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바라본 가을 밤하늘,,,
짙푸른 하늘 속에서 쏟아질듯 반짝이던 별빛과 눈썹 닮은 달빛이
서늘해지는 날씨를 느끼며 짙은 안개속을 달음박질치듯 달려가던
내 차의 속도를 제어해 주었다.
새벽길에 차를 주천강변에 세워놓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별들이 맑다, 미인도에서나 봤음직한 눈썹모양을 닮은 하얀 달빛이
나의 성급한 마음을 느긋하게 해 준다.
아침 일찌기 바쁜 일을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완연해진 가을을 곳곳에서 만난다,
들녘에서, 그리고 도로 변에서,, 하늘에서,
구름이 아름답다,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행선지를 바꾸어 무척이나 가 보고 싶어하던
'들꽃이야기'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떠 올라 원주로 향했다.
신림으로 들어서면서 들떠있는 마음을 느낄 수 가 있었다.
하늘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눈길이 닿는 곳곳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도로변 나뭇가지 매달린 나뭇잎 색깔이 역광에 눈부시도록 투명하다,
가고 싶은 곳을 찾아 가는 마음은 항상 그렇듯 들뜨게 한다.
들꽃이야기의 표지판을 만나면서 오솔길을 접어든다.
(솟대 4개의 의미는 한 가족 주인 내외와 두 아이)
(들꽃이야기의 상징 표지판 )
(사립문 앞에서 고운 모습으로 맞이하던 하얀 구절초)
사립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니
하늘에 치솟은 솟대들과 구절초가 나를 맞이한다.
눈길 머무는 곳마다 가을이 널려있었다.
담장사이로 고개 내밀던 구절초와 담장 위에서
꽃을 피워내던 많은 꽃들은 가을을 흠뻑 큰 숨으로 들이쉬느라
곱게 물 들어 가고 있었다.
(담장위에 얹어 있던 감)
(산에서 따다 놓으셨다는 으름 )
아무도 눈에 띄지 않았던 빈 뜨락에
감물을 들인 광목과 염색후에 말리고 있는 천들이
햇빛바라기를 하며 오후의 한가로움을 담게 한다.
잔듸위에 널려 있는 염색한 천과 지붕위에 널려 있던 붉은 고추는
가을하늘과 어우러저 한 폭의 그림이었다.
- 담장 안과 밖의 작은 풍경들 -
담장아래에 피어있는 꽃들, 그리고 담쟁이덩굴의 아름다움에
담장 부근을 돌아보며 안쪽을 기웃거려본다,
젊은 주인이 나무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계시느라
담장 안쪽을 기웃거리는 나의 눈길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신다,
뜨락의 아름답고 고즈녁한 분위기를 깨기가 아까워서 주변을 맴돌다
사립문을 열고 들어갔다.
조심조심 걸어 들어가며 사립문 뒤를 살펴보니,,
아~~ 고혹적인 물매화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탄성을 지르게 하는 기품어린 물매화가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흰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에게는 물매화가 은방울꽃만큼이나
아름답게 여겨지는 꽃이기도 하다,,
아주 작은 연못 앞에서 무리지어 피어있는 물매화,,,
아니 담장 위에서도 물매화는 꽃봉오리를 터뜨리려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여기 저기,, 아름답게 널려있는 가을을 만나느라
눈길을 뗄 수 없어 한참을 담장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주인을 만났다,
산들바람님과 명도사님..
화장기라고는 전혀 없는 고운 모습의 산들바람님.
그리고 산들바람님의 옆지기 명도사님
순수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던 두 젊은 부부의 모습에서
눈인사를 나누면서도 그냥 미소짓게 되었었다.
뜨락 안쪽에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가을은 탄성을 지르게 했다.
아름다운 삶을 선택한지 8년이 되었다고 한다.
어찌 이런 용기를 내서 자연을 곁에 두고 살려 했을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이러한 모습으로 살기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서울 그것도 서초동,,
어린아이를 데리고 소위 말하는 8학군에 살다가 접고
이곳에 자리잡고 터전을 마련 할 수 있었던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여유로운 삶을 보는것,,
그것만으로도 이렇게 편안하게 여겨지니
눈길이 닿는 곳곳이 아름다운 그림엽서였다.
지난 이틀동안 두어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해서 무척 피곤한 상태였었다,
그런데 이곳에 도착하자 마자 이미 생기가 돌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내 모습이 상기된 모습이었을것이다,
담장 밖으로 흐르는 물 소리를 따라 발길을 옮기니 그곳에는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공간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의 손길이 느껴지던 작은 놀이터,,
한여름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다 보는것,, 상상만 해도 평화롭다.
봄부터 새로 지으셨다는 황토방,,
피곤함이 역력했던 내 모습을 보고 주인 내외는
황토방에 불을 지펴주시면서 한잠 자기를 권한다.
