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2월 3일 금요일
출근하여 업무를 보지만 마음은 山에 가있다.
외근을 핑계로 일찍? 퇴근 했다.
집에와 배낭을 꾸린다.
60리터 배낭에 침낭등을 넣고 어깨에 메어 보는데
어렵쇼! 뒤로 벌렁 넘어진다.
이걸 짊어지고 10시간을 어케 가지??
수남의 말이 생각난다.
이번엔 좀 힘들거라는...각오 해야 될거라는....
채희,준상의 잘 다녀오라는 전송을 받으며
수남집을 거쳐 은희를 태우고 출발(23:45)
산행할 때 마다 수남 차를 이용해
내심 고맙고 많이 미안 했는데
이번엔 내차로 가게 되어
수남의 수고를 조금은 덜게되어 내 마음두 편하다.
12월4일 토요일
날씨가 쪼게 걸끄럽다.
수남대장님이 계속 날씨에 신경쓰고 있다
동해 시내에서 해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두타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04:30분이다.
06시 까지 자기로 하고 일어나니 06시30분이다.
은희의 모닝콜 아니었으면 아마 8시쯤에 일어났으리라...
계속 날씨땜에 하늘과 두타,청옥방향을 관찰하던
우리의 위대하신 대장님께서 신중한 결단을 내리신다.
"비박은 야영장에서 한다.
고로 침낭등 비박장비는 가져가지 않는다."
은희와 난 아싸∼하며 잽싸게 비박장비를 내려놓았다.
나중에 산행중에 알았지만 비박장비를 가져 가지 않은 것이
얼마나 탁월했던 결정이었는지....
비박장비를 빼냈는데도 배낭의 무게는 만만찮다.
어깨를 누르는 중량감이 솔찮이 신경 쓰인다.
06시40분경 드디어 출발이다.
산성터 08시30분경 도착.
임진왜란때 우리의병들이 왜병들과 처절한 전투를 벌이고
장렬하게 전사한 숭고한 장소에서
우린 배두 채우고 사진도 찍고....
넘 오래동안 쉰 것 같다.
우려했던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한다.
우의를 입고 급경사를 오른다.
배낭은 왜 이리도 무거운지...
대장과 은흰 참 잘도 올라 간다.
산행 짬짬이 보여주는 운해와 웅장한 산세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11시30분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
남들은 3시간 이면 오르는 걸 5시간 이나 걸렸다.
그래두 비박장비를 메고 올라갔으면 어림없는 시간 이었으리라.
처음보단 이젠 빗줄기가 굵어 졌다.
대장이 준비해온 만두를 겯 들인 라면을 비 맞아가며 먹는맛이란...
배불리 먹고 출발.
두타에서 청옥 까지의 능선길이다.
계속 내리막으로 이어지다 오르막으로 이어진단다.
만나는 사람도 없고 온 사방이 고요하다.
한참을 생각없이 걷다가
순간 이곳이 나혼자의 세계로 와 있다는 착각에 빠져 들었다.
고요한 적막 가운데서 처벅처벅 걷는 내모습을
다시한번 보는 귀한 시간을 모처럼 갖게 되었다.
날씨 좋고 두타,청옥의 웅장하고 멋들어진 풍경이 있었다면
나자신을 생각할 시간이 있었을까?
배낭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 온다.
비박장비를 안 가져 온게 너무나 잘한 것 같다.
다시한번 우리 대장의 현명하시고 날카로운 결단과 판단에
고마움을 느낀다.
어쨋든 뭐든지 대장을 잘만나야 .....
우리의 대장!
난 힘들어 발걸음 내 딛는것두 겨우 하고 있는데
어지럽게 널려있는 산행리본들을 걷어내고 있다.
사실 지저분하게 널려있어 보기엔 안좋지만
굳이 걷어낼 것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
산 싸나이...잘난 싸나이....
은희!
나보다 50M는 항상 앞서서 가고 있다.
따라가 볼려구 힘을 내 보지만
발이 움직여 주질 않는다.
힘들어 하는 기색도 없다.
오히려 내가 넘 힘들어 하니까
배낭의 무거운거 달랜다.자기가 가져 간다구...
망서려 진다. 줘야하나 말아햐 하나...
줬다간.... 앞으로 적어도 일년간은 씹힐텐데...
(과거에 그런일이 있었걸랑)
내맘을 읽은 은희....
