
씬27. 동, 복도 / 사무실 안
(걸어오는 강모.. 한 뼘쯤 열린 사무실 안에서 꽁지가 전화중이다)
꽁지 : (E) 명동, 사채 시장 쪽에서 온 모양입니다.
강모 : ..! (얼른 벽에 기대고, 사무실 안을 엿본다)
꽁지 : (수화기 들고) 예, 오늘 처음 보는 얼굴이에요.
소태 : ..? (다가오다가 보고)
씬28. 별장 안
(사내 몇 명이 카드를 하고 있다. 그 옆에서 사내 한명이 칼로 사과를 깎아 먹으며.. 한쪽에 백반 정도의 밥상이 차려져 있고...
부철이 전화중이다)
부철 : (수화기 들고) 뻔 해... 그쪽 똘마니 중에 하날 거다. 꽁지 돈 대달라고 하면 주지 마.
꽁지 : (F) 예. 형님.. 알겠습니다.
(부철, 수화기를 놓는데 사내 한명이 정연을 데리고 나온다)
부철 : (미소 보이며) 배고프지? 얼른 밥 먹어.
(정연, 반항 어린 시선으로 둘러본다.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사내들..
정연의 날카로운 시선이 과일을 깎아먹고 있는 사내에게...)
씬29. 하우스 복도
(꽁지가 사무실에서 복도로 나오는데.. 소태가 얼른 따라 붙고..)
소태 : 여기 계셨네? 돈 좀 대주쇼. 아, 오늘 계속 한 끗발씩 밀리네?
꽁지 : (가며) 오늘은 그만 하시죠.
소태 : (따라 붙으며) 왜 이래? 나, 몰라서 그래요? 차사장 있을 때부터 고객이었는데..
(꽁지와 소태가 가고나면.. 나타나는 강모... 얼른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고..)
씬30. 동, 사무실 안
(들어서는 강모.. 주변을 잽싸게 훑어보고는 전화기를 본다. 버튼식 전화기..
강모, 수화기 들고 재다이얼을 누른다)
씬31. 별장 안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정연이 밥상을 둘러엎는다. 국이며 뭐며 카드 판에 쏟아지고.. 사내들이 일어서는데..
정연이 잽싸게 과도를 집어 든다. 전화벨이 계속 울리고...)
정연 : (과도 움켜 쥔 채, 독기) 누구든, 다가오기만 해 봐.
부철 : (얼굴에 튄 국물 방울을 닦으며, 화나서) 너.. 정말 죽고 싶냐? 그거 못 내려놔?
정연 : .. (칼을 겨눈 채) 니들이 원하는 게 뭐야? 대체 왜 날 잡아온거냐구.!
부철 : (전화벨 계속 울리자, 버럭) 야, 전화 좀 받아 봐, 임마.
사내 1 : (수화기 든다, 경상도 사투리) 뭐꼬?
씬32. 하우스, 사무실 안
(강모 수화기를 들고 있는데.. 수화기 너머로 시끄럽다)
부철 : (F) 야, 그 기집애 잡아..!
정연 : (F) 놔..! 노라구.. 놔..!! (와장창 뭔가 깨지는 소리)
강모 : ..!! (정연 목소리 듣고 놀라는데)
사내 1 : (F) 말을 해라, 니 누꼬?
강모 : ..!! (분노를 꾹 참으며) 거기.. 혹시 세탁소 아닙니까?
사내 1 (F) : 뭐? 세탁소? 니 만나면 확 물기 짜삔다?
강모 : 미안합니다. 전화 잘못 건거 같습니다.
사내 1 : (F) 다신 미안할 짓 하지 마라, 잉?
(통화 끊기고.. 강모, 정연의 목소리를 듣고 안절부절.. 다시 재다이얼을 누르려는데...
이때, 문이 확 열리며 꽁지가 들어선다. 딱 마주치는 강모와 꽁지.. 꽁지, 강모를 보고는 놀라서..
뒤따라 들어서는 소태, 얼른 문을 닫고는 잠가버린다. 꽁지 소태가 따라 온 걸 눈치 못 채고..)
꽁지 : (놀라서) 당신.. 여기서 뭐해?
