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正月)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쳐보는 달이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천지인(天地人)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 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인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을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상원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 의 하나로, 삼원이란 상원(1월 15일), 중원(7월 15일), 하원(10월 15일)을 말한다. 도가에서 이 날 은 천상(天上)의 선관(仙官)이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데, 그때를 '원(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 전통사회의 절일(節日)로서 정월 대보름(1월 15일)·7월 백중(7월 15일)·8월 한가위(8월 15 일) 등이 있는데, 이러한 명일(名日)은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들이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사회에 있어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측면에서 보면, 달은 생생력(生生力)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다. 음양사상(陰陽思想)에 의하면 태양을 '양(陽)' 이라 하여 남성으로 인격화되고, 이에 반하여 달 은 '음(陰)' 이라 하여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따라서 달의 상징적 구조를 풀어 보면 달-여신-대지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출산력을 가진다. 이와 같이 대보름은 풍요의 상징적 의미로 자리매김한다.
정월의 절일로는 설과 대보름이 있다. 태고적 풍속은 대보름을 설처럼 여기기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놓고 밤을 세운다는 기록이 보인다. 한편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부터 대보름을 8대 축일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겼던 명절이었다. 또한 일본에서도 대보름을 소정월(小 正月)이라 하여 신년의 기점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이는 대보름날을 신년으로 삼았던 오랜 역법의 잔존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 대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겠다.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군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예컨 대 가마니짜기·새 끼꼬기·퇴비만들기·농기구의 제작 및 수리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휴식으로만 일관되지는 않는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시간의 창조를 위한 신성의례와 건강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제의(祭儀)와 점세(占歲) 및 놀이가 행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농촌에서는 마을공동제의로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하여 동제 (洞祭)를 지낸다. 가가호호 성의껏 제비를 갹출하여 제비(祭費)를 마련하고, 정결한 사람으로 제관을 선출하여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것이 바로 동제인 것이다.
또한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놀이로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줄다리기는 줄당기기라고도 하며 주로 농촌에 전승 되어온 점세적 농경의례(農耕儀禮)이다. 볏짚을 이용하여 암줄과 숫줄을 만든 후에 마을단위 혹은 군단위로 양편으로 나뉘어 줄을 당기게 되는데, 암줄이 승리를 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풍농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축원해는 주는 것을 말하는데, 지역에 따 라서 마당밟기·매귀(埋鬼)·걸립(乞粒) 등으로 불리운다.
이와는 달리 개인적인 의례로서,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부스럼 깬다'하여 밤·호두·땅 콩 등을 깨물며 일년 열 두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축원한다.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보면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고 한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아침 식사 후에는 소에게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이 오곡밥과 나물을 키에 차려주는데, 소가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하여 연에다 '액(厄)' 혹은 '송액(送 厄)' 등을 써서 연을 날리다가 해질 무렵에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냄으로써 액막이를 한다.
주부들은 단골무당을 청하여 가신(家神)과 여러 잡신들을 풀어 먹임으로써 가내의 평안을 기원하 는데, 이를 안택(安宅)이라고 한다. 대보름날 밤에는 달맞이 풍속이 있다. 달맞이는 초저녁에 높은 곳으로 올라서 달을 맞는 것을 말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길하다고 한다. 아울러 달의 형체, 대소,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달집태우기 풍속도 대보름날 밤에 행해지는데, 횃불싸움 과 쥐불놀이 등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위에서 쌓아 놓 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른다. 피어 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이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볏가릿대세우기, 복토(福土)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곡식 안내기, 사발점, 나무그 림자점, 달붙이, 닭울음점 등이 있다. 볏가릿대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 들고 그 안에 벼·기장·피·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며, 복토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용알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을 기원하며,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다리밟기는 12다리를 밟으면 액을 면하고 다리 병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곡식 안내기는 경남지방의 풍속으로 농가에서는 정초에 자기 집 곡식을 팔거나 빌려주지 않는다. 이는 이시기에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속신 때문에 행해진 풍속이다.
사발점은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아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종자를 담아 지붕 위에 올려 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종자들의 행방을 보아 남아 있으면 풍년이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나무그림자점은 한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워 놓고 자정무렵 그 나무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붙이는 대보름 전날 저녁에 콩 12개에 12달의 표시를 하여 수수깡 속에 넣고 묶어서 우물 속에 집어 넣어 콩알이 붙는가 안붙는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닭울음점은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첫닭이 우는 소리를 기다려서 그 닭울음의 횟수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대보름날에 행해지는 놀이로는 사자놀이, 관원놀음, 들놀음과 오광대 탈놀음, 석전, 고싸움, 쇠 머리대기, 동채싸움 등이 있다.
대보름날의 절식(節食)으로는 햅찹쌀을 찌고, 또 밤·대추·꿀·기름·간장 등을 섞어서 함께 찐 후 잣을 박은 약반(藥飯)을 준비한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정월조에 의하면 "신라 소지왕(炤智王) 10년 정월 15일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을 때 날아온 까마귀 가 왕을 깨닫게 하여, 우리 풍속에 보름날 까마귀를 위하여 제사하는 날로 정하여 찹쌀밥을 지어 까마귀 제사를 함으로써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라 한 것으로 보아 약반절식은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의 풍속이다. 이 약반은 지방에 따라 오곡밥·잡곡밥·찰밥·농사밥 등을 그 대용으로 즐기기도 한다.
대보름날엔 세 집 이상의 타성(他姓) 집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며, 평상시에는 하루 세 번 먹는 밥을 이 날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해서 틈틈이 여러 번 먹는다. 또 대보름의 절식으로 복쌈이 있는데, 이는 밥을 김이나 취나물, 배추잎 등에 싸서 먹는 풍속을 말한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쌓듯이 높이 쌓아서 성주님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온다고 전한다. 그리고 대보름에 귀밝이술이라는 풍속이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 이것을 귀밝이술이라 한다. 생각컨대 섭정규(葉廷珪, 中國 宋代人)의 해록쇄사(海錄碎事)에 춘분 전후의 무일(戊日)에 귀밝이술[治聾酒]을 마신다고 했으나 지금 풍속에는 이를 보름날에 행한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21일은 1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정월 대보름’이다.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밝음사상’을 반영한 명절로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오곡밥과 나물, 부럼 등을 먹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특히 오곡밥, 묵은나물 등의 대보름 음식은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로 인해 비만이 문제가 되는 현대인들에게 훌륭한 웰빙 건강식이다.
■오곡밥
한방에선 오곡밥을 각 사상체질(四象體質)에 맞는 곡류가 골고루 섞여 있는 조화된 음식이라고 본다. 백미와 달리 도정이 덜 됐거나 안 된 곡류를 섞어 짓는 오곡밥은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영양식이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노란 차좁쌀은 비위(脾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
몸의 습(濕)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는 데는 수수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 단점이다. 고단백의 콩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아 오장(五臟)을 보하며, 십이경락(十二經絡)의 기혈순환을 돕는다.
붉은 팥은 이뇨작용이 있어 부종과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해 화(火)와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묵은 나물
오곡밥과 묵은 나물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게다가 식이섬유까지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혈증을 막는다. 특히 대보름 상에 오르는 가지, 시래기, 곰취, 박나물 등 가을에 말려두었던 나물을 삶아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풍속도 이어지고 있다.
대보름엔 묵은 나물들로 복쌈도 해 먹는다. 이는 밥을 김, 취나물, 배추 잎 등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이 쌈은 부(富)를 쌈 싸듯 모을 수 있다는 풍습에서 나왔다.
특히 취나물은 독특한 향과 맛으로 미각을 돋워주며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최근에는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럼
정월대보름 아침, 호두와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 숫자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한다. 실제로 견과류에 든 나이아신 등은 건강에 이로운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땅콩
단백질, 지방이 많아 몸에 좋은 견과류다. 특히 생리 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먹을 땐 속껍질도 함께 먹는 것이 몸에 이롭다. 땅콩은 구워 먹든 삶아 먹든 영양에는 큰 변화가 없다. 대신 땅콩을 볶아 먹을 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볶은 땅콩을 오래 두면 과산화 지질이 생긴다. 오래된 땅콩에서 나는 느끼한 맛, 냄새가 바로 과산화 지질 때문이다. 과산화 지질은 암 등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땅콩은 오래 둘 경우 곰팡이 독이 생길 수 있다. 땅콩의 곰팡이 독은 맹독성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호두
동의보감에 의하면 ‘살을 찌우고 몸을 튼튼하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머리털을 검게 하고 기혈을 보호하여 하초명문(下焦命門)을 보한다’고 쓰여 있다.
호두는 고단백 마그네슘, 망간, 철, 칼슘, 비타민A, B, C, E 등을 함유하고 있어 엄청난 열량을 지닌 강정식이다.
호두는 보온, 감기, 천식, 뇌세포활성화, 노화방지, 불면증, 탈모증 등에 좋은 식품이며, 현재 뉴욕타임스 장수 식품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루에 호두 세알만 먹으면 그날 필요한 지질분이 공급된다고 할 만큼 좋은 지질도 갖고 있다.
정월 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로써 풍성한 먹거리와 놀이가 있는 전통 축제일이다. 9가지 나물에 고소한 잡곡으로 만든 오곡밥을 먹으며 한 해의 길흉을 점쳤다. 어디 그뿐인가 아침 인사 대신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며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재미난 풍속도 있다. ‘부스럼을 깬다’하여 온가족이 둘러앉아 밤이나 호두, 땅콩 등을 깨 먹으며 하루를 풍성하게 보냈다.
Part1. 한 해의 건강을 기원! 대보름 찰밥
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 온 가족이 모여 찹쌀, 차조, 검은콩, 찰수수, 붉은팥으로 지은 오곡밥을 먹으며 한 해 동안 건강하게 보내기를 기원했다.
오곡밥
재료 : 쌀 1컵, 수수·조·보리·콩 1/2컵씩, 물 3과 1/2컵,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쌀은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수수와 조, 보리, 콩도 깨끗하게 씻어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솥에 쌀과 잡곡을 고루 섞어 담고 분량의 물을 붓는다. 4. ③을 불에 올려 소금을 넣고 휘저은 다음 센 불로 끓인다. 5. 밥물이 끓어오르면 주걱으로 위아래를 뒤적여가며 고루 섞는다. 6. 불을 약하게 줄이고 15분 정도 뜸을 들인다.
찹쌀밥
재료 : 찹쌀 2와 1/2컵, 팥 1/3컵, 소금 약간, 물 3컵
이렇게 만드세요! 1. 찹쌀은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팥은 씻어 냄비에 담고 자작하게 물을 부어 한소끔 끓으면 물을 따라내고 다시 물을 부어 속까지 충분히 무르익도록 삶아 건진다. 팥 삶은 물로 밥물을 잡아도 된다. 3. 찹쌀을 솥에 안치고 소금을 넣어 섞은 다음 분량의 물을 붓고 센 불에서 끓인다. 4. 밥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인 다음 삶은 팥을 넣고 위아래를 뒤적여가며 고루 섞어 은근히 뜸을 들인다.
