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바위, 굴, 절 그리고 일점선도(一點仙島)
1. 일자: 2014. 8. 15 (광복절)
2. 장소: 금산(705m)
3. 행로 및 시간
[상주탐방센터(13:15) -> (장군봉) -> 쌍홍문(14:05-10) -> 제석봉(14:15) -> 좌선대(14:20) -> 상사바위(14:30-40) -> 단군성전(14:55) -> 정상(15:04) -> 보리암(15:15-50) -> 음성굴(15:34) -> 쌍홍문(15:55-16:00) -> 상주탐방센터(16:45)]
4. 동행: 홀로, 온라인산악회
< 금산 산행을 준비하며 >
2번째 금산 길에 오른다. 지난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려 하는데 요번에도 일기예보는 ‘비’다. 인연이 그런가 보다. 마음을 비워야겠다. 하늘이 하는 일에 왈가왈부 할 수야 없지 않는가?
“올려다 보는 언덕에 두 개의 동굴을 연상시키는 구멍이 뚫린 문이 보이고 뒤편으로 사선대가 우뚝 서 있다. 그 좌측으로는 만경대의 전경이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난다. 사선대가 남성적인 골격미를 자랑한다면, 만경대는 넓고 웅장한 자태다. (중략) 멀리 바다가 아스라이 보인다. 쌍홍문 굴 안에서 밖을 본다. 빛과 어둠의 조화가 그윽하다. 굴 밖의 모습에서 ‘피안의 세계’를 떠올려 본다. 굴 안을 나와 내려보는 포구와 바다는 조금 더 선명해 진다.
(중략) 산행을 준비하며 주제를 ‘집사람과 함께 일점선도(一點仙島) 남해 금산에서 봄을 맞다’로 정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용이 바뀐다. ‘반쪽으로 인해 반쪽이 된 금산 산행’으로. 오늘 산행은 무척 아쉽다, 이 먼 길을 와서 금산의 한쪽 면 만을 보고 가니 말이다. 그래도 돌이켜 생각하면 걱정했던 비가 오지 않았고, 중간에 포기하려 한 아내도 금산 정상에 섰고, 선인의‘일점선도’의 시상도 느껴 보았고, 많은 것을 얻은 산행이었다.” 이상은 3년 전 이맘때 올랐던 금산에 대한 추억이다.
옛 산행기를 읽으며 되살아 난 기억은 3년이라는 시간을 금방 만회한다. 그 언제가 될지 모르는 훗날을 위해 다시 추억을 만들러 남해로 떠난다.
산행 코스를 머리에 그려본다. 우선 상주리 출발 쌍홍문을 거쳐 보리암 위 정상에 오르는데 1시간 30분 ‘복습의 길을 걷는다. 이후 단군성전, 상사바위, 좌선대, 제석봉 등 전망 좋은 바위지대를 거쳐 쌍홍문으로 돌아와 상주리로 원점회귀 하는 길이 2시간 여,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의 여유로운 산행이 될 듯하다.
금산이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반열에 오른 이유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경관이 수려하고, 바다와 섬, 일출을 조망할 수 있으며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본래 보광산이라고 불리다가 조선 태조와 관련된 전설에 따라 금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함. 조선 태조가 기도했다는 이씨기단을 비롯하여, 사자암, 촉대봉, 향로봉 등 38경이 유명하며, 정상에는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이 있다’ 이다. 한려해상의 유일한 산악공원이라는 말이 특히 와 닿는다.
< 희망사항 >
오랜 세월 전 어느 선인은 금산에 올라 "하늘 가 땅 끝머리에 한 점 신선 섬이 있다"라고 이 섬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섬의 생긴 모양새가 나비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처럼 보인다는데, 이전 산행에서는 날씨도 흐리고 보리암에서 쌍홍문을 왕복하느라 남해도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했다. 산행 당일인 광복절에도 비 예보가 있다. 우중에서도 하늘로 비상을 준비하는 나비를 상상하는 산행이고 싶다.
