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금오소(金奧素) 문답 3수
1) 난(蘭)이 나에게
항심(恒心)과 중용(中庸)으로 이렇듯 돌봐주셔
언제쯤 보답할까 한없이 애태우다
열 풍상(風霜) 인고(忍苦)를 끝내 소심(素心)으로 바치오
2) 내가 난에게
가는 잎 뚜렷한 맥(脈) 혜(蕙)임이 분명한데
미풍(微風)에 대들기에 잡초처럼 천대하다
달콤한 혀를 내미니 혼절할 뻔 했었어
3) 난과 나 모두에게
천 년을 뛰어넘어 피워낸 참사랑을
청초(淸楚)히 가꾼 심지 숫처녀의 살내만은
천만 번 붓방아로도 찍을 재주 없어라
* 1992년 3월 16일 세란제(대표 선건희)에서 구입한 5촉 짜리 금오소가 촉이 불어나면서 해수로는 만 10년 만이지만 천 년을 뛰어넘은 2002년 3월 28일에야, 비로소 1개의 꽃대에 7개 꽃이 달린 소심화가 예쁘게 피어 무척 감격스러웠다. 난은 정성을 다해 키우다 보면 언젠가는 꽃을 피워 주인에게 보답한다. 사람처럼 미풍을 좋아한다. 중국춘란(春蘭) 중 일경구화계(一莖九華系)는 대다수가 얼핏 보면 잡초처럼 보이고, 거치(鋸齒-잎가에 난 톱니)가 세어 잎만 따진다면 크게 매력이 없다.
* 금오소(金奧素); 가는 입엽(立葉)으로 청초한 모습이나, 관점에 따라 난의 본심인 내직외곡(內直外曲-장자 참조)에 가깝지 않은 게, 티라면 티라 할 수 있겠다. 꽃은 3판(三瓣)의 끝부분이 넓은 연꽃형이다(荷花辨). 꽃살이 두터우며(厚肉), 담록색의 조개껍질형 봉심(棒心)에, 녹색을 띤 무점(無点) 대권설(大捲舌-혀가 크게 말려듬)로, 평견(平肩)피기를 한다.
* 혜(蕙)와 란(蘭); 1개의 화경(花莖-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달린 것을 ‘혜’ 또는 일경구화라 하고, 1개의 꽃이 피는 것을 ‘란’ 또는 일경일화(一莖一花)라 한다.
* 소심; 꽃의 혀에 무늬가 없는 순수한 색을 지님. 평소 마음에 품고 있든 생각.
* 혀는 인체에서 가장 부드럽고, 이는 가장 단단하지만, 서로 다투지 아니한다.
* 《시산》 제45호 2004년 겨울호.
* 현대시조 대표작 선집(연시조). 2017년 (사)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발행.
* 졸저 『鶴鳴』 정격 단시조집(8) 제1-163(152~153면).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 『探梅』 반산 한상철 정격시조 선집 제1장 테마 시조 ‘난초’ 1-8(21~22면). 2023. 9. 20. 도서출판 수서원.
9. 한란(寒蘭) (2019. 12. 8)
찬 기운 맑은 향기 포물선 그린 입새
겉모습 휘었어도 속마음 곧바르니
이슬 낀 비취(翡翠) 꽃대에 백학 무리 앉느니
* 한란은 휘어진 잎 모양이 좋고, 향기가 뛰어나다, 꽃은 일경구화(一莖九華) 계로, 꽃망울은 귀걸이용 곡옥(曲玉)을 많이 닮았으며, 활짝 핀 꽃잎은 학의 날개 모습이다. 명창정궤(明窓淨几)에 란분(蘭盆) 하나면 족하다. 이는 ‘밝은 창과 깨끗한 책상’ 곧, 선비의 서재를 뜻한다. 출전 송 구양수(歐陽脩) 시필(試筆).
* 한란은 일본산을 세계 제일로 친다. ‘풍설(豊雪’)이 유명하다. 다습한 해양성 기후에다, 화산토양 등 생육조건이 최적이다.
* 외곡내직(外曲內直) 또는, 내직외곡; 겉모습은 부드럽게 하되, 마음은 곧게 하라는 말(장자 인간세편). 외유내강(外柔內剛)과 뜻이 비슷하다. 난초에 곧잘 비유된다.
* 식물 중에서 가장 진화된 것이 난초이고, 동물 중에서 가장 진화된 것이 인간이다.
* 《대산문학》 창간호(2020년 1월) 정격 단시조 2수.
* 《현대문학사조》 제42호(2020년 봄호) 정격 단시조 2수.
* 졸저 『鳶飛魚躍』 정격 단시조집(9) 제1-2번(15면). 2020. 7. 15 도서출판 수서원.
* 『探梅』 반산 한상철 정격시조 선집 제1장 테마 시조 ‘난초’ 1-9(23면). 2023. 9. 20. 도서출판 수서원.
© 금오소. 사진 다음카페 친구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