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과 아버지 / 이유진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따귀를 갈기고야
불을 켜는 성냥처럼
마흔이 되어서도 아비의 주린 손만 바라보며
모스크바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 바라지 하느라
아비는 오늘도
모스크바 하늘 한 뼘 끌어다
서울 하늘에 별자리를 띄우고
빨강 초록 노랑 신호등을 점검하며
초로의 건널목에 서 있다
오늘은 아들 카드 결제일
숨 막히는 글자 위에
등짐 버거운 아비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파란신호등에 성냥을 그어대며
담배를 피워댄다
카페 게시글
▶ 시향의 숲
신호등과 아버지 / 이유진
이유진
추천 0
조회 54
10.01.17 22:05
댓글 6
다음검색
첫댓글 좋은 시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김진원 시인님! 감사합니다. 어느덧 흘러간 옛이야기가 되었네요.
고생하신 보람으로 아드님이 좋은 곳에 취직이 되었으니 이제는 파란 신호등만 가정에 형통하리라 믿습니다 선생님 아프지 마세요 사랑해요~
박승연님! 고운 마음으로 정을 나누는 소녀님 참 예뻐요.
애궁 자식사랑이 뭔지...자식이 부모의 사랑을 반말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ㅎㅎ 앞으론 효도 많이 받으시겠어요 멋진 삶을 사시게 된 아드님 소식을 접하고 참으로 기뻤습니다 축하해요 언니^^
인사동 시낭송회 끝나고 방급 집에 들어와서 이글을 보네요. 우리가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스텔라님에게 아쉬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