약밥
재료 : 찹쌀 3컵, 밤 10톨, 대추 8알, 잣 1큰술, 진간장·물엿 2큰술, 황설탕·물 1/2컵씩, 계피가루 1/2작은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찹쌀은 깨끗하게 씻어 반나절 정도 충분히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여기에 소금을 섞고 한김 오른 찜통에 넣어 30~40분 찐다. 2. 밤은 껍질을 벗기고 큰 것은 반으로 자른다. 대추는 씻어 물기를 털고 씨를 발라낸 다음 반으로 자른다. 잣은 키친타월로 기름기를 닦는다. 3. 냄비에 진간장과 물엿, 황설탕, 계피가루를 넣어 끓인 다음 ①의 찹쌀을 넣고 섞는다. 여기에 분량의 물을 붓고 냄비째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은근히 찐다. 4. 약밥을 한김 식혀 모양 틀로 찍은 다음 접시에 담아 낸다.
Part2. 찰밥과 찰떡궁합 대보름 나물
여름부터 가을까지 햇볕에 잘 말린 묵은 나물을 먹으면 1년 내내 더위를 먹지 않는다. 고소한 찰밥에 호박, 가지, 시래기 등을 물에 불려 무치거나 볶아 곁들여 먹자.
고사리
재료 : 삶은 고사리 200g, 진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청주·참기름 1/2큰술씩, 소금 약간, 식용유 2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삶은 고사리는 깨끗한 물에 담가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2. 고사리에 진간장과 다진 마늘, 청주, 참기름, 소금을 넣고 조몰락조몰락 무친 다음 잠시 둔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②를 넣어 달달 볶는다.
숙주나물
재료 : 숙주 1봉지(250g), 다진 마늘 1/2작은술, 참기름 2큰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숙주는 팔팔 끓는 물에 부드럽게 데친 다음체에 밭쳐 물기를 완전히 뺀다. 2. 삶은 숙주에 다진 마늘과 참기름, 소금을 넣어 고루 버무린다
취나물
재료 : 마른 취 100g, 식용유 2큰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국간장 1큰술, 참기름 2작은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마른 취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리고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짠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삶은 취와 다진 마늘, 국간장, 참기름, 소금을 넣어 버무린 다음 잠시둔다. 3. ②의 팬을 불에 올려 달달 볶은 다음 한김 식혀 접시에 담는다.
가지나물
재료 : 마른 가지 50g, 참기름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국간장 1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3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마른 가지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2시간 이상 불린다. 2. 팔팔 끓는 물에 ①을 넣어 부드럽게 삶고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3. ②를 볼에 담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 국간장, 소금을 넣어 무친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③을 넣어 센 불에서 달달 볶는다.
호박나물 재료 : 마른 호박 50g, 참기름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깨끗하고 바삭하게 마른 호박을 준비해 미지근한 물에 담가 2시간 이상 불린다. 2. ①은 팔팔 끓는 물에 부드럽게 삶은 다음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3. 볼에 ②를 담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 소금을 넣어 조몰락조몰락 무친다.
시금치나물
재료 : 시금치 1단, 참기름 2큰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시금치는 누런 잎을 떼고 다듬어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기를 꼭 짠다. 2. 볼에 ①을 담고 참기름과 소금을 넣어 무친다. 시금치를 무칠 때는 다진 마늘을 넣지 않는 것이 깔끔하다.
Part3. 복을 기원하는 정월 특별식 대보름에 먹었던 색다른 요리로 복쌈과 국수 등이 있다. 찰밥을 김이나 배추, 취나물 등에 싸서 먹으면 복이 굴러들어오며, 국수를 먹으면 잔병치레 없이 1년을 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 복쌈
재료 : 오곡밥 2공기, 김 10장, 삼색 나물 1접시, 산적 적당량 이렇게 만드세요! 1. 오곡밥은 한김 식힌다. 김은 달군 팬에 파르스름하게 굽는다. 2. 구운 김은 주방용 가위로 4등분하고, 나물과 산적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김을 깔고 나물과 산적을 얹은 다음 돌돌 말아 접시에 담는다.
양배추 복쌈
재료 : 양배춧잎 10장, 오곡밥 2공기, 나물 1/2접시, 산적 100g, 홍고추 1/2개, 양념 고추장(고추장 4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양배춧 잎은 굵은 심을 도려내고 한김 오른 찜통에 넣어 푹 무르도록 찐다. 2.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산적은 고기만 덜어 잘게 다진다. 홍고추는 씨를 털고 채썬다. 3. 한김 식힌 양배춧잎에 오곡밥을 한 숟가락씩 담고 나물과 산적을 올린 다음 보기좋게 싼다. 분량의 재료로 만든 양념고추장을 양배추 복쌈에 곁들인다.
나물 빈대떡
재료 : 대보름 나물 1공기, 밀가루 1컵, 달걀 1개, 소금·실고추 약간씩, 식용유 5큰술, 식용유 적당량
이렇게 만드세요! 1. 대보름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고루 섞는다. 2. 밀가루에 달걀과 소금을 넣고 섞은 다음 물을 약간씩 흘려 부어가면서 되직하게 반죽한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②의 반죽을 한 국자 떠넣은 다음 가장자리가 익기 시작하면 대보름 나물과 실고추를 얹어 뒤집어가며 노르스름하게 굽는다.
나물 비빔국수 재료 : 대보름 나물 1공기, 소면 300g, 달걀 2개, 식용유 1작은술, 진간장 1큰술, 참기름 2큰술, 통깨·실고추·소금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대보름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나누어 소금으로 간 해 각각 곱게 푼다. 2.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황백지단을 부쳐 곱게 채썬다. 3. 팔팔 끓는 물에 소면을 넣고 쫄깃하게 삶아 건진 다음 찬물에 헹궈 체에 밭친다. 4. 볼에 국수와 나물, 달걀지단채, 진간장, 참기름, 통깨, 실고추를 넣고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군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예컨대 가마니짜기·새 끼꼬기·퇴비만들기·농기구의 제작 및 수리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휴식으로만 일관되지는 않는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시간의 창조를 위한 신성의례와 건강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제의(祭儀)와 점세(占歲) 및 놀이가 행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농촌에서는 마을공동제의로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하여 동제 (洞祭)를 지낸다.
가가호호 성의껏 제비를 갹출하여 제비(祭費)를 마련하고, 정결한 사람으로 제관을 선출하여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것이 바로 동제인 것이다. 또한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놀이로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줄다리기는 줄당기기라고도 하며 주로 농촌에 전승 되어온 점세적 농경의례(農耕儀禮)이다. 볏짚을 이용하여 암줄과 숫줄을 만든 후에 마을단위 혹은 군단위로 양편으로 나뉘어 줄을 당기게 되는데, 암줄이 승리를 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풍농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축원해는 주는 것을 말하는데, 지역에 따라서 마당밟기·매귀(埋鬼)·걸립(乞粒) 등으로 불리운다.
이와는 달리 개인적인 의례로서,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부스럼 깬다'하여 밤·호두·땅 콩 등을 깨물며 일년 열 두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축원한다.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보면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고 한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아침 식사 후에는 소에게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이 오곡밥과 나물을 키에 차려주는데, 소가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하여 연에다 '액(厄)' 혹은 '송액(送 厄)' 등을 써서 연을 날리다가 해질 무렵에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냄으로써 액막이를 한다.
주부들은 단골무당을 청하여 가신(家神)과 여러 잡신들을 풀어 먹임으로써 가내의 평안을 기원하는데, 이를 안택(安宅)이라고 한다. 대보름날 밤에는 달맞이 풍속이 있다. 달맞이는 초저녁에 높은 곳으로 올라서 달을 맞는 것을 말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길하다고 한다. 아울러 달의 형체, 대소,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달집태우기 풍속도 대보름날 밤에 행해지는데, 횃불싸움과 쥐불놀이 등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위에서 쌓아 놓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른다. 피어 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이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볏가릿대세우기, 복토(福土)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곡식 안내기, 사발점, 나무그림자점, 달붙이, 닭울음점 등이 있다. 볏가릿대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기장·피·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며, 복토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용알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을 기원하며,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다리밟기는 12다리를 밟으면 액을 면하고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곡식안내기는 경남지방의 풍속으로 농가에서는 정초에 자기집 곡식을 팔거나 빌려주지 않는다. 이는 이시기에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속신 때문에 행해진 풍속이다.
사발점은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아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종 자를 담아 지붕위에 올려 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종자들의 행방을 보아 남아 있으면 풍년이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나무그림자점은 한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 워 놓고 자정무렵 그 나무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붙이는 대보름 전날 저녁에 콩 12개에 12달의 표시를 하여 수수깡 속에 넣고 묶어서 우물속에 집어 넣어 콩알이 붙는가 안붙는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닭울음점은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첫닭이 우는 소리를 기다려서 그 닭울음의 횟수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대보름날에 행해지는 놀이로는 사자놀이, 관원놀음, 들놀음과 오광대 탈놀음, 석전, 고싸움, 쇠머리대기, 동채싸움 등이 있다.
음력 1월 15일인 정월 대보름 아침에 일찍 일어나 땅콩이나 호두를 깨무는 것을 “부럼깐다”라고 한다. 부럼은 딱딱한 껍질로 된 과일을 말한다. 호두나 잣, 땅콩같은 것들이다. 또 부스럼의 준말로 피부에 생기는 종기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옛날 조상들은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겼다. 특히 보름날 밤에는 둥근 달을 보며 더욱 흥겨워했다. 그래서 일년 중에서도 첫 번째 찾아오는 정월 보름은 더욱 소중히 여겨서‘대보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며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농부들은 풍년이 들기를 빌곤 했다. 대보름 전날의 세시민속으로‘아홉차례’라는 것이 있었다. 이날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차례 읽어야 하고, 새 를 꼬면 아홉 발을 꽈야 하고 나무를 하면 아홉 단을 해야 한다. 빨래를 하면 아홉 가지, 물을 길으면 아홉 동이, 매 맞으면 아홉 대를 맞아야 한다. 오곡밥도 아홉 번 먹었다. ‘9’라는 숫자는 길수(吉數)인‘3’이 세 번 곱해진 큰 길수이다. 그러나 ‘아홉 9수’는 너무 지나치게 운수가 좋다보니 액운이 따를 수 있으므로 아홉수의 나이에는 혼인을 하지 말라는 속설도 있다. 대보름날 저녁,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를 때면 사람들은 달맞이를 위하여 뒷동산에 올라간다. 동쪽 하늘이 붉어지고 대보름달이 솟을 때에 횃불을 땅에 꽂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제각기 기원을 한다. 농부는 풍년들기를 빌고, 도령은 과거에 급제할 것을 빌고, 총각은 장가들기를, 처녀는 시집가기를 기원한다. 그러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대보름날 여러 집의 오곡밥을 먹어야 좋고 또는 백집의 밥을 먹어야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남의 집을 다니며 일부러 걸식을 해서 많은 집의 밥을 먹는 일도 있다. 백가반을 먹지 않으면 어린 아이가 봄에 발병하고 몸이 마른다고 한다. 정월 대보름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웃 친구를 찾아가 이름을 부른다. 부름을 받은 친구가 ‘왜 그러냐’고 대답하면, 이 때 말하면 더위를 판 것이 된다. '경도잡지(京都雜誌)'에 “남녀들은 꼭두새벽에 갑자기 서로 부른다. 대답을 하면,‘내 더위 사가게’라고 한다. 그리하여 온갖 계교로 불러도 여간해서는 대답하지 않는다”하였다. 농경사회에 뿌리를 둔 전래 놀이 중의 하나인 쥐불놀이는 농사 지을 땅을 기름지게 하여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과학적인 놀이다. 지금까지 식량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공간으로만 인식되어오던 농촌에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기능이 추가적으로 요구되고 있고 그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그 중 계절마다 행해지고 있는 세시풍속은 세월과 함께 쇠퇴하고는 있으나 설이나 추석 인구 대이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통문화 중 현대에도 가장 강한 전승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월대보름 풍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으로 오곡밥을 먹고 나물을 먹으며 연날리기를 하는데 실을 끊어서 연을 날려 보내고 쥐불놀이를 하는 등의 풍습이 있다. 말 그대로 세시풍속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이며 도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오곡밥과 나물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꼭 대보름에 그 같은 음식을 먹는 이유는 있는 걸까?
