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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8 요동치는 대선 주자 '호감도'… 이재명 내리고, 홍준표 오르고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호감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에 비해 호감도가 큰 폭으로 올랐고 비호감도는 내려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찰 고발사주' 의혹에도 호감도 변화가 크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9월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 34%, 윤석열 전 총장 30%, 홍준표 의원 28%, 이낙연 전 대표 2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호감도 조사에 대해 "자당 지지층 내 핵심 호감층뿐만 아니라, 타당 지지층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참고가 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조사 대비 호감도가 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비호감도는 8%포인트 상승했다. 이재명 지사는 2017년 2~3월 대선 첫 도전 당시 호감도가 39%였다가 2019년 12월엔 29%로 하락했다. 올해 3월 46%로 다시 상승했으나, 8월 40%, 9월 34%로 호감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대비 호감도는 8%포인트 상승했고, 비호감도는 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대선(2017년 3~4월)에서 홍준표 의원의 호감도는 10%대였다. 올해 3월엔 20%, 이번 조사에선 28%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비호감도는 2017년 3월 81%에서 현재 64%까지 하락했다. 홍준표 의원 호감도는 남성(38%)과 여성(19%) 사이의 차이가 큰 것도 특징이다. 특히 20·30대 남성 호감도는 각각 47%, 50%, 40대 남성의 호감도는 36%지만, 같은 연령대 여성 호감도는 각각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소속 정당 지지층의 호감도는 지난 대선 직전에는 88%였지만, 올 들어서는 40%대로 낮아졌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 고발사주' 의혹에도 호감도가 지난달에 비해 1%포인트 올랐다. 다만 비호감도도 2%포인트 상승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총장 사퇴 직후인 올해 3월 호감도가 40%였으나 8월 조사에서 29%로 크게 낮아졌다. 홍준표 의원에게 호감간다고 답한 사람 세 명 중 한 명만 윤석열 전 총장에게 호감도를 보였는데, 한국갤럽은 이를 두고 "대중 이미지가 이질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호감도가 지난달과 동일했지만 비호감도는 4%포인트 상승했다. 이재명 지사에게 호감간다고 답한 사람 중 67%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호감가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치열한 경선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무총리 재직 중이던 2019년 12월 대비 호감도 하락 폭이 크다. 당시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 70%에 달했던 호감도는 8월 약 40%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30~50대에서는 호감도가 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네 후보가 모두 40%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다. 모두 오차범위 내의 격차로 혼전하는 양상이었다.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의 대결에선 이재명 지사가 43%, 윤석열 전 총장이 42%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재명 지사와 홍준표 의원의 대결에선 각각 44%, 39%를 얻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의 대결에선 각각 40%, 42%, 이낙연 전 대표와 홍준표 의원의 대결에선 각각 39%, 40%로 나타났다.
다만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 대표, 윤석열 전 총장은 모두 소속 정당 지지층의 80% 내외의 선택을 받았으나, 홍준표 의원은 그 비율이 70%대 초반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감히 여기를!"… 윤석열, 박정희 생가서 '혼쭐', 3분만에 끝난 참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9월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으나 우리공화당 당원 등 반대자들의 강한 저지에 부딪혀 경찰 도움을 받아 겨우 참배를 마치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박정희 생가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당원 등 200여 명의 강력한 저지에 막혀 생가에 들어가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다. 반대자들은 윤석열 후보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장본인이 이 자리에 왜 찾아왔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유를',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은 물러가라' 등의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윤 후보의 생가 진입을 막아섰다. 결국 윤석열 후보는 오전 10시 10분쯤 반대 무리를 뚫고 박정희 추모관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추모가 끝난 뒤에는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겨우 빠져나갔다. 윤석열 후보가 참배하는 데 걸린 시간은 2~3분에 불과했다. 당초 참배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이 예정돼 있었지만 반대자들의 극렬한 기세에 취소됐다. 윤걱열 후보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피해 황급히 자신의 차량에 올라 경북 영덕으로 향했다.
윤석열 후보가 빠져나간 후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생가에 들어섰다. 조원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부친 되시는 박정희 생가에, (윤석열 후보) 속마음에서 존경하는 마음이 와서 온 거냐"며 "윤석열 후보가 가는 데마다 가서 국민들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며 분노했다. 조원진 대표는 "육영수 생가에 가서도 (윤석열 후보는) 자기가 해야 될 임무기 때문에 했다고 변명했다"며 "친일파들도 다 그랬다. 어쩔 수 없이 했다. 김일성이 남침했을 때도 빨간 완장 찬 놈들은 다 그렇게 얘기했다. 정의롭지도 않고 진실되지도 않은 게 무슨 대통령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대표는 추모관으로 들어가 윤 후보가 영정 앞에 올려놓은 조화를 내리고 자신이 가져온 조화를 올렸다. 한 우리공화당 지지자는 밑으로 내려진 윤석열 후보의 조화를 발로 차고 이름이 보이지 않도록 돌려놓았다. 조원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 머리를 숙이고 추모한 뒤 다시 추모관 앞으로 나와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며 "어디 감히 대통령을 구속시키고 45년 구형을 때린 자가 여기 와서 정치쇼를 하느냐"고 분노했다.
