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17[바르가브의 기억이 되살아나려 하고있어]
"호오.. 녀석이 기억을 잃었다는게 사실이었나..?"
공중에서 나타난 붉은 머리의 남자. 잠들어있는 제로스를 보더니 실소를 흘린다
"정말이군. 한심하잖아 제로스녀석. 그러고도 수신관이냐"
그는 제로스를 한참 비꼬다가 사라졌다. 그러고보니.. 그가나타난곳은 꽤 높은 상공이었다
"바르가브의 기억이 되살아나려 하고있다."
"네에? 그게 정말입니까?"
피리아가 화룡왕 신전의 호풀을 받고 급히 달려갔을때.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아마 지금상황으로봐선 바르가브가 기억을 되찾을경우 복수를 하겠다며 리나씨에게 덤빌 가능성도..
피리아는 고개를 저어 생각을 떨쳐버리고는 천천히 일어섰다
"왜 되살아나려는 거죠? 그 기억이."
"아마도 마족 제로스녀석의 기억에 봉인되어있던 모양이야. 그녀석 기억상실증이라더군"
피리아는 이미 다 알고있었지만 아무이유없이 마족과 함꼐 다닌다면..어떤문책을 받을지 몰라서
조용..히 입다물고 앉아있었다
그럼 제로스의 기억만 되찾으면 되는거군..? 간단하잖..이아니잖아!!!!
피리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일단 바르가브를 찾아야 하는것이다.
"그럼 저는 일단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리아는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나왔다.
바르가브가 예전의 그 기억을 되찾게 된다니..
머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리나씨에게 가보는게 좋겠다.. 서둘러 찾아야 겠어.."
아침. 왠지 온몸이 찌뿌둥해지는 느낌에 제로스는 몸을 일으켰다
밖에서 들어줄수 없을만큼 기분나쁜 느낌의 노래가 들려온 것이다
리나는 곤히(?)자고있었다
이 노래는 대체..라면서 제로스는 창문을 열었다
"윽.."
머리속을 왱왱거리면서 울리는듯한 노랫소리
이상한 사람들이 흰옷을 입고 줄지어 걸어갔다
흰옷을 입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책같은 걸 들고있었다
그나저나..정말 들어줄수가 없다. 온몸에 기운이 쭉 빠지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털썩
"음.. 아무래도..뭐랄까.. 이녀석 성가를 들어버린건가.."
이른아침..아니 굉장히 늦은 아침. 점심이라 해야할 시간 리나는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자마자 보이는건 바닥에 쓰러져있는 제로스였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성신제날이던가..
이곳 세이룬은 마족의 힘을 약화시키는 곳인데다 자신이 마족이란걸 잊은 제로스
그래도 예민한 녀석이라 그런지 이상한(?)노래소리에 일어나 버렸나보다
상당히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는데 리커버리라면 더 악효과겠지..
-콰앙!
"리나씨!"
문을 부수려는듯 들어온 피리아.
"왜?"
막 생각나려는 찰나 피리아가 들어오는 소리에 멀리 날아가버린 그 생각..
괜히 짜증을 내며 피리아를 돌아보았다
"그게요.. 바르가브의 기억이 돌아오고 있대요"
"뭐라고?"
리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체 조용히 살고있는 지금 또 무슨일이 일어나려고 하는건가..
하지만 돌아오려 하고있다는건 아직 돌아오지 않았따는 말인데..
"바르가브의 흔적은?"
"전에 저희가 묵었던 그 작은 마을에요.저희보다 늦게 떠난거 같아요"
리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상당히 먼 거리..
기억을 잃은 제로스를 데려가기엔 조금 힘들겠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닐까..
"그리고 그 기억은.."
"자 빨리 가자!"
피리아는 말하려다.. 나중에 말해도 상관없겠다고 생각했는지 입을 다물었다
제로스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르가디스를 시켜 업어오게(=_=..)했다
"내가 왜 이런일까지 해야하는거야.."
"잘 부탁해 제르가디스. 와하하핫"
기절한 제로스가 흡사 여자와 비슷하게 보였던 리나는 폭소를 터트렸다
제르가디스는 인상을 찌푸리고 말없이 걸었다.
그저..말없이..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짜증나는군.."
가우리가 들리는 마을마다 먹어대는 바람에 속도가 현저히 느림을 느낀 바르가브
지금은 가우리를 기절시킨뒤 들쳐메고 가는중이지만
날개가 서둘러 회복된다면 바랄게 없겠다는 듯한 바르가브
날개가 갑자기 왜 생각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목적지는 없이 예전 태어났던 곳으로 향하는 바르가브
"제길.. 무겁잖아"
아무리 예전 모습이라지만 정신연령은 아직 7살정도(?)밖에 되지않은 바르가브
차마 가우리를 버리지 못하고 메고가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 모든일의 발단이 제로스라고 생각하는 바르가브
이를 간다.. 제로스 아무래도 위험할것 같다
"제로스.. 죽여버린다.."
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18[그사람은 달빛같은 모습을 하고있었다]
"아.."