서울에서 남해까지는 고속버스로 꼬박 5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다. 왕복하면 10시간, 산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4시간의 산행을 위하여 시간 낭비가 심하다 할 것이다. 원거리 산행이 잦아지며 버스 안에서의 나름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익숙해져 간다. 비몽사몽 간에 음악을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습관이 되니 버스에서의 시간이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수컷은 외로운 존재인가 보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진취적 욕심도 있지만, 책임져야 할 것, 내 몫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심하다. 때론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며 내 것을 쟁취해야 하는데, 욕심이 적어서 인지 능력이 부족해서 인지 다툼이 싫다. 그래서인지 자꾸 산으로 발 길이 간다. 산은 내가 아는 가장 품이 넓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왠지 그곳에 가면 힘겨운 삶의 고난이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솟는다.
계절은 성하이지만 입추를 처서가 그리 멀지 않았다. 아침 저녁으로는 완연한 가을 기운이 느껴진다. 남녘의 섬에서 가을을 느껴 보고 싶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산악회와 인연을 맺으려 한다. 지난 금정산 산행 신청 취소의 앙금이 남아 있지만, 새로운 산행지가 많은 건 분명 매력적이다. 이번에는 10일 먼저 임금을 했으니 ‘43’번 좌석은 아니겠지 하고 바래본다.
< 남해 가는 길에서 >
어제 밤의 술자리의 숙취로 머리가 지근지근, 그래도 산엔 가야지. 양재로 향한다. 커피 한 잔을 사서 버스에 오른다. 21번 좌석, 다행이다. 45승 버스가 만원이다. 금정산 산행 좌석 문제로 실랑이를 했던 케빈 대장의 인사가 끝나자 안전산악회에서 안면이 있는 박대장 코스 안내가 시작된다. 코스야 뻔 한 것,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광복절 연휴라 그런지 길이 많이 막힌다. 천안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9시가 넘는다. 귀경 길이 걱정이다. 잠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약 2시간을 잘 잤다. 몸이 개운하다.
사천 IC를 통과한다. 12시가 넘는다. 남해대교를 지나며 바다의 풍광이 차장에 비친다. 이전보다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경치가 훨씬 다양해졌다. 먼 길 온 보람을 남해의 바다 풍경에서 찾는다. 멸치잡이 시설, 다랭이 논, 독일 마을, 해변 펜션, 점점이 떠 있는 배 오늘도 여정에서 힐링을 받는다.
섬에 들어 서서도 1시간 이상을 달려 1시 15분 무렵 상주탐방센터 앞에 도착했다. 5시 30분까지 내려 오란다. 아마도 아주 늦은 시간 집에 돌아갈 것 같다. ㅋㅋ
< 상주탐방센터에서 쌍홍문 >
구름이 잔뜩 긴 하늘 밑으로 금산의 암릉 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가운 재회다. 시간에 쫓겨 준비 운동도 없이 산에 올라 붙는다. 6시간 가까이 좁은 장소에서 있던 터라 근육이 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시작 고도는 120미터 어름, 금산 정상인 망대까지 550미터를 치고 올라야 한다. 완만하던 오르막이 점차 가팔라진다. 다시 걸어 보니 예전 집사람이 초반 힘겨워 하던 이유를 알겠다. 긴 버스여행 후라 가뜩이나 다리가 무거운데 돌 오르막 1.7km를 치고 올라야 하니 힘든 건 당연지사다.
옛 기억을 되살려 본다. 약수터가 있던 자리는 물이 말랐고 쉼터는 벤치 숫자가 더 늘었다. 1km를 지나면서부터 돌계단이 시작되어 쌍홍문까지 이어진다. 죽을 맛이다. 배도 고파오고 길은 만만치 않고. 그래도 다행인 건, 날이 흐려 기온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2시가 조금 지나 쌍홍문 앞에 도착했다.
< 상주리에서 본 금산 / 쌍홍문에서 >
먼저, 장군봉과 암봉을 타고 오르며 자라는 기이한 나무가 눈 길을 끈다. 마치 밧줄로 바위를 묶듯 뻗어 오른 모습이 힘차다. 쌍홍문, 다시 보아도 기이한 굴이다. 계단에 서서 사진을 찍고 컴컴하고 음습한 굴 안으로 들어간다. 피안의 세계로 들어선 기분이다. 굴이 창이 되어 멋진 프레임 사진을 만들어 낸다. 각자의 행동으로 분주한 사람들, 그 뒤로는 작은 ‘산’ 형상의 섬들이 점점이 찍혀 있다. 회색 빛 하늘과 바다가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6시간의 긴 버스 여정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멋진 풍경이다.