강모 : ... (노려본다) 차부철, 어딨어?
(꽁지, 놀라며 확 돌아서서 도망치려는데 소태가 한방 먹인다.
강모, 그 꽁지를 잡더니 다시 한방 먹인다. 책상위에 머리를 짓누르더니 전화 줄로 목을 칭칭 감고...)
강모 : (죽일 듯이, 목을 조르며) 말해, 차부철, 지금 어딨냐구..
꽁지 : ... (숨 막히고) 모.. 몰라...
강모 : 몰라? 알게 해 줄까? (목을 조른다)
꽁지 : (숨넘어갈 듯) 지금.. 밖에.. 우리 애들 있거든?
강모 : (목조이며, 낮고 강하게) 어서 말해... 차부철, 있는 데가 어디야?
(꽁지, 켁켁 숨이 막히는데.. 이때, 밖에서 노크소리..)
사내 : (E) 형님.. 접니다.
강모 : 부철이한테 똑똑히 전해. 내가 찾아내기 전까지 정연이 안보내면.. 내손에 죽을 줄 알라고...
(강모, 전화 수화기로 그대로 꽁지의 머리통을 연거푸 내려친다. 정신을 잃어버리는 꽁지...
소태, 서슬 퍼런 강모 모습에 놀라서..)
씬33. 동 밖 복도
(문이 확 열리며 강모와 소태가 나온다. 사내 두명이 어리둥절하며..)
소태 : 아, 치사하게 노름판에서 돈두 안 빌려주나..
(소태와 강모, 간다. 사내들, 사무실 안을 보더니 놀라서.. 형님..! 뛰어 들어가는데)
씬34. 별장 안 거실
(TV 화면으로 도박장 내부의 CCTV 화면이 나가고 있다. 강모와 소태가 도박을 하는 모습...
정연이가 꽁꽁 묶인 채 그 장면을 보며 놀라 있고.. 부철이 굳어진 표정으로 보다가..)
부철 : 꺼.
부하 1 : (TV를 끈다)
부철 : 하우스 문 닫고, 애들 데리고 철수 시켰지?
부하 1 : 예, 형님.
부철 : (정연에게 다가가서) 야, 이강모하고 너하구 대체 무슨 사이냐?
정연 : .. (노려본다)
부철 : 아니, 도대체 그 자식이 뭔데 니 일에 미친개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날 뛰냐구.. 애인이야?
정연 : 닥치구.. 지금이라도 날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안그러면..
부철 : (기막혀서, 웃고) 안 그러면?
정연 : 강모가 니 머리통 박살낼 거야.
부철 : 나, 참.. 야.. (머리 쿡 밀며) 너, 지금 이강모 믿고 기세 등등이냐? 어? 너, 지금 납치 당한거야. 죽을지도 모른다구, 알아?
정연 : ... (노려보면)
씬35. 로열클럽 전경 (밤)
씬36. 동, 사장실 안
(강모와 태섭이 와 있다, 경옥과 함께 심각하게.. 태섭, 술을 따라 마시며..)
태섭 :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이야? 아니, 정연이가 납칠 당하다니..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태섭, 놀라서 보면..
강모, 경옥에게 뭔가 시선을 보내더니.. 경옥이 수화기를 들면 동시에 강모도 다른 수화기를 든다)
부철 : (F) 잘 계셨습니까?
경옥 : ..!! (강모를 본다)
강모 : .. (보며, 눈짓)
경옥 : 차사장이 어쩐 일이야?
부철 : (F) 왜 그러실까? 눈치 채셨으면서.. 거기, 이강모 듣고 있는 거 알거든요?
경옥 : ..! (강모를 보면)
강모 : ... (수화기에 대고) 요구조건이 뭐야.
씬37. 별장 안 / 로열클럽 사장실 (이하, 전화통화)
(정연이 여전히 묶인 채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부철, 강모의 목소리를 듣고 굳어지는데...)
강모 : (F) 니들 원하는 걸 말 해.
부철 : 야, 이강모... 넌 좀 빠져줄래?
정연 : ..!! (강모란 말에)
부철 : 이건 나하구 유경옥 사장 문제야. 너 고춧가루도 아니고 왜 자꾸 껴드는데?
