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 입문
SPORTS2.0 / 2008-07-02
MTB(Mountain Bike)는 산에서 타는 자전거다. 거친 산길을 오르내리기 위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프레임과 성능이 좋은 서스펜션(완충장치)을 갖추고 있다. 안전하고 즐겁게 MTB를 타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기본 상식을 소개한다.
MTB의 종류
MTB는 일반적으로 하드테일 XC, 올마운틴, 프리라이드, 다운힐로 구분한다. 얼핏 보기엔 비슷한 것 같지만 각각 성능 및 특성의 차이가 크다. 심지어 디자인이 같아도 주요 부품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기도 한다.
MTB를 구매할 때는 자신의 목적과 활용도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잘못 선택할 경우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여러 번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
MTB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으로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서스펜션(샥, Shock)의 개수다.
서스펜션은 노면으로부터의 진동이 MTB에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서스펜션이 하나만 있으면 산악보다는 평지나 험하지 않은 지형에 적합하다. 험로를 달리는 모델에는 서스펜션이 앞뒤 모두 달려 있다.
두 번째는 트레블이다. 트레블은 샥이 움직일 수 있는 길이를 말한다. 트레블이 길면 그만큼 가동 범위가 넓기 때문에 충격을 많이 받아야 하는 다운힐이나 프리라이드에 적합하다.
반대로 평탄한 곳을 달리는 모델일수록 트래블은 짧아진다. 모델에 따라서는 트레블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있다.
1. 하드테일(Hard Tail) 혹은 하드테일 XC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타는 MTB다. 서스펜션이 앞바퀴에만 있다. 서스펜션이 하나인 만큼 가장 단단하며, 강한 힘과 빠른 속도가 특징이다. 평탄한 도로와 그리 험하지 않은 산길에서 탄다.
특히 산을 오를 때 좋다. 산을 내려오는 것도 가능하지만 뒤쪽에 서스펜션이 없기 때문에 심한 충격을 감수해야 한다. 보통 트레블은 80~100mm 정도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등 일상적으로 이용하지만 가끔씩 산에 가서 즐기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대부분의 MTB 입문자들이 선택하는 장비이기도 하다.
올마운틴(All Mountain)
앞, 뒷바퀴 모두에 서스펜션이 달려있으며 이 때문에 풀샥(Full Shock)이라고도 부른다.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그래서 XC 모델 보다 내리막길과 험로를 달리기에 좋다.
이름 그대로 산을 오르내리고 장애물을 돌파하는 등 다양한 조건에서 달리는 데 적합하다. 도로에서 달리는 경우는 적고 본격적으로 산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주로 선택한다.
산을 오르는 데 편리하도록 가벼운 재질을 사용하며 트레블은 100~130mm 정도다.
프리라이드 (Free Ride)
올마운틴에 다운힐 기능이 보강된 모델이다. 하드 테일이나 올 마운틴에 비해 프레임의 두께가 두꺼우며 부품들도 가벼운 것보다는 무거워도 튼튼한 것을 사용한다. 트레블의 길이는 115~160mm 정도다.
다운힐(Down Hill)
DH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이름 그대로 산을 빠르게 내려가는 경기에 맞게 제작된 자전거다. 산을 올라갈 때는 가볍고 덩치가 작은 자전거가 유리하지만 내려올 때는 무겁고 덩치가 큰 자전거가 유리하다.
더구나 가장 거친 환경에서 타기 때문에 튼튼한 내구성이 필수다. 핸들의 위치가 높고 무게의 중심을 뒤쪽에 둬서 다운힐 시 안정감을 준다. 보통 트레블이 150~200mm 이상이다.
MTB를 타기 위해 알아둘 것들
MTB를 탄다고 해서 항상 산길을 달리는 것은 아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 자동차에 캐리어를 장착해서 목적지까지 싣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도로도 함께 이용한다. 이때 도로 조건에 맞춰 서스펜션을 조절해 주지 않으면 굉장히 불편하다.
에어샥(스프링이 아니라 공기압력으로 움직이는 서스펜션)을 갖춘 고급형 MTB들은 서스펜션에 압력의 정도와 반응 속도 그리고 트레블 등을 조절해 주는 기능이 있다.
