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 후기부터는 느낌살려서 어투를 낮춥니다. ^^;;
사람 가까이 피어난 야생화.
사실은 우리가 그들 곁으로 다가간 건데...
야생화도감을 찾아보니 가장 가까운 이름은
봄 습지에서 핀다는 동의나물꽃인데, 확실하진 않아,
미안하다, 너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여...
(덧붙임: 동의나물이 맞네요. 동의나물은 입금화라고도 하는데
심장모양의 잎을 갖고 있는데 습지에 잘 자란다고 하네요.)
우리를 그들 곁으로 보내는 목도.
따각따각, 목도 걷는 소리는 다를 것 같아.
오순도순, 서로 다른 종인데도 다투지 않고 아름답게 잘 살아.
우리도 다르지만 잘 살 수 있을거야.
오순도순, 서로 다른 종인데도 다투지 않고 아름답게 잘 사는 것처럼 보일거야.
하지만 속으로는 치열하게 종족번식과 영토싸움을 하고 있을테지.
서로 다른 인간끼리도 겉으로는 잘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눈에 안보이는 다툼은 마음 속에 끊임없이 일어날거야.
그 다툼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평화로워야 인간인거야.
그런거야!
아가처럼 태어나는 신록은 봄이야.
봄이 낳은 신록의 보드라움과 순박함으로 걸어 들어가던 시간들...
우리는 순박함을 동경하는 착한 사람들...
이번 여행은 순박함으로 다가가는 고원습지 여행 쯤 될 거야.
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지.
순박함을 찾아 걸어온 사람들이 아주 많지.
이제 렌즈를 바꿔서 수채화를 그려볼 차례네.
저 그림 속 습지 밑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움틀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아주 오래된 렌즈로 촬영하면 선명도는 잃지만
몽환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지.
꿈꾸듯 걸었던 이 길.
1년쯤 머물며 걷고 싶던 이 길.
시부츠산의 눈이 다 녹는 계절에는 저 산에도 올라가봐야겠어.
저기 정상에서 내려보는 오제 습원을 꿈꾸고 있어.
살아가는 길은 참으로 여러가지야.
올 곧게 가기도 하고, 곁가지로 삐져 가기도 하지.
하지만 다다르는 곳은 늘 한 곳이라는 것을 나중에, 아주 나중에 발견하곤 하지.
그렇지만 그 과정을 소홀히 할 수는 없어, 즐거움이 그 곳에 있으니...
가끔 보여준 저 파란 하늘은 '감사함'이었어.
3일 내내 흩뿌린 비 덕분에 저 하늘이 '감사함'인 것을 알게 된거야.
사는 것도 그런 것 같아.
시부츠산은 저기도 있고, 습지의 검은 물 속에도 솟아 오른다.
어느새 우리 마음에도 저 산이 얼룩져 있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산 하나쯤 얹고 살고 있을 거야. 그렇쵸?
이 한 컷의 앵글을 보고 찾아 든 오제 습지.
그 모습 그대로 내 앵글 속에 담을 수 있음은 행위 자체가 경이로움이었어.
한쪽에서는 사진놀이를 하기도 했지.
가는거야...
오고 가는 통로를 길목이라고 하지.
우리가 가는 길은 언제나 길목이길 바라.
많은 친구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그런 행복한 길목이길 바라.
걷다 힘들면 그냥 쉬어가면 되.
쉴 수 없다면 좀더 걸어주자고.
아, 이 길은 봇카의 길이기도 했던거야.
저 100kg의 봇짐이 없으면 우리는 이 습원에서 먹고 마실 수 없었을테지.
그들의 봇짐은 우리의 걷기여행을 가능케한 소중한 연결선인거야.
그들의 무거운 어깨로 이어준 선 안에서 우리는 행복했던거야.
생을 달관한 수도승 같은 모습의 봇카.
그들을 보고 난 후 산장 식사에서 잔반을 남길 수가 없었지.
누구나 봇카가 지고 가는 저 정도 삶의 무게는 지고 살아가겠지.
어쩌면 눈에 보이는 짐은 가벼운 것일지도 몰라!
우리의 카메라 안으로 걸어들어온 봇카들.
이렇게 걸어간 거야. 곧게...
첫댓글 대구 출장중 KTX안에서의 작년 공항에서의 사건을 그리며 아까웠던 걸음을 깨끗한 마음으로 머리속에 load 합니다. 비가와서 좀은 수고하셨겠지만 너무나 신선한 색채의 매력에 빠져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평균 100kg 식자재를 지게로 짊어지고 배달하는 봇카를 만났던 길.
인생 짐의 무게를 다시 생각해보며
세상과 오제를 이어주는 봇카에게 감사를.
설산과 신록이 함께한 시간들...이 또한 다시 경험하기 쉽지않겠지요!
다시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정말 좋은 오제에서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거리도보여행이 좋은 것은, 좋은 길벗님들과 좋은 경치보면서,
주중에 일하면서든, 또는 일상을 살아가면서든 이래저래 쌓이는 기타등등이
충분히 해소되는 즐거움이 무척 크게 느껴졌던 것이었습니다.
이번 오제는 그게 더욱 크게 느껴졌던 첫번째의 해외도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오제는 아주아주 행복한 도보여행이었습니다.
준비해주시고 리딩해주신 발견이님, 토로님, 도라님!
지금까지의 어떤 여행에서든 느껴보지못한 고마운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부산방길벗님들포함해서 함께한 모든 길벗님들!
앞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도보여행 기원합니다.
발견이님의 그 한컷에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저희도 다녀오게 되었으니요~
너무 많아서 무심히 봤던것이 지금 살짝 미안해집니다~
멋진 꽃이 멋진 곳에 피어 있었는데요~
B팀의 모습에선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저 아름다운 길에서 맘 속으로 몇 번의 갈등을 느끼며
내달리기만 했으니..
산을 타러 온게 아니라 물파초를 보러 왔잖아 하믄서..
오제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저 귀한 풍광들..!
야마노 하나를 향하는 끝없이 이어져서 끝이 없을 것 같던 길도 옛 시조의 한 귀절처럼 인간(?)이 걷다보니 그 끝이 보이데요. 이런 광경은 오제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요.
오제 습지의 진면목을 본 날~ 끝없이 이어진 목도, 오고가는 사람들 무슨 생각을 하며 걷고 있을까?
나는 왜 이자리에~ ~, 실제 마주친 봇카의 평범한 모습에 자꾸 뒤돌아 보게되었다
바쁜 것 없는데 걷고 싶었던 이 길을 좀 더 음미하면서 걸어볼 걸 ......
길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십자로에서 오래된 수동 렌즈가 매력을 푹~ 발산합니다.
느.낌.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