정연 : (소리친다) 여기 저수지가 보여..!! 서울에서 세 시간 거리구..!!
- 로열클럽 사장실
(강모, 경옥.. 각자 수화기를 들고 그 소리에 놀란다)
부철 : (F) 야, 저 년, 입 막아..!!
강모 : 정연아.. 정연아..!!
- 다시 별장 안
(사내 한명이 정연의 입을 막는다. 정연, 그대로 물어뜯으면, 악..! 비명 지르고...)
강모 : (F) 정연아..! 무슨 일이야..! 정연아..!!
사내 : 이년이 손을 물어?
부철 : (수화기 막고) 얼른 그년 데리구 들어가, 임마..!!
(사내들이 정연을 끌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부철, 다시 수화기를 대고...)
부철 : (독이 올라서) 간단히 말 할 테니 잘 들어. 조직 내에서 걷어 들이기로 한 원금 있지? 그거 포기하겠다는 각서 한 장 써.
씬38. 로열클럽 사장실 / 별장 안 (전화)
강모, 경옥 : ..!! (놀란다)
태섭 : .. (걱정스럽게)
부철 : (F) 갖고 있는 차용증도 우리한테 넘기고. 안그러면, 니 딸 죽어.. 듣고 있냐, 유사장?
경옥 : .. (강모와 시선 마주치고는, 독하게 마음먹고) 황정연이 내 딸이라고 누가 그래?
부철 : (F) 뭐?
태섭 : .. (놀라서 본다)
경옥 : 어디서 그런 헛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틀렸어. 내 딸이면.. 내가 왜 숨기고 살겠어, 안 그래?
- 별장 안
부철 : 너랑 백파가 하는 얘기, 내가 분명히 들었거든? 황정연, 니 딸 맞잖아.!
경옥 : (F) 나한테 황정연... 어르신 유지만큼 중요하지 않아.
부철 : ..!! (이를 악문다)
- 로열클럽 사장실
경옥 : 괜히 헛다리짚은 거야. 다시 알아보고 연락해. (매몰차게 전화 끊는다. 이내 어두워지는 표정...)
태섭 : 경옥아.. 너 대체..?
강모 : ... 잘하셨어요.
경옥 : 정말.. 정연이한테 아무 일, 없을까요?
강모 : 최소한의 시간은 벌었으니까..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가 관건이에요.
경옥 : ... (눈물이 고이는)
강모 : (본다)
태섭 : .. (뭔지 알겠고, 가슴 아프게 본다)
강모 : 내 생각대로, 이번 일에 조직이 개입됐어요. 혹시, 부철이를 조종하는 인물이 누군지 아시겠어요?
경옥 : 짐작은 가지만...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어요. (일어서다가 휘청이며 비틀대고)
태섭 : (얼른 안는다) 괜찮냐?
경옥 : .. (보는데)
씬39. 동, 다른 룸 안
(태섭과 경옥이 술을 놓고 앉아 있다. 경옥, 취가가 조금 있고..)
경옥 : (술 한잔 마시고) 정연이 나 때문에 이런 일 당한 거예요.
태섭 : .. (마음 아프게 본다)
경옥 : .. (눈물 고인다) 때가 되면.. 나중에 내가 가진 거, 다 정연이한테 물려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정연이한테 속죄하는 길.. 그것밖에는 없으니까.. 그 생각 하나로.. 이 바닥에서.. 이를 악물고 살았는데...
태섭 : ... (어깨 다독이며) 그래.. 니 맘 안다. 다 알아..
경옥 : ..
태섭 : (손 잡아주며) 이런 때 일수록 너도 나도 정신 바짝 차려야 돼. 그래야 정연이 살릴 수 있어.
우선 강모가 하자는 대로 해 보자. 강모, 그 놈이라면.. 정연이 꼭 구해낼 거야.
경옥 : ... (눈물이 그렁한 채)
씬40. 별장, 방안
(묶여 있는 정연.. 이번엔 테이프로 입까지 봉해져 있다.
들어서는 부철, 그 앞에 앉는다. 정연, 기죽지 않고 노려보는데..)
부철 : (화 참으며) 왜? 또 발악해보지, 그래?