천천히 눈을뜬 제로스. 가늘게 뜨인 눈이긴 했지만 앞은 분간할수 있었다
머리가 계속 울렸다. 그런데 아까 쓰러지기전 봤던 방이 아니었다
움직이고 있었다-
설마..납치당한건가??
"리나씨!"
"리나가 아니라서 미안하군.."
"어라..?"
제로스는 눈을 깜박였다. 흐리게 보이던 앞이 뚜렷이 보였다
자신은 제르가디스에게 업혀가는 상태였다.. 이런 실례를
"죄..죄송해요!"
"아니야. 알아서 걸을수 있겠지?"
"네..아.."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비틀거리는 제로스. 제르가디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자라구 제로스. 저녀석은 하루를 꼬박 나를 안고 달려도 멀쩡하던 녀석이야.안그래 제르?"
리나가 제르가디스에게 살짝 윙크하며 말했다.
제르가디스는 다시 저녀석을..이라며 중얼대고있었다
"음..그럼 염치 불구하고 부탁드려요"
일어날수 없었던 제로스라 힘없이 미소지으며 제르가디스에게 손을 뻗었다
다시 이동하는 일행. 제로스는 천천히 잠들었다
그사람은 달빛같은 모습을 하고있었다 -
"달이 왜 숨는가 했더니..당신때문이었군요"
바람이 불어왔다. 나뭇잎들이 서로 부딪혀 서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참나.. 별걸다 내탓을 하십니다?"
"보세요. 방울벌레도 울음을 그쳤지 않습니까"
"네네, 정말 죄송하게 됐네요.. 그런데.."
두사람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람소리때문에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흐음.. 아주 되바라지게 생겼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마치 몇년전의 누군가를 보는것 같지요?"
"헤에? 누구말씀이신가?"
"글쎄, 누구얘길까요?"
다시 벌레 소리가 풀숲에서 들려왔다
달을 가린 구름은 점차 수가 늘어났다
하늘이 점점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두사람은 이야기를나누고 있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참, 그러고보니 깜박 잊었군요"
"뭘요?"
벌레소리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크게 울렸다
바람은 나뭇잎새로 지나다니며 그들을 춤추게 했다
"오랜만입니다"
그사람은
"풋..킥킥..킥..킥..킥...."
"...아니 그말이 그렇게 우스운가요?"
"쿠쿠쿡.. 내가 미쳐, 당신 정말.. 변한게 하나도 없어.."
"그거.. 칭찬인지 모르겠군요"
"음.. 비밀입니다"
그 사람은 마음을 놓으면 밤의 어둠조차,
파먹어버릴 고요함이었다
-모두 먹어치워 버려라.
뼛조각 하나도 남김없이
"아!"
"왜그래?"
"아니요. 이상한 꿈을 꾼것 같아서.."
제로스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익숙한 느낌이었다. 꿈은 정말 익숙한 느낌이 드는..그런 꿈이었다
단지 그 사람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또 한사람은..누구였을까 제로스는 고민했다
"제로스님.. 가르쳐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네? 뭔데요?"
피리아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리나는 이미 저 멀리 뛰어가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당신은.. 마족입니다."
숨이 멎는듯한 느낌.. 마족..?
"그게 뭔데요?"
피리아는 온몸에 힘이 쭉 빠져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알아두기만 하세요.."
"저녀석의 원래 모습은말이지.. 늘 웃음으로 위장하고있지만.. 그건 전부..허구라네"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죽여버리고 싶은것 아닐까요..?"
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19[저기..당신이라면 나를 죽여줄수 있을까?]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바람이 불었다
부드럽게 머리를 날리는 바람. 이 바람이 너무 싫었다.
힘이 드는지 어깨에 들쳐맸던 가우리를 바닥에 내던지는 바르가브
아무래도 이근처에서 기분나쁜기운이 느껴지는것 같았다
"제로스녀석인가..? 하지만 녀석이라면 기운을 감출텐데..뭐 일단 가보자"
다시 가우리를 들고 높이 도약하는 바르가브. 순식간에 저 풀숲으로 사라져버렸다
자신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가 있다는건 역시 눈치채지 못한걸까?
"이번엔 구경이나 해야겠군..큭"
그는 실소를 흘리더니 바르가브가 사라진 방향으로 날아갔다
아니 날아가다 사라져 버렸다. 공간이동.텔레포트인가?
"힘들어."
"헤헷. 죄송해요"
제로스는 여전히 제르가디스에게 업혀있는 상태이다
리나는 리커버리는 소용없고.. 고민하는 중이었다
피리아는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제로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미 노을이 천천히 져가는 하늘이었다
붉게 물들어 있는 하늘이 아름다웠다
뭔가 낯익은, 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무언가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니. 갑자기 떠올랐다고 해야 맞는 말일것이다
붉은색의 기분나쁜 느낌의, 하지만 언제나 함께 있었던 듯한 무언가가
"윽.."
제로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견디지못할정도으 고통은 아니었으니까
"마족..이라"
당신은.. 마족입니다..이 한마디가 자꾸만 제로스의 머리속에서 무언가와 함께 남았다.
