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정월 대보름날인데 시골 동네가 떠들썩합니다.
이장님 방송을 들어보니 오늘 동네 어르신들과 보름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모처럼 일요일에 걸려서 쉬려다가 동네일에 참여했습니다.
시골 생활은 도시와 달라서 동네 공동일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참석하지 못해서 벌떡 일어나 오늘 저녁 달집 만드는 일인
대나무를 베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나무 밭에 먹이를 먹고 있는 닭들이 통통합니다.
흐린 날씨지만 해가 넘어갈 즈음 동네 젊은이들이 합심하여 달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소나무들도 무척 오래된 나무들입니다.
여러 풍파에 구부러졌지만 운치가 있어보입니다.
드디어 달집이 완성되어갑니다.
엄청 크게 만들어 웅장하게 보입니다.
둘레가 20미터정도로 포크레인으로 만들었으니까요!
여기에 소원 성취의 바램도 있고 버릴것도 태워 버리고 올해도 풍년과 애군 없기를 기원하시는 할머니도 계실것입니다.
그동안 동네에 젊은 분들이 없었는데 최근 몇분이서 귀농하여 그래도 활기가 넘칩니다.
묵혀 놓았던 동네 농악 도구를 챙겨봅니다.
꽹과리, 장구, 징,북등등을 챙겨나오니 연로하신 어른께서 소리를 내어봅니다.
그엣날 어린 시절에 많이 들어본 신명나는 소리 ....
소리를 맞추고나서 농네 몇분들과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남원시에 두개있는 돌호랑이 남원의 수호신이지요!
개구쟁이 어린이가 그린 얼굴을 하고 있는데 정말 우스꽝스럽지요?
여기에서 농악으로 한번 울리고 나서 다음 코스로 이동합니다.
이사진은 10년전쯤 찍은거지만 이웅장함은 다 사라지고 몸은 상처투성이고 가지는 다부러지고 2개만 남아
그엣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진은 그엣 시절에 찍어 놓은 사진으로 올렸습니다.
둘레가 5미터가 넘고 약 500년쯤 되는 느티나무지요.
이나무를 보면서 나 자신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어릴때 여기서 더위를 피해 놀던 그시절의 움장함은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어느새 5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나도 저 나무와 같다는 생각이 교차되고 잇습니다.
그다음 코스는 그엣날 동네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길어다드신 우물입니다.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고 물맛또한 좋아서 수지라는(물수자 맛지) 지명이 생긴것입니다.
지금도 물이 항상고여 있지만 축소하여 조그만하게 만들어 놓았네요~
여기서도 신명나는 굿판 ~~
수고하신분들과 저녁을 먹을때 전통주를 가지고 어르신들에게 드렸드니 칭찬이 자자합니다.
은근하게 올라오는 막걸리 한사발드시고 춤과 노래가 나오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달집으로 이동합니다.
저도 횃불로 불을 붙였답니다.
무섭게 괴음을 내면서 타오르는 불꽃의 열기가 대단합니다.
하늘 높이 높이 타오르는 불꽃....마음속엔 어느새 저 세찬 불꽃처럼 모든 불행이 다 타서 날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일고 있더군요.
너무뜨거워 멀리서 구경하시는 동네분들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유난 불에 가까운곳에서 아무 말없이 바라보고 계신 친구아버님이 보였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자녀인 친구가 몇년전에 하늘에 갔는데 그뒤론 더욱더 측은하게 보입니다.
달집은 쓰러지고 나머지 대나무들이 요란게 터지면서 화염이 일고 있습니다.
올해 시작인 요즘 회원 여러분들께서도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제 고향 초등카페에도 친구가 사진을 올렸네요.
초딩1년때 소풍을 가기도 했던 바닷가입니다.
느티나무를 보니 어린시절 여름날 느티나무밑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인 매미 성충을 꺼내
방문앞 대발에 붙여두고 밤새 잠을 자지않고 진한 갈색의 허물을 벗으며
연한 초록빛의 매미가 나오는것을 신기해하며 지켜보고했던 어린시절 추억이 생각납니다.
새마을운동 바람으로 콘크리트 바닥으로 덮은후로는 두번다시 매미성충을 볼수가 없었답니다.
보기드문 정월대보름 풍경이네요 ~
불가에 서계신 어르신의 모습이 짠하네요..
감사합니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