이 세 가지를 도로나 산길, 자신의 몸무게, 타는 스타일 등에 맞춰서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그 밖에도 MTB를 타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1. 새그(Sag) 조절
새그는 무게에 따라서 서스펜션이 움직이는 정도를 말하며, 에어샥 챔버의 공기량으로 그 압력을 조절할 수 있다.
자전거에 올라타면 사람의 몸무게에 따라서 서스펜션이 눌리게 된다. 이것이 몸무게에 의한 서스펜션 가동 범위다.
보통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라면 공기를 많이 채우는 것이 좋고, 가벼운 사람이라면 반대로 공기를 좀 빼는 것이 승차감이 부드럽다.
서스펜션을 보면 몸무게에 따라 새그를 조절하는 제원표가 나와 있다. 각 브랜드별로 특성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꼭 정확한 제원표에 맞춰서 조절해야 한다.
새그 조절은 몸무게만 아니라 도로의 상태에 따라서도 달리 해 준다. 거친 산길을 달릴 때는 공기의 양을 줄여야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작동하면서 충격을 줄여준다.
만약 노면이 좋은 임도나 평탄한 도로를 달릴 때는 공기의 양을 늘려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보다 강한 힘과 편안한 승차감을 얻을 수 있다. 새그를 조절할 때는 압력계가 달린 전용 펌프를 사용한다.
2. 리바운드 조절
서스펜션이 움직이는 탄성의 정도를 리바운드라고 한다. 브랜드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샥의 아래쪽을 보면 좌우로 돌아가는 작은 다이얼이 있다.
이것을 토끼 그림 방향으로 돌리면 리바운드가 굉장히 빨라진다. 서스펜션이 눌렸다가 회복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자전거가 토끼처럼 통통 튀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거북이 방향으로 돌리면 리바운드가 느려진다. 즉 줄어들었던 서스펜션이 원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이 느려지는 것이다.
거칠지 않은 임도를 달릴 때는 리바운드가 약간 느린 것이 적당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쿠션을 느끼기에 적당하다. 하지만 계단이나 돌이 많은 지역에서는 리바운드가 빠른 것이 유리하다.
첫 번째 장애물에 부딪치면서 줄어든 서스펜션이 다시 회복되기 전에 다음 장애물에 부딪치면 그 충격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평탄한 도로를 달리는 경우에는 리바운드가 빠른 편이 좋다. 도로를 달리는 일이 많은 평상시에는 중간이나 약간 빠른 쪽으로 맞춰놓고 타는 것이 보통이다. 조절 방법이 간단하니 도로 조건에 따라서 그때그때 바꿔주자.
3. 서스펜션의 고정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을 달리는 MTB의 특징이자 최고의 장점이지만 반대로 일반 도로에서는 체력을 빼앗는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몸을 움직이고 페달을 밟을 때마다 프레임이 출렁거리면서 페달을 밟는 힘을 전달하는 정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MTB가 로드바이크보다 편안하지만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는 큰 이유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다운힐이나 프리라이드용이 아닌 이상 MTB를 일반 도로에서 타고 다닌다. 자전거를 도로용과 산악용 모두 구비하고 있다면 좋겠지만 MTB가 워낙 고가라 하나의 자전거로 출퇴근길과 산길에서 모두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을 달리지 않는다면 아예 서스펜션을 고정시켜 놓자. 서스펜션이 작동하지 않도록 고정시키면 출렁거림이 줄어들면서 평지를 달리기에 훨씬 편해지고 속도도 더 잘 난다.
서스펜션을 고정시키는 장치는 오른쪽 서스펜션의 상단에 있다. 이 손잡이를 자물쇠 방향으로 돌리면 서스펜션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되고 반대로 돌리면 자유롭게 움직인다.
물론 서스펜션을 고정시킨다고 해도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가동 범위가 최소로 줄어들면서 살짝살짝 충격을 흡수해 주는 정도다.
b>4. 클릿 페달 사용
자전거를 타다 보면 페달에서 발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빠르게 페달을 밟다가 그 힘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장애물을 통과할 때 충격을 받으면 균형을 잃으면서 미끄러진다.
