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대표유물들을 만났다.
가마인물형토기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경천사10층석탑
경천사10층석탑
경천사10층석탑 부분
경천사10층석탑과 박물관로비
박물관에서 본 용산기지와 그뒤로 보이는 남산과 북한산
3층불상실...... 뒤로 보원사지철불이 보인다.
석불과 철불..... 폐사의 상처를 안고 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왔다.
불상실
박물관에서 본 용산기지와 북한산
3층에서 한국종에 대한 설명을 듣다.
서대문형무소로 이동
차가운 복도 사이로 아픈 역사의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일제강점기와 굴절된 이데올르기로 점철된 한반도 근현대사의 산증인
잠금쇠
복도
서대문형무소 전경
서대문형무소 전경
창살 저편 멀리 아침해가 따스한 손길로
어루만지는 곳에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
창살 아래 햇볕 한 줌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로 시작되는 노래도 생각나고
91년쯤이던가, 시국사범으로 1년여 감옥생활을 했던 선배와의 언쟁도 생각난다.
우쭐대던 선배에게 '감옥 갔다오면 다 냐고' 한바탕 쏘아붙이고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 기억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운동권'이라는..... 자족적인 세계속에서 갈라졌던 감옥파에 대한 비감옥파의
괜한 컴플렉스와 감옥파의 과잉된 자위가 그런 식으로 드러나던 시절.....
좌파진영의 이론집단 사이에서 벌어지던 유학파와 비유학파의 보이지않던 틈 또한 그런 것이었으리라.
시대는 계속되고
역사는 반복된다.
서대문형무소 사형장앞에 서있는 통곡의 미류나무
벽을 사이에 둔 두 미류나무의 나이는 같다고 하는데.... 어떤 원한이 맺혀있기에.... 사형장 안쪽의 미류나무는 작디 작다....
사형장 앞
사형장 전경
미친시대가 가버렸다고 믿었던....... 얼마나 순진하고 무지몽매한 생각이었던가. 사회구성체니 사회과학이론이니, 선배나 친구들이 묻지않아도 줄줄이 외워 삼키던 '우리들의 전성기', 그렇게 혼자서 잘난척만 하던 우리가, 알고보면..... 눈짓으로 말을 주고받으며 침묵의 행동을 유전인자로 쌓아가던 절대다수의 존재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존재였다는 사실을..... 그런들 어찌하랴. 미친시대는 계속 이어져오고 아니 광폭으로 질주하는데 우리는 전성기를 지나 한 물 간 존재로 벤치신세이거늘.... 아니 세상을 향해 등돌리고 딴전을 피우고 있거늘.... 혹여 누군가가 아니 세상이 우리를 코트로 단 몇분을 불러준대도 우리에게 청춘의 순수함에 힘을 실을 백전노장의 노련함이 쌓여 있기는 한지...... 쓸쓸하다 저 한마디
'개로 태어나도 늙은 개로 태어나고 싶었지 짖지 않은 개로 태어나고 싶었지'
자유종 아래 ---------김중식
가죽나무 타고 넘어 들어갔던 서대문 형무소 왜식 목조건물 사형장은 나의 놀이터였지 도르래에서 밧줄을 끌어내려 목에 걸었지 축하해, 젊음의 교수형을 집행하는 화환花環 목의 때와 살갗과 육즙으로 엮은 비린 동아줄 미친 시대가 하필 우리의 전성기였으므로 돌아버리지 않아서 돌아버릴 것 같았던 속으로 화상火傷 입은 청춘이었으므로 유언이래야 "할 말 없다"는 것이었지, 개로 태어나더라도 늙은 개로 태어나고 싶었지 짖지않는 개로 태어나고 싶었지, 덜컹 발판을 열면 다리가 뜨고 혀가 나오겠지 죽을죄는 없고 죽일 벌만 있을 뿐, 발 아래 컴컴한 식욕을 날름거리는 콘크리트 지하실 나는 뛰어들었지, 귀막고 입다물며 나는 뛰어들었지, 다시는 젊지 말자고 해설/허혜정 "미친 시대"가 "우리의 전성기였으므로/돌아버리지 않아서 더 돌아버릴 것 같았던" 80년대에 김중식은 완강하고 치열하게 시를 썼다. "늙은 개" 혹은 "짖지 않는 개"로 태어나고 싶었다는 자괴감은 실상 그의 것만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죽을죄는 없었고 죽일 벌만 있"었던 그 시대를 김중식만큼 불온하고 위트 있게 노래했던 시인은 드물다. 별나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어조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시절이 가고(아직도 여긴 식민지라는 듯) 자유종이 힘차게 울려도 독자의 머리통에 일격을 날리는 그 까다롭고 성마른 언어는 아직도 건재하다. "다시는 젊지 말자고" 뇌까렸던 그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젊고 예민하다. 떠들썩한 연애꾼과 감상과 애조의 말들이 판을 치는 시절에도, 그의 시는 독특한 호전성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김중식의 시에는 늘 삶의 구체성이 물씬하도록 담겨 있고, 웃지 못할 시대의 비극과 꼿꼿한 시인의 깡다구가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김중식의 시가 발휘하는 독특한 활력이다.
김중식/ 1967년 인천 출생, 1990년 [문학사상]으로 데뷔, 시집 [황금빛 모서리}
금지라는 팻말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사형장 밑으로 시신을 수습하러 가는 곳
시신을 내다 버리는 시구문이란다.
마음이 무겁다.
복원된 일본식 건물
다시 문을 나선다.
독립문과 그 앞에 버티고선 사대주의의 상징..... 영은문주초
'은혜을 영접한다'..... 도대체 무슨 '은혜'를... 그렇게 사대주의는 유령처럼 우리 주위를 사납게 배회하고 있다. |
출처: 빛의 염탐꾼 원문보기 글쓴이: 감나무
첫댓글 사진을 하시는군요.
굳이 글이 아니더라도
불안전한 프레임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투영시켜내시는 내공이 멋집니다.
80년 추운 봄날을 경험한 사람에겐 깊은 상념에 빠지게 합니다
그리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사진을보명서 흑백사진에 부연설명 잘들었습니다..여러말의 설명보다 흑백에 대조된 사진이 더 많은 말들을 해주는 듯 하네요..잘 감상하고 갑니다...
흑백으로 찍은 건 아니고요... 그렇게 효과만 준 것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