대보름하면 정월 초하루 즉 설을 쇤 후 2주가 지나는 시기다.
이 때쯤이면 농경사회에서 서서히 농사일을 시작할 때가 된다.
즉 설부터 시작된 웃어른께 새배를 드리는 등의 설 풍속을 즐기면서 2주 동안 마지막 겨울을 보낸다. 2주 동안 잘 쉬었으니 새해 농사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새해 농사일의 첫 단계는
파종할 씨앗을 선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옛날 우리 나라에서 경작되었던 대표적인 곡물이 다섯가지였으므로 지난 해 가을 추수하여 창고에 보관중이던 곡식들 중에서 잘 여물고 싹이 잘 틀만한 씨앗을 선별하고 나서는 1년 동안 집안 대소경조사를 위해 곡식들을 가름짓고 나면 곡식들이 조금씩 남게 되었다.
조금씩 남은 이 곡식들을 한 데 모아서 밥을 짓게 되니 맛도 있을 뿐더러 소화도 잘 되는등
건강에도 좋아 계속 지어먹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조금씩 남은 곡식들을 한 데 모아 밥을 짓는데서 유레한 것이다. 천으로 옷을 만들고 남은 조각들로 색동저고리를 만들었던 우리네 조상들의 지혜하고도 일맥 상통하는 대목이다.
또한 나물을 먹었던 것은 대보름이 있는 2월 중순경이면 남쪽에서부터 봄기운이 완연하게
다가오는 때이다. 따라서 지난해에 겨우내 먹기 위해서 말려 두었던 나물을 더이상 창고에
보관하면서 먹을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모두 꺼내서 나물을 무쳐 먹었던 것이다. 날씨가 풀려 새 나물이 나오는데 굳이 지난 해 나물을 창고에 더이상 보관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이 또한 오곡밥과 함께 건강에도 좋아 본격적인 농사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그때그때의 생활풍습을 반영하는 세시풍속에는 우리네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음을 발견할 수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세시풍속 ♣
내가 어렸을 때 일이다. 정월대보름 아침 일찍 이웃에 사는 친구가 찾아와서 불렀다. 나는 엉겁결에 "왜?"하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내 더위!"라는 말을 했다. 아뿔싸 "먼저 더위!"를 외쳤어야 하는 건데... 그 해 나는 그 친구의 더위를 대신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풍속을 더위팔기(매서:賣暑)라고 했으며, 이렇게 우리는 정월대보름을 시작하곤 했다.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 명절 중의 하나이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이라 한다.
정월 대보름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재수가 좋다"고 적혀 있다. 우리도 뒷동산에 오를 수 없으면 한강 둔치에라도 나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을 빌어 보는 것은 어떨까? 너그럽고 포근하며, 아름다운 달빛에 온 몸을 맡긴 채 지난 어린 추억을 더듬는다.
정월대보름의 세시풍속
우리나라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민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또 다양한 제사의식과 점치기와 놀이가 행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제관을 선출하여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마을제사(동제:洞祭)를 지낸다.
전남 해남군 도둑잡이굿, 전남 완도군 장보고당제, 전남 보성군 벌교갯제, 충남 연기군 전의 장승제, 전북 고창의 오거리 당산제, 경북 안동군 도산 부인당제, 경북 안동군 마령동별신제, 강원도 삼척군 원덕 남근제, 전북 김제시 마현 당제 등이 있다.
이 중 남근제(男根祭)는 동해안 신남마을의 동제이다. 매년 정월 대보름과 음력 시월 초아흐레에 당제를 지내는 해신당이 있이 있는데 이 해신당을 오르는 길옆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남근모양의 장승이 서있다. 결혼을 앞둔 젊은 처녀가 갯바위에서 미역을 따다 파도에 쓸려 목숨을 잃었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해신당을 짓고 남근(男根)을 깎아 바치며 처녀의 외로운 넋을 달랬다. 해신당 옆 향나무에는 남근목(男根木)들이 새 끼줄에 묶여있다. 매해 정월대보름에는 ‘남근제’, '남근깎기 경연대회'가 열린다.
대보름날 아침 일찍 날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의 견과류(단단한 껍데기와 깍정이에 싸여 한 개의 씨만 들어있는 열매)를 깨물면서 "일 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원하며, 깨물 때 '딱' 하는 소리에 잡귀가 물러간다고 생각한 ‘부럼깨기’를 했다. 또 평안도 의주의 풍속에 젊은 남녀가 이른 아침에 엿을 는데, 이것을 '이굳히엿'이라 하며, ‘부럼깨기’와 비슷한 풍속이다.
견과류는 암을 억제하는 물질인 '프로테아제 억제제'와 '폴리페놀류'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암예방 효과가 있으며, 또한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E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고,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전해진다.
또 딱딱한 과일을 먹는 것은 턱관절을 튼튼하게 하며, 뇌에 자극을 주어 뇌혈관질환을 예방해주는 것은 물론 이빨을 자극하여 콩팥(신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한방에서 말한다, 정월대보름의 '부럼깨기'로 한겨울 동안 추위에 시달린 체력을 증강시킬 수 있도록 한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이 돋보인다.
하지만 견과류는 다른 식품에 비해 수분이 아주 적은 고열량, 고영양 식품이므로 한꺼번에 많은 먹으면 살이 찔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하여야 한다. 또 땅콩은 보관을 잘못하면 곰팡이에 의해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하여 연에다 "액(厄)"자 하나를 쓰기도 하고 "송액(送厄:액을 날려 보낸다)"나 "송액영복(送厄迎福:액을 날리고, 복을 맞는다), 신액소멸(身厄消滅:병과 액을 물리친다)"이라고 써서 얼레에 감겨있던 실을 모두 풀거나 끊어서 멀리 날려 보낸다.
쥐불놀이/쥐불놓이(서화희:鼠火戱)
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上子日)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는 세시풍속의 한 가지이다. 이날은 마을마다 아이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망월이야"하고 외치면서 밭두렁과 논두렁, 마른 잔디에 불을 놓는다. 불은 사방에서 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이것을 쥐불놀이 또는 쥐불놓이라 한다.
이 쥐불놀이는 쥐를 없애기 위함과 논밭의 해충과 세균을 제거하고 마른풀 베기를 쉽게 하며, 또 새싹이 잘 자랄 수 있게 함이라고 한다.
이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풍흉,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는데 불이 크게 일어나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마을 사람들과 대응하여 쥐불을 놓기도 하는데 한쪽 마을의 쥐불이 왕성하면 쥐들은 기세가 약한 쪽 마을로 옮겨가게 되며, 불의 기세가 큰 마을이 이기는 것으로 된다. 또 이긴 편의 쥐가 진편으로 쫓겨 가서 이긴 편 마을에서는 농작물에 해를 입지 않게 된다고 믿었다.
이 쥐불놀이는 함경도에서부터 전라도에까지 온 나라에서 즐기는 풍속이다. 구멍을 뚫은 깡통에 철사 끈을 달아 불쏘시개(특히 광솔: 송진이 엉겨서 생긴 소나무 가지의 공이)를 넣고 윙윙 소리 내어 돌리는 놀이도 한다.
정월대보름의 점치기
초저녁에 뒷동산에 올라가서 달맞이를 하는데 맞는 달의 모양, 크기,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또 대보름날 밤에 달집태우기를 하는데,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 위에 쌓아 놓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른다.
대보름 밤 사발에 재를 담고,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씨앗을 담아 지붕 위에 올려놓고 이튿날 아침 씨앗들이 남아 있으면 풍년이 되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나무 그림자점은 한 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워 놓고 자정 무렵 그 나무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정월 대보름에 마을 사람들이 가져온 쌀을 한 데 모아 빻아서 찐 떡을 “도돔떡”이라고 한다. 떡을 찔 때는 한 사람 분 씩 가루를 안치고 켜마다 자기 이름을 쓴 종이를 넣는데, 떡이 잘되고 못됨을 보아 그 사람의 한 해 길흉을 점쳤다. 특히 떡이 설익으면 운이 나쁘다고 하여 그 떡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버리는 풍속이 전해온다.
볏가릿대 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 기장, 피, 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며, 복토 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한다. 용알 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과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곡식 안내기는 농가에서 정초에 자기 집 곡식을 팔거나 빌려주지 않는다는 풍속이다. 이 시기에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생각 때문에 행해진 풍속이다. 아침 식사 후에는 소에게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이 오곡밥과 나물을 키에 차려주는데, 소가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구례 문척지방의 달집태우기는 어른들의 불놀이이다. 이 달집은 달이 막 떠오르는 순간에 불을 붙여 태워야 하는데 달집에 먼저 불을 붙이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린다. 맨 먼저 달집에 불을 지르면 총각들은 장가를 가고 득남을 한다고 믿었다. 달집 불에 콩을 볶아 먹기도 했는데 그러면 한 해 동안 이를 앓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달집의 불이 활활 잘 타고 연기가 많이 날수록 마을이 태평하고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지신밟기, 다리밟기(답교:踏橋)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고, 축원도 한다. 지역에 따라서 마당밟기, 매귀(埋鬼: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밟는 것), 걸립(乞粒:동네에서 쓸 공동경비를 여러 사람들이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재주를 부리며,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일) 등으로 불린다.
정월 대보름날 밤 다리를 밟으면 1년 동안 다리병이 없고, 열 두 다리를 밟아 지나가면 열 두 달의 액을 면한다고 믿었다. 다리를 많이 지나갈수록 좋다고 해서 성안에 있는 모든 다리를 밟고 지나갔는데 이것을 '다름밟기'라고 한다고 했다. 서울에선 대광통교(大廣通橋), 소광통교(小廣通橋) 및 수표교(水標橋)에 가장 많이 모이며, 이날은 관례에 따라 통행금지를 완화했다.
이 외에 정월대보름에 하는 민속놀이로는 나무쇠싸움(쇠머리 싸움), 놋다리밟기, 봉죽놀이, 사자놀이(주지놀음), 줄다리기, 고싸움놀이, 당산옷 입히기, 관원놀이(감영놀이), 농기세배, 보름새기(섣달 그믐날의 해지키/수세와 비슷함), 제웅치기, 나무조롱달기, 개보름쇠기, 모기불놓기, 방실놀이, 뱀치기 등도 있다.
대보름의 시절음식과 나물
오곡, 즉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을 섞어 밥을 지어 먹는다. 대보름엔 아홉 가지 나물에 아홉 번 밥을 먹고 나무 아홉 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집 이상의 성이 다른 사람 집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한다.
