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Phnom Penh Post 2012-11-14 (번역) 크메르의 세계
HRW 보고서 : 캄보디아 훈센 정권, 그 정치적 살인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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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ha Lina / Phnom Penh Post) 캄보디아 자유노조(FTU)의 찌어 모니(Chea Mony) 의장이 2012년 1월 프놈펜에서 진행된 추모식에서, 자신의 형이자 자유노조 창립자였던 고 찌어 위찌어(Chea Vichea) 의장의 영전에 향을 피우고 있다. 찌어 위찌어 의장은 지난 2004년 1월 22일 총잡이에게 살해당했다. |
기사작성 : David Boyle 및 May Titthara
캄보디아 훈센(Hun Sen) 총리 정권 하에서 창설되어 현재도 정부의 최고위급 요직에 있는 인사들이 운영한 암살단들이 지난 20여년간 체계적인 초법적 처형과 살인을 저질렀다. 국제 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HRW)가 어제(11.13)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고발했다.
HRW가 발표한 보고서 <내가 죽이고 싶어 한다고 말해주라>(Tell Them That I Want to Kill Them)는 유엔(UN)과 '미국 연방수사국'(FBI), 인권단체들 및 언론이 조사했던 수백 건의 정치적 살인사건들을 폭로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 중에는 목 찌또(Mok Chito) 현 '캄보디아 내무부' 형사국장이나 경찰청 부청장 겸 중앙보안국장을 맡고 있는 속 팔(Sok Phal) 중장이 관련된 사건들도 포함되어 있다.
"A 팀들"(A-teams)이라 불리는 1980년대에 창설된 암살단들부터 시작하여 '1997년 3월의 야당집회 수류탄 투척사건'과 '1997년 7월의 유혈 쿠테타', 그리고 금년에 발생한 환경운동가 춧 우티(Chut Wutty) 씨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이 보고서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 정부가 그 살인범으로 고발된 이들을 기소하기는커녕 승진시키기까지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번 보고서에 관해 근거 없는 것이라면서, 목요일(11.15)부터 시작되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어긋나게 만드려는 의도를 지닌 정치적 시기 선택이라고 말했다.
HRW 아시아 지부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부지부장은 발언을 통해, 오랜 기간 열렬하게 환경운동에 투신했던 춧 우티 씨의 죽음에 관한 '어이없는 설명' 사례는 집권 CPP가 살인자에게 보상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춧 우티 씨 사망사건에 관한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결과는 '왕립 헌병' 요원이 춧 우티 씨를 쏘았고, 이후 이 헌병을 무장해제시키려던 남성 1명이 우발적으로 그 헌병을 사살했다는 것이었다. 로버트슨 부지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를 들면 목 찌또 같은 이가 춧 우티 씨 살인사건에 관해 [훈센 총리가 임명한 조사위원장으로서] 조사를 이끈 후에 설명을 하려고 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람들이 아직도 집권 CPP 내에서 신뢰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목 찌또 같은 인물은 정부 내 최고위직 인사들과 오랜 친분이 있고, 집권 CPP를 위해 반복해서 자신의 손에 오물을 묻힌 깡패 스타일의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이 사건의 내용이 이렇다 말하면, 모두가 경례를 하는 꼴이다." |
춧 우티 씨는 금년 4월26일에 꺼꽁(Koh Kong) 도, 몬돌 세이마(Mondul Seima) 군의 '끄러완 산맥'(Cardamom Mountains, 카르다몸 산맥)에서 '불법벌목' 상황을 조사하던 중, 자신의 일행이 탄 차량을 정지시킨 군인들 및 헌병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총기에 사살당했다.
HRW의 이번 보고서는 '캄보디아국(國)'(State of Cambodia) 시대의 고도의 첩보활동에 관해서도 말하고 있다. '캄보디아국'은 크메르루즈(Khmer Rouge) 정권이 붕괴한 직후 캄보디아를 통치했던 정권이다. HRW의 보고서는 속 팔과 목 찌또가 지휘했던 'A-92'라는 비밀 암살단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첩보원 생활을 한 익명의 증인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경찰 고위 간부인] 목 찌또나 우리 부대가 무언가 목표를 발견하면, 우리는 먼저 상부에 보고를 했다. 그러면 그들이 살해하라고 결정한다. 목 찌또는 여러 살인사건들에 연루되었다. 속 팔은 국내 치안을 담당했고, 루오 라민(Luor Ramin)은 외국인들을 담당했다. 'A- 팀들'은 속 팔에게 보고했고, 그러면 속 팔이 신 센(Sin Sen)에게 보고했다. 때때로 그들은 신 센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
속 팔 장군은 어제 발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폭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먼저 해당 보고서 사본을 보고 나서 논평하고 싶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이 나를 비난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나는 언제나 국민들을 돕고자 했다." |
HRW의 보고서에 인용된 미국 외교관 한사람은 목 찌또가 "닭장 속에 사는 가장 교활한 여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어제 체육관에서 본지의 연락을 받은 후 전원을 꺼버렸다.
