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연기한 강태식(43세): 전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현재 쫄딱 망해버린 자영업자(?). 먹고 살아보려고 서현역(영화에 나오길래)삼송뿌라자뒤에서 분당 만원정도의 고수입을 올리고 있음. 물론 맞아서 버는 돈.
류승범이 연기한 유상환 (열일고여덟정도?): 전직 양아치. 현직 양아치.(다만 감호원같은 곳에 갇혀 있는 양아치임.) 무서우리만치의 쌩!쌩!쌩!!!!양아치. 감호원에서 조용히 시킬라고 권투시켰다고 생각됨.
일단 위 두사람의 이야기가 각각의 줄기로 진행이 됩니다.
무쟈게 답답한 상황이 전개되고 고개를 돌리고 싶게 만드는 붉은 피칠갑도 나오고...
그동안 봐왔던 여러가지 영화적 장치, 복선, 도구들이 줄을 서있습니다.
그러다 이들이 만나는 곳은 신인왕전 결승.
예고편에 나오죠.
태식: "태식아, 6라운드 끝까지만 버티자"
상환: "봐. 내가 어떻게 이기는지.."
이 말처럼 이 분들은 링 위에서 눈물나도록 싸웁니다.
실제로 싸우지 않았을까하는 마음도 들더군요.
중간에 한마디 끼워넣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영화, 감독이고 배우고 다 미쳤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두사람의 시합장면에 영화사상 유래없는(제가 아는 한의 정상적인 상업영화에서는 없는) 롱,롱,롱~~권투씬이 나옵니다.
감독이 끊어서 편집으로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제작해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권투시키는 겁니다.
둘이서 진짜로 붙어라, 시키는 겁니다.
그렇게 보였습니다.
부상당한 장면도 진짜로 저렇게 얼굴이 박살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대단한 감독, 대단한 배우들입니다.
우리영화계, 정말 좋은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했음도 숨기지 않겠습니다.
여하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가슴속에 뭔가 하나 꾸준하게 긁어대며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강태식이나 유상환이나 링에 올라가는 이유 중 꽤나 중요한 것 하나는 '가족'입니다.
각기 다른 이유도 있어보이지만 그 '가족'이라는 단어의 몫도 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강씨의 경우 그 것이 조금 약하지만 감독이 약간은 신파조로 그것을 부각시키는 것이라 보였습니다.
이렇게 주요한 모티브의 하나인 '가족'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가족. 듣기만 하여도 정겨운 이름, '초코파이' 다음으로 '정'을 생각케 하는 이름인데 말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두 가족은 소위 말하는 콩가루집안입니다.
강씨는 아내를 상습구타하는(대사에 나옴. 장면은 없음.) 무식하고 힘쎈(여기서는 말 못함.) 남편이고 아들에게는 조금 무서우면서도 쬐금은 괜찮은 아빠정도이고,
유군은 아빠랑 맞담배를 서스럼없이 해버리고 싸움은 붙으면 정신이 나가버려서 덤비는 그런 양씨, 거기다 '그들만의 우정'에는 충실한, 합의금 마련한답시고 강도를 선뜻 감행하는 들이대정신까지..(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나름의 방식이라고 이해를 했다.)
이런 콩고물가족이 뭐라고 그 가족이 동인이 되어 권투를 죽어라고 했을까하는 부분은 나중에 정모하믄 술먹고 헛소리를 달고 싶고요, 오늘은 이 영화의 '마초적 가족관'이 걸린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관계의 전면적인 붕괴(별거중이며 재혼을 앞둔 아내, 아버지의 죽음, 할머니의 중병 등)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어 돌이키기엔 너무 힘든 시점이 되었는데 '주먹이 울'어서 '주먹을 달래'려고 링에서 피떡이 된다?
가족구성원들의 동반자적인 수평관계에서 나오는 화합이라든가 갈등보다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적(가부장적도 아니고 가부권위적인) 가족관계가 해체되면서 받는 응보를 주먹으로 달래는 전국가대표복서(강태식), 한정없이 삐뚤어져 돌아올 길조차 잃어버린, 하지만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포철굴뚝같은 양아치(유상환).
이들이 가족을 말하며 가정을 복원하기를 꿈꾸는 것은 너무 늦어버린 감이 있었습니다.
특히 강태식의 경우는 좀 더 거부감이 심했더랬지요.
유군에게 가족은 자신의 의지와는 조금 동떨어진 사건때문에 해체되는 과정으로 접어들었지만,
강씨에게 가족은 자신의 의지가 조금은 더 들어간 사건들 때문에 해체된 것이라 생각되어 그랬지요.
아는게 별로 짧아 제대로 표현되지 못합니다만, 영화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저하고는 안맞더군요.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가족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의 가족이었단 생각이 강하게 들어 가족이란 진정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두서가 지나치게 없어 제가 봐도 뭔말인지 모르겠군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도 글 하나 정도는 써야 운영자 안 짤릴 것 같아서리...
양해해주십시오.
결론 들어가겠습니다.
이들에게 권투는 새로운 탈출구이자 스스로에게는 자기확인(여러가지의 것들에 대한) 다른 이들에게는 존재의 각인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의 가족이란 장치는 좋게 말해서 '뱀발' 심하게 말하면 '어줍잖은 신파'였다는 생각입니다.
단지 '마초영화'였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다는 사실과 배우들의 정말로 정말로 놀라운 연기력(그 캐릭터 자체가 되어버리는 듯), 끝으로 감독의 뛰어난 상상력과 감각, 이 것은 변하지 않겠지요.
이상.
추서: 단지 개인의견일 뿐이니 집앞 어두운 곳에서 뾰족한 것 들고 기다리기 없기!!
글구 보신 분 저랑 의견교환하시게 답글 써주시믄 고맙지용~
음 20분 이었나요? 제 시계가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시계를 잘못본건지.. 15분? 16분? 죄송합니다. 테클걸어서.. 지난 주말에 칭구랑 같이 봤습니다. 꽤나.. 썩.. 재미있었다고는 생각하는데.. 강태식이 졌다지요. 은메달. 금메달도 아닌 은메달 따서 그런가? 그리고 음악이 없었다면 물론 무슨 음악인지 모르겠으나
첫댓글 으음...감독과 배우 거기다 예고편까지 너무 보고싶은 영화였는데.. 제가 보고 꼬리말 달아드릴께요^^
제 친구들이 오늘 봤다는데 마지막이 감동이더래요. 나도 보고싶다...
박정현의 연가..삽입곡이 심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최민식씨의 연기는 자꾸만 올드보이에 오버랩되고..;; 류승범씨의 대사톤은 왠지 영화에서 튀는 느낌을 받았지요. 마지막 20분간의 권투씬은 길어도 지겹지 않더군요..전..그냥 그랬습니다..;;
음 20분 이었나요? 제 시계가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시계를 잘못본건지.. 15분? 16분? 죄송합니다. 테클걸어서.. 지난 주말에 칭구랑 같이 봤습니다. 꽤나.. 썩.. 재미있었다고는 생각하는데.. 강태식이 졌다지요. 은메달. 금메달도 아닌 은메달 따서 그런가? 그리고 음악이 없었다면 물론 무슨 음악인지 모르겠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박정현 노래같기도 한데.. 그 음악이 없었다면 감동도 적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빵님.. 뽀족한거 들고 기다리겠습니다.......................
이쑤시게는 금연할 때나 쓰는 건데.... 다들 들고 다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