< 쌍홍문에서의 풍경 >
터널을 지나자 암릉지대가 시작된다. 제일 먼저 제석봉이 보인다. 희고 거대한 바위 덩어리다. 눈 길만 주고 길을 이어간다. 모퉁이를 돌아 드니 갈림이 나타난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좌측 전망대로 올라본다. 확 트인 경치가 시원하다. 아마도 이곳이 좌선대인가 본다. 남해 바다의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ㅅ’ 자 형상의 섬들이 수 없이 바다에 떠 있다. 흐린 날씨는 몽환적인 수묵화를 바다에 그려 놓았다. 내려 보는 눈에도 바위도 보이고 보리암도 보이고 금산산장도 눈에 들어온다. 모든 것들이 낯설지만 이국적이고 감동적인 풍광이다. 한참이나 좌선대에 서성이다 떨어지지 않는 발 길을 금산산장 방향으로 튼다.
< 바위와 바다 1 / 금산산장 원경 >
바위와 바다가 어울러진 모습은 금산 풍경의 최고 자랑이다. 먼 바다에 삿갓 모양의 작은 섬 하나가 외로이 떠 있다. 망망대해의 점 하나란 표현과 잘 들어맞는다. 그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고 늠름하기도 해 자꾸 눈 길이 간다.
< 보리암 원경 / 바위와 바다 2 >
금산산장을 지난다. 툇마루가 있는 여관의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좌측으로 바다를 전망 삼아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전망대 한 켠에 탁자가 놓여 있고 남녀가 막걸리 한 잔을 하고 있다. 그윽한 풍경에 끌려 몰래 사진 한 컷을 찍었다. 바라보는 눈에 ‘삿갓’ 섬이 또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ㅎㅎ 흐린 날씨에만 느낄 수 있는 몽환적 분위기가 정말 좋다. 날씨가 맑았다면 더 멀리를 볼 수 있었겠지만 이런 아련한 느낌은 맛 볼 수 없었으리라. 산에서의 날씨는 산꾼의 마음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른가 보다.
< 금산산장에서 본 풍경 >
상사바위에 오른다. 금산 풍광 중 최고다. 널찍한 암반지대에서 굽어보는 풍경에는 바닷가 마을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포구가 보이고 논의 푸르름이 시선을 끌고 각양 각색의 지붕이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멋진 모습을 접하니 손이 바빠진다. 멀리 보리암도 모습을 드러낸다. 카메라에 풍경을 담지만 내 눈 만큼은 아니기에 머리와 가슴에 감동적인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고자 눈이 빠르게 돌아간다. 상사바위 부근은 가히 금산 최고의 조망 터다.
< 상사바위에서 >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고파 자리를 편다. 빵 몇 조각뿐인 초라한 식단이지만 장소만은 최고급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부럽지 않다. 그 누가 650미터 고지에서 남해 바다를 품으며 식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구름이 인다. 바다는 점점 더 짙은 회색 빛으로 변해간다. 멋 지 다!!
약 15분간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삼거리로 내려왔다. 단군성전 0.5km, 보리암 0.6kn. 산행을 시작한지 이제 막 1시간 30분이 지났는데 정상이 멀지 않았다. 더 여유를 가져야겠다. 좋은 풍경 충분히 감상 못하고 일찍 내려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반대편 바위에서 지나온 길을 살핀다. 상사바위의 전모가 드러나고 바위 위에 서 있는 산꾼들이 꿈틀거린다. 3시 무렵 단군성전에 도착했다. 최고의 풍광을 감상하고 난 뒤라 그런지, 새 것의 냄새가 나는 성전의 건물은 그리 인상적이고 않다. 주변을 둘러 보고 대 숲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평탄한 숲이 계속된다. 민가도 나타나고 채소 밭도 보인다. 보리암 부근에 도로가 나서 그런지 작은 마을이 형성돼 있다. 문뜩 나중에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집이 정갈한 느낌을 준다.