황토를 바른 후 콩댐을 20여번을 하고 병으로 문질렀다는
황토방의 방바닥은 흙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고
따듯한 방은 아내의 공방으로 쓰여질것이라 설명하시던
명도사님의 표정에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방 안에서 내다본 바깥 풍경,,
그곳에 갑작스럽게 들르기로 맘을 먹었던 터라
변변히 준비해 갔던 선물도 없어 차 트렁크 안에서
몇년전에 만들어 놓았던 사각형 꽃병을 전하니 그 병을 쓰다듬으며
창가에 얹어 놓던 산들바람님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감사한 마음,,
산골아이님의 도착과 함께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들은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 오게 되었다.
담장 안에서 이루어졌던 한나절의 시간들이 꿈처럼 지나가고
이제 집으로 향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음을 느꼈을때는
밤이 깊은 시간이었다.
헤어지기가 아쉽고 그 곳을 떠나기가 아쉬워 자꾸 서성거리는
내 모습을 눈치 챌까 조심조심 이곳 저곳을 눈에 담으려고
두리번 거렸다.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아쉬움이 남아
카메라를 다시 꺼낸다,,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
.
.
.
행복이란 어떤것인가,
아니 행복은 어떻게 만들며 살아가야 할까,,
아름답고 풍요롭게 산다는 것은 어떤것을 의미하며
어떻게 내 안에 소중하게 담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그렇게 밤길을 달려 집으로 향했다.
**************
산들바람님 . 명도사님. 산골아이님.
꿈같이 흐르던 한나절의 시간들 속에서
평온함을 듬뿍 담아 돌아왔습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아름다웠던 기억을 머리에 이고
다시 한번 들러보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배려에 감사함을 ..
첫댓글 파아란님, 아름다운 곳을 다녀오셨군요. 훗날에 우리집도 이렇게 다녀가실거죠?
참나리님의 공간도 아름답게 꾸며질 것이라는걸 이미 알지요,,그곳에도 가 봐야 할꺼구요,, 주민의 행동에 의기소침해 하지 마세요,,
참 편안해 보여요. 난 그곳에 언제 가보려나. 아름다웠던 추억 머리에 이고 갈때 파아란님이 절 데리고 가실려나 ?
사진으로 글로 그 흔적들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여행에 잠시 동행한거 같네요...방문하신 분이나 맞으신 분 모두가 참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은보님! 우리 파아란님 졸라 가을 가기전에 한 번 가보면 안 될라나!!!!!!
아름다운 여행을 하셨네요. 파란님 ! 행복을 이미 담고 계십니다.
파아란님~ 좋은 여행하셨군요. 참 부지런하기도 하세요~~저도 시간내서 이곳에 한번 들러보고 싶어집니다. 산들바람님과 명도사님도 반갑습니다. 꾸벅~~~^^* 파아란님~이 좋은 글과 사진 제 카페에 옮겨 놓아도 되겠지요?
파아란님 신림 어디쯤인가요? 한번 쯤 가봐야겠다는 느낌이 드네요
주천으로 가는 길목 초입입니다, 전화 번호는 033-762-2823 명도사님,, 주소:원주시 신림면 성남2리 832번지 들꽃이야기입니다.
아~달새님 저알아요..원주에서 충북 백운면 (울엄마집) 가는 그길에 신림...입니다 가을 단풍이 좋아서 어느날 여고동창생이랑 셋이서 만나던날..거기입니다 숯가마도 있구요 굽이굽이 계곡임니다...너무좋은곳인데 파아란님 ...제 애창곡이 또 올라오네요 ^*^~~감사...느낌이 왠지...ㅎㅎㅎ
정녕 아름답고 행복한 전경이네요 ...이런삶을 누구나 그리워 하기 마련인데 ...
파아란님 피곤한 와중에 먼길 와주시고 좋은말씀 많이 해주시고 ..... 고맙습니다. 파아란님 자연이 그리울때는 .언제든지 들르십시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행복해지는 일에 공식이 있다면 마음이 같은길을 걷고 있는 벗을 만났을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곱게 삶을 꾸려나가시는 모습을 뵙고 살맛나게 살아가는 모습이 어떤것인가를 깊게 음미 해 보았으며, 머무는 동안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신림의 가을은 아름다웠습니다. 따듯한 배려에 감사 드리며 두분도 건강하세요.
아...!
가서보지 않았어도 가서보고온느낌 !!!!!!! 파아란님 덕분입니다.
천국이 따로 있나요. 내 마음 머무는 이곳이 곧 천국 이네요. 낙원같은 들꽃 이야기 에 마음을 담아 봅니다.
역시 파아란님은 남과 다르다!!!
파아란님 다음에 저도 꼭 같이갈수있음 좋겠네요...저 신림 안다니깐요....명도사님 뵈올날을 기댜려봅니다
어쩜 사진들이 저리 예쁠까요! 정말 작품감입니다. 포토 애세이집 한 권 내세요. 그런데 나도 따라 갈 걸. 너무 가 보고 싶네요. 언제 다시 안 가요?
매번 갈때마다 사진기계는 들고 갑니다만은..그 아름다움에 어디서 부터 어떻게 담아야 할지 폼만 잡다가 그냥 돌아오곤 했답니다. 벽난로 군불을 지피면 고무마와 밤을 구워먹으러 가뵈야 겠어요.. 김포에서 날짜 좀 잡아봐유~~~
넘 이쁘다...가보구 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