HRW의 보고서에는 초법적 살인이나 암살단에 연루됐던 사람들 중 그 이후 정부나 당내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한 사람들이 열거되어 있다. 여기에는 '국가마약단속국'(National Authority for Combating Drugs: NACD) 사무총장인 요우 신 롱(You Sin Long), 프놈펜 광역경찰청장이었던 헹 뽀우(Heng Pov) 등이 포함된다. 헹 뽀우는 훈센 총리의 자문위원까지 지냈지만 갈취와 살인 등 다양한 혐의로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루오 라민도 NACD의 고위직까지 오른 바 있고, 신 센은 2008년에 사망했다. 본지는 어제 이들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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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내무부 형사국장인 목 찌또 중장이 2012년 10월 꺼공 도 지방법원에서 열린 춧 우티 씨 살해사건의 재판에 조사위원장 자격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정부 대변인인 키우 깐하릿(Khieu Kanharith) 공보부 장관은 어제 아침 진행된 회의에 참석한 길에 보도진에게 말하기를, HRW는 아세안 회의를 앞두고 소동을 일으키길 시도하는 것 뿐이라면서, 그러한 시도들이 국제회의 기간 중 인권단체들이나 시위대가 사용하는 표준적인 실천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저, 누군가가 이러저러한 일들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려면, 증거를 제시해야만 한다. 나는 HRW가 현재의 훈센 총리와 오랜 기간 사적인 대립관계에 있다고 볼 뿐이다." |
HRW가 참조한 여러 자료들 가운데는 '캄보디아 국제연합 과도행정기구'(UNTAC)가 1993년 9월에 발표한 캄보디아 인권상황에 관한 보고서도 포함된다. UNTAC의 보고서는 "정치적 야당 살인사건" 39건이 발생하여 25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했다면서, 이러한 사건들이 대중들에게 공포심을 안겨 위협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HRW는 이러한 암살단들이 '1994년의 실패한 쿠테타' 이후 해체됐으며, 종국에는 경찰에 통합됐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경찰은 현재 이 조직을 '깜랑 라'(Kamlang la: 바람직한 병력)과 '깜랑 상앗'(Kamlang samngat: 비밀 병력)의 2가지 조직으로 나눠서 운용하고 있다.
HRW의 보고서는 이러한 사건들의 살인자들이 완벽하게 면책특권을 누렸다는 점을 누차 말하고 있다. 당국은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하면 그 범인들을 체포하기는커녕, 가령 기괴한 방식으로 자살을 했다는 둥 실소를 자아내는 결론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보고서는 이러한 경향이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엔은 1997년 쿠테타 직후 '푼신펙당'(Funcinpec) 계열의 고위급 장성인 짜오 삼벗(Chao Sambath)의 사망을 조사하면서, 그가 [훈센 측] 군인들에 의해 머리에 실탄 3발을 맞고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당국은 "스스로 혀를 깨물어" 자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유엔의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2007년에 발생한 '크메르 끄롬'(Khmer Krom: 베트남 남부의 크메르인) 출신 승려 에앙 속 토은(Eang Sok Thoeun) 스님의 사망사건이다. 속 토은 스님은 승려들의 시위에 대한 당국의 진압 와중에서 사망했는데, 그의 목에는 3차례나 칼로 그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사건 역시 자살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이후 그의 사체를 즉각적으로 화장토록 하고, 장례식에 다른 승려들이 참석해 집전하는 일도 금지시켰다.
HRW의 보고서는 훈센 총리의 한 연설 내용에도 초점을 맞췄다. 훈센 총리는 해당 연설에서 1997년에 발생했던 삼 랑시(Sam Rainsy) 총재의 야당 집회에 수류탄이 투척된 사건에 관해, 집권 CPP를 욕먹이기 위해 야당 지도부가 기획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당시 사건으로 인해 16명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부상했었다.
HRW는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으로서 춧 우티 씨 살해사건에 관한 당국의 우스꽝스럽고 모순을 가진 발표내용을 지적했다. 당국은 헌병 요원인 인 로따나(In Rattana)가 춧 우티 씨를 사살한 후, 그 역시 다른 경비원에 의해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발표 책임자는 다름 아닌 목 찌또였다.
캄보디아 당국의 위협은 언론인들에게도 확장되었다. 2008년 7월 언론인 킴 삼보(Khim Sambor)는 백주대낮에 21세 된 아들과 함께 길을 걷던 중,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난사한 총격에 함께 사망했다. 그는 야당 성향의 신문 <모니억세까 크마에>(Moneaksekar Khmer: 크메르의 양심) 소속 기자였다.
HRW의 보고서는 또한 1996년에 발생한 신문편집인 툰 분 리(Thun Bun Ly) 사망사건에 관해, 범죄발생 직후 장갑을 낀 군인 1명이 툰 분 리의 시신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탄을 빼냈는지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사건 역시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 툰 분 리 씨는 자신이 발행한 비판적 기사 때문에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법정을 조롱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훈센 및 노로돔 라나릿(Norodom Ranariddh)] 공동 총리들의 고환을 움켜쥐는 것은 내 일이 아니다." |
HRW는 또한 악명높은 '70여단'(Brigade 70) 부여단장이었던 힝 분 히엉(Hing Bun Heang)의 말도 인용했다. 그는 1997년 수류탄 공격사건 직후 본지(=프놈펜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훈센 총리 경호부대가 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한 기자들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HRW의 보고서는 힝 분 히엉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내가 그들을 죽이고자 한다고 말해주라. (중략) 경호부대 책임자인 내가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하라. 나는 죽이고 싶다. 나는 너무 화가 난다." |
힝 분 히엉은 현재 '총리 경호부대'(PMBU) 사령관이자, '왕립 캄보디아 군 총사령부'(RCAF) 부사령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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