왠지 모르게.. 자꾸만 머리속에 남았다
"이제 걸을수 있을것 같아요^-^"
제르가디스는 한숨을 내쉬며 제로스를 내려주었다. 꽤 힘든 모양이다
하기야 하루 종일을 제로스를 업고 다녔으니 당연할지도..험한길만 다녔으니까
"오늘은 노숙이군"
"그래도 별을 이불삼아 잘수있다는게 얼마나 좋은건지 모르지 제르!"
얼토당토한 말을 붙여서 말하시는 리나지만.. 리나도 별로 노숙은 좋아하지않는다.
지금은 더운밥 찬밥 가릴때가 아니다. 반나절 더가면 마을이 있긴 하지만..
이제 막 어둑어둑 해졌기 때문에 일행은 서둘러 출발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늘은.. 언제나처럼 고요했다
"시시한것들"
-싹.싹, 싹,싹
빗자루 소리가 들려왔다
일정한 박자를 두고 흙먼지를 날리며
누군가 조용히 풀숲에서 걸어나왔다
"뭘 보십니까?"
"아 그게.. 자라면 녀석도 이렇겠구나 싶어서요"
"녀석?"
"내 아들같은 아이랍니다. 왠지 닮은곳이 있어서요."
"저요? 얼굴이 말입니까?"
"아뇨 얼굴은 전혀.."
"그럼 뭐야?"
그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앞에 있는 사람이 들으면 안되는 말같다
"헤에- 지금 몇살인데요?"
"서른 아홉 됩니다"
그는 천천히 대답한 사람을 쳐다보았다. 한심하다는 눈으로
"아니, 댁 말고요"
"아아. 그녀석 말이군요? 올해 4살입니다. 어찌나 귀여운지.."
"아아 그러십니까?"
그는 상당히 맹하다고 생각했다. 그 앞에 서있는 사람이
그는 천천히 나뭇잎을 주워들었다. 그는 아까부터 낙엽을 쓸고있었다
이미 가을이라.. 낙엽이 마당에 수북했다
"그런데.. 당신은 왜 하필 여기에 왔습니까?"
"왜라뇨?"
"이런 운동부 합숙소같은 분위기는 좋아하지 않는듯한데..이미지가 안맞는것 같아서요"
"음.. 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비밀이긴 하지만.. 그게 가장 어려운일이라고 들었으니까요"
파란 하늘위로 구름 몇점이 지나갔다
앞에 서있는 사람은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
"허어.."
"세상의 거의 모든일을 해봤는데, 하나같이 간단하고 시시한 일뿐이었습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도 분주히 빗자루를 움직였다
조금의 여백을 둔뒤 다시 말을 꺼냈다
"그래서 따분하지 않을 일거리를 찾으니 이거더군요."
"... 하아..그래요? 뭘해도 재미없고 시시하다면.."
대답하던 사람은 입에 살짝 미소를 띄우고있었지만..그미소를 지워버렸다
"당신은 참으로 재미없고 시시한 인간이군요"
바람이 불어왔다. 그가 쓸어둔 낙엽이 약간 옆으로 날아갔다
그는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은채..천천히 옆으로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고구마나 얻어올까요?"
"...네?"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에 그는 약간 얼빠진 소리를 냈다
"아니.. 이렇게 낙엽을 많이 모아놓고, 고구마를 안구우면 어디에 쓸겁니까?"
그리고 그것이.. 무언의 실마리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가르쳐 주십시오.. 그것은 대체 어떤것이길래 그렇습니까?"
"네가 갖추지 않은 모든것이다!"
얼마전 낙엽을 쓸고있던 사람이었다
그는 누군가의 목을 조르며 묻고있었다. 마치 조롱하듯
-부웅
그가 마지막으로 목을 조르던 사람의 숨통을 끊으려 할때였다
-덥썩!
그의 내려치려는 손을 누군가 뒤에서 잡았다
".... 즐거운가요? 그것은?"
조금후엔 어둡고 캄캄한 창고안이었다.
그는 자신의 팔목을 들여다보고잇엇다
빨갛게 손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는 팔을보며 그는 고통을 호소했다
"으.."
"아팠나요? 나름대로 봐준것입니다만"
"당신대체 뭐야? 사실은 어마어마하게 센것 아니야?"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저 평범한 아저씨일 뿐이에요"
"평범한 아저씨는 그런건 하고다니지 않아"
그는 담배를 입에 물려다 멈칫하고, 담배를 버렸다
"그것도 그렇군요. 하하하"
그가 버린 담배는 굉장한 고급담배였다. 확실히 평범한 사람이라면 본적도 없을..
"당신같은 사람도..있었군"
"이 담배 말인가요? 그렇게 이상한가.."
"당신은 정말.. 똑똑한건지 아방한건지모르겠어"
"그런말 자주 듣습니다."
그는 조용히 푹 수그리고서 자신의 옷자락을 세게 쥐었다
"... 저기.. 당신이라면 나를 죽여 줄 수 있을까?"
그는 천천히 그사람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싫은데요. 영 귀찮아서.. 남의 번뇌에 휘말리는것은 피하는 성격이거든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는 가지 않는 법입니다."
"난 그런게 안돼."