정연 : .. 풀어주고, 차라리 나하고 맞짱 한번 뜨는 거 어때?
부철 : 뭐? 맞짱? 아, 나 이런 꼴통 같은 기집애는 보다보다 첨보네... 꼭 하는 짓이 지 엄(마)...
정연 : (본다) 뭐?
부철 : 아니다... 놔두면 나중에 다 돈 되는 정본데.. 쉽게 까발릴 수 없지.
정연 :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부철 : 넌 그냥 얌전히 내 말만 잘 들으면 돼, 알았니?
정연 : 헛소리 좀 작작해. 유 사장님이 니 뜻대로 해줄 것 같아? 천만에.. 나하고 돈으로 바꿀 이유 없어.
부철 : (보다가 픽 웃으며) 황정연양... 그대가 모르는 게... 아니, 알면 안 되는 게 있어요.
정연 : (버럭) 그게 대체 뭔데..!!
부철 : ..! (놀라서) 이 기지배가 어디서 소릴 질러? 야.. 나, 니가 생각한 거 보다 무서운 사람이야.
너 일본에 팔아버리면 평생 술집에서 썩어야 돼. 내가 못할 것 같아?
정연 : ... (노려본다)
부철 : 전화기 갖다 줄테니까, 아까처럼 쓸데없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살려 달라고 애원 해.
(귀 가까이에 대고) 그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생각하고, 성심 성의껏.. 알았지?
(정연, 그대로 이마로 들이받는다. 코를 잡고 뒤로 넘어지는 부철..)
부철 : (코피가 흐른다) 근데, 이 년이..!! (뺨을 후려친다)
정연 : (뒤로 넘어가는데)
씬41. 한강건설 사장실 안
(지도가 펼쳐져 있고... 강모가 물끄러미 지도를 보고 있다.)
강모 : 서울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저수지... 세 시간 거리...
(강모, 정연이를 생각하면 미치겠다)
강모 : 정연아... 조금만 버텨... 내가 너 꼭 구해 낼 거야.
씬42. 별장, 방안
(정연,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자... 흠칫 놀란다. 얼굴에 상처가 나 있고.. 불안한 듯 한 얼굴...)
정연 : 강모야... (울먹이는데)
씬43. 조필연 사무실 안
(성모가 와 있다. 필연과 재춘이 있고... 재춘의 이마에 붕대가 붙어 있다)
성모 : 저보고, 차부철을 잡으란 말씀이십니까?
필연 : 그 놈이, 황정연을 납치했다.
성모: ..! (본다)
필연 : 곧 유경옥한테 각서와 차용증을 받아낼 거야. 그걸 니가 빼앗아 오면 돼.
성모 : .. 대체, 그 각서와 차용증으로 뭘 하려는 생각이십니까?
필연 : 노갑수라고.. 사채업자가 하나 있어. 백파가 없는 그쪽에선, 사실상 유경옥과 더불어 이 인자 급이지.
내가 그놈, 길 좀 들여놓으려고.
성모 : 그러니까.. 사채 시장 쪽의 주도권을 의원님께서 잡으시겠다..
필연 : 바로, 그거지. 지하경제라는 곳,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야. 무섭기도 하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손아귀에 틀어쥐기가 어려울 것 같아.
성모 : ..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필연 :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
성모 : ..? (보면)
필연 : 지금 이강모가, 눈이 뒤집혀서 차부철을 쫓고 있다.
성모 : ..!!
필연 : 절대, 이강모가 황정연을 구하도록 놔둬선 안 돼, 알겠냐? 니가 먼저 차부철을 잡아서 내 앞에 끌고 와.
성모 : 그러죠.
필연 : 재춘이가 널 도와줄 거다.
성모 : ..! 저 혼자도 충분합니다.
필연 : 너 요즘 바쁜 거 알아. 재춘이랑 공조하면 한결 쉬워질 거야.
재춘 : 오랜만에.. 옛날 정보부 시절 때처럼 손 한번 잡자, 성모야.
성모 : .. (불편하다. 내키지 않고)
씬44. 한강건설 사무실 안
(기술이사와 공장장이 와 있다.
영출이 설계도면을 보며 보일러 설명을 듣고 있고.. 경자가 차를 내오며 설계도면을 들여다보는데..)
