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89년 7월 무더운 여름방학때였다.
성흡의 선배의 권유(?)와 몇몇 YB들의 꼬임으로 학교에서의 운전연습이 시작되었다.
차는 성흡이 선배 아버님차였고, 연습에 참가한 사람은 김일호, 강여선(?), 김명신, 조용철, 송만종, 나, 그리고 이름이 생각안나는 YB 몇명, 그리고, 주위에서 방황했던 양경택, 김치영. 수강료는 1인당 3-4만원.
두달여간의 피나는 연습을 거쳐 시험장에 갔건만, 결과는 김명신과 나, 00를 제외한 전원 필기시험 불합격.
물론 필기시험을 합격한 우리도 실기에 떨어졌고...
우리는 다시 분발했고, 드디어는 필기에 합격한 후 실기에 도전하는 날, 시험보러 간 모든 이들이 불합격하고 나머지 남은건 그당시 회장 조용철(부향순 남편)뿐이었다.
그당시는 운전면허장이 초라해서(?) 빨간 노끈으로 묶은 원안에서 시험을 보고 밖에서는 구경했었다.
코스보러 트럭에 딱 올라탄 용철이가 갑자기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더니 급하게 하는 말.
"희연이 누나!! 브레이크가 어느쪼옥?"
당연히 떨어졌다. 그리고 난 챙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
근데, 문제는 우리가 연습할 때 방랑객이었던 김치영과 양경택선배였다.
연습한번 안했던 그들이 코스에 합격하고 주행에 나선것이다.
첫번째 타자, 김치영(일명 김치영 밥이영).
주행보기 위해 트럭을 출발시키자 마자 모든 운전조교들이 "저차잡아!!" 외침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벌써 김치영이 운전한 트럭이 도착했다.
엑셀을 끝까지 밟았던 것이다. 결과는 불합격에 6개월(?) 시험자격 정지였다.
두번째 타자, 양경택.
김치영의 전철을 안밟으려고 조심스럽게 했건만, 결과는 불합격에 3만원 벌금.
깜빡이 조작을 못해 그걸 부러뜨렸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이 참 심란했다. 운전면허장 조교들의 다시는 아마무선 인간들 여기 오지말라는 악담까지 듣고...
아마도 그때 제일로 속상했던 사람은 우리들의 영원한 운전선생님 성흡이 선배였을 것이다.
그 후 나랑 명신이는 학원에 다녀서 겨우 겨우 취득했고, 나머지는 몇차례의 고배를 마신 후 이 학원 저학원, 이차 저차를 전전하다 다들 취득했다.
지금은 13-4년이 지난 일이고, 다들 운전하면서 잘들 다니고 있지만,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얼핏얼핏 생각나 웃음이 절로 난다.
다들 보고 싶다. 그리고 가슴 저미게 그립기도 하고...
우리들의 이십대 청춘은 그런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영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