"먹느냐 먹히느냐 하는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지 않으면, 살아있다는 실감이 안나"
그는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았다
길게 한숨을 내쉰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난 갖고싶은게 전혀 없어..
이기고 또 이겨서. 다들 누군가의 시체를 밟으며 살아가는것 아냐?
살아간다는건 남을 잡아먹는거란 말이야."
그러자 그는 조용히 그의 말에 대답했다
"... 언젠가 자신이 먹히기 위해?"
그빛은 흡사 -
모든것을 삼켜버릴것 같았다
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20[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제로스, 일어나! 일어나라니까?"
"으음..아 리나씨, 죄송해요 늦잠을 자버렸네요"
"늦잠은 무슨..그런게 아니라 습격이다"
리나는 한손에 파이어볼을 준비한채 제로스를 깨웠다
제로스는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갑작스레 그의 볼을 스치고 화살 하나가 나무에 박혔다
"렛서..데몬?"
하급마족들이었다.문제는 수가 상당하다는것..
한 300마리는 되어보였다. 아니 그보다 더할수도 있다
제로스는 이상하게 긴장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까 스쳐지나간 화살때문인지 볼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이 느낌.."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는 제로스의 눈이 커진다
뭐라 말할수없는 불안감. 그리고 안정감
이 두 느낌이 한꺼번에 들었다. 이건..피..?
"리나씨.. 제가..마족이었습니까?"
이미 피리아와 제르가디스는 렛서데몬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제로스는 석장을 지탱하여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 그걸 어떻게.."
"음..그랬습니까.."
뭐라 말할순 없었지만 제로스가 어느정도 기억의 실마리를 잡았다는걸 알수있었다
리나는 정신계 공격주문을 캐스팅해둔뒤(캐스팅-미리 외워 준비해 둠.주문이 필요없이 금새 쓸수있다)
렛서데몬들에게 사용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몰려왔다
"이거 우리 마력이 바닥날때까지 오는거 아닐까?"
"모르겠어."
"레이져 브레스!"
피리아의 레이져브레스에 의해 일직선으로 길이 생긴것 같았다.
빠져나가려 했지만 어디선가 또다시 나타난 렛서데몬들에 의해 그 길이 막혀버렸다
그들은 꾸역꾸역 계속해서 밀려들어왔다
"제로스..수신관 제로스..쿠쿡.. 역시 너무 멋지단말이야.. 제라스님 몰래 가져버리고싶을만큼.."
공중에서 파란머리의 여인이 나타나 실소를 흘렸다
제로스는 그녀의 말에서 익숙한 이름을 들었다
"제라스..?"
의문이 들긴 했지만 그는 석장으로 렛서데몬을 상대하는것도 벅찻다
-파앗
렛서데몬 한마리가 마기를 뿜어냈다. 무언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충격도 컸다
"음..? 이 느낌은.."
제로스는 무언가 끓어오르는듯한 느낌에 최대한 정신을 집중했다
"꺄아!"
피리아가 튕겨저 나갔다. 리나는 당황하며 제로스를 바라보았다
"뭐하는거야!"
"네?"
제로스는 자신의 주변을 바라보았다. 렛서데몬들도 쓰러졌지만 제르가디스가 실드를 치고있었다
피리아는 정신을 잃고있었다. 이게 대체..
"너.. 뭐한거야?"
"그냥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정신을 집중했을 뿐인데.."
"갈수록 맘에 드는군..후후 그 강력한 힘도.. 역시 방해물인건가.."
마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수신관 제로스 -_-..후후 나도 제롯상을..[탕!]
그래서인지 제라스의 명령으로 이곳에 온 중급마족.아니 약간 상위급에 드는 마족
그녀의 이름은 리에. 성은 없다. 예전에 버렷다
그녀는 제로스에게 마기를 강하게 내뿜엇다
제로스의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면서 그녀의 마기를 밀어냈다
"뭐..뭐야!"
그녀는 기억을 잃었음에도 엄청난 제로스의 힘에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아스트랄 바인!"
그틈을 타서 제르가디스가 그녀에게 마법을 걸었다
다행히도 통한건지. 그녀는 재가되어 흩날렷다
"괜찮아?"
"네.. 피리아씨는요?"
"회복은 했어. 지금은 잠들었을거야"
-휘익
이상한 바람소리같은 느낌. 불길한 느낌이 계속되엇다
제르가디스는 피리아를 안고 몸을 날렸고 리나는 제로스를 붙잡고 몸을 던졌다
-파악!!!!!!
엄청난 흙먼지와 함께 마력의 파동이 일었다
"여기 숨어잇었군 제로스"
"어라..? 바르가브? 가우리?"
의외의 인물 등장에 긴장하고 있던 리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비켜!"
리나를 저멀리 날려버린 바르가브. 아직 제로스가 기억을 잃은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가우리는 이미 저멀리 처박혀있다)
"후후.. 이제야 만났군 제로스 이자식"
"누구세요?"
제로스는 처음보는 바르가브이기에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바르가브는 제로스가 장난을 하는거라 생각하고 인상을 찌푸렷다
"그딴 농담은 집어치워!"