영출 : 그러니까, 이 열교환기가 가스를 연소시켜 열로 만드는 장치란 거예요?
기술이사 : 그건 아까 설명한 거 아닙니까?
영출 : 아.. 한번 들어서 어떻게 알어? 그러지 말고 자세히 좀 설명해 봐요.
기술이사 : 관둡시다. 이런다고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간다)
영출 : 근데 저 사람이..?
공장장 : 성격이 불같으셔서 그렇지 나쁜 분 아니세요. 제가 다시 설명해 드릴게요.
영출 : 하이고 누군 성깔 없나? 근데, 왜 아무도 없어? 사장님 어디 갔어?
경자 : (한숨) 말두 마세요... 지금 보일러만 폭발 직전이 아니라구요.
영출 : 건 또 뭔소리여?
씬45. 만보건설 회장실
(성중이 와 있고...)
성중 : 연구소에서 연락이 왔는데, 회장님 추측대로 가스가 문제였답니다.
민우 : (기분 좋은 표정) 보떼 핵심 기술은 언제 빼돌릴 수 있는 겁니까?
성중 : 적어도 다음 주 말까진 빼내오겠다고 했습니다.
민우 : 하루라도 빨리 서두르라고 하세요. 우왕좌왕 할 때... 우리가 먼저 온돌식 가스 보일러를 개발해야 합니다.
한국대학 보일러 연구팀, 지원 확실히 하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회장님.
(이때, 전화가 울리고.. 민우, 네.. 하고 받으면... 명자다)
명자 : (F) 넌 엄마가 병원에 입원했는데 와 보지도 않니?
민우 : (한숨) 왜 하필 그병원인데요?
명자 : (F) 여기가 관절엔 최고니까 입원했지...
민우 : (인상 쓰며) 엄마가 그러신다고, 저 그 여자랑 결혼 안해요.
씬46. 병원, 병실안
(명자가 전화중이고.. 혼자복을 입고 있지만 멀쩡하다)
명자 : 누가 너더러 결혼하래? 엄마 면회오라구.
민우 : (F) 엄마..
명자 : 딴 소리 할 거 없어. 지금 빨리 와. (끊는다)
(이때, 여의사가 들어온다)
명자 : 어서 와요 닥터 유.. 저번에 선본 거.. 우리 민우 괜찮았죠?
여의사 : .. (부끄럽게)
명자 : 여기 며칠 입원해 있는 동안, 민우더러 병실 지키라고 할 테니까... 잘해 봐요.
여의사 : 고맙습니다... 참, 어머니... 아버지께, 이번 심장센터 지으시는 거 만보건설에 맡기자고 제안 드렸어요.
명자 : (미소) 어쩜 맘 쓰는 게 이렇게도 섬세해? 민우 그 녀석, 여자한 테 관심 없어서 그런 거지,
저번에 닥터유하고 선 보고 나서 싫은 기색은 아니었어요.
여의사 : (미소)
씬47. 복도
(여의사 나오는데... 우주가 뛰어가다가 여의사와 부딛친다)
여의사 : 조심해야지? (미소 짓고 가면)
우주 : .. (뛰어가고)
씬48. 동, 다른 병실
(정자가 침대에 기대 앉아 있다. 젊은 가정부가 옆에서 보필하고 있고..)
가정부 : 언니 곧 온데요.
정자 : 바쁜 애한테 왜 연락했어? 관절에 염증생기는 거 항상 있던 일인데..
우주 : (들어선다) 할머니..
정자 : 그새 또 어딜 갔다 와?
우주 : (정자 무릎을 호호 입으로 불며) 할머니, 호.. (불어준다)
정자 : (보곤) 우리 우주... 할머니 호해주는 거야?
우주 : (고개 끄떡이는)
(정자, 우주를 소중하게 안아 올리며...)
정자 : 우리 이쁜 우주... 걱정하지 마. 할머니 괜찮아.
씬49. 동 복도
(민우가 들어선다. 내키지 않은 표정,. 화장실로 들어가고..)
씬50. 동, 화장실
(민우가 손을 세면대에서 씻는데... 우주가 바지를 추키고는 물끄러미 민우를 본다.