정월대보름날은 오곡에 보통 먹는 멥쌀 대신 찹쌀을 넣는다. 찰밥은 멥쌀밥보다 영양분이 풍부하고 차진 기운이 많아 소화도 잘 된다. <삼국유사>(卷 第一) 사금갑조(射琴匣條)에 보면 신라 제 21대 소지왕(炤智王)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을 때 날아온 까마귀가 왕을 깨닫게 했다. 그래서 보름날 까마귀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정월대보름을 「까마귀 제삿날(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를 지냈다고 전한다.
복쌈(복리:福裏)은 대보름날에 취나물이나 배추 잎, 혹은 김에 밥을 싸서 먹는 것을 말한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쌓듯이 높이 쌓아서 성주님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온다고 전한다. 동국세시기에는 보면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대보름날 아침에 웃어른께 데우지 않은 청주를 드시게 하여 귀가 밝아지길 바라며 또한 일 년 내내 좋은 소리를 듣기 기원하였는데 이를 '귀밝이술(이명주:耳明酒)'라고 한다.
봄이 오면 풀과 나무 그리고 온갖 동물들이 힘찬 도약을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몸이 나른하고, 자꾸 졸리며, 입맛도 없어져 공부나 일을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겨우내 푸른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우리 몸은 부신피질호르몬(항(抗) 스트레스 작용을 함)을 만들어내는 비타민이 거의 고갈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날씨가 따뜻해져서 갑자기 체온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피부혈관이 확장돼 피가 살갗 쪽으로 몰리면 자연히 내장의 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소화액의 분비도 떨어져 식욕부진이 생기는데 이게 ‘춘곤증’이라고 한다.
이 때 우리는 자연에게서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복이 있다. 새봄이 오자마자 얼음이 채 녹기도 전에 온 들판에는 파릇파릇 온갖 나물이 자라기 시작한다. '한국민속문화대백과사전'에서 보면 요즘 우리가 먹는 나물은 산나물 96종류, 들나물 60종류, 재배채소 23종류에 달한다고 전한다.
종류가 많은 만큼 며느리밑씻개, 파드득나물, 소리쟁이, 엘레지, 쑥부쟁이, 광대수염, 족두리풀 등 이름이 소박하고 재미있는 것이 많으며, 지금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나물은 달래, 취, 냉이, 씀바귀, 돌나물, 미나리, 두릅, 원추리, 더덕 등 수십 가지다. 먹는 방법도 다양해 쌈으로 먹는가 하면 살짝 데쳐 볶거나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무치기도 한다. 곡물가루와 섞어 전을 부치거나 적으로 꿰고 튀김도 한다. 생채, 김치로도 해먹고, 국, 찌개, 전골에도 넣는다.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나물먹기는 슬기로움의 산물이 아닐까? 나물은 우리의 몸의 변화 때문인지 더욱 맛있고 신선하다. 우리의 식탁에 봄의 향기를 수놓는 나물의 잔치를 해보았으면 한다.
정월대보름을 연인의 날로
신라시대 때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처녀들이 일 년 중 단 한번 공식적으로 외출을 허락 받은 날이었다. 그 외출은 '탑돌이'를 위한 것이었는데 미혼의 젊은 남녀가 탑을 돌다가 눈이 맞아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는 그런 날이다.
탑돌이 중 마음에 드는 남정네를 만났지만 이루어지지 못하여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채 울안에 갇혀 사는 처녀들의 상사병(相思病)을 '보름병'이라 했다고 전한다. 조선 세조 때 서울 원각사(圓覺寺) '탑돌이'는 풍기가 문란하여 금지령까지 내렸다. 따라서 이 대보름날은 바로 우리나라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라 정월대보름을 연인의 날로 하여 아름다운 풍속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또 봄이 오는 길목에 있는 정월대보름을 우리의 새로운 도약의 날로 삼으면 어떨까?
설날이 지난 후 바로 오는 정월 대보름에는 정화수를 길어오는 용알뜨기,
밤에 다리를 밟으면 다리의 병이 걸리지 않는다는 다리밟기, 쥐를 없애기
위한 쥐불놀이와 그 외에 줄다리기, 차전놀이, 재웅치기 등이 있고, 대보
름 음식으로는 오곡밥, 약밥, 약식, 복쌈, 부럼, 묶은 나물을 먹는 풍습
이 있다.
이중 정월 대보름의 대표적인 음식인 오곡밥은 다섯 가지의 곡식을 섞어 지
은 밥으로 올해에도 모든 곡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먹는 음식이
며, 다른 성을 가진 집의 밥을 세 집이상 먹어야 하고 하루에 아홉번을 먹
어야 좋다고 한다. 이러한 오곡밥을 사상체질적으로 보면 각 체질의 음식
이 골고루 섞어있는 음식으로 조화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민족이 가장 즐겨먹는 멥쌀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아 소화기를 따뜻
하게 하 고 살과 근육을 돕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어느 체질
이나 먹어도 문제가 없다. 찰진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소화기
를 보하고 따뜻하게 하고 구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
가 약한 소음인에 좋다.
노란 차좁쌀은 비위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곡물 중에 가장 크고 긴 수수는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을 없애주며 열
을 내려주어 태음인에게 좋다. 고단백을 공급하여 주는 콩은 성질이 평하
고 맛이 달아 오장(五臟)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돕고 장위(腸胃)
를 도와주며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붉은 팥은 성이 평하고 맛이 달며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
와 농혈(膿血)을 배출하며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며 화와 열이 많은 소
양인에게 좋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에게는 골고루 섞여있어 큰 문제는 없
으나 건강이 안 좋은 경우에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곡류를 위주로 하여먹
는 것이 좋다.
< 재료 >
찹쌀3, 멥쌀3, 붉은팥, 검은콩1/2, 수수1, 좁쌀1/2, 소금, 밥물 등
< 만드는 법 >
1. 찹쌀과 멥쌀은 씻은 후에 불려놓는다.
2. 팥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고 팥물은 밥물에 섞어 사용한다.
3. 수수, 콩은 씻어 불려놓고, 차좁쌀은 씻어 놓는다.
4. 찹쌀, 멥쌀에 팥, 콩, 수수를 솥에 안쳐 고루 섞는다.
5. 팥물과 물을 합하여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물을 조금 적게 잡아 밥을 짓
는다. ■정월 대보름 1. 정월대보름의 어원 정월(正月)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쳐보는 달이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인 것이다.정월 대보름날을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상원은 도가에서 말하는 삼원(三元) 의 하나로, 삼원이란 상원(1월 15일), 중원(7월 15일), 하원(10월 15일)을 말한다. 도가에서 이 날은 천상의 선관이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데, 그때를 `원(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 전통사회의 절일로서 정월 대보름(1월 15일)·7월 백중(7월 15일)·8월 한가위(8월 15 일) 등이 있는데, 이러한 명일은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들이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사회에 있어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측면에서 보면, 달은 생생력 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다. 음양사상(陰陽思想)에 의하면 태양을 `양(陽)` 이라 하여 남성으로 인격화되고, 이에 반하여 달은 `음(陰)` 이라 하여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따라서 달의 상징적 구조를 풀어 보면 달-여신-대지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 신으로서의 출산력을 가진다. 이와 같이 대보름은 풍요의 상징적 의미로 자리매김한다. 2. 정월대보름의 유래 정월의 절일로는 설과 대보름이 있다. 태고적 풍속은 대보름을 설처럼 여기기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놓고 밤을 새운다는 기록이 보인다. 한편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부터 대보름을 8대 축일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겼던 명절이었다. 또한 일본에서도 대보름을 소정월이라 하여 신년의 기점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이는 대보름날을 신년으로 삼았던 오랜 역법의 잔존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 대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겠다.
오는 21일은 1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을 볼 수 있다는 정월 대보름이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절기인 정월 대보름엔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오곡밥과 나물, 부럼 등을 먹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음력 정월의 세시풍속을 담은 농부월령가 한대목을 보면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라고 적혀 있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엔 건강에 이로운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대보름 음식으로는 오곡밥, 묵은나물(上元菜), 약식, 유밀과, 원소병, 부럼, 귀밝이술, 복쌈, 팥죽 등이 있다.
과식으로 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즈음 시각으로 보면 대보름 음식은 훌륭한 웰빙 건강식이다. 또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한 조상들의 식생활 지혜를 엿볼수 있는 식단이기도 하다.
◇오곡밥 = 대표적인 대보름 절식(節食)인 오곡밥은 찹쌀, 차수수, 팥, 차조,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이다. 새해에도 곡식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의미가 담겨 있는 오곡밥은 반드시 다섯 곡식일 필요는 없고 형편에 따라 대추나 밤,잣 등을 넣어 지어도 된다.
오곡밥은 탄수화물에 치우친 백미와는 달리 도정이 안 됐거나 덜 된 곡류를 섞어 지었기 때문에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균형잡힌 영양식이다. 특히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혈당조절과 충치 및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단 찹쌀은 소화기능이 약해 조금만 먹어도 속이 쓰리고 헛배가 부르며 트림이 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식품이다. 한방에서 찹쌀을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설사를 멎게 하는 식품으로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란 차좁쌀은 비위의 열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곡류로 알려져 있다. 수수는 몸의 습(濕)한 기운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게 하며 콩과 팥엔 쌀에 부족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차진 곡물이 많아 밥을 지을 때 밥물을 보통 밥 보다 적게 잡고 소금간을 해야 제 맛이 나는 오곡밥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부럼 =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날 아침에 견과류인 호두나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 수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해동안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럼으로 먹는 견과류엔 나이아신 등 피부 건강을 돕는성분이 두루 들어 있다. 특히 호두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필수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DHA 전구체'가 다량 함유돼 있어 두뇌 발달에 좋다. 또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 이롭고 스태미너 식품인 땅콩은 하루 10개만 먹으면 비타민E 하루 소요량이 채워진다.
실제 미국 심장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5회 이상 부럼을 섭취한 사람은 협심증 발병률이 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럼 속의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 대부분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지성 피부인 사람에겐 좋지 않다. 밤을 제외한 부럼의 열량이 100g당 550∼630칼로리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묵은 나물 = 대보름상에 자주 오르는 묵은 나물은 호박오가리, 가지, 시래기, 곰취, 박나물, 표고 등 아홉가지로 흔히 상원채(上元菜) 또는 진채(陳菜)라고도 한다.
묵은 나물과 오곡밥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마른 나물엔 생채소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이 들어있어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가을에 말려두었던 묵은 나물을 삶아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안 탄다고 한다
대보름엔 또 참취잎, 배추잎, 곰취잎, 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데 이를 복쌈 또는 명쌈이라고 한다.
가족의 한 해 건강을 빌고 액운을 막기 위해 다양한 세시 풍속이 펼쳐지는 정월대보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른 명절과 달리 음식과 관련된 풍속이 유독 많은 정월대보름엔 음식으로 다복과 행운을 빌었다. 부스럼이나 종기가 나지 말라는 의미에서 호두, 은행, 잣, 땅콩 등 부럼을 깨물어 먹기도 하고, 웃어른께 한 해 귀가 밝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데우지 않은 청주를 대접하기도 했다. 또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다고 믿었던 선조들은 정월대보름 전날 붉은 팥으로 팥죽을 쑤어 먹기도 했다.