제로스로서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엇다. 처음보는 사람이 와서 자신에게 욕을 하고 있다니..
(제로스가 마족이란걸 기억하기때문에 바르가브는 가브에 대한걸 기억하지 못한다)
"그만 두세요 바르가브!"
피리아가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바르가브와 제로스 사이를 막아선다
바르가브로서는 약간 멈칫거릴수 밖에 없었다
음.. 아무래도 피리아를 리나처럼 날려버릴수도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일까
"너..대체.."
"바르가브 용서못해!"
리나가 드디어 빠져나왔다
폭발했나보다.. 피리아는 급히 실드를 쳤다. 바르가브도 마찬가지였다
리나의 고함소리를 뒤로..
"드래곤 슬레이브!!"
(주문은 잊어먹었으므로 생략 -_-..외웠다고 칩시다)
그곳은 완전 반폐허가 되어버렷다.
다행히 피리아의 뒤쪽에 제르가디스가있어서 실드에 포함되었기에..
아니었으면 리나는 동료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려야했을 것이다
"젠장! 방해하지마!"
"웃기는소리하고있네! 제로스녀석은 지금 기억상실증이야! 너 기억못한다고, 알아?"
리나는 열이 있는대로 뻗치는 바람에 나오는대로 내뱉어버렸다
(뭐 다행히 별말 안한것 같지만 말이다)
바르가브는 제로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기억..상실증..
"젠장.. 이녀석 기억을 되찾으면 나한테 데려와!"
바르가브는 화가나는지 그대로 사라지려 했다
-덥썩
"뭐야!"
"가지마요 바르가브!"
피리아의눈을 바라보는 바르가브. 휙 하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래도 피리아 때문인지 가려 하지는 않고 그냥 멈춰서 잇을 뿐이다
가우리는..자고있다(그난리속에서.. 드래곤 슬레이브를 맞고 죽지않은게 용한..)
"뭐.. 그럼 이제 우린 뭐하지?"
딱 정해진 목표가 없자 리나는 망설이며 말했다
가우리와 바르가브도 찾았겠다. 왠지 조금씩 할일이 사라지는듯한 느낌이다
제로스는.. 갑작스런 통증에 머리를 부여잡고 휘청였다
-털썩
"어? 제로스 왜그래? 제로스!!"
식은담을 흘리는 제로스. 일행은 급히 제로스를 간이 침대(짚위에 천을 덮어만든)에 옮겼다
제르가디스도 어느새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제로스는 무언가를 작게 중얼거리고있었다
안그래도 차가웠던 체온이. 0도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뭔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팍!
"하여간 사람을 귀찮게 한다니까"
"값나가는 물건만 얌전히 내려놓고 가면 봐 준대도 그러네."
꼬마가 도망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세사람이 따라왔다
꼬마는 잡혀 내동댕이 쳐졌다. 세사람은 천천히 다가왔다
"쳇!"
꼬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사람을 발로 차려 했다
"이!!"
그러나 그 사람은 곤봉으로 꼬마의 머리를 내려쳤다
"건방진 자식!"
"크윽.."
꼬마는 머문곳을 떠나 거의 닷새를, 밥한술 물한모금 못먹었으니...
체력이 이제..
"어이.. 이거 가만보니.. 꽤 곱상하게 생겼는걸?"
피투성이가 된채 쓰러진 꼬마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한 남자가 꼬마를 일으킨다
그들은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며 꼬마에게 다가왔다
"헤헤.. 이게 또 발동 걸렸군"
"취미한번 별나다니까"
"....!"
"시끄러워 넌 팔이나 꽉 잡고있어. 얼른 끝내 버려야지"
그들은 점점 꼬마에게 다가섰다
"헤헤.. 이거 뭐야 아주 얌전해 졌.."
그리고 그는 말을 잊지 못했다.
-타앙!
총소리 비슷한소리가 울려퍼졌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던 남자의 오른쪽 머리윗부분이 날아갔다
꼬마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자신도 놀란듯 앉아있었다
"히..히익!!"
"이자식, 괴물이야!"
그들은 허둥지둥 죽은 남자를 두고 도망쳤다
꼬마는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손이..손에서 이상한게..
그는 처음으로.. 사람을
"으.."
죽였다.
한잠도 못자는 밤이 이어진다
잠들면 악몽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깨어있을때도..
달빛이.. 무겁다
"메시아 좋아하네. 이렇게 피비린내나는 사람을 잡아다 「신」이라고? 구역질나서 못 봐주겠어"
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21[좀 있으면 그 어깨가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거네.]
"큭.."
제로스의 이마를 짚어보려던 리나는 깜짝 놀라며 손을 떼었다
손끝에 이미 약간씩 동상에 걸린듯한 상처가 남았다
제로스의 몸의 온도는.. 이제 막 영하 100도를 넘어섰다
주변의 풀들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공기마저 싸늘해졌다
얼굴의 핏기가 사라진지는 오래된일. 입술은 새파랗게 질렸다
"뭐야.. 이거"
바르가브는 손에 파이어볼 주문을 건채 제로스에게 다가갔다
-파지직
파이어볼은 얼어서 떨어졌다. 점점 온도가 떨어져가고 있었다
"제로스.."