민우, 거울을 보는데 우주, 민우의 바짓가랑이를 당긴다. 민우, 보면... 우주가 양팔을 쫙 쭉 내민다)
민우 : ...? (본다) 뭐?
우주 : 올려줘요.
민우 : (황당해서 보며) 뭐?
우주 : (양팔을 벌린 채) 손 닦아야 해요.
민우 : (어의없어 픽 웃는데)
우주 : 올려 줘요.
(민우, 보다가... 우주를 들어 올려 주는데... 우주, 손을 씻는다.
민우,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싶어서 픽 웃는데...)
씬51. 병실
(정자가 책을 보고 있는데 미주가 들어선다)
미주 : 엄마.
정자 : 바쁜데 왜 왔어?
미주 : 또 염증이야?
정자 : 별거 아니래. 치료받고 금방 나갈 거야.
미주 : ... 우준 어딨어요?
정자 : (픽 웃고) 화장실... 꼴에 남자라고 죽어도 여자 화장실엔 안 간덴다.
미주 : .. (미소)
씬52. 동, 로비나 복도 쯤
(민우가 손수건으로 우주의 손을 닦아주고 있다. 손을 다 닦고 우주가 가려는데..)
민우 : 어이, 꼬맹이?
우주 : (본다)
민우 : 고맙습니다, 해야지?
우주 : (꾸벅 인사하며) 고맙습니다. (간다)
(민우, 피식 웃고 가려는데.. 여의사와 마주친다)
여의사 : 안녕하셨어요.
민우 : (건성) 예.. 어머니.. 괜찮으시죠?
여의사 : 괜찮으세요. 저.. 곧 퇴근 하는데..
민우 : 예?
여의사 : 바쁘지 않으시면 식사라도..
민우 : .. (거절하기도 난감해서) 그럼, 잠깐 어머니좀 보고..
(이때, 성중이 뛰어온다)
성중 : 회장님... (다가오고. 슬쩍 여의사를 한번 보고는) 미주씨를 봤다는 제보자가 나타났습니다.
민우 : ..!! (놀라서, 여의사에게) 죄송합니다. 다음에 뵙죠.
(민우, 성중과 함께 급히 간다. 여의사, 실망스럽게 보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타나는 미주..)
미주 : (우주를 찾으며) 우주야.. 강우주.. 우주야? (찾으며)
씬53. 별장 전경
(보초를 서는 사내들이 서성이고 있고..)
씬54. 동, 거실
(부철이 코에 반창코를 붙인 채, 캠코더를 살피고 있다.
정연이 사내들에게 끌려 나온다. 정연에게 물린 사내의 손가락에 붕대가 감겨져 있고..
정연, 결박이 풀린 상태다. 정연, 주변을 본다.
테이블에 놓여 있는 통성냥 한통.. ‘초원다방’ 로고가 선명하다. 그 옆에 전화번호... 지역번호 0443... 으로 시작되는...)
부철 : 비디오 찍을 거니까, 우리 한방에 가자, 알았지?
정연 : ..
부철 : 야, 쟤 다시 묶어서 입 막아.
사내들 : .. (잡으려는데)
정연 : (뿌리치며) 놔..! 협조할게. 그럼 되지?
부철 : 너.. 진심이냐?
정연 : 니 말대로, 이대로 억울하게 팔려갈 순 없으니까..
부철 : 얘가 이제야 말귀 좀 알아듣네?
정연 : (캠코더 보고) 비디오 촬영이랬지?
부철 :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거기 앉아.
정연 : .. (앉는다, 슬쩍 통 성냥을 보는데)
부철 : (생각난듯) 야, 종이하고 볼펜 좀 가져 와.
(부하가 도화지와 색연필을 가져다준다. 부철, 뭔가를 쓱쓱 적더니 정연 앞에 내보이면..)
부철 : 이왕 협조하는 거니까.. 이거, 고대로 읽어.
(정연, 보는데... 도화지에 적힌 글씨.. ‘이 사람들, 정말 날 죽을 지도 모릅니다. 살려주세요. 이 사람들 요구를 들어주세요’
정연, 글씨를 보더니 피식 웃고)
부철 : 자, 시작하자?