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정월대보름 음식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훌륭한 웰빙 음식이다. 묵은 나물과 오곡밥 등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할 수 있는 식단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 음식에 숨겨진 '건강 지킴이' 비결을 살펴보자.
◆오곡밥
백미와 달리 도정이 덜 됐거나 안 된 곡류를 섞어 짓는 오곡밥은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영양식으로 손꼽힌다. 특히 찹쌀은 성질이 따뜻해 소화기능을 돕고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는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차조 역시 위의 열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곡류로 유명하다. 콩과 팥에 부족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한 수수도 몸의 습한 기운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게 한다.
◆묵은 나물
묵은 나물은 생채소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아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대보름 상에 오르는 가지, 시래기, 곰취, 박나물 등 가을에 말려두었던 나물을 삶아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풍속도 이어지고 있다.
◆부럼
정월대보름 아침 호두와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 숫자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한다. 실제 견과류에 든 나이아신 등은 피부 건강에 이로운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호두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칼슘과 마그네슘이 많아 뼈 건강에 좋다. 땅콩 역시 비타민 E가 많아 하루 열 개만 먹어도 하루 소요량이 채워진다. 또 부럼은 협심증 발병률을 낮춰준다는 미국심장학회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정월대보름 음식 만들기
3일 앞으로 다가온 정월대보름 음식을 만들어보자. 다복과 무사 기원을 비는 세시 풍속을 즐기면서 웰빙 건강족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정월대보름 음식으로 멋진 식탁을 차릴 수 있다. 약식과 오곡밥, 묵은 나물 만드는 법을 알아봤다.
◆약식
▷재료=찹쌀 5컵, 황설탕 1컵, 참기름 6큰술, 간장 8큰술, 대추내림 3큰술, 밤 10개, 대추 15개, 꿀·계핏가루 약간씩, 잣 1큰술.
▷만드는 방법
1. 찹쌀은 씻어 5시간 이상 불린 후 찜통에 면보를 깔아 40분 정도 무르게 찐다.
2. 대추와 대추씨에 물을 붓고 중간불에 푹 고아 체에 걸러 대추내림을 만든다.
3.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 4~6등분한다. 대추는 씨를 발라 3, 4조각 썬다. 잣은 고깔을 떼 낸다.
4. 찐 찹쌀이 뜨거울 때 황설탕을 넣어 고루 섞는다.
5. 황설탕을 섞은 밥에 참기름, 간장, 계핏가루, 대추내림을 순서대로 섞어 맛과 색을 낸다.
6. 밤, 대추를 넣은 후 2시간 이상 상온에 둬 맛이 들게 한다.
7. 찜통에 면보를 깔고 1시간 정도 찐 후 모양을 낸다.
◆오곡밥
▷재료=찹쌀 2컵, 멥쌀 1컵, 팥 1/2컵, 밤콩 또는 검은콩 1/2컵, 수수 1/2컵, 차조 1/2컵, 소금 1/2큰술, 밥풀 4컵.
▷만드는 방법
1. 찹쌀과 멥쌀을 30분 정도 불린다
2. 팥은 물을 부어 끓인 후 끓어오르는 물은 따라버리고 다시 3컵 정도의 물을 부어 팥알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 건진다. 팥물은 따로 받아둔다.
3. 콩은 물에 불린다. 수수는 대껴서 씻은 다음 담가 붉은 물을 우려낸다. 차조는 씻어 건진다.
4. 멥쌀, 찹쌀, 삶은 팥과 불린 콩, 수수를 합해 소금을 넣어 잘 섞은 다음 밥물을 부어 끓인다.
5. 밥이 끓어오르면 위에 차조를 얹고 중불로 줄인다.
6. 쌀알이 익어 퍼지면 불을 아주 약하게 하여 뜸을 들인 다음 위 아래를 잘 섞어 밥그릇에 푼다.
◆묵은 나물
▷재료=취나물 재료는 취 불린 것 200g, 식용유 약간, 물 2큰술, 깨소금 약간,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2작은 술. 고구마순나물 재료는 고구마순 불린 것 200g, 물 2큰술, 깨소금, 식용유 약간, 국간장 1큰술, 다진마늘 2작은 술.
▷만드는 방법
1. 취 불린 것을 꼭 짜서 갖은 양념한다.
2. 팬에 양념한 취를 넣고 볶는다. 기름 맛이 배면 물을 넣고 뚜껑을 덮어 부드럽게 한다. 깨소금을 넣고 버무려 마무리한다.
3. 고구마순나물 만들기도 위와 똑 같다.
대보름 음식은 훌륭한 웰빙식 - 오곡밥 균형 잡힌 영양 건강식 부럼 두뇌발달. 치아건강 도움 묵은나물 비타민ㆍ미네랄 보고
오는 21일은 1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을 볼 수 있다는 정월 대보름이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절기인 정월 대보름엔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오곡밥과 나물, 부럼 등을 먹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음력 정월의 세시풍속을 담은 농부월령가 한대목을 보면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라고 적혀 있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엔 건강에 이로운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대보름 음식으로는 오곡밥, 묵은나물(上元菜), 약식, 유밀과, 원소병, 부럼, 귀밝이술, 복쌈, 팥죽 등이 있다. 과식으로 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즈음 시각으로 보면 대보름 음식은 훌륭한 웰빙 건강식이다. 또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한 조상들의 식생활 지혜를 엿볼수 있는 식단이기도 하다.
◇오곡밥 = 대표적인 대보름 절식(節食)인 오곡밥은 찹쌀, 차수수, 팥, 차조,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이다. 새해에도 곡식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오곡밥은 반드시 다섯 곡식일 필요는 없고 형편에 따라 대추나 밤, 잣 등을 넣어 지어도 된다. 오곡밥은 탄수화물에 치우친 백미와는 달리 도정이 안 됐거나 덜 된 곡류를 섞어 지었기 때문에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균형잡힌 영양식이다. 특히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혈당조절과 충치 및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단 찹쌀은 소화기능이 약해 조금만 먹어도 속이 쓰리고 헛배가 부르며 트림이 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식품이다. 한방에서 찹쌀을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설사를 멎게 하는 식품으로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란 차좁쌀은 비위의 열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곡류로 알려져 있다. 수수는 몸의 습(濕)한 기운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게 하며 콩과 팥엔 쌀에 부족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차진 곡물이 많아 밥을 지을 때 밥물을 보통 밥 보다 적게 잡고 소금간을 해야 제 맛이 나는 오곡밥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부럼 =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날 아침에 견과류인 호두나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 수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해동안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럼으로 먹는 견과류엔 나이아신 등 피부 건강을 돕는 성분이 두루 들어 있다. 특히 호두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필수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DHA 전구체'가 다량 함유돼 있어 두뇌 발달에 좋다. 또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 이롭고 스태미너 식품인 땅콩은 하루 10개만 먹으면 비타민E 하루 소요량이 채워진다.
실제 미국 심장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5회 이상 부럼을 섭취한 사람은 협심증 발병률이 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럼 속의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 대부분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지성 피부인 사람에겐 좋지 않다. 밤을 제외한 부럼의 열량이 100g당 550∼630칼로리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묵은 나물 = 대보름상에 자주 오르는 묵은 나물은 호박오가리, 가지, 시래기, 곰취, 박나물, 표고 등 아홉가지로 흔히 상원채(上元菜) 또는 진채(陳菜)라고도 한다. 묵은 나물과 오곡밥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마른 나물엔 생채소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이 들어있어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가을에 말려두었던 묵은 나물을 삶아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안 탄다고 한다
대보름엔 또 참취잎, 배추잎, 곰취잎, 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데 이를 복쌈 또는 명쌈이라고 한다.
정월 대보름날 (1월 15일) 양력 2월 4일에서 3월 6일 사이, 한자어로 '상원(上元)' 삼원의 하나로 한해의 운을 점치는 날이기도 하다. 율력서에 의하며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여 사람을 받들어 뜻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다.
2). 5가지의 곡물로 만든 오곡밥과 나물을 하루에 10번 먹었다. 또한,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는 의미에서 견과류의 부럼을 먹는다. 이때 부럼의 껍질을 직접 깨물어 까는 것이 특징이다.
3) 보름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였다. 더위를 파는 날이다. 이름을 불러 답하면 ‘너 더위’ 하면 더위가 팔린다.보름날 전후로 며칠간은 밤에 쥐불놀이를 하고, 보름날 해뜨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한해 더위를 팔았다.
4).정월 대보름까지 설명절로 세배를 다닌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놓고 밤을 새운다.
5) 중국은 한나라 때부터 대보름을 8대 축일의 명절이었다. 일본에서는 대보름을 소정월(小 正月)이라 하여 신년의 기분을 유지한다.
6) 역법에선 대보름날을 신년으로 삼았던 때도 있었다.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대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농사의 시작일이기도 하였다
정월 대보름 요리 모음
Part1. 한 해의 건강을 기원! 대보름 찰밥 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 온 가족이 모여 찹쌀, 차조, 검은콩, 찰수수, 붉은팥으로 지은 오곡밥을 먹으며 한 해 동안 건강하게 보내기를 기원했다.
오곡밥
재료 : 쌀 1컵, 수수·조·보리·콩 1/2컵씩, 물 3과 1/2컵,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쌀은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수수와 조, 보리, 콩도 깨끗하게 씻어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솥에 쌀과 잡곡을 고루 섞어 담고 분량의 물을 붓는다. 4. ③을 불에 올려 소금을 넣고 휘저은 다음 센 불로 끓인다. 5. 밥물이 끓어오르면 주걱으로 위아래를 뒤적여가며 고루 섞는다. 6. 불을 약하게 줄이고 15분 정도 뜸을 들인다.
찹쌀밥
재료 : 찹쌀 2와 1/2컵, 팥 1/3컵, 소금 약간, 물 3컵
이렇게 만드세요! 1. 찹쌀은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팥은 씻어 냄비에 담고 자작하게 물을 부어 한소끔 끓으면 물을 따라내고 다시 물을 부어 속까지 충분히 무르익도록 삶아 건진다. 팥 삶은 물로 밥물을 잡아도 된다. 3. 찹쌀을 솥에 안치고 소금을 넣어 섞은 다음 분량의 물을 붓고 센 불에서 끓인다. 4. 밥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인 다음 삶은 팥을 넣고 위아래를 뒤적여가며 고루 섞어 은근히 뜸을 들인다.
약밥
재료 : 찹쌀 3컵, 밤 10톨, 대추 8알, 잣 1큰술, 진간장·물엿 2큰술, 황설탕·물 1/2컵씩, 계피가루 1/2작은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찹쌀은 깨끗하게 씻어 반나절 정도 충분히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여기에 소금을 섞고 한김 오른 찜통에 넣어 30~40분 찐다. 2. 밤은 껍질을 벗기고 큰 것은 반으로 자른다. 대추는 씻어 물기를 털고 씨를 발라낸 다음 반으로 자른다. 잣은 키친타월로 기름기를 닦는다. 3. 냄비에 진간장과 물엿, 황설탕, 계피가루를 넣어 끓인 다음 ①의 찹쌀을 넣고 섞는다. 여기에 분량의 물을 붓고 냄비째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은근히 찐다. 4. 약밥을 한김 식혀 모양 틀로 찍은 다음 접시에 담아 낸다.