조원진 대표는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앞에까지 왔다가 기다린 것은 유혈사태가 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그렇게 하면 언제까지 선거 치를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에 가서 탄핵이 잘못됐다, 내가 구속시킨 것 잘못했다'고 석고대죄해도 될까 말까다"며 "우리 자유공화당, 자유우파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 아성' 농심 신라면이 위험하다… 무너지는 '1등 공식'
국내 면(麵) 시장에 지각변동 바람이 거세다. ‘2등의 반란’이 원인이다. 오뚜기 진라면이 농심 신라면의 30년 아성을 무너뜨릴 기세다. 농심 배홍동은 비빔면계 절대강자인 팔도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2030세대가 중심이 된 가치소비 구매 행태 등이 소비재 시장의 1등 공식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영수증 리워드 앱 ‘오늘뭐샀니’의 운영사인 캐시카우가 지난 1~8월 약 100만 개(누적 기준)의 개별 소비자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구매충성도에서 처음으로 진라면이 신라면을 앞섰다. 8월 진라면의 구매충성도는 66.8%로 신라면(64.3%)을 제쳤다.
올 1월부터 진라면은 충성도에서 신라면을 앞선 뒤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출에서 30년간 1위를 지켜온 신라면이 구매충성도에서도 당연히 앞설 것이란 선입견을 깨는 결과다. 비빔면의 절대강자인 팔도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농심 배홍동의 출현에 구매 빈도가 평균 20% 이상 하락했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소비자의 구매 경험 역시 수제맥주의 진격에 올 들어 반토막 났다. 구매충성도는 특정 기간 동안 소비자가 다른 제품은 사지 않고 오로지 특정회사 제품만 산 비중으로 산출한다.
설준희 캐시카우 대표는 “개별 소비자의 장바구니를 데이터로 분석했더니 기존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라면뿐 아니라 다른 소비재 영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통 강자의 운명을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변화 대응력을 꼽고 있다. 오뚜기는 창립 50주년(2019년)을 앞두고 유통 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자 온라인사업부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반면 농심은 브랜드 인지도에 기댄 채 대형마트 중심의 영업 관행을 고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시장이 세분화되고 소비 문화가 급변하면서 전통적인 히트상품이 위력을 발휘하던 시장의 법칙이 깨지고 꼬리에 있는 틈새상품의 힘이 세지는 ‘롱테일’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재산업의 ‘1등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주요 식품회사는 서로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고, 대형마트 등 거대 유통업체와 동맹하는 전략으로 2, 3등의 반란을 철저히 차단해왔다. 하지만 e커머스라는 신유통이 빠르게 성장하고, 비대면 소비의 일상화로 가정 내 장바구니의 주도권이 분산되면서 소비재 각 영역이 춘추전국시대 수준의 경쟁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 ‘반란의 무대’ 된 e커머스
최근 식품산업은 ‘군웅할거’ 시대다. 반란의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네이버, 쿠팡 등 e커머스다. 탄산수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웅진식품이 대표적이다. 웅진식품은 탄산수 ‘빅토리아’를 내놓으면서 과감하게 ‘온라인 온리(Online Only)’를 선언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선 자본을 기반으로 한 대형 식품업체의 영업력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서만 판매하면서 거품을 철저하게 제거했다. 광고비와 유통 마진 등을 빼 판매 가격을 다른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광고 없이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나자 올 2분기에는 월평균 1000만 병 넘게 팔려나가기도 했다. 업계에선 온라인 판매량만 놓고 보면 빅토리아가 전체 탄산수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 1위인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를 앞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진라면이 신라면과 1위 쟁탈을 벌이게 된 것도 온라인 판매에 일찌감치 눈을 뜬 덕분이다. 오뚜기는 2018년 사업부별로 쪼개져 있던 온라인팀을 독립 사업부로 격상했다. 전통 유통망에 익숙한 ‘고참 선배’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마음껏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한 결정이었다.
○ 새로운 플레이어가 판 뒤집어
소비 주도권의 이동도 업계 2, 3위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마트에서 장을 보는 가정주부가 소비를 주도했다면 e커머스의 일상화가 된 요즘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각자 소비를 즐긴다. 내가 먹고 싶은 라면은 쿠팡에서 알아서 주문해 먹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부모 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자녀가 따라 좋아하는 ‘소비의 대물림’ 현상도 사라지고 있다”며 “타깃 고객층만 제대로 공략하면 얼마든지 점유율 순위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식품업체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신상품이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이 라면 시장에 진출하고, CJ제일제당은 ‘안 하는 것 빼고 다 하는’ 종합식품기업이 됐다. 동원F&B의 독무대였던 상온죽 시장은 2018년 말 CJ제일제당이 ‘비비고죽’을 들고나오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파우치 형태의 비비고죽의 등장 전까지 상온죽 시장은 작은 플라스틱 단지에 담은 용기죽이 대세였다. 용기죽은 별도의 그릇에 담을 필요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긴 살균 과정에서 쌀알과 건더기의 식감이 흐물흐물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4.3%에 불과하던 상온죽 시장 점유율을 1년 만에 33.1%로 키웠다. 지난해 말에는 동원F&B를 꺾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수제맥주도 비슷한 사례다. 수입맥주의 대체재를 넘어 국산맥주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편의점 CU에서 판매하는 ‘곰표 밀맥주’는 지난 5월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테라 등을 제치고 전체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의 등장으로 가정용 맥주시장이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앞으로 시장 점유율 1위 카스의 경쟁자는 하이트도, 테라도 아닌 수제맥주”라고 말했다.