정연 : .. (슬쩍 통성냥을 보고는) 그 전에.. 나, 담배 한 대만 줄래?
부철 : 너 담배 피냐?
정연 : 맘 변하기 전에 얼른.
(부철, 웃으면서 담배 한 개비 건넨다. 정연, 받아들고 능숙한 척, 입에 무는데)
부철 : 야, 야.. 담배 거꾸로 물었잖아.
(정연, 당황.. 얼른 다시 고쳐 물면.. 부철, 통 성냥을 집어 들더니 불을 확 그어 당기는데..)
씬55. 빠 안
(강모가 깊은 수심에 잠겨 있다. 괴롭게 술 한 모금 마시는데..
들어서는 성모, 강모를 보더니 다가온다. 어깨를 툭 치며 옆자리에 앉고..)
강모 : 왔어, 형?
성모 : 왜 진작 얘기 안했냐.
강모 : ..? (보면)
성모 : 니가 납치범 쫓는 거 알았으면, 내가 도와줬을 텐데..
강모 : 부철이란 놈이, 형 얼굴 알잖아.
성모 : ..
강모 : 잘못하면, 형까지 위험해져.
성모 : (술 따르며) 나도 오늘부터 부철이 잡아야 돼.
강모 : ..,?
성모 : 조필연이 그러더구나. 니가 황정연을 구하기 전에.. 내가 먼저 부철이를 잡으라고..
강모 : 조필연 의도가 뭔데?
성모 : 사채시장을 장악하려는 속셈이야. 정확히 말하면, 유경옥 사장과 황정연이 더 커지는 걸 견제하려는 거다.
강모 : ... 그럼, 이제부터 마음 놓고 형하고 같이 구해도 되는 건가?
성모 : 고재춘이 따라 붙었어.
강모 : ..!
성모 : 잘못하면, 우리가 형제라는 사실을 들킬 수도 있다.
강모 : 조필연.. 집요한 놈이야...
성모 : 내가 적당히 고재춘 데리고 헛다리짚을 테니까.. 그 사이에, 니가 먼저 황정연을 구해 내.
강모 : ... 놈이 아직까지 움직이질 않고 있어.
성모 : 곧 움직일 거다. 납치범들이 그래. 결국은 먼저 움직이게 되 있어.
강모 : (한숨, 술 한모금 마시는데)
성모 : 참, 이번 주말에 미주 생방송인데.. 갈 거지?
강모 : 가야지, 그럼.. 가서 열심히 박수쳐줘야지.
성모 : ..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놈이 목적을 이루기전엔.. 황정연, 쉽게 못 건드릴 거야.
(강모, 마음 무겁다, 이때, 시덕이 다가오다. 성모한테 인사 한번 하고..)
시덕 : 강모야.. 그 놈들이.. 정연이를 찍은 비디오 테입을 보냈어.
강모 : ..!! (본다)
씬56. 로열클럽 사장실 안
(강모가 와 있다. 시덕이 테입을 집어넣고.. 강모와 경옥이 심각하게 보는데..
TV 화면 속으로 정연의 모습이 보인다)
씬57. 인써트 (별장 안)
(정연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부철이 카메라를 찍고 있고..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사내가 미리 글씨를 적어둔 도화지를 들고 있다.
정연,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글씨를 보며 담담히 읽는다)
정연 : 이 사람들 말 안 들으면... 정말 죽을 지도 모릅니다. 살려주세요. 이 사람들 요구를 들어주세요...
(정연, 담배를 눌러 끄고는 다시 담배갑 쪽으로 손을 뻗는다.
이때, 카메라가 따라 움직이고... 그 옆에 있는 통성냥이 화면에 잠깐 비치는데..)
씬58. 다시 로열클럽 사장실 안
(비디오 안... 새 담배를 손에 쥔 정연이 다시 카메라를 응시하며)
- 인써트 (화면 속)
정연 : 삼일이에요. 삼일 안에 원금 포기 각서와 차용증을 안내놓으면 저 죽을지도 몰라요. (화면이 정지된다)
강모 : 정연이 담배 안 펴요.
경옥 : ..? (본다)
강모 : 분명 우리한테 뭔가 신호를 보낸 거에요. (시덕에게) 다시 돌려 봐.
