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기가 쉽지않은 나이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아내에게 다시 한번 신혼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검색하여 시코쿠 일주를 기획한지 한달여만에 출발. 출발 컨디션은 다소 무거운 편, 조금 지친듯한 육신을 추스려 대한항공 편으로 오카야마로 갔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기대했지만 단거리여서인지 저가향공과 별 차이가 없었다. 오카야마에서 마츠모도로 바로 가는 호빵열차가 시간에 맞춤하였다. 비교적 넓은 구내 편의점에서 에키벤을 구입하였다. 열차내 인테리어가 호빵맨을 주제로 재미나게 꾸며져있었다. 전일정에 맞추어< All시코쿠패스>로 경제적인 여행을 하게 되었다. 오후 1시쯤 마츠모도에 도착. 시설이 깔끔한 칸데오호텔에 여장을 풀고 마츠야마성으로 직행 성입구까지는 리프트를 타고 갔다. 사방 전망이 수려한 아담한 성곽이 나그네의 심사를 편케한다. 좀 늦게가서 관람시간에 쫒기다보니 내부는 보지 못 하고 둘레만 한바퀴 돌았다. 빗방울이 조금씩 보이기에 근처의 유명한 장어구이집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가격대비 별로 추천하고 싶지않았고 음식이 좀 짰다. 대회전차로 야경을 보았으나 멀리서 태풍소식과 함께 빗방울로 제대로 감상을 하지 못 했다. 호텔 욕탕에서 바라본 야경이 오히려 괜찮은듯. 좀 딱딱한 침대였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상당히 개운한 느낌. 조식도 꽤 먹을만하게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마츠야마역으로 가서 이요오즈(伊豫大洲)행 특급으로 직행. 택시로 가류산장(臥龍山莊). 기본요금 정도여서 금방 도착. 친절한 안내원의 도움으로 설명을 듣게 되었다. 산장의 배치라든가, 여러 문양, 가옥의 소재 등. 이번 여행의 백미가 이곳이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주인의 안목을 말하는듯 도처가 앉으면 시, 서면 절경, 기대면 철학, 한켠에 오롯이 선 돌비가 있어 자세히 살피니 잠룡동(潛龍洞)이란 음각이 들어왔다. 혼자서 고개를 주억이며역지사지하는 심정으로 그 시절을 돌아보았다. 느긋이 완상을 마치고 올 때는 역까지 걸어왔다. 천천히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로 반 시간 정도 걸렸다. 멀리 강가 옆으로 오즈성이 보였지만 생략했다. 쓸쓸한 시골마을이지만 한때는 제법 윤기가 있었을법한 사연이 담겨있는 곳이었겠다. |
출처: 가고 또 가고 원문보기 글쓴이: 길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