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사실, 여자한테 선물하는 거, 엄마 빼고 처음이거든요.
늘 타이밍이 어긋났어요.
뭐 대충 이런 식이었죠.
첫 번째 여자 친구는, 생일 전 날 심하게 다투고 헤어져버렸구요,
두 번째 여자 친구는 3월이 생일이었는데 5월에 만나서,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선물을 해 줘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고새를 못 참고 다른 남자한테
아니, 헤어졌던 남자한테 다시 가버렸어요.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여자 친구인데,
요번엔 웬일로 그녀의 생일을 함께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를 위해 뭔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어요.
일단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봐야겠습니다.
<여자 친구 생일 선물 강력 추천 바람>
바로 답 문자가 주르르 오고 있습니다. 역시 성격대로 나오네요.
평소 란제리 홈쇼핑 채널을 즐겨보며
란제리 디자이너를 꿈꾸는 앙큼한 선호 녀석은 속옷 세트를 추천해줬구요,
그리고 헤어진 여자 친구의 생일까지 챙기는
감성적인 지민이는 반지나 목걸이에 이니셜이나
‘love'같은 글자를 새겨서 주라고 그러네요.
속옷, 반지, 목걸이...
아직 이런 걸 선물할 사이는 아닌 것 같아요.
그녀도 부담스러워할 것 같구요.
사실 마음속으로 결정해 놓은 선물이 하나 있긴 해요.
별자리요.. 그녀에게 별을 선물하는 거죠.
그녀가 요즘 별자리에 푹~ 빠져 있거든요.
어느 날인가는 자기를 ‘스피카’라고 불러달라고 하더니
그날로 모든 아이디를 ‘스피카’로 바꿔버렸어요.
무슨 소린가 했더니 그녀가 처녀자리인데,
처녀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바로‘스피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낸 선물인데요,
별자리가 새겨진 지구본 스탠드.
스위치를 켜면 벽과 천정에 별자리가 나타나는...그거 어떨까요?
소녀 같은 제 여자 친구에게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문득 처녀자리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인터넷에서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수줍음이 많고, 완벽주의..그리고 깊은 열정을 숨기고 있는...
음, 맞는 것 같기도 한데요.
언제쯤 그녀가 수줍음 안에 감춰진 깊은 열정을
내게 흠뻑 쏟아부어줄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서두르지 말라고,
그녀를 위해 고민한 시간들이 그만큼의 사랑이 되어 돌아올 거라고..
- 오늘 등장했던 누군가가
내일 '사랑이..사랑에게' 주인공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