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허리 = 논장어 = 웅어
2006-4-16
오늘 칠성시장엘 가서 논장어(드렁허리)를 구했다.
한번 키워보려고.
한뼘 정도 되는 아주 작은 것으로 5마리다.
예년같으면 너댓마리 뿐인데 올해는 어쩐 영문인지 물통에 반 이상 와글거리고 뱀장어만큼 큰놈이 아주 많다. 저건 아주 휘귀한 것인데 혹시 수입했을까?
kg당 3만원이면 회값도 되지않는 싼 값이랄 수 있다.
저게 동의보감에는 웅어라는 약제란다.
그렇게 소량은 팔지마라고 야단치는데 마음씨 착한 아주머니가 몇 마리를 골라 빼내고 3000원 어치를 주셨다. 고마울시고. 웅어는 기를 수 없고 먹이도 먹지 않고 물이 깊어도 안되고 산소 기포를 넣어도 소용 없단다. 키울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꼭 길러보고 싶다고 졸라서 샀다.
동영상 900MB를 6MB로 압축해보았다.
미꾸라지와 매우 비슷하나 꼬리가 창 처럼 가늘고 입에 수염이 없으며 몸길이가 매우 길다.
육식성인지라 입을 아주 크게 벌릴 수 있다. 지느러미도 보이지 않는다.
미꾸라지와 함께 두어야 한단다.
삶은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조금씩 부셔서 넣어 놓았다.
천년기념물로 보호할만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인데 어째서 이렇게 흔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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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4-17, 07:00
아침 일찍 마루의 온도를 보니 13도C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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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둔 논장어 어항 온도는 6도C였는데 몸이 거의 굳어져 움직임이 아주 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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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온도 급상승을 피하기 위해 종일 그늘질 장소로 옮겨 놓았다.
어제 저녁에 먹이로 준 계란 부스러기도 그대로인 채 해금만 조금 토해 놓은 것 같다.
11:00 너무 꼼짝않고 있어 미나리가 자라는 물통에다 넣어서 수온을 12도C로 서서히 올리고 나서 다시 반그늘로 옮겼다. 구름낀 날씨라 수온 급변은 없을 것 같다. 미나리가 자라는 물통이라 물이 좀 탁해서 논장어를 볼 수는 없다.
13:00 수온이 16도를 넘어서자 그제서야 잘 떠오르는 놈 한마리만 물위로 머리를 내밀고 쉬지만 건드리는 순간 도망가 버린다.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모양이다.
15:00 수온이 18도인데도 머리를 내미는 놈이 없다. 이제 조금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국에서 건진 고기를 길게 썰어 주어 보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다.
16:00 마침내 머리를 물위에 잘 내미는 누런 놈이 미나리 사이에서 먹이를 물고 내려가는 순간을 운좋게 보았다. 먹는 순간을 봤으니
기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국냄비에서 고기를 모조리 건져다 가위로 좁고 길게 썰어서 냉동시켰다. 한달 사료는 충분할 것이다. 고기 배설물로 미나리도 더욱 잘 자랄 것이다.
논장어가 어쩌면 우리집에서 칙사 대접 받고 자라게될 지 모르겠다. 아무튼 잘 자라다오
논장어를 미나리 물통에 넣었다. 조류가 왕성하게 자라서 물속을 전혀 볼 수 없다.
단지 논장어가 머리를 내밀고 오래 머물지 않으니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생각된다.
2006-4-21 도무지
너무 큰 먹이를 먹고 나서 이틀 후에 도로 뱉어 놓은 것
물밖으로 머리를 내밀지 않는다. 오늘 비로소 논장어가 '드렁허리'임을 알았다.
'드렁허리'는 가슴 지느러미와 배 지느러미가 없다고 한다.
아가미가 퇴화되어 허파로 숨을 쉬기 위해 콧구멍을 물위로 내민다고 했는데 몇시간이고 머리를 내밀지 않는다. 숨쉬기 쉽게 물높이를 낮추어 주었다.수심 8cm로 해두었다.
아직 너무 어려서 그런지 등 지느러미도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꼬리 지느러미는 부채꼴이다.
모이를 잘 보이는 곳에 넣어 주었는데 두시간쯤 지나서 보니 하나도 없어졌다.
문방구에 있는 찰흙을 하나 넣어서 4시간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또 한개 넣고 4시간 지나도 역시 반응이 없어 하나를 더 넣었다. 총 900g 넣어준 셈이다.
아가미로 숨을 쉴 수 없다면 분명히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쉬어야 할텐데....
2006-4-22 드디어 사고냈다.
어항을 엎질러서 마루를 온통 수영장으로 만들었다.
물이 완전히 솓아져 버리자 재빨리 숨어드는 걸 놓칠 수 없어 사진부터 찍고 마루를 처리하기로 했다.
카페트를 급히 걷어내다가 어깨가 우직근해서 30분간 주물러 쉬기도 하는 통에 이번엔 쪽마루가 흥건히 젖어 휴지랑 걸레랑 수건이랑 있는 대로 총동원해서 수습하긴 했는데 한마리가 없어졌다. 4시간 지나고 구석진 곳에서 겨우 찾아냈건만 시간이 너무 지체되고 말았다.
도망 다니느라 상처 투성이다.
가녀린 꼬리
저 홈이 아가미일까 상처일까?
암놈일까 숫놈일까?
드렁허리는 등 지느러미만 있다.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는 턱 구조
으앗! 보인다 이빨이닷! 그렇담 물지 않는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분명히 이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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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카메라에 가려져 더 이상 근접 촬영할 수 없어서, 카페트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놓고
긴급히 고휘도 LED를 구해와서
카메라에 바짝 붙여서 전지로 불을 밝혀 초근접 접사촬영 시작했다.
볼펜보다 가느다란 어린 놈이 마치 공룡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윗니도 살짝 보인다.
이 한장의 사진만으로도 오늘 투자한 돈이 아깝지 않고 온 마루를 더렵혀서도 마음이 시원하다. 단지 이놈이 도망쳐서 희생되어준 것에 감사할 뿐이다.
입 천장이다.
윗니가 독이빨처럼 안쪽으로 깊숙히 방향을 잡고 자라는 중일까?
자세히 보니 속에 또 다른 잇몸이 있고 거기에 윗니가 보인다.
-------- 그렇담 윗니와 독니가 따로따로 잇몸을 가졌단 말인가? ---------------
혀도 분명히 보인다.
혀를 좀더 자세히 보자.
아랫니 윗니 독니 전부 다 자세히 보인다. 특히 독니의 예리한 끝이 조금 보인다.
윗입술에서도 이빨 비슷한 돌기가 많이 나 있다.
35만 화소의 PC 카메라도 근접 광원만 있으면 이처럼 놀라운 초근거리 접사도 잘됨에 놀랍다.
동물학자가 아닌 나로서는 저게 윗니인지 아닌지 좀 애매하다. 입천장 돌기일까?
그런데 독니 곁에 또 다른 잇몸이 있고 거기에도 하얀 돌기가 매우 많은데 저것이 윗니로 자랄 것인가?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누가 좀 자세히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강렬한 전등빛으로 다시 접사 실험해보니 눈이 몹시 아른거려 촬영 힘든다.
강렬한 전등불 조명으로는 반사광이 강해서 접사촬영에 방해받는다.
독니 주위에는 점액성 물질로 싸여 있어 촬영이 몹시 어렵다.
V자 모양으로 늘어선 선명한 아랫니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다.
양쪽으로 저렇게 밀생한 아랫 이빨로 어떤 먹이를 잡아 먹을까?
한번 물리면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정면 위에서 아랫니를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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