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겨울, 자연히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시선이 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곳은 싫다, 부드러운 햇볕과 시원한 바람이 공존하는 곳이 좋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겨울 휴양지, 하이난(海南)은 어떨까. 연평균 기온이 25도로 유지돼 1년 내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푸른 해변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 중국 최남단에 있는 하이난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곳이다. 섬 어디를 가나 푸른 바다와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섬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몇 년 사이 하이난 인기가 무척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제 굳이 '동양의 하와이'라는 별칭을 덧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맛볼 수 있고 곳곳에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날 수 있으니, 인기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하이난 여행은 섬 남쪽에 위치한 항구 도시 싼야(三亞)를 중심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하이난 관광지 대부분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싼야완(三亞彎), 야룽완(亞龍彎), 다둥하이(大東海) 등 하이난 3대 해변이 모두 싼야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싼야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28㎞ 떨어져 있는 야룽완은 꼭 들러봐야 한다. '천하제일의 만(天下第一灣)'이라 불리는 곳으로,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한다. 푸른 산이 삼면을 감싸고 남쪽 해안은 넓은 바다를 향해 초승달 모양으로 열려 있다. 우산 모양 파라솔 아래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남국의 여유로움이 흐른다.
야룽완까지 갈 시간이 되지 않는다면 시내에서 3㎞ 떨어진 다둥하이를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바나나 보트, 스피드 보트,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스노클링, 바다낚시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바다에서 시원하게 푸른 물살을 가르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서 그 대열에 동참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해가 질 무렵에는 인근에 위치한 루후이터우(鹿回頭)에 올라가 보자. 해발 170m에 자리한 루후이터우에 오르면 싼야 시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해질 무렵 낙조에 붉게 물든 풍경이 장관이다.
◆다채로운 볼거리에 감탄
= 하이난에는 '싼야에 가지 않으면 하이난에 가지 않은 것과 같고, 톈야하이자오(天涯海角)에 가지 않으면 싼야에 가지 않은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듣고 어찌 안 들를 수 있을까. 텐야하이자오는 싼야에서 서북쪽으로 24㎞ 떨어져 있는 마링산(馬嶺山) 아래에 위치해 있다. 바닷가 모래밭에 불쑥 솟아 있는 두 개의 암석이 인상적이다. 이 두 암석을 두고 집안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연인이 돌이 됐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주변으로 불쑥 솟은 기암괴석들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이난 원숭이 보호지역인 원숭이섬도 들러볼 만하다. 100㏊ 면적에 2800여 마리 원숭이가 살고 있다. 싼야에서 차를 타고 1시간가량 이동한 후 케이블카를 타고 섬에 들어가야 한다. 원숭이 연극, 서커스 등 원숭이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쇼를 감상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섬에 원숭이 교도소가 있다는 것. 관광객 물건에 손을 대는 등 나쁜 짓을 하면 이 교도소에 3개월 동안 감금된다고 한다.
원숭이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고 싶다면 싼야완에 위치한 애니월드 쇼가 추천할 만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악어 쇼부터 호랑이 쇼, 코끼리 쇼, 돼지 쇼까지 다채로운 쇼를 관람할 수 있다.
△항공=아시아나항공, 중국동방항공 등이 인천~싼야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4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주 2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5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