리나와 피리아는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보았다.
제르가디스는 의아해하며 뭔가 서적을 뒤적거렸다(별걸 다 가지고 다니는 구려 -_-..)
제로스는 숨을 몰아쉬다가 눈을 번쩍 떴다
"무슨.. 이런..난 이런일따위..기억하고 싶지 않단말입니다.."
체온이 점점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제로스는 머리를 부여잡고 중얼거렸다
팔이 굳었는지, 천천히 움직였다
제로스의 보랏빛 눈동자에 뭔가 반짝였다. 잘못 본걸까
-팍!
악몽이었다.정말로.. 정말로 악몽이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절어있었다.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쳇.."
손에는 자신과 맞지않는 석장이 들려있었다
잠을 잘 수가 없어.
그는 물을 세차게 틀었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그나마 그의 조금 어둡던 마음을 감싸안아주는것 같았다
"....?"
그가 있는곳은 어느 절이었다. 잠시 신세를 지고있는 것이다
연기냄새가났다.. 이건 담배인가..
아니,설마..이런 경내에서..
연기가 사원 안에 조금씩 퍼져가고 있었다
공기중으로 흩어지는 안개와 같은 담배연기
"허어.. 달에서 온 마물인가?"
늙은 중 한사람이 담배를 피우며 창틀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보랏빛 머리는 내 처음보는구먼.
마물은 월식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아름다운 하현달이군 그래."
".... 댁이 나보다 훨씬 요괴처럼 보이는데?"
"헐헐헐헐 - 그거 아주 재미있군! 그럼 달밤에 만난 마물들끼리 인사하는셈 치고 한대 어떤가?"
그는 담배를 내밀었다. 머리에 현기증이 날만큼 지독하기도 한 향기였지만
한편으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향인것 같기도 했다
"아니..난 담배는.."
"그럼 술을 더 좋아하나?"
".... 둘다 좋아하지 않소. 뭣보다 이곳은 사원 경내.."
"허허 알고있네. 공범자를 늘릴 꿍꿍이 속이었는데.. 술도 담배도 안한다니, 거참 별난 마물을 다보겠네"
세찬 바람이 불었다
그의 보랏빛 머리를 가볍게 넘겨버리는 세찬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부딛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도.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이곳은 아무런 거부감도 들지않는다
아무런..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숨이 꽉꽉 막힐것만 같은 교회나 신전같은 곳보다.. 이런 사원이 훨씬 맘에 들었다
-밤이면 밤마다 쫓아온다..
"헉..헉...... 제길.."
고독과 광기가 따라붙는다
오늘도 천천히 경내를 돌아다닌다
밤에 잠들수 없는 고통.
"어허.. 오늘도 달에서 내려오셨나?"
"마물이 아니라 능구렁이였군. 이렇게 밤마다 나돌아다니나?"
"공기가 맑은 밤에는 담배맛이 일품이거든"
"... 그거 앞뒤가 안맞는데"
"헐헐.. 한대 피워보면 안다네. 조금은 사라질지도 모르지."
"사라져?"
"미간의 주름살이"
"....-_-^"
달이 밝은 밤이었다
그리고 공기가. 어느때보다는..가벼운 밤이었다
이곳에 머무른지 엿새째.. 아직도 위에서의 명령은 없다
한잠도 못자는 밤이 이어진다
잠들면 악몽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깨어있을때도..
달빛이..무겁다.
벌써.. 며칠째.. 달빛은 내 어깨를 짓누른다
"그래서..어떤가?"
나름대로 털어놓을수 있는거라고는 담배만 죽어라고 피워대는 늙은땡중
그렇지만. 그래도 장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4년간이 어떤세월이었는지 상상할수 있어?
덤벼드는 놈들이 끊이지 않았어. 그걸 다 죽였단 말이야.
모조리 다!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일일이 기억도 안나!"
남의 목숨을 빼앗는것은 이다지도 쉽다
그런데..
죄의식도 너무나 무거워.. 고독이. 광기가.후회가 무거워..
이..목숨이..살아간다는것은 이다지도 무겁다.
"그렇게 억지로 다 빨아들이니 가래가 끓는 게야."
"....?"
"자네 말대로말일세. 사람의 목숨이란 담배같은 거라네. 다 태우고나면 허무하게 연기로변해 사라지지"
그는 연기를 뱉어내었다
하얀 연기가 공중으로 사라져갔다. 허공으로 퍼져갔다
"그걸 다 짊어진다는것은, 연기를 가슴속까지 다 빨아마시는거나 같다네..
그렇게 하면서 세카맣게 변한 허파가 자네의 업인게야."
그는 말하면서 무언가를 던졌다
-척
손을 들어 그것을 받아냈다. 손안을 보니.. 담배였다
"이별 선물일세. 하하하 가져가게나"
그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뱉어냈다
"이보게.. 자네 제로스라 했던가? 살아있는 이상 누구나 몸에 피를 묻히는 법이라네..