Part2. 찰밥과 찰떡궁합 대보름 나물
여름부터 가을까지 햇볕에 잘 말린 묵은 나물을 먹으면 1년 내내 더위를 먹지 않는다. 고소한 찰밥에 호박, 가지, 시래기 등을 물에 불려 무치거나 볶아 곁들여 먹자.
고사리
재료 : 삶은 고사리 200g, 진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청주·참기름 1/2큰술씩, 소금 약간, 식용유 2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삶은 고사리는 깨끗한 물에 담가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2. 고사리에 진간장과 다진 마늘, 청주, 참기름, 소금을 넣고 조몰락조몰락 무친 다음 잠시 둔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②를 넣어 달달 볶는다.
숙주나물
재료 : 숙주 1봉지(250g), 다진 마늘 1/2작은술, 참기름 2큰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숙주는 팔팔 끓는 물에 부드럽게 데친 다음체에 밭쳐 물기를 완전히 뺀다. 2. 삶은 숙주에 다진 마늘과 참기름, 소금을 넣어 고루 버무린다
취나물
재료 : 마른 취 100g, 식용유 2큰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국간장 1큰술, 참기름 2작은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마른 취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리고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짠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삶은 취와 다진 마늘, 국간장, 참기름, 소금을 넣어 버무린 다음 잠시둔다. 3. ②의 팬을 불에 올려 달달 볶은 다음 한김 식혀 접시에 담는다.
가지나물
재료 : 마른 가지 50g, 참기름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국간장 1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3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마른 가지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2시간 이상 불린다. 2. 팔팔 끓는 물에 ①을 넣어 부드럽게 삶고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3. ②를 볼에 담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 국간장, 소금을 넣어 무친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③을 넣어 센 불에서 달달 볶는다.
호박나물
재료 : 마른 호박 50g, 참기름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깨끗하고 바삭하게 마른 호박을 준비해 미지근한 물에 담가 2시간 이상 불린다. 2. ①은 팔팔 끓는 물에 부드럽게 삶은 다음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3. 볼에 ②를 담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 소금을 넣어 조몰락조몰락 무친다.
시금치나물
재료 : 시금치 1단, 참기름 2큰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시금치는 누런 잎을 떼고 다듬어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기를 꼭 짠다. 2. 볼에 ①을 담고 참기름과 소금을 넣어 무친다. 시금치를 무칠 때는 다진 마늘을 넣지 않는 것이 깔끔하다.
Part3. 복을 기원하는 정월 특별식 대보름에 먹었던 색다른 요리로 복쌈과 국수 등이 있다. 찰밥을 김이나 배추, 취나물 등에 싸서 먹으면 복이 굴러들어오며, 국수를 먹으면 잔병치레 없이 1년을 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 복쌈
재료 : 오곡밥 2공기, 김 10장, 삼색 나물 1접시, 산적 적당량 이렇게 만드세요! 1. 오곡밥은 한김 식힌다. 김은 달군 팬에 파르스름하게 굽는다. 2. 구운 김은 주방용 가위로 4등분하고, 나물과 산적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김을 깔고 나물과 산적을 얹은 다음 돌돌 말아 접시에 담는다.
양배추 복쌈
재료 : 양배춧잎 10장, 오곡밥 2공기, 나물 1/2접시, 산적 100g, 홍고추 1/2개, 양념 고추장(고추장 4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양배춧 잎은 굵은 심을 도려내고 한김 오른 찜통에 넣어 푹 무르도록 찐다. 2.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산적은 고기만 덜어 잘게 다진다. 홍고추는 씨를 털고 채썬다. 3. 한김 식힌 양배춧잎에 오곡밥을 한 숟가락씩 담고 나물과 산적을 올린 다음 보기좋게 싼다. 분량의 재료로 만든 양념고추장을 양배추 복쌈에 곁들인다.
나물 빈대떡
재료 : 대보름 나물 1공기, 밀가루 1컵, 달걀 1개, 소금·실고추 약간씩, 식용유 5큰술, 식용유 적당량
이렇게 만드세요! 1. 대보름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고루 섞는다. 2. 밀가루에 달걀과 소금을 넣고 섞은 다음 물을 약간씩 흘려 부어가면서 되직하게 반죽한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②의 반죽을 한 국자 떠넣은 다음 가장자리가 익기 시작하면 대보름 나물과 실고추를 얹어 뒤집어가며 노르스름하게 굽는다.
나물 비빔국수 재료 : 대보름 나물 1공기, 소면 300g, 달걀 2개, 식용유 1작은술, 진간장 1큰술, 참기름 2큰술, 통깨·실고추·소금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대보름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나누어 소금으로 간 해 각각 곱게 푼다. 2.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황백지단을 부쳐 곱게 채썬다. 3. 팔팔 끓는 물에 소면을 넣고 쫄깃하게 삶아 건진 다음 찬물에 헹궈 체에 밭친다. 4. 볼에 국수와 나물, 달걀지단채, 진간장, 참기름, 통깨, 실고추를 넣고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영양 가득한 오곡밥과 나물
오곡밥은 찹쌀, 차조, 붉은팥, 찰수수, 검은콩 등 5가지의 곡식으로 지은 밥을 말하는데 올 한해도 모든 곡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뜻이 들어 있다고 한다. 실제 오곡밥은 오색(五色)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한의학에는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에 각 장부를 배속하고 다시 여러가지 색, 맛, 기운 등을 연결해 생각하는‘오행학설’(五行學說) 이란 게 있다. 흔히 붉은색 포도주는 심장에 좋다거나 검은색 콩은 신장에 좋다는 것은 모두 오행학설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오곡밥은 오색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장육부를 조화시키고 체질적으로도 각 체질의 음식이 골고루 섞여 있는 조화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오곡밥과 나물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 뿐 아니라 식이섬유를 보충해 준다.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고 장에서는 배설을 증가시켜 고지혈증의 예방,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멥쌀은 맛이 달아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어느 체질이나 먹어도 문제가 없다.
차진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 좋다. 하지만 찹쌀은 열을 많이 생기게 하고 대변을 굳게 만든다. 또한 오랫동안 먹게 되면 몸이 약해지고 힘줄이 늘어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노란 차좁쌀도 비장(脾臟)과 위(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곡물 중에 가장 크고 긴 수수는 태양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濕)을 없애주고 열을 내려준다.
고단백의 콩은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 태음인에게 좋다. 붉은 팥은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와 농혈(膿血)을 배출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해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좋다. 하지만 팥도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까맣게 되고 몹시 마르게 하는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문제없으나 건강이 안 좋으면 자신의 체질에 맞는 곡류 위주로 밥을 지어먹는 것이 좋다.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하는 부럼 깨물기
부럼으로 먹는 견과류에는 피부 건강을 돕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잣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압을 낮추고 피부를 윤택하게 가꾸어 주며 변비를 막는다.
밤은 비타민 B1, C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으로, 예로부터 보신식으로 여겨졌다.
호도는 두뇌 발달에 필요한 DHA 전구체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두뇌 발달에 좋으며, 탈모와 노화를 예방하고 불면증, 신경쇠약, 히스테리에 효과적이다. 특히 부럼 깨물기에 쓰이는 견과류들은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하고, 장과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부럼 깨물기는 이가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치아가 약한 이나 노인들은 주의해야 하며 평소 변이 무르거나 지성 피부인 경우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오곡밥의 한방 효과
찹쌀 :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다.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 설사를 멎게 한다. 차조 : 비위(脾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설사를 멎게 한다. 차수수 : 몸의 습(濕)을 없애주고 열을 내려준다. 소화가 잘 안되는 것이 단점이다. 콩 :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다.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기혈 순환을 돕는다. 팥 : 이뇨작용이 있다. 부종, 갈증, 설사를 멎게 한다.
복쌈과 귀밝이술의 의미
대보름엔 참취잎, 배춧잎, 곰취잎, 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먹었다. 이것이 복쌈이다. 그릇에 복쌈을 볏단 쌓듯이 높이 쌓아 올린 뒤 먹으면 복과 풍년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대보름엔‘청주 한잔을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며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셨다. 이 술을 마시면 한해 동안 귓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여겼으나 이는 과학적 사실은 아니다.
대보름의 금기 식품
아침밥을 물에 말아먹기, 아침상에 생파래 올리기(자기 논밭에 잡초가 무성해진다고 믿음) 김치(물쐐기에 쏘여 고름이 생긴다고 믿음) 찬물, 눌은밥, 고축가루(벌이나 벌레에 쏘인다고 믿음)예로 부터 정월 대보름에 만들어 먹는 별식을 ‘상원절식’이라고도 하는데,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는 장수를 빌며 오곡밥이나 약식을 지어먹고 아침에는 귀밝이술 ‘이명주(耳明酒)’을 마시며, 새벽에 부럼을 까서 이를 튼튼하게 하고 종기를 예방한다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서울프라자호텔 한식당 ‘아사달’ 의 정왈금 주방장이 말하는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과 각 음식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오곡밥=쌀, 보리, 조, 콩, 기장의 다섯가지 곡식을 넣고 지은 밥. 약식에 들어가는 잣, 대추, 밤 등은 당시 평민들이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기 때문에 대신 오곡밥을 지어먹게 된 데서 유래하고 있다.
세 집 이상의 것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해서 집집마다 서로 나누어 먹기도 했다.
특히 이 날에는 하루 9끼를 먹어야 좋다고 한다.
◇복쌈=취나물을 볶고 김을 구워 취나물과 김으로 오곡밥을 싸서 먹는다.
쌈을 먹으면 부(富)를 쌈 싸듯이 모을 수 있다는 풍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개성 등지에서는 들깻잎으로 싸서 먹기도 했다고 한다.
◇귀밝이술=보름날 아침에 마시는 술.
데우지 않은 술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또 그 해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하여 남녀노소가 모두 마셨다.
아침에 가족이 한데 모여 웃어른이 한 잔씩 따라주는 풍습이 있었다.
◇진채식=진채란 ‘묵은 나물’을 뜻한다.
가을이 되면 호박고지·박고지·말린가지·말린버섯·고사리·고비·도라지·시래기·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 나물들을 손질해서 겨울동안 잘 말렸다가 대보름 날 나물들을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묵은 나물로 반찬을 해먹는 풍습은 겨울 동안 없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풍습이다.
이 진채식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부럼=잣, 호두, 밤, 은행 등을 깨무는 것을 부럼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기도 하지만 노인들은 이가 단단하지 못하므로 몇 개만 깨문다.
여러 번 깨물지 말고 단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부럼을 깨물면 일 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이가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껍질 째 깨물면서 ‘일년 열두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맙시사’ 하고 축원을 했다.
부럼은 부스럼에서 온 말로, 부럼 깨무는 풍습을 ‘고치지방(이를 단단히 하는 방법)’이라고도 한다.
이달 21일은 정월대보름(음력 1월15일)이다. 어릴적 고향에서는 설이 지나도 정월대보름까지 명절 분위기였다. 가는 집마다 명절 음식을 남아있고 또 그 음식을 대접받았다. 벌써 대형마트에는 부럼이 가마니째 등장하여 손님을 끌고 있다.
젊은이들은 알런지...
보름 전날 오곡밥과 묵은나물로 정을 나누고, 보름날 아침엔 어른들의 장수를 기원하며 귀밝이술을 따라 드린 정이 넘치는 보름날 아침상을... 또 저녁엔 뒷산에 올라 달을 보며 쥐불놀이를 하던 그 때를 상상이라도 할 수 있는지...
