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가꾸는 '꽃중년' '꽃노년층'이 늘면서 각종 냄새관리 제품 소비에서 이들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어반그래니(urban-granny, 세련된 50·60대 여성)'나 '노무(No more uncle, 세련된 중장년 남성)족'들이 소비주도층으로 등장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최근 한 달(6월 17일~7월 16일)간 냄새제거용품 구매현황을 살펴본 결과, 50대 이상 고객의 향수 구매가 전년 대비 23% 늘었다. 치실과 치간칫솔의 경우 60·70대 고객 구매가 각각 52%, 31% 증가했다. 틀니세정제의 50대 이상 소비도 전년대비 5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옷이나 가방 등에 밴 냄새를 제거해주는 공기탈취제를 구매한 50대 이상은 전년 대비 71%, 옷장 속 퀴퀴한 냄새를 잡아주는 옷장탈취제 구매는 65% 늘었다. '노티켓(노인 에티켓)'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니어 고객을 타겟으로 한 냄새관리 상품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G마켓이 경우 '시니어 4060 노인냄새 제거 농축 수제비누'나 천연 특허물질이 냄새와 악취를 잡아주는 '노네랄닥터' 등 관련 상품을 보강하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외모에 신경 쓰며 젊게 사는 꽃중년, 꽃노년층이 소비의 주축을 형성하면서 이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을 때 안 나던 냄새, 비밀은 '피지'에 있다
노인 냄새
나이가 들면 젊을 때는 나지 않던 냄새가 난다.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는 냄새가 더 심해진다. 오래된 책 냄새, 양초 냄새, 치즈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는데, 나이가 들면 왜 이런 '노인 냄새'가 날까?
◇노인 냄새 정체, 피지 산화가 원인
노인 냄새의 원인은 '노넨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다. 노넨알데하이드는 피지 속 지방산이 산화되며 만들어지는 물질로 모공에 쌓여 퀴퀴한 냄새를 만든다. 노넨알데하이드는 젊었을 때는 생성되지 않다가 40대부터 노화로 인해 ▲피부 의 유익균 감소·유해균 증가 ▲피부 산성화 ▲지질 성분 변화 등 때문에 만들어진다.
나이가 들면 노화 현상으로 젊을 때와 달리 냄새가 난다. 매일 샤워하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냄새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노넨알데하이드 제거 능력도 감소한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활동량 감소와 신경계 퇴화로 땀 분비량이 줄어 노넨알데하이드를 잘 배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화와 함께, 술과 담배를 즐기면 노넨알데하이드 분비량도 증가해 냄새가 더 많이 난다. 김광준 교수는 "음주는 노넨알데하이드 생성을 촉진하고 흡연은 분해를 억제한다"며 "음주와 흡연은 체취뿐 아니라 입 냄새까지 유발하므로 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름진 음식 섭취도 줄여야 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노년층은 기름진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해 대사물질이 피부 등에 축적, 노넨알데하이드 생성도 촉진된다"며 "특히 겨드랑이 냄새가 심해진다"고 말했다.
◇젊을 땐 남자 냄새 나지만 나이 들면 남녀 모두 냄새
냄새는 피지 분비에 관여하는 남성호르몬과 연관 있다. 그래서 냄새는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많이 난다. 남자는 사춘기 때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며 피지 분비량이 늘어 '남자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서서히 줄면서 냄새가 약해졌다가, 갱년기가 되면 남성호르몬과 상관없이 노넨알데하이드 생성으로 냄새가 난다. 여자도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지만 양이 남자보다 현저히 적어 냄새가 조금 난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조현 교수는 "여성도 갱년기부터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지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노인이 되면 냄새를 유발하는 모든 물질의 농도가 비슷해져 남녀 간 차이가 없어진다.
◇'홀아비 냄새', 개인 위생 문제
혼자 사는 남자에게 흔히 '홀아비 냄새'가 난다고 한다. 홀아비 냄새는 노화나 호르몬같이 생리학적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위생과 연관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는 질환인 전립선비대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최정연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한다"며 "요도에 소변이 남아 박테리아가 증식하면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여성은 요실금을 주의해야 한다.
◇노인 냄새 줄이는 생활습관 6가지
노인 냄새는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지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비누·세정제 사용해 꼼꼼히… 입욕 권장=비누와 세정제는 피지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사워나 목욕 시 반드시 사용한다. 충분히 거품을 낸 다음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닦아낸다. 시중에 '노인 냄새 잡는 비누'라며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데, 세정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정제로 회음부, 겨드랑이, 발가락은 꼼꼼히 닦고 매일 샤워를 한다. 귀 뒤는 악취가 가장 심해 잘 닦아야 한다. 샤워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입욕을 하자. 피부를 불려 산화 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신다=물은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냄새가 심해진다.
▷햇살 아래서 산책=자외선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 냄새 제거에 도움을 준다. 적당한 운동은 땀 배출량을 늘려 노폐물 이 나오게 해 냄새를 줄인다.
▷속옷은 자주 갈아입기=분비물을 흡수하는 속옷을 자주 갈아입자. 체취가 남을 수 있는 겉옷, 양말, 침구류는 자주 세탁하고 냄새가 사라지지 않으면 삶는다. 운동화도 최소 2켤레 이상 준비해 갈아 신으면 좋다.
▷기름진 음식은 적게, 채소는 많이=채소와 과일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 '피토케미컬'은 산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기름진 음식은 지방산을 많이 만들어 냄새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
▷창문을 열고 환기=냄새 유발 성분은 호흡기를 통해서도 나온다. 숨 쉴 때 나온 냄새 유발 성분이 집안에 축적되면 냄새가 독해지므로 자주 환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