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8:1-10
찬송가 291장 ‘외롭게 사는 이 그 누군가’
미국의 일간지인 뉴욕타임즈 기사에 “외로운 나라 한국, 반려견에게서 동료애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지난 10월 12일에 있었습니다. 이 기사 내용은 대한민국에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출산율이 매년 낮아지면서 외로운 마음에 반려동물을 더 키우게 된다는 겁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전체 가구의 40%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가구 중 25%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공원 같은 곳에서 유모차를 보고 안에 어떤 아기가 타고 있는지 궁금해서 보려고 하면, 그 안에 개가 타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꼭 외로운 사람들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아니겠지만, 미국의 어느 신문사에서 우리나라를 ‘외로운 나라 한국’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은 웬지 모르게 참 씁쓸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가진 인간이기에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건강의 문제나 금전적인 문제, 가족들의 문제, 직장의 문제, 관계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 속에서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참 힘들어하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떤 외로움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은 다른 사람들이 나의 마음을 잘 몰라준다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이 참 외롭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욥기를 묵상하면서 욥에게서 이러한 외로운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인과응보(1-4절)
(1-4) 수아 사람 빌닷이 대답하여 이르되 네가 어느 때까지 이런 말을 하겠으며 어느 때까지 네 입의 말이 거센 바람과 같겠는가 하나님이 어찌 정의를 굽게 하시겠으며 전능하신 이가 어찌 공의를 굽게 하시겠는가 네 자녀들이 주께 죄를 지었으므로 주께서 그들을 그 죄에 버려두셨나니
욥의 세 친구들 중에서 맨 먼저 입을 열었던 엘리바스는 욥기 4장에서 욥을 향한 긍정적인 말로 자신의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욥이 전에 고통당하는 자들과 약한 자들을 위로하고 훈계하고 강하게 해주었다고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나름 부드럽고 간접적인 어조로 욥에 대한 반대 의견과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친구인 빌닷은 처음부터 욥을 강하게 비난하는 말로 시작합니다. 욥의 말이 거센 바람처럼 거칠다고, 거친 말을 더 이상 계속하지 말라고 훈계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정의롭고 공의로우신 분이기에 욥에게 일어난 모든 상황이 죄로 말미암아 벌어진 것이라고 인과응보라고 합니다. 욥의 자녀들도 죄를 지어서 결국 죽게 되었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욥은 분명히 하나님을 경외하며 온전하고 정직한 사람이었지만, 사탄의 시험 때문에 큰 고난 가운데 처해 있습니다. 결코 욥과 그 자녀들의 죄 때문이 아닙니다.
하지만 욥은 그를 위로하기 위해 왔다는 그의 친구인 빌닷을 통해 죄 때문에 이러한 고난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나 마음이 무너지고 힘들었을 겁니다. 아무도 지금 나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너무 외로웠을 겁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공의의 하나님이시지만, 죽음 이후의 심판이 아닌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정의의 관점에서만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을 두고 그 사람은 눈으로 뭔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기 때문에 눈으로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의 눈을 치셨다고 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하지만 신앙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다 하나님의 심판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길에서 넘어지거나,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거나,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자녀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죄에 대한 벌이거나 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심판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내가 아침에 출근할 때 교통사고가 나면, 오늘 새벽기도회에 나가지 않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하나님께서 정말 어떤 분인지 잘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행동을 일일이 감시하면서 각종 잘못에 대해 그때그때 모두 벌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만약 그런 하나님이시라면, 지금 이 땅에 남아 있는 여러 죄악이나 모든 전쟁은 분명히 다 사라졌을 겁니다. 죽음 이후에는 누구에게나 심판이 있지만, 지금은 우리의 불행을 심판과 보응으로만 단정지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찾아야 하는 하나님(5-7절)
(5-7) 네가 만일 하나님을 찾으며 전능하신 이에게 간구하고 또 청결하고 정직하면 반드시 너를 돌보시고 네 의로운 처소를 평안하게 하실 것이라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빌닷은 하나님께서 먼저 욥을 찾으시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욥이 먼저 자신의 죄를 하나님께 고백하며 하나님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욥이 먼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여 청결하고 정직한 삶을 회복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를 돌보시고 그의 의로운 처소를 평안하게 하실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의 시작은 한없이 미약하지만, 그의 마지막은 창대하게 될 것이라는 격려의 말도 덧붙입니다.
사실 욥의 친구들이 욥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모두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고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닙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찾기 위해 애쓰며 노력해야 하고 정직한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애써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분명히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욥의 상황은 빌닷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욥의 죄로 인한 고난이 아니기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 죄의 고백보다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더욱 찾으며 마음의 평안을 누리는 것이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그 어떤 상황에 있든지 하나님을 찾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없이 내 인간적인 생각과 판단으로만 살아간다면, 우리는 쉽게 넘어질 수밖에 없고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이 점점 곤고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창문을 열고 하나님을 찾으며, 하나님과 소통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사람의 한계(8-10절)
(8-10) 청하건대 너는 옛 시대 사람에게 물으며 조상들이 터득한 일을 배울지어다 (우리는 어제부터 있었을 뿐이라 우리는 아는 것이 없으며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와 같으니라) 그들이 네게 가르쳐 이르지 아니하겠느냐 그 마음에서 나오는 말을 하지 아니하겠느냐
빌닷은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옛 시대 사람에게 물으라고 합니다. 모든 인간은 갓 태어난 사람과 같아서 아는 것이 없고, 땅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날들이 그림자와 같이 실체가 없을 정도로 참으로 작고 약하기 때문입니다. 빌닷은 역사적으로 볼 때 고난의 원인은 반드시 죄였다는 것을 조상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욥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빌닷 스스로 9절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아는 것이 없으며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와 같이 실체가 없는 참으로 약한 존재입니다. 조상들도 마찬가지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욥이 처한 상황과 현실을 오래전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이 세상의 지혜와 가르침은 한계가 있어서 하나님의 섭리를 다 이해하거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가야 하며, 매일 창문을 열고 하나님과 소통하는 가운데 하나님 아버지를 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만이 우리를 누구보다 잘 아시며,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우리들은 다 말하지 못해도 여러 가지 많은 문제들을 안고 살아갑니다. 가정의 문제, 자녀의 문제, 건강의 문제, 물질의 문제, 관계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일들 속에서 참 많은 고민들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이 욥의 친구들이 욥에게 지적하는 것처럼 혹시 나의 죄 때문은 아닌지 스스로 고민하며 나 스스로에게 먼저 상처를 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생각들로부터 자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문제 속에서 신음하며 외로워하고 있을 때, 함께 아파하시고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당장 그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을지라도 우리에게 평안함을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어 주신 것에 늘 감사하며, 오늘도 하나님을 향해 창문을 여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 속에서 참 지치고 힘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외로움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께서 우리 아버지가 되어 주신 것을 믿고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 당장 우리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지라도,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함을 깊이 누릴 수 있는 우리들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빌닷과 같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그들을 더욱 사랑하며, 우리에게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도 창문을 열고 주님과 소통하며 나아갈 때 큰 기쁨과 평안의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거룩한 한 날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은 언제 외로움을 많이 느낍니까?
2. 빌닷은 욥의 고난이 무엇 때문이라고 말합니까?
3. 빌닷이 욥에게 제안하는 고난을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4. 당신은 욥과 같은 고난의 상황 속에 있을지라도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오늘부터 무엇을 결단하고 실천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봅시다(가정, 직장, 교회, 인간관계 등).
(작성: 오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