고향의 정이 배인 정월대보름... 지금은 아스라이 잊혀져가고 있지만 최근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짐에 따라 사람들은 삶의 질을 추구한다. 이러한 때 지금까지 식량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공간으로만 인식되어오던 농촌에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기능에 관심을 가질 때다.
퇴근 때는 시장에 들러 부럼을 골고루 사가지고 가족, 이웃과 정월대보름의 정을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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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정월대보름날 아침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땅콩이나 호두를 깨무는 것을 “부럼깐다”라고 한다. 부럼은 딱딱한 껍질로 된 과일을 말한다. 호두나 잣, 땅콩같은 것들이다. 또 부스럼의 준말로 피부에 생기는 종기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옛날 조상들은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겼다. 특히 보름날 밤에는 둥근 달을 보며 더욱 흥겨워했다. 그래서 일년 중에서도 첫 번째 찾아오는 정월 보름은 더욱 소중히 여겨서 ‘대보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며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농부들은 풍년이 들기를 빌곤 했다.
아홉 차례, 달맞이, 더위팔기, 쥐불놀이 등 놀이 즐기며
▣ 아홉차례 대보름 전날의 세시민속으로 ‘아홉차례’라는 것이 있었다. 이날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차례 읽어야 하고, 새를 꼬면 아홉 발을 꽈야 하고 나무를 하면 아홉 단을 해야 한다. 빨래를 하면 아홉 가지, 물을 길으면 아홉 동이, 매 맞으면 아홉 대를 맞아야 한다. 오곡밥도 아홉 번 먹었다. ‘9’라는 숫자는 길수(吉數)인 ‘3’이 세 번 곱해진 큰 길수이다. 그러나 ‘아홉 9수’는 너무 지나치게 운수가 좋다보니 액운이 따를 수 있으므로 아홉수의 나이에는 혼인을 하지 말라는 속신도 있다.
▣ 달맞이 대보름날 저녁,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를 때면 사람들은 달맞이를 위하여 뒷동산에 올라간다. 한겨울이라 춥긴 하지만 횃불에 불을 붙여 가지고 될 수 있는 대로 먼저 달을 보기 위해서 산길을 따라 뒷동산에 오르는 것이다. 동쪽 하늘이 붉어지고 대보름달이 솟을 때에 횃불을 땅에 꽂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제각기 기원을 한다. 농부는 풍년들기를 빌고, 도령은 과거에 급제할 것을 빌고, 총각은 장가들기를, 처녀는 시집가기를 기원한다. 그러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대보름달은 될 수 있는 대로 남보다 먼저 보는 것이 길한 것이니 서로 앞을 다투어 산에 올라간다. 대보름달을 보고 1년 농사를 미리 점치기도 하는데 달빛이 희면 우량이 많고 붉으면 한발이 있으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들고 달빛이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 백가반 대보름날 여러 집의 오곡밥을 먹어야 좋고 또는 백집의 밥을 먹어야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남의 집을 다니며 일부러 걸식을 해서 많은 집의 밥을 먹는 일도 있다. 백가반을 먹지 않으면 어린 아이가 봄에 발병하고 몸이 마른다고 한다.
▣ 더위팔기 정월 대보름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웃 친구를 찾아가 이름을 부른다. 부름을 받은 친구가 ‘왜 그러냐’고 대답하면, 이 때 말하면 더위를 판 것이 된다. 대보름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가 뜨기 전에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꺾어 개목에 둥글게 하여 걸어주고, 소에게는 왼 새 끼를 꽈서 목에 매어 주고, ‘금년에는 더위를 먹지 말아라’하고 나서 자기도 동네에 사는 벗이나 친척을 찾아다니며, 아무개의 이름을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세’ ‘내 더위 니 더위’ ‘네 더위 내 더위 먼디 더위’라고 하여 더위를 팔고, 만일 대답을 하기 전에 ‘내 더위를 사가게’하면 오히려 사는 수도 있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더위 판 사람은 일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으나, 멋모르고 대답을 했다가 더위를 산 사람은 그 사람의 더위까지 두 사람 몫의 더위를 먹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습속은 전국적인 습속의 하나이나, 『경도잡지(京都雜誌)』에 “남녀들은 꼭두새벽에 갑자기 서로 부른다.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게’라고 한다. 그리하여 온갖 계교로 불러도 여간해서는 대답하지 않는다”하였다.
▣ 쥐불놀이 농경사회에 뿌리를 둔 전래 놀이 중의 하나인 쥐불놀이는 농사 지을 땅을 기름지게 하여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과학적인 놀이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앞서 쥐날인 열 나흗날 밤이 되면 으레 쥐불 놓는 풍속이 내려오고 있다. 이 날 보름달이 뜨며 동네 아이들이 횃불과 깡통을 들고 마을앞으로 모인다. 빈 깡통 사방에는 구멍이 숭숭 뚫리고 철사로 양쪽 귀를 긴 끈으로 매단다. 그 속에는 오래 탈 수 있는 삭장개비나 솔방울을 넣은 다음 불쏘시개를 넣고 허공에 빙글빙글 맴을 돌린다. 아이들은 ‘망월이야’ 외치면서 밭두렁과 논두렁 마른 잔디에 불을 붙인다. 이 쥐불놀이는 쥐구멍 속에 든 쥐를 잡고 마른 풀에 붙은 해충을 죽여 새싹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한 것이다. 쥐불의 크기에 의해 그 해의 풍년 또는 길흉을 점치기도 하여 각 마을에서는 다투어가며 불의 크기를 크게 하는 풍습이 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과 경쟁을 하는데 이긴 편의 쥐가 진 편으로 몽땅 쫓겨가게 되어 이긴 편 마을에서는 농작물에 해를 입지 않게 된다고도 한다. ※ 최근에는 쥐불놀이로 월동 병해충 예방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화재 취약지구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부럼, 귀밝이술, 오곡밥, 묵은 나물, 약밥 등 절식을 해 먹는다
▣ 부럼과 귀밝이술 대보름날 새벽에 날밥, 호도, 은행, 무, 잣, 땅콩 등을 깨물면서 ‘일년 열두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라고 축수하며, 깨무는 ‘딱’ 하는 소리에 잡귀가 물러간다고 했다. 대보름날 아침에 웃어른께 데우지 않은 청주를 드시게 하여 귀가 밝아지길 바라며 또한 일 년 내내 좋은 소리를 듣기 기원하였다.
▣ 팥죽과 오곡밥 정월 보름 전날, 붉은팥으로 죽을 쑤어 먹는다.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 색깔이기 때문에 팥죽을 숟가락으로 떠서 끼얹고 제사를 지낸다. 또한 찹쌀, 찰수수, 팥, 차조와 대추, 콩을 섞어 밥을 지어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을 먹는데, 곧 오곡밥이다. 또 이날 세 집 이상의 다른 성집의 밥을 먹어야 그해의 운이 좋다고 해서 여러 집이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평상시에는 하루 세 번 먹는 밥을 이날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해서 틈틈이 여러 번 먹는다.
▣ 약밥 (藥飯, 藥食) 약밥의 유래는 신라 소지왕(炤智王) 10년 정월 보름날 왕이 경주 남산에 거동하셨을 때 까마귀 떼로부터 좋지 않은 일이 있다는 글을 전해 받고서 환궁하였다. 까마귀 덕분에 역모를 꾀하던 무리들을 미리 처치할 수 있었다 하여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검은색을 떤 약밥을 지어 제 (祭)도 지내고 까마귀에게 먹이로도 주었다는 내용이다. 약식은 좋은 찹쌀을 물레 충분히 불려 고두밥을 쪄서 대추살, 황률 불린 것, 꿀 참기름(眞油), 진장(眞醬), 흑설탕에 버무려 시루나 질밥통에 넣어 뭉근한 불에서 오래도록 찐 것이다. 다 쪄지면 위에 잣으로 고명을 얹는다.
음력 정월보름날. 한자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상원이란 중원(中元:음력 7월 15일, 백중날)과 하원(下元:음력 10월 15일)에 대칭되는 말로서 이것들은 다 도교적인 명칭이다. 이날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로 설날만큼 비중이 크다.
1월 1일은 1년이 시작하는 날로서 당연히 의의를 지녀왔지만, 달의 움직임을 표준으로 삼는 음력을 사용하는 사회에서는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이 보다 더 중요한 뜻을 가져온 듯하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서는 보름달이 가지는 뜻이 아주 강하였다. 정월대보름이 우선 그렇고, 다음의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도 보름날이다.
한반도 북부에서는 단오가 큰 명절이기도 했으나 중부 이남에서는 7월보름인 백중보다도 비중이 작았다. 중부 이남에서는 단오를 그렇게 큰 명절로는 여기지 않았다. 씨름판이나 그네, 또는 백중 장(場) 같은 세시풍속 행사들이 단오보다는 7월 보름에 성하였다. 그것은 단오 때는 1년 농사 중 제일 큰일의 하나인 모내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바쁜 때이고, 백중 때는 김매기도 다 끝나고 가을 추수만을 남긴 한가한 시기라는 농사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결과이다.
이렇듯 달을 표준으로 하는 상원이나 추석은 중국에서도 물론 고대 이래의 중요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당(唐)/송대(宋代) 이래의 기록에 의하면 중국에서의 추석은 한식이나 단오, 중구(重九:9월 9일)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던 명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의 가위[嘉俳] 기록 이래로 중국과는 달리 보름달의 비중이 훨씬 컸던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대보름 또는 상원이라고 불리는 정월 대보름날은 진채식(陣寀食)이라 하여 오곡밥과 약밥을 비롯하여 고비, 도라지, 석이, 표고, 무, 가지, 콩나물, 호박오가리, 시래기 등 말려 두었던 나물들을 꺼내어 어떤 것은 물에 우려내어 잘 무르도록 삶고 어떤 것은 물에 우려내어 쓴맛을 빼고 깨끗이 씻은 다음 꼭 짜서 기름에 볶아 내고, 또 일부는 물이나 고깃국물을 조금 넣어 뚜껑을 덮고 낮은 불에 푹 끓여서 부드럽게 하는 등 9가지 이상의 나물을 만들어 먹는 날이기도 합니다.
대보름의 역사적 기록을 잠시 살펴보면 “정월 보름날에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고 약밥을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신라의 소지왕(479-500년)이 천천청에 놀러 나갔다가 쥐와 까마귀, 돼지를 만나 불길한 일이 있어 이로부터 매해 정월 첫 ‘돼지날’과 ‘쥐날’, ‘말날’에는 모든 일에 조심하여 함부로 출입을 하지 않았으며 정월 보름날은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 즉 약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삼국유사 권1 시이 사금갑)
고려시대에는 대보름 명절이 민속 명절의 하나로 일반화 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정초의 쥐와 돼지주둥이”를 지진다고 하면서 콩을 볶거나 곡식을 태우는 행사를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정월 대보름 이른 새벽에 깨물어 먹는 부럼은 일년 내내 무병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날밤, 호도, 은행, 잣 땅콩, 무 등을 꼭 먹었는데 특히 호두나 밤, 잣 등은 겨우내 부족했던 지방질을 충분히 섭취함과 동시에 치아가 튼튼하길 바라며 또 실제로 얼마나 튼튼한지를 확인하는 의미로 생겼다고 합니다.