안 그럴거니까 무거운거 달란다.
체면이구 뭐구 생각할거 없이 배낭에서
무거운거 다 꺼내니 대장과 은희가 나눠 가진다.
가볍게 사뿐사뿐 산길을 다니는 그녀가 부럽다.
거기에 비해 난.....
이걸 어따 써! 이걸!
청옥산 도착 14:45분
여기서 우리의 대장이 또한번의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고적대 까지의 원래 계획을 수정한다.여기서 하산 한다."
비가 오니 날이 금방 어두워지고 그러면 하산길이 위험 하댄다.
역쉬 탁월하신 생각 입니다요.
아무럼요 그러치요 어서 가자구...
먼저 내처 내려가는 우리의 대장!!!
뒷모습이 참 다른날에 비해 멋져 보였다.
하산길은 왜 또 이리두 힘이 드는지.....
내려가두 내려가두 끝이 없다.
대장 모습은 안보이고...
옳게 잘 내려가고 있는지...
다행히 대장이 걷어들인 산행안내 리본이
하나씩 가끔가다 떨어져 있다.
그걸 보고 우린 안심 할수 있었다.
한참을 지겹도록 내려가고 있는데
산밑에선 별 미친X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 데고 있다.
산에선 조용해야 하거늘....
나중에야 알았다.
그 고함소리가 우리의 대장께서
우리가 넘 늦게 내려오니까 걱정되어서
울부짖는 소리라는 걸....
많이 울었대나 뭐래나....
하산 완료 18시00분
이젠 존경 스럽기도 한 대장께서
또 한번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니
그것은 바로 야영장에서의 비박을 철회하고
민박집에서 비박?하자는 말쌈을 하신다.
출발부터 종착역까지
꼭 나 좋으라고 하는 말 처럼 들린다.
내려오는 동안 비맞으며 어케 비박하나
걱정 많이 했었드랬다.
오늘 따라 대장이 이뻐 보인다.
민박집에서
삼겹살 구워가며 장난을 쳤다.
대장은 회장에게
난 준상에게 전화를 하며 엄살을 떨었다.
"여기 산속인데 비맞으며 비박중이야
침낭속이야 추워 죽갔어" ㅋㅋㅋ
준상 왈
(몹시 걱정 되는 목소리로)
"에그 어째요...침낭 속에선 옷벗구 자여 그게 덜 추워요..
감기 안 걸리게 잘 지내여"
우린 한참을 웃었다.
그래선 난 준상의 조언에 따라서 그렇게 했다.
이상 후기 끝...
이글을 좋지않은 날씨와 악조건하 에서도
흔들림없이 꿋꿋하게 초지일관 현명한 판단과 날카로운 결정으로
나를 살려준 수남대장 에게 바친다.
글고 은희야!!!
수고 했다.
배낭 덜어준거 고맙다.
또한 배낭 빌려준 인수.
끝까지 걱정해준 준상,연숙,채희등
아름식구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첫댓글 감동입니다..
술 사줘...
세분 넘~넘~넘 멋있다. 은희야 나 너 좋아질려고 해~ 책임져~ 이번기회에 확 은희한테 시집갈까부다..
요즘 같아선 그렀게 배낭에 울리고 비에 젖어들면서 반쯤 디지게 산행을 한번 해보고 싶네요...민박집에서 산행기 쓰는거 연습들 하셨나...?
죽어라 고생했다는디...난 왜 .. ...부럽기만 할까?
굥도령님....쫄바지 실루엣 예술이었답니다..
우린 또 두타,청옥팀 비박하는데 추워서 엄청 고생한다는 준상의 말 듣고 얼마나 걱정했었는데...고생 많이 하셨네요....대장도 잘 만나고, 후기글 잘 쓰는 왕자님도 잘 만나고, 의리의 철녀도 잘 만나고......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수남선배님의 현명한 판단이 돋보인 무박 산행이었군요....^^ 세분 모두 멋지세염~!!!
그랬군요 ...은희는 자수혀 취중산행이었다고...
형님 산악회 대장님.참 훌륭합니다.....산행한 세분 수고하셨습니다....^^*
아 ~ 감동의 물결.........세분 모두 더 ~ 좋아지려하네,,,,,,, 후기를 어찌나 쨈있게 읽었던지........넘 쨈있다. 쨈있어.....^^*
수고들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