(시덕, 리모콘으로 리와인드 시킨다. 다시 한 번 찬찬히 화면을 살펴보는데..
화면 속... 정연이 새 담배를 막 집으려는 순간..)
강모 : 멈춰..!! (화면을 유심히 본다)
경옥, 시덕 : .. (유심히 보는데)
강모 : 초원.. 다방... 맞지?
시덕 : 어, 그런 것 같아.
강모 : 그 뒤에 전화번호는..?
시덕 : (흐릿해서 잘 안보이고) 지역번호만 보이고 나머진 안보여.
강모 : (수화기를 집어 든다) 지역번호가 뭐야?
시덕 : 공사사삼으로 시작해.
강모 : (지역번호를 누르고 114를 누른다)
교환 : (F) 네, 일일삽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강모 : 혹시... 거기 초원다방 전화번호를 알 수 있습니까?
교환 : (F)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경옥 : .. (기대감으로 보는데)
씬59. 초원다방 안
(소태가 재떨이에 달린 오늘의 운세를 뽑는다. 재떨이에 선명하게 박힌 초원다방과 전화번호...
강모와 시덕이 커피를 마시며 있고..)
소태 : (읽는다) 동쪽에서 귀인을 만나지만,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야, 동쪽이야, 동쪽에 있는 저수지가 틀림없어.
시덕 : 동쪽이든 서쪽이든, 우선 저수지부터 훑자. 분명 별장 같은 게 있을 거야.
강모 : 섣불리 움직였다간 오히려 놈들한테 발각 될 수도 있어. 놈들 쪽수도 얼마나 될지 모르고..
소태 : 그렇다고 무조건 죽치고 앉아 있을 거야?
강모 : 분명히.. 여기 나타날 거야.
시덕 : 나타난다고, 그 놈들인줄 어떻게 알아? 부철이 얼굴밖에 모르는데..
(이때, 사내 세 명이 들어선다.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사내와 경상도 사투리의 사내들이다.
강모, 붕대를 감은 사나이를 유심히 보는데... 그 위로...)
부철 : (E) 야, 저 년, 입 막아..!!
사내 : (E) 이년이 손을 물어?
(사내들, 레지의 엉덩이를 툭 치더니 아는 척을 하고 입구쪽 자리에 앉는다.
강모, 그 쪽을 노려보다... 이때, 레지가 다가와서 빈 찻잔을 치우는데..)
강모 : 아가씨.. 저 사람들, 여기 단골이에요?
레지 : (힐끔 보고는) 요즘 자주 오세요.
강모 : 뭐하는 사람들인데요?
레지 : (조용히) 건달이에요. 어휴, 얼마나 치근덕대던지.. (간다)
강모 : .. (유심히 보다가, 소태들에게)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강모, 일어서서 입구 쪽으로 간다. 사내들 테이블을 지나치는데..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내 2의 팔을 일부러 툭 치는 강모.. 커피가 바지에 쏟아지고.. 사내 2, 앗, 뜨거..! 하면서 벌떡 일어서는데..
사내 2, 뭐야, 임마..!! 하면서 강모의 멱살을 잡는다.
시덕이 그 모습을 보고 발끈해서 일어서려는데 소태가 얼른 저지하며 막고..)
사내 2 : (강모의 멱살을 잡고) 너, 눈깔 괜히 달어? 어?
강모 : 미안합니다. 제가 그만 실수로...
사내 2 : 근데, 이자식이..!! (주먹을 치며드는데)
사내 1 : 마, 고마해라... (일어선다) 세탁비 내놓구 고마 꺼져삐라.
강모 : ... (급히 지갑에서 돈 몇 장 꺼내주며) 미안합니다.
사내 2 : (돈 받고) 다신 미안할 짓 하지 마라, 잉?
강모 : ..!! (사내를 쏘아본다)
강모 : (E) 미안합니다. 전화 잘못 건거 같습니다.
- 인써트 (32씬에서)
사내 1 : (F) 다신 미안할 짓 하지 마라, 잉?
- 다시 현실...
(똑같은 톤의 목소리다. 강모, 사내들을 보는 강모의 눈빛이 날카로워져 있다. 그 시선에서 엔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