자네에게서 피비린내가 난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네 몸속을 흐르는 피냄새일 게야"
그의 말이 끝나고. 그는 천천히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제로스는 천천히. 자신의 손을 들여다 보았다
"몸속을 흐르는 피..라고?"
"아참! 그리고말일세!
그가 다시 돌아서서 외쳤다
"좀 있으면, 그 어깨가 그리 무겁게 느겨지지 않을걸세.."
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22[나의 발자국은..많은 발자국 사이의 하나가 되었다]-완결
"돌아오고있어요"
"제로스..괜찮아?"
-주륵
제로스의 차가운 눈에서. 이유모를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거였습니까.. 그런.. "
"제로스..울어?"
"예?.. 아 죄송합니다.눈에 티가들어갔나봐요"
티가들어갔다기엔. 너무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볼을타고, 천천히 바닥으로
몸의 온도는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의 기억이. 돌아온걸까?
하지만 바르가브는 저렇게 멀쩡히..
-쉬익
"바르가브?왜그래요?"
피리아가 바르가브에게서 나는 기운에 눈을 찌푸렸다
환한 빛과함께, 그의 몸은 4살짜리 꼬마의 모습으로 변했다
"아무래도 기억을 되찾은것 같군요. 리나씨"
"뭐? 그럼 시치미떼고있었단 말이야?"
"아하하 그럴리가요. 지금 막 찾았다구요 지금 막.."
"거짓말아니지?"
"무슨 봉변을 당하자고 거짓말을 하겠어요.."
"뭐?"
"아 아닙니다^-^"
예전과 같은 능구렁이같은 미소
뭔가 깨달은것 같은 미소
제로스는 뭘 보앗던 걸까?
"그럼 이제 앞으로 우린 뭘하면 좋지?"
제르가디스가 조용히 말했다. 그러고보면 역시 뚜렷한 이유가..
"전 바르가브를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 아무래도 꼬마에겐 조금 힘들겠죠"
"그래? 제르는?"
"난 몸을 고칠방법을 찾으러가겠어"
"그럼 제로스는?"
"저도 할일이 있어서요"
삐져버리는 리나..아무래도 혼자서 여행하기 지루했던 모양이다
홱 토라진 리나를 보고 쿡쿡 웃는 제로스
"왜웃어?"
"아뇨 귀여워서요^-^"
"....제로스..너..설마 기억을 잃었을때를 기억하는거야?"
"그럴리가요"
"그럼 어째서 그때의 말을 하는건데!"
"그건..비밀입니다^-^"
제로스는 빙긋이 미소지었다
예전에 자신이 사람에게 키워졌다는건..별로 기억할수 없던 사실
무언가 일부분이 허전한것처럼. 기억하고싶지 않았던 사실
그렇지만 절대로 돌아갈수없는 과거의 소중한 기억
그 소중한 추억.
자신을 거둬줬던.. 그 사람을 잊어버렸다는것이 후회스럽기도 했던
자신에대한..
추억이었다
"음.. 리나씨에게만 가르쳐드릴까요?"
"뭐? 뭔데? 뭔데?"
제로스에게 다가가서 묻는 리나
귀에다 소근거리려는지 손을 살짝 흔드는 제로스
리나가 가까이 가자마자
-kiss♡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는 리나. 제로스에게 소리친다
"뭐,. 뭐하는거야!!"
"자 그럼이만^-^"
"얼버무리지 마!"
"어? 눈이오는군요?"
천천히. 대지를 뒤덮는 눈
한여름인데도.. 조용히 대지를 얼어붙게 만든다
"분명..여름이었지 아마?"
리나는 하늘을 보고 중얼거린다. 그러다 다시 제로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얼버무리지 말라니까!!"
"아아. 그럼 전 이만^-^"
천천히 쌓여가는 눈
그곳뿐만 아니라
모든 대지를.. 차가운 눈으로 뒤덮는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기억의 조각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 생각난다
끝없이, 끝없이
무섭도록 아름답던 흰눈..
무섭도록..흰...
"제로스는 밖에 나갔습니까?"
"아니, 그저께부터 침실에 틀어박혀있어"
"뭐요?"
"무섭다나..?"
"제로스, 왜 그렇게 눈이 싫은거니?"
"..... 왜냐면........ 춥고, 너무 차가우니까."
"옷을 든든히 입으면 되잖아"
"그런게 아니라..아무튼 못 나가!"
제로스를 거둬준 양아버지. 그리고 그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천천히 밖을 바라보는 제로스의 아버지
소리없이 조용히. 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네 나이의 어린애들은 눈이 오면 뛰어나가 놀아야지.."
"싫어..싫다구!"
7살정도 되엇을 쯤일까. 처음으로 아버지께 반항해본적이 있었다
양아버지였지만..친아버지처럼. 따뜻한 느낌을 준 사람
두사람은 밖으로 나갔다
천천히 눈이 잘 보이는 창가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두사람
"겨울이면 눈도많이 쌓였겠지.."
"아참. 그리고보니 제로스녀석을 처음 본게..겨울이었나 아마"
눈이 내리면- 소리가 없어진다. 무서울정도로 조용하다
춥고 차갑고, 아무도없어.. 누군가 부르고 싶은데.. 부를 이름도 없고..