산에서 달리는 MTB도 마찬가지다. 온 힘을 다해서 오르막을 올라갈 때 발이 미끄러지면 추진력을 잃고 한순간에 밀려 내려갈 수도 있다.
반대로 빠른 내리막에서 발이 빠지면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으면서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런 불편함을 없애주는 장치가 클릿 페달이다.
클릿 페달은 전용 클릿 부츠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MTB와 로드바이크용 클릿 페달의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MTB용 클릿 페달은 그 크기가 작고 부츠와 결합되는 부분이 이중으로 되어 있다. 부츠의 밑창에는 스터드가 달려 있어서 걷기에도 편하다.
로드바이크용 클릿 페달은 그 면적이 넓게 되어 있어서 힘을 전달하는 데 유리하며, 부츠의 바닥은 스터드가 없이 평평해서 걷기에 나쁘다.
클릿 페달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은 불편함이나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발과 페달이 묶여 있는 느낌이 생소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상황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 빠른 속도로 산을 타는 MTB이기 때문에 그런 공포감이 더 크기도 하다.
그래서 클릿 페달을 사용하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일반 평페달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클릿 페달은 발에 끼우는 것보다 발에서 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서는 언제든 재빠르게 발을 뺄 수 있도록 연습을 해 둬야 한다.
클릿 페달은 결합된 상태에서 뒤꿈치를 바깥으로 돌리면 쉽게 빠진다. 하지만 당황하면 제대로 동작을 취하지 못해 빠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평페달을 사용했을 때처럼 발을 드는 버릇이 남아 있는 탓이다. 처음에는 천천히 멈추면서 한발씩 번갈아 페달을 빼는 연습을 해 두자.
5. 부상 예방과 보험 가입
가볍게 산길을 달리는 정도의 수준에서는 일반적인 자전거 전용 의류와 헬멧, 장갑 정도만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다. 하지만 본격적인 다운힐을 하고 싶다면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세계 자전거 다운힐 스피드 세계기록은 2007년 오스트리아의 마르쿠스 슈퇴겔 선수가 세운 시속 210.4km다. 웬만한 경주용 자동차와 맞먹는 속도다. 그 속도에서 사고가 난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다운힐을 할 때는 머리부터 턱까지 머리 전체를 감싸는 풀페이스 헬멧과 척추 보호 기능이 있는 상체 보호대, 팔꿈치와 무릎을 보호하는 보호대 등을 주로 사용한다. 꼭 전문 다운힐러가 아니더라도 안전을 생각하는 라이더라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서 가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생활체육공제회의 스포츠공제보험을 추천한다. 만약 손해보험에 상해특약과 ‘일상생활배상책임담보’를 특약으로 함께 가입하면 사고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장비를 파손하는 경우에도 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 유리하다.
TIP
MTB 입문자라면 일단 각 지역별 MTB 동호회를 찾아보자. MTB는 기계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 자전거 동호회에서도 MTB 라이더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MTB 전문 정보 사이트로는 일병 ‘왈바’로 불리는 와일드바이크(www.wildbike.co.kr)가 가장 유명하다.
MTB 관련 대회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08년에는 총 30여 개의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국에서 거의 매주 대회가 있는 셈이다.
보통 크로스컨트리와 다운힐 대회가 많지만 8월의 ‘대관령 힐클라이밍대회’처럼 오로지 업힐만을 하는 독특한 대회도 있다.
대회 장소로는 적당한 코스가 갖춰진 야산이 많고, 근래에는 오프 시즌을 이용한 스키장도 많이 이용한다.
5월에 열렸던 ‘삼천리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와 6월의 ‘보광 휘닉스배대회’에 많은 참가자들이 몰렸다. 7월의 ‘대통령배 대회’, 8월의 ‘대관령 힐클라임대회’, 9월의 ‘하이원 하늘길대회’와 ‘강촌 챌린지대회’ 등이 주목할 만하다.
SPORTS2.0 제 109호(발행일 6월 23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