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연 수요칼럼]
꺾이지 않는 마음
2022년 4분기부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월드 챔피언십부터 시작된 이 문구는 월드컵까지 그 열기를 이어갔다. 마침내 한국 축구 국가대표 팀은 포르투갈이라는 난적을 넘어 12년 만에 16강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나무는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四君子의 하나다. 德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여 이들을 君子라 했다. 그래서 절개를 숭상하는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대나무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나무에게서 하늘을 향해 곧게 뻗고, 겨울철에도 푸른 잎을 간직하는 지혜를 배우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강한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높게 자란다. 그래서 대나무의 특성을 ‘직절허심(直節虛心)’으로 표현한다. 속이 비고 곧아 절개가 있다는 얘기다. 대나무는 뿌리가 깊고 마디가 있고, 속이 비어 있다. 이는 나무들과 구분되는 특징으로, 나무들이 나이테를 늘려가며 줄기가 굵어지는 것과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대나무는 이름은 나무지만 나무가 아니고 다년생 풀에 속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예부터 지진이 나면 대나무 숲으로 피하라는 말이 있다. 강하고 질긴 대나무 뿌리가 땅을 다지는 역할을 해서 대나무 숲이 지진에 강하기 때문이다. 산사태가 나고 제방이 무너지고 전답이 유실되는 가운데서도 단 몇 그루의 대나무가 있는 곳은 흔들림 없이 원상을 유지한다.
히로시마의 원자폭탄에도, 베트남전에서 미국의 고엽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유일하게 싹을 틔운 식물이 바로 대나무다. 그 비밀은 지하경이라 불리는 땅속 줄기의 견고함 때문이다.
중국 극동지방의 모소라는 대나무는 씨앗을 심고 싹을 틔어 정성을 들여도 4년 동안 3cm밖에 자라지 않는다. 이 대나무는 4년 동안 겉으로 자신의 면모를 드러내지 않고 뿌리만을 키운다. 하지만 이 대나무는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에 무려 30cm가 넘게 자란다. 그렇게 6주 만에 15m 이상 자라게 되고 주변이 울창한 대나무 숲이 된다. 대나무는 천천히 자란다고 나무라지 않는다.
대나무는 태풍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채 몇 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줄기가 수 십 미터까지 올라간다. 그 이유는 마디가 있는 까닭이다. 마디가 없는 삶은 쉽게 부러진다. 대나무가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자랄 수 있는 것은 줄기의 중간 중간을 끊어주는 시련이라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삶에 고통이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건강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상처 받고 시련을 겪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상처와 눈물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마디로 만들어지는 대나무의 줄기는 그 속이 텅 비어 있다. 이처럼 우리도 지난 시간을 보낼 때 묵은 것을 털어버려야 한다. 그렇게 해야 새로운 인생의 마디를 만들어서 또 다른 내일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는 이미 채워진 것을 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을 지난 해 12월 8일 청와대 만찬에 초대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커다란 울림을 받았다"고 감사의 표현을 했다.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 선수들이 들어올린 태극기에 적혀 있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른바 '중꺾마'를 인용했다.
2024년의 총선의 성패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름하는 중요한 발판이다. 따라서 금년은 총선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와 함께 우리나라의 국운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과감한 도전과 개혁의 해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온 국민이 힘을 합해 함께 뛰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2024년의 ‘총선승리’를 위하여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휠지언정 꺾이지는 않는다’는 대나무의 지혜다. ‘총선승리’를 위한 첫 단계는 문재인과 이재명을 조속히 사법처리 하는 것이다. 다음단계는 자유우파의 대 결집이다. 나라가 온통 좌경화 되었다. 주말 거리의 시위대를 비교해보자.
좌파 진영의 상당수는 좌파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다. 민노총과 시민단체, 온갖 조합•사회적 기업 등 우파 정권의 몰락이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더 절실하게 열성적으로 집회에 참가한다. 그들을 꺾으려면 우파의 총 결집이 있어야 한다.
지금 ‘국힘’의 국회의원 중에 누가 애국집회에 얼굴을 비추고 힘을 실어 주고 있는가? 맥 빠진다. 암울하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해야 한다. 할 수 있다. 우리에겐 거리의 눈비 속에서 단련된 강인한 마디가 있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대통령의 초심이 꺾이지 않도록 온 국민은 혼연일체가 되길 기대한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면 꺾이지 않아야 한다. 작은 상처와 아픔은 성장의 마디가 될 수 있다.
2023년 2월 15일
자유정의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