또 깨물어 소리를 내면 나쁜 귀신이 그 소리에 놀라 달아난다고 크게 믿어서 소리 나는 과일과 과자를 먹었는데 그것이 바로 산자나 엿 강정 이였습니다. 또 엿을 잡고 서로 쳐서 깨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귀밝이 술은 대보름 아침에 찬술을 마시는 것을 뜻하는데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일년 내내 좋은 소식만 듣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보름날 먹는 오곡밥과 약밥 그리고 많은 가지 수의 나물 등을 요리하여 가족끼리 나누어 먹는데 그 약밥과 나물의 조리법 등을 잠시 알아 보겠습니다.
약밥(약식) 찹쌀밥에 꿀,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하여 밤, 대추, 잣 등을 섞어서 버무려 찐 단맛이 나는 밥이지만 떡류에 들어갑니다.
약밥의 유래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지왕 때에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낸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약밥 또는 약식이 라고도 하며 미리 설탕으로 캐러멜소스를 만들어서 하며 색이 곱고 맛이 좋습니다.
[재료(10인분)] 찹쌀5컵, 밤 10개, 잣2큰술, 대추20개 A. 설탕 6큰술, 물 3큰술, 더운 물 3큰술 B. 황설탕 1컵, 참기름 6큰술, 진간장 4큰술, 계핏가루 1/2작은술
[조리법] 1. 찹쌀은 씻어서 6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서 건져 물기를 빼서 찜통에 40분 정도 찌는데, 도중에 나무주걱으로 위아래를 두세 번 고루 섞어 줍니다.
2. A의 설탕과 물을 냄비에 넣어 불에 올려 젓지 말고 그대로 둡니다. 끓어 올라서 그 거품이 나고 가장자리부터 타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하고 나무주걱으로 고루 저어 전체가 진한 갈색이 되면 바로 더운 물을 넣어 섞어서 굳지 않도록 묽게 합니다.
3. 밤은 속껍질까지 깨끗이 벗기고, 대추는 씨를 발라 내어 각각2~3등분 하고, 잣은 고깔을 발라 놓습니다.
4. 1의 찐 찹쌀을 뜨거울 때 큰 그릇에 쏟아 먼저 황설탕을 넣어 고루 섞은 다음 참기름, 간장, 캐러맬소스를 차례로 넣고 고루 섞고 나서 밤, 대추를 섞고 계핏가루를 고루 뿌려 2시간 정도 덮어 두어서 간이 배어들게 합니다.
5. 찹쌀에 간이 충분히 스며들면 찜통에 베보를 갈고 약 3~4시간 정도 쪄서 잣을 섞어 그릇에 담습니다. 중탕으로 하면 더 시간이 걸립니다.
6. 대추씨는 물을 부어 끓여서 걸러 버부릴 때 섞습니다.
7. 황율을 쓸 수도 있습니다.
가지나물
가지가 흔한 여름과 가을에 걸쳐 어느 집에서나 잘해먹는 음식입니다. 가지는 중국을 통하여 전래된 것으로 보이는데, ‘해동역사’에는 신라에서 재배되는 가지는 꼭지가 길쭉하고 끝은 달걀 모양인데 맛이 달아서 중국에서도 수입, 재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신라시대의 가지 재배와 생산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우리 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국이상국집’에는 집에서 가지를 재배하여 날로 먹거나 삶아 먹는 다는 내용의 시가 있습니다.
[재료] 가지,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파, 마늘
[조리법] 가지를 찌거나 살짝 삶아서 적당한 굵기로 찢어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파, 마늘 다진 것에 무칩니다.
*참고사항 : 가지는 산화효소의 작용이 강해 절단하면 즉시 갈변하지만, 물에 담그어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거나 소금물에 담그면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고비나물
[조리법] 마른 고비를 삶아 한참 우린 것을 기름, 간장, 파, 마늘 다진 것으로 양념하여 촉촉하게 볶은 나물인데 삶은 고비와 다진 쇠고기를 볶으면서 양념하기도 합니다.
*참고사항 : 고비는 4월경에 어린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삶아서 물에 담가 두고 아린맛을 우려 낸 다음 나물을 만들어 먹습니다. 또 아린맛을 우려 낸 뒤에 건조시켜 두었다가 겨울 또는 수시로 물에 담가 불려서 이용하기도 합니다. 고비를 삶아 울쿨 때 쌀뜨물에 담가 울클면 뜨물이 colloiod성이므로 흡착성이 커서 쓴맛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고비의 맛은 고사리와 비슷하나 더 연하고 는 촉감이 좋습니다.
도라지나물
도라지는 봄에서 가을에 걸쳐 캐는데, 날 것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갈무리하였다가 수시로 먹기도 합니다. 도라지를 요리하려면 미리 1, 2일간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 내고, 섬유질을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19세기의 ‘시의전서(是議佺書)‘에는 나물조리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재료] 도라지, 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통깨, 식용유, 참기름
[조리법] 마른 도라지를 삶아서 우린 다음 기름, 소금, 파, 마늘 다진 것으로 무쳐 물을 조금 부어 볶습니다. 생도라지에 기름을 넣고 볶다가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만들기도 합니다. 이 때 생도라지는 소금을 뿌리고 주물러서 숨을 죽이면 도라지의 쓴맛이 우러나오는데 쓴맛을 빼고 만들어야 합니다.
*참고사항 : 도라지나물은 쇠고기를 넣고 볶기도 합니다.
무나물 -청근채(菁根菜)
무는 한자로는 나복(蘿匐)이라 합니다. 우리 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삼국시대에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고려시대에는 중요채소로서 취급되었습니다.
[재료1] 무 500g, 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다진 파 마늘 1작은술, 생강즙1/2 작은술, 소금 1/2작은술
[조리법2] 무를 채썰어 볶다가 물을 넣고 파, 마늘, 생각, 소금, 깨소금만으로 간을 하여 하얗게 익히는데 무르게 익혀야 맛이 좋습니다. 국물이 질퍽해야 맛이 좋고 차게 먹어야 제맛입니다.
[재료2] 무 300g, 쇠고기 50g, 간장 1작은술, 소금 2작은술, 파 마늘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생강2/3작은술, 실고추 약간
[조리법2] 1. 무는 껍질을 벗기어 5cm 정도의 길이로 채로 썹니다. 2. 쇠고기는 다져서 양념합니다. 3. 쇠고기를 볶다가 참기름을 두르고 무채를 볶습니다. 4. 약간 익어서 숨이 죽으면 양념을 고루 넣어 섞고 물 3큰술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익힙니다. 5. 국물이 조금 남을 때가 되면 실고추를 넣어 잠시 더 익히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섞습니다.
석이나물(石耳寀)
석이는 깊은 산 속의 바위 표면에 발생하는 지의류의 일종입니다. 석이버섯은 잎모양의 원체(圓體)를 먹게 되는데 자생량이 적고 채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산량이 매우 적습니다. 그늘에 말린 것을 판매하는데 맛이 담백합니다.
[재료] 석이버섯, 소금, 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조리법] 석이를 다듬어서 끓는 물에 데쳐 이끼를 긁어 내고 부드럽게 한 후 소금과 기름에 볶아 낸 다음에 잣가루를 뿌립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시래기나물-청경채(菁莖寀)
[재료] 시래기 삶은 것, 된장, 멸치가루, 풋고추, 파, 마늘 다진 것, 참기름, 깨, 국국물
[조리법] 1. 무척 말린 시래기를 삶아 씻어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가 두었다가 건져 짜서 5cm길이로 썹니다.
2. 된장 1큰술, 멸칫가루 1큰술, 풋고추 2,3개 정도를 씨를 빼고 썰어서 마늘 다진 것과 식용유를 넣어 잘 주무른다.
3. 냄비에 넣고 볶다가 국국물을 자작하게 넣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조립니다.
4. 거의 다 조려지면 파, 깨소금, 참기름, 고춧가루를 넣고 무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시래기와 양념한 고기와 함께 볶는 방법이 있습니다.
* 참고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별법에는 시래기와 콩나물을 익힌 후 향진등썬 것, 버섯, 불수감(佛手柑)이 사용되었고, 양념은 간장, 참기름, 깨소금, 고춧가루, 파, 마늘, 겨자 등이 쓰였습니다.
표고남루(票古寀)-표고버섯볶음나물
표고버섯은 여러 가지 넣은 잎나무, 즉 밤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마른나무에 자라는 것으로 자연의 임야에서 생산될 뿐 아니라 인공재배에 의한 생산량도 많습니다.
[조리법] 1. 생표고를 살짝 데쳐서 물기를 꼭 짜고 소금, 기름에 무칩니다.
2. 표고버섯에 쇠고기, 참기름 등의 갖은 양념을 넣고 볶습니다.
*참고 : 표고버섯은 건조시키면 감칠맛이 강해집니다. 건조 표고버섯을 물에 불릴 때 감칠맛이 녹아 나오므로 단시간에 불려야 합니다. 설탕을 조금 넣어 두면 빨리 불릴 수 있고 감칠맛 성분도 쉽게 달아나지 않습니다.
호박나물
중앙아메리카 또는 멕시코 남부의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 나라의 호박은 아시아 남부를 거쳐서 캄보디아와 당나라를 거쳐서 도입된 것으로 보이며,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시대부터 재배한 기록이 있습니다. 호박은 어린 순과 잎을 식용하며, 어린 호박을 ‘애호박’,익어서 잘 굳어진 것을 ‘청둥호박’ 이라고 합니다.
[재료] 애호박 500g(1개), 새우젓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파,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물 2큰술, 실고추 조금
[조리법] 호박을 얇게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짜서 양념한 고기와 함께 기름에 볶아 갖은 양념을 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호박을 얇게 썰어 양념한 고기와 새우젓국과 물을 부어 뭉그러지지 않게 익혀서 갖은 양념을 합니다.
*참고 : 어린 호박은 절단하여 말렸다가 호박고지로도 이용합니다.
호박오가리나물
쇠고기를 양념하여 볶다가 익어서 물이 나오면 기름을 적당이 두르고, 불려서 양념장으로 고루 무친 호박오가리를 넣고 다시 양념하여 볶습니다. 호박오가리나물은 볶기전에 나물에 양념을 해두었다가 볶으면 간도 잘 배고 부드럽고 맛이 아주 좋습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린 9가지의 나물을 먹는 이유는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 이외에도 놀이 문화로는 낟가리대 세우기와 대보름의 달맞이, 쥐불(횃불)놀이, 과일나무 시집보내기, 용알 뜨기 등이 있었습니다.
용알 뜨기라는 특이한 문화는 ‘동국세시기 정월 상원’을 보게 되면 어떤 고장에서 보름날 새벽에 닭이 우는 것을 기다렸다가 닭이 홰를 치면 집집마다 여인들이 동이를 들고 나가 우물에서 남먼저 정화수를 길어 갔는데 이것을 ‘용알을 퍼간다’고 하였는데 이는 용알을 먼저 푼 사람의 집에서는 그해 농사가 아주 잘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첫댓글 우와 읽어 내려오는데도 한참을...겨 보옵니다.. 고맙습니다..^^*
정월 대보름에 대한 좋은 정보
오곡밥 먹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