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부치지 못한 러브레터
설도는 이 편지지에다 원진을 향한 변치 않은 연심을 담은 수많은 시들을 쓰고 그것들을 부치려 했지만, 살아생전 한 통도 부치지는 않았다. 다만 혼자서 편지를 접었다 폈다 할 뿐이었다. '동심결(同心結)'은 옛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 또는 그 편지를 뜻한다. 그때 설도가 편지에 쓴 시 중 오언절구 '춘망사(春望詞)' 4수가 있는데, 그중 제3수가 가곡 '동심초'의 원시가 된다.
이 시를 김소월의 스승인 김억(金億)이 번역하고, 1945년 '산유화', '이별의 노래' 등으로 유명한 김성태(金聖泰)가 작곡했다. 한 수를 두 연으로 풀이한 김억의 번역이 또 다른 창작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김억은 “시의 번역은 번역이 아니라 창작이며, 역시(譯詩)는 역자 그 사람의 예술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곡 '동심초' 1절뿐 아니라 2절로 불리우는 ‘바람에 꽃이 지니’ 역시 원문을 뛰어넘는 또 다른 작품인 셈이다.
'춘망사' 제3수 원시와 번역을 아래에 내려놓는다.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마음과 마음 맺지를 못하고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헛되이 동심초만 접고 있다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설도는 그후 30여 년을 더 살다가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설도의 무덤은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시(成都市)에 조성된 망강루공원 북서쪽 대나무 숲 속에 있다. 이 공원은 설도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약 130종 이상의 대나무가 있다고 한다.
가곡 '동심초'는 '산장의 여인'으로 유명한 권혜경 가수가 1959년에 불렀고, 동명의 영화로도 한운사 시나리오, 신상옥 감독, 최은희, 김진규 주연의 1959년작 등을 비롯해 여러 차례 제작되었다.
출처 : 인터넷 강화뉴스(http://www.ganghw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