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참 쉬운 듯 이루기 쉽지 않은 영원한 숙제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 속에서 언제나 이야기의 주제가 됩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이 누구이든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사입니다.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 어디에도 스며들 수 있는 소재입니다. 주제가 될 수도 있고 곁들이 양념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없는 것보다는 감칠맛이 있습니다. 그다지 거부감도 없고 오히려 마음을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너무 과한 표현들을 완화 시켜주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주제가 아니더라도 매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본능을 건드려주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돈을 많이 번다거나 유명해진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로구나 싶습니다. 물론 유용하고 편리합니다. 또한 관심을 끌어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방법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삶을 그리고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그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이런 저런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유용하기는 해도 유일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거기에 매달리려고 하는 걸까요? 보편적이면서도 쉬운 길이어서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는 길이 있고 우리가 가는 길이 있는 법이지요. 누구나에게 다 통하는 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알아가는 길 또한 쉽지 않구나 싶습니다.
하기는 소년소녀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아주 가까운 친구입니다. 그리고 교사라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따라다니며 응원하고 메니저 역할을 해줍니다. 하기는 누구 해줄 만한 다른 사람도 없습니다. 그녀 역시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겁니다. 노래가 좋고 사람이 좋습니다.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합니다. 나아가 사랑합니다. 그리고 사랑 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여전히 친구인 모양입니다. 뭔가 될 성싶다가도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런 표정을 읽고서야 어떻게 살갑게 다가갈 수 있겠습니까? 함께 하다가도 떨어집니다. 그 감정이 우러나지 않고 전달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지? 마음은 있는 듯한데 아무래도 어색해집니다.
어떻게 스타가 되고 유명해닐 수 있을까요? 물론 재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재능을 사업 도구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에게 알리고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돈을 사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사업입니다. 그러니 사업가가 필요합니다. 재능이 알려지더라도 그것을 확장해나갈 수 있는 사업가와 조직이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요즘은 메니지먼트사 같은 기업체가 맡고 있습니다. 재능을 가진 사람이 그것까지 신경 쓰기는 벅찬 일입니다. 작품 만들어내기만도 바쁘고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니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과 그것을 장사하는 사람의 역할이 따로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실 누가 돈을 버는 겁니까?
하기야 재주꾼은 인기와 명예를 얻고 장사꾼은 돈을 얻는 셈입니다.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챙긴다는 것과 같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다니며 사람들로부터 칭송과 갈채를 받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 가운데 내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모든 환영은 환상이나 다름없습니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옵니다. ‘엘리’는 묻습니다. 어느 쪽이냐? 저기냐, 나냐? ‘잭’은 마음이 복잡하고 급해집니다. 이것도 저것도 버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일단 할 일을 택해야 합니다. 그 할 일은 어쩌면 하고 싶은 일이고 해야 할 일이며 약속한 일이기도 합니다. 피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 정말 눈물을 삼키며 달려 나갑니다.
발상이 기특합니다. 온 세상이 아주 잠깐 정전이 됩니다. 바로 그 사이 세상에서 그 유명했던 비틀즈가 기록에서 사라집니다. 아무도 모르고 잭만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검색을 해도 해답이 없습니다. 그러니 비틀즈의 노래들도 나올 리가 없습니다. 평소 좋아했던 그 노래들을 사람들 앞에 부르니 모두 좋아합니다. 한 유명 가수가 자기와 동행하며 함께 공연할 것을 제의합니다. 꿈같은 제의입니다. 그러고 나서는 음반으로 나옵니다. 마트 직원이 일약 유명인이 되어갑니다. 결국은 미국에서도 유명한 메니지먼트사와 계약을 하고 세계적 스타가 됩니다. 문제는 그렇게 밖으로 나돌아 다니고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더구나 스스로 작곡해서 불렀다는 그 모든 노래들은 기존의 비틀즈 작품들입니다. 양심이 허락지 않습니다.
관람 전 누군가의 작품 소개 글을 읽었습니다. 그 전에는 비슷한 음악영화이려니 생각하고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읽고 음악영화가 아니로구나 싶어서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마치 우리 식으로 하면 ‘유열의 음악앨범’ 류의 이야기 같습니다. 단 그 좋아했던 비틀즈의 노래를 많이 들어볼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잭의 목소리로. 영화가 끝나고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막이 오르며 진짜 비틀즈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심심하면 흥얼댔던 바로 그 노래 ‘헤이 쥬드.’ 멋모르고 흥얼댔었는데 가사의 뜻을 읽으며 들으니 앞으로는 더욱 좋아할 듯합니다. 혼자서 끝까지 듣고 나왔습니다. 바로 이 영화의 이야기를 압축해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 ‘예스터데이’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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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복된 한 주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