○ 디지털 마케팅도 순위 역전의 원동력
광고 및 마케팅 수단의 다양화도 소비재산업 지각 변동의 원인으로 꼽힌다. ‘광고에 스토리와 스케일을 담는다’는 모토로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돌고래유괴단이 대표적이다. 공유 등 유명 연예인까지 등장시키며 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라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유튜브 콘텐츠는 적은 돈으로 대박을 낼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각광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BBQ가 네고왕이라는 유튜브 마케팅 콘텐츠에서 900만 명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며 “2, 3등이 저비용으로 입소문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광고업계에선 ‘덕션’(프로덕션의 줄임말)의 창의력이 기존 광고산업을 뒤흔들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물폭탄에 주차장도 밭도 사라졌다… "빗물 허리까지 차올라"
"어젯밤부터 인도에 물이 넘치더니 순식간에 가게로 빗물이 들어 차더라고요"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불어닥친 9월 17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 A렌트카 매장을 치우던 김용국씨는 망연자실한 채 밖을 내다봤다. 지난 7월에도 한 차례 침수가 발생했었던지라 이번 태풍 소식에 가게가 걱정돼 나왔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혹시나 해서 매장 뒤편 주차장에 세워 둔 차량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놓은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이날 아침부터 A 렌터카 매장에선 깊숙이 들어찬 빗물을 빼내느라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발목까지 물이 찼던 매장은 어느 정도 치웠지만 건물 안팎에 넘치는 흙탕물은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바로 옆 다른 상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밤새 피해를 걱정해 가게 문 앞에 한가득 세워둔 모래주머니가 무색하게 빗물은 가게 안까지 밀고 들어왔다. 4년 전 문을 연 B음식점은 이번과 같이 큰 침수 피해는 처음이다. 2019년 인근 제주국제공항 지하차도 공사가 시작된 후부터 비가 올 때마다 조금씩 침수가 발생한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태풍이 몰고 온 '물폭탄'으로 가게 안 부엌과 식기구가 모두 젖어 장사를 재개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으로 도심지인 제주(북부)의 경우 시간당 강수량 71.7㎜를 기록했다. 9월 13~17일 오전 6시 누적 강수량은 322.9㎜에 달한다. B음식점 사장의 가족은 "소식을 듣고 왔는데 막상 물바다가 된 가게를 보니 깜깜하다"며 "바로 인근에서 공사가 시작되고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 상가 뒤편은 성인 남성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찬 상태였다. 창고와 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이지만 검은 흙탕물이 뒤덮어 기존의 모습은 가늠할 수 없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이곳에 중장비를 동원해 배수작업을 했지만 쉽게 물이 빠지지 않아 대형 펌프차까지 동원했다.
◇ 일주일 내내 비바람… 물바다된 월동무밭
태풍 찬투의 직접 영향을 받은 것은 9월 16일 오후부터 9월 17일 오전 사이지만 제주는 지난 9월 13일부터 간접영향을 받아 일주일 내내 비바람이 불었다. 시민 강모씨(42)는 "제주가 태풍의 길목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질리는 태풍은 처음인 것 같다"며 "일주일 동안 햇빛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도 평소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용담 해안도로 카페와 식당은 아예 문을 닫거나 건물 안에 들어온 빗물을 닦아내느라 분주했다.
해안에는 집채만 한 파도가 민가와 도로 위 차들을 덮칠듯 거셌다. 한적한 거리에는 주인 잃은 우산과 부러진 나뭇가지, 넘어진 자전거 등 태풍의 흔적만이 나뒹굴고 있었다. 제주 대표 관광지인 성산일출봉 일대에도 몰아치는 강풍과 파도 소리만 들릴 뿐 적막감이 감돌았다. 광치기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은 거센 강풍에 차에서 내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창밖으로 태풍의 위력을 실감해야 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119에 접수된 피해신고는 41건, 인명구조 3건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농작물 등 1차산업 피해 현황은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아 향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3일부터 태풍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가 된 일대 월동무밭은 서너시간이 지나도 물이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 침수피해가 접수된 성산읍 소재 월동무 농지만 1만8600여㎡에 달한다.현길환 성산읍장은 "제주 월동무 생산량의 절반을 성산읍에서 담당하는데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피해조사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월동무밭 외 다른 피해는 아직까지 접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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