끝도없이 새하얀, 무섭도록 아름다운 흰색에 파묻핀, 단지 나밖에 없는세계. 단지 그것이
그것이..무서워서..
"제로스..? 식사하러 가지 않겠니? 오랫만에 밖에서 먹자꾸나"
"싫어. 오늘만은 싫어.. 다음엔 꼭 갈게.."
"그래..?"
-휙
"아! 아버지!"
눈위를 걸으면.. 발자국이 남는다
아. 발자국.. 그래.나는 이제..혼자 있는게 아냐.. 갇혀잇는게 아냐..
나의 발자국은..
많은 발자국 사이의 하나가 되었다
"제로스? 어딨어?"
소리없이. 조용히. 제로스가 사라져버렸다
눈 사이에서. 정말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그들이 다시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되는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_♡
[「에필로그」] 제로스의 잊지 못할것같은 이야기_[네가 어느곳에 있을지라도]
"음.. 오늘이었나요?"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딱 2년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역시. 보고싶었던건 붉은눈을 가진 그 사람
2년후에.다시돌아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2년동안 제로스도 쉬고있었던것은 아니다
예전의 그 기억
제라스가 봉인해버렸던 기억을 되찾아
이미 오래전에 죽어버린..
그사람의 무덤에
다녀왔다
그사람의..무덤에
그곳에는.. 지금 보라빛의 작은 꽃들이 그사람의 무덤앞을 지키고있다
리나씨를 이해할수있게 해준 그 사람에게
제로스는.. 왠지모를 고마움..그리고 그리움을 느낀다
"리나씨..만날수 있을까요?"
"아저씨! 여기 10인분 추가아아!"
"네에!"
그날. 헤어졌던 눈이 많이 내리던 그날.
마지막으로 들려오던 목소리
-다시만날수 있겠죠..? 리나씨
다시만날수 있겠지..라
요즘. 그 현상에 대해서도 시들해지긴 했지만
가끔. 정말로 가끔이지만 여름에 눈이 내렸다
물론.. 그당시 백사장에서 놀고있었으므로 지독한 감기에 걸리긴 했지만
"리나언니. 정말 제로스씨가돌아오실까요?"
"글쎄..또 거짓말일지도 모르지"
"이번에도 거짓말이라면 가만두지 마세요"
"쿡..그럴게"
조용히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리나
지금은 한여름. 눈이 내렸던 2년전 여름의 기억을 떠올리게해줄만큼
딱 그리웠던 그얼굴을 떠오르게해줄만큼
그 얄밉게 웃던 목소리. 부드러운 보랏빛 머리를 떠올리게 해줄만큼
2년의 공백은 너무나도 컸다
"리나언니, 눈이에요"
"올해도.. 내리는구나"
하늘에 잔뜩 끼어버린 구름. 하얗게. 도화지처럼 하얗게
아무것도 없이 하얗게
그저 자신만큼 하얗고 차가운 결정체를 내려보낸다
"이번 여름에도 눈이 오는군요.리나씨?"
"제로스?!"
문 너머에서. 하얗게 쌓여 빛을 반사해내는 눈을 뒤로하고
그렇게 그리웠던 보랏빛 머리가. 그렇게 그리웠던 보랏빛 눈동자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저 그리웠던 얼굴이 .그렇게 듣고싶었던 그의 목소리가
하얀 눈을 뒤로하고 나를 바라보는 저 사람..아니 저 마족
-확
나도모르게 달려가 안겨버렸다
"아.."
당황한 모양인지 약간 움찔(?)거리는 제로스
쿡.. 이젠 지난 여름처럼.. 다시 떠나보내지 못하겠다
다시 떠나버리면.. 내가 보고싶어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네가 어디론가 떠나버리면
내가 이번엔 너를 찾아 헤메게 될지도 몰라
언제부턴가 그 보랏빛 머리에. 보랏빛 눈동자에. 빙긋 웃는 그 얼굴에
반해버렸는지도 몰라
네가 어느곳으로 사라지더라도
네가 어느곳에 있을지라도
다시 너를 찾으러가겠어. 다시는 놓치지 않겠어
그렇게. 언제까지나 내 눈앞에 있도록-
다시는 떠나지 않도록-
--------------------------------------------------------------------------
태그 쓰려고 했는데 실패했다죠.. -_ㅠ [퍼억!!]
휴.. 그래서 결국 음악만 넣었.. [퍽!!]
지금 나오는 노래는 [첫사랑(O.S.T)서영은 - 내안의 그대] 입니다.
소설과 맞을지 모르겠네요.. -_-;; [푸욱!]
그런 오렌지님, 지금 쓰고 있는 소설도 대박나길 바래요~♡ [타앙-!]
첫댓글 이번소설 넘 재밌었어요~~ 흑. 감동적이에요~~ 화이팅!@!
너무 감동적이예요
너무 재미있어요오
정말 감동적 제리 !!!!!!!!!!!!!!!!!!!!!!!!! ㅠㅠㅠㅠㅠㅠ
..주..중간중간에 최유기가;[긁적]
역시 다시 읽어도 좋습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