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수영장 삼아 놀던 어릴적 작은 연못에는
물방개와 소금쟁이가 나를 반겼다네.
물에서 건져 돌맹이에 앉혀 놓으면
날개에 물기 마르기 바쁘게
새가 된양
하늘로 올러 산 너머로 날아가곤 했지.
세월이 흘러 그곳을 떠나온지
몇해 되고
오랜 친구가 그리워 그곳을 찾아갔을때
물방개도 없어졌고
소금쟁이도 없어졌고
빛바랜 추억만 가슴에 품고
그 곳을 떠나왔지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고서야
우연히 도시에서 널 만났지
하지만 메어있는 몸으로
자유공원 길목을 지키고 있었지.
움푹패인 숟갈위에서
흔들리는 슬픈 곡예를 하듯 빙빙 돌려지다가
허기져 쓰러진 눈빛으로
상품이 없는 칸으로 들어가고 있었지.
주인이 널 버릴까봐
무서움에 겁먹은 표정이
혼란스런 세상을 원망하듯 바라보았어.
술취한 손님은 네 몸을 꾹 찔러보기도 했고
다시 더 어지럽게 세상에 너를 돌려놓고
행운하나 못 찾아준다고
내 팽개치고 갔지.
어렸을때 연못에서
내가 널 꺼내서 돌맹이에 올려놓지 않았더라면
네가 살아가는
삶이 조금은 더 행복했을지 몰라.
흑백없이 빙빙도는 세상을
행운찾아 헤메다가
술 한잔으로 잠재워보려 하는
어리석은 삶들이 너를 생각나게 하는구나.
어린날 내 앞에서
높이 산너머 날아가는 모습으로
나를 더 큰 세상을 꿈꾸게 했던
물방개와 소금쟁이가 지금 어디서 살고있을까?
목산님
그리고 이곳 회원님들
봄비소리 들으면서 무슨 생각하셨나요?
꽃샘추위가 물러가기 아쉬워 다시 찾아왔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첫댓글 ^^감자님 정겨움에 고향생각 잠시 돌아봤읍니다.항상이쁜글 고마워요. 근디 언제 놀러 오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