< 상사바위를 배경으로 / 금산의 민가 >
금산의 정수리가 멀지 않았다. 대나무 숲을 지나 작은 바위 지대를 올라서자 커다란 돌 비석이 반긴다. 금산 정상이다. 사진 한 장을 찍고 망대에 오르려는데 맞은편 바위에 글자가 새겨진 예사롭지 않은 바위가 있어 한동안 유래를 살핀다. 한자 실력이 일천한지라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망대에 오른다. 봉수대였던 곳이다. 조망이 시원하다. 보리암을 지나온 행락객들이 많다. 등산복을 입은 이는 나 밖에 없다. 산에서 등산복이 어색한 이상한 느낌을 경험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는 그리 힘들이지 않고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써 보리암 만한 곳이 없을 듯하다. 자연은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을 아니다.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석연치 않은 냉소적인 논리로 무조건적인 자연보존을 외치는 자들을 나는 멸시한다.
< 금산 정상에서 >
< 망대에서 상주탐방센터 >
다시 대 숲을 지난다. 키 큰 대나무가 호위하는 서늘한 느낌이 그만이다. 기암들이 바위 난간에 서 잇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크지 않은 산에 이리도 아기자기한 변화들이 많은 건 이례적이다. 덕분에 눈이 호강한다.
< 대나무 숲과 암릉 >
보리암 광장에 도착했다. 주차까지 가능한 널찍한 공간이다. 대나무 목책 뒤로 바다의 은은한 풍경이 드러난다. 인파에 섞여 풍경을 감상한다. 내리막을 걸어 보리암 암자로 내려온다. 절 집 지붕 끝과 바다와 섬이 만난다. 아마도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금산의 자랑스러운 풍광이리라. 넋을 잃고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본다.
< 보리암 지붕과 과 바다와 섬 1 / 해수관음과 바위 >
해수관음으로 발 길을 옮긴다. 바다를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에서 자비를 본다. 관음이 작은 삼층석탑과 인근 산의 바위와 어우러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사진은 역시 구도다.
인파에 밀려 나온다. 절 집 곳곳을 살핀다. 산신각을 향하는 계단에서 바라보는 검은색 지붕의 조형미가 멋지다. 둥근 기와의 휘어짐과 직선이 만나 만들어 내는 조형미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답다. 한국의 미가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보리암 지붕의 조형미 / 보리암 지붕과 과 바다와 섬 2 >
3시 30분 하산 길에 나선다. 마음 먹고 내려가면 1시간이면 날머리에 닿을 수 있다. 부러 우보 걸음으로 걷는다. 지난 폭우로 무너진 절벽 옆으로 우회로가 나 있다. 길은 거칠지만 한적한 분위기가 좋다. 절 집 뒤 켠에 작은 구조물이 있다. 흙 벽돌로 만든 지붕까지 있는 어엿한 건물이다. 소각만의 용도는 아닐 듯하다. 후미진 곳까지 디테일하고 정갈하게 가꾸어 놓은 정성에 감동한다.
< 정갈한 작은 공간 / 음성굴 모습 >
인적이 드물고 미끄러워 조심스레 걷는다. 음성굴 앞을 지난다. 금산 풍경 중 13경에 해당한다는 입간판이 서 있다. 바위 안에 굴이 있나 보다. 머지 않아 다시 쌍홍굴 앞에 도착했다. 오를 때와는 다른 기분이 든다.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보는 느낌은 오를 때 밝은 곳에서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과는 다르다. 밝음을 향해 길을 이어간다. 늦은 시간인데도 오르는 이들이 있다. 걸음에 힘겨움이 묻어 있다. 난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간다. 습기를 가득 품음 숲은 눅눅했다. 그래도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뿌듯한 기분이 마음 속에서 일었다. 오늘도 산이 있어 행복했다.
< 다시 찾은 쌍홍골 >
< 에필로그 >
산이 있어 섬이 존재한다. 산정에서 보는 섬은 한 점 신선들의 놀이터였다. 섬은 산의 형태가 아니라면 바다에 존재하지 않았을 터, 바다에서 산을 보았다. 새로운 깨우침이다. 풍광이 이리 좋은데 비가 온다 하여 작은 카메라를 가져 온 게 후회된다. 금산을 오르며 지난 좌선대, 상사바위에서의 풍경은 한참 동안 잊히지 않으리라. 높이는 낮고 크기는 작아도 경치만큼은 큰 산 금산에서 광복적 오후를 행복하게 보냈다.
귀경 버스 안, 많은 것을 내려 놓고 비몽사몽 하며 오랜만에 장거리 버스 여행을 즐겼더니 어느덧 안성을 지난다. 생각보다 막힘도 적었다.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야겠다. ㅎㅎ
< 금산 산행 궤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