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느낌조차 찾을 수 없이 추석이 지나자 부쩍 추워진 요즘
아침에 출근하려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9월 말인데도 벌써부터 파카를 입고 있는 여자를 보고는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신호에 걸려있던 17번 버스가 다가오더군요.
전 아무 생각없이 그 버스를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그리곤 뒤이어 오는 600번 버스를 바로 잡아 탔지요.
버스에 오르자마자 카드를 찍으려는데 갑자기 올백헤어스타일에 썬그라스를 낀 기사님이
"왜 17번 버스 안 탔어?" 하시는 겁니다.
"예? ㅇ_ㅇ;;;"
"어디까지 가는데?"
"봉암리요..;;;"
"17번 버스도 그쪽 가는데 왜 안탔어?"
"......;;;"
마치 예전부터 저를 알고 계신 사람처럼 왜 17번 버스를 안 탔냐고 사람들 있는 버스 안에서
큰소리로 말씀을 하시길래 퐝당해서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제가 무슨 버스를 타던지 그게 기사님과 뭔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여하튼 제가 알기론 17번 버스가 버스 번호가 바뀌고부턴 그쪽 노선이 아닌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전 기사님께 뭐라 대꾸도 못하고 바로 카드를 찍자마자 빈자리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러자 기사님은 제가 자리에 앉고나도 거울을 통해 저를 보시며
"17번 버스 그쪽으로 다닌다고!" 라며 또 큰소리로 말씀하시더군요.
"아 예...^^;;"
참.. 뭐라 대답하기도 뭐해서 그냥 웃고 말았지요.
그리고 나서 유유히 버스가 출발을 하고 전 아무 생각없이 버스에 몸을 싣고
회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얼마안가 급 우회전을 하는 곳에서 갑자기 기사님이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시더군요.
"아니 저 새끼가 왜 저리로 가는거야? 지 맘데로 노선 바꾸네?"
기사님은 분명 앞서 가고 있던 17번 버스를 향해 말씀하셨고
그 17번 버스는 새로 뚫린 길 속으로 똥줄타듯 달려가고 있더군요.
헐.... 기사님...;;
제가 속으로 피식 웃으며 거울 속에 기사님을 쳐다보자
기사님은 무안하셨는지 군말없이 운전을 계속하셨습니다.
아침 출근길부터 퐝당한 시츄에이션이었습니다. ^^...
ㅎㅎㅎ
추가) ^^...
처음 얼굴 공개하네요. ^^;;
접니다. 미랭이..
님들 좋은하루 되세용~♡
첫댓글 미랭이 작가님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아마도 아는걸 가르쳐주고 싶어서 큰소리로 얘기하신듯한데 창피해서 어쩔까나....돈 열심히 버시느라 노선 변경된거 모르신듯도...미랭이님 너무 예쁘시네요. 뽀샤시하니 넘 부러운 젊음입니다.
사진에 뽀샵질 좀 했습니다. ㅋㅋㅋ
미랭이님 아주 이쁘시네여~~기분 푸시고 유쾌한 하루 되세요.ㅎ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기분은 좋습니다. 감사요~
괜히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ㅎㅎ 그 기사님 나름 유익한 정보를 알리려 하시다 난패를 당하셨네요,,,ㅋㅋ
우리만 그렇게 안 하면 되요~ㅋㅋ
사진보니 아직 젊으시네요~ 예뻐요~~ 일본어공부 열심히 하셔서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세요^^
제가 나이가 좀 있는 줄 아셨나봐요? ^^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드려용~ 업그레이드는.. 음.. -__-;;; 해야할텐데 말이죠..
아니,...왜 고등학교 다니는 친척 동생 사진을 올리고 그래요?? 빨리 본인 사진 올리세요~~~^^* 자꾸 이러면 나두 조카 사진 올릴꼬야~@@
ㅋㅋ 그러게요.. 그럼 저도 삼십년전 사진을... 여고시절 사진 올린거 맞죠~~~~???
바로 어제 찍은 따끈한 사진인데 말이죠 ㅋㅋㅋ 고딩 같아 보여요? 히히히 어려보이기 성공했네용~ WOW~!!
그러게요. 나도 웬 학생이 올라왔네.이번엔 어떤 엄마가 또 딸자랑이신가 했네요. ㅋㅋㅋ 동안비결이 뭐요? 앗차!원래 나이가 어린가요? 아님 뽀샵질 너무 심하게 한거 아뉴?
뽀샵질이라고 해봐야 싸이에서 화사하게만 만든 것 뿐이에요 ㅋㅋㅋ 그리고 저 30대 초반입니다. ^^
착하고 귀엽당~~~~ ㅎㅎ
댓글이 좋네용~~~~ㅎㅎ
황당하셨겠어요..당황도..되고..그냥 기분 푸시고요..그리고..예쁘게 생기셨어요..^^*
퐝당하고 어이없고 웃기고 ㅋㅋ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요 ^^*
고등학생인 줄 알았네요~~~
글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파마머리였는데 머리 피고 나니까 고딩 같다는 말 종종 듣네요.(은근자랑? ㅋㅋㅋ) ^^* 감사해요
기사님들 좁은 공간 안에서 퍽 지루하셨나보네요 근데 반말인가 몰라 사람좋아보여 정보알려주려했나보네요^^
아줌마였음 그렇게 했을라나
ㅎㅎ 저 이런 경우 처음이었어요. 퐝당~ ㅋㅋㅋ
너그럽게 이해하심이, 편하겠어요.~~
그냥 인생사 에피소드죠 뭐 ^^ 실소 뱉는 일이었어요. ㅎㅎ
미랭이님! 미인이시네요... 컴은 본인이 미인인줄 모르니까 자랑하시려고 사진 올렸죠? 농담입니다. 정말 예쁘시네요. 부러워라...
까야~ >.< 미인이라니.. 햇님사랑님 저 놀릴라고 그러신거죠? 사실 다 알아요 ㅠㅠ 그래도 농담이라도 좋은데용? ㅋㅋㅋ ^^ 감사해요~
흠~! 미인은 아니구 .....아주 아~주 매력있는 개성의 소유자네요....^^ 특히 눈이 아주 초롱초롱한게 미랭이님이 아니라 초롱이님으로 닉을 바꾸시는게 어울리실듯....그리고 진짜 고등학생같이 밝고 순수한 젊음이 보이는데요......^^
제가 볼수록 매력이 있지요 음하하하핫!! -__-;; 죄송합니다. ㅋㅋ
퐝당 이란 단어가 팍! 느낌이 오네요. 살다보면 퐝당한 일이 많죠. 그땐 웃어야죠 뭐 허허허 얼짱각도가 너무 심했당 ㅋㅋ
음.. 저 자세가 얼짱 각도인가요? 호호호 몰랐는데용? ^^
재밌군요 ~~ ㅎ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