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트 스페이스 193 - 올라퍼 엘리아슨 <살아있는 전망대>
'빛과 프리즘효과를 좋아하는 예술가의 기하학적 패션쇼'
이번 전시는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엑스포타워 42층에서 열리는 전시회이다. 42층이라는 높은 고도의 위치에서 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들어오는 햇빛을 색이 있는 커튼으로 투과해 단색으로 바꾸어 단순한 빛을 하나의 예술로써 승화시켜 표현하였다.
이 전시회에서 재미있는 점은 햇빛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낮에 보이는 전시장과 밤에 보이는 전시장의 분위기는 사뭇다르다는 것이다. 단색광을 내는 커튼에 빛이 들어오지 않으므로 밝게 빛나던 빛이 없어지고 백색광을 뿜어내는 LED로 전시장이 가득차는 것 또한 낮과는 다른 볼거리가 될 것이다.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배치된 '숨 쉬는 구름행성'.
사각형, 삼각형, 오각형의 빛을 반사시키는 편광 필터 패널로 이루어진 이 전시물은 빛의 방향에 따라 다르게 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각도에 따라서, 빛의 양에 따라서 보이는게 달라진다. 이름처럼 '숨 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 아침의 통로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아침의 통로라는 이름처럼 커튼을 통해들어오는 적색광과 어두운 통로가 보인다. 통로에는 총 14개의 구멍이 있으며, 이곳도 구름행성처럼 편광 필터 패널로 이루어져 들어오는 빛을 다각도로 반사시켜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연상캐한다.
독특한 점은 형광등의 영향을 받는 천장에 붙은 2개의 조명은 하얗게 빛이나고 벽에 붙은 12개의 조명은 붉게 빛나는데, 이는 올라퍼 엘리아슨이 옆에서 떠오르는 '태양'과 아침에 켜놓은 천장의 '전등'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2.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한 모형
적색광과 모서리를 공유하며 청색등이 비추는 공간이다. 이곳은 유사 벌집같이 생겼는데, 내부에 들어서면 청색광에 조그마한 적생광이 이리저리 숨어들어온 것 같은 모습이다. 내부에는 '칼레이도스페어'라 불리는 구체가 있는데, '숨 쉬는 구름행성'의 축소판이 박혀있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같다. 총 30개의 만화경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모든 면에 칼레이도스페어가 반사되어 비추고 우리의 모습또한 희미하게 보여져 다른 세상의 우리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3. 회전하는 오각의 별
이름에서 표현하듯 오각별모양의 패널이 천천히 돌아가듯 소용돌이를 만들어 작은 오각별까지의 연결을 해놓은 전시이다. 큰 오각별에서 작은 오각별까지 가는 길이 매우 멀어보이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평범해 보이듯 한 연출을 보여준다. 빛을 좋아하는 예술가이지만 이부분에서는 빛보다는 기하학적 형상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래서 팜플렛을 읽어보니 황금비율을 맞췄다고 한다. 실로 문이과 통합 예술가가 아닐까싶다.
4. 현재를 보여주는 캐비닛(오른쪽 검은부분) / 5. 하얀선의 음모(말그대로 하얀선들)
현재를 보여주는 캐비닛의 경우 청색등과 녹색등이 맞붙어있는 위치에 놓여져있다. 얼핏보면 임시로 지어진 화상탐사텐트 같이 생기기도 했지만 들어가보면 카메라 옵스큘라를 이용해 현재 대전의 모습을 비추어주고 있다. 카메라 옵스큘라의 원리가 암막커튼 같은 것으로 뒤집어 쓴 상태에서 빛을 통과시키면 반대편에 들어온 상이 거꾸로 맺히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저 안에 들어가서 보면 대전시내가 거꾸로 상이 맺혀보여주고 있다.
하얀선의 음모는 녹색광 바로 앞에 있는 전시물이다. 하얀선이 중구난방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처럼 단체로 뭔가 꾸미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혼란스러운 배치도 모두 의도되어있었으니..
현재를 보여주는 캐비닛 안에 작은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았던 다각형의 부유체가 보여진다. 이 예술가분이 각진 것들에 진심인 편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끊어져있던 가닥들이 '현재를 보여주는 캐비닛'에 들어가서 보니 하나의 물체로써 보여지는 부분에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도 현재의 눈으로 바라보면 무언가 정렬되어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6. 사라지는 태양을 위한 캐비닛
모든 것들이 곡선으로 이루어진 각진 모형들로 유선을 만들었다면 이번 작품은 유선으로만 이루어진 작품이다.
구체의 모습을 한 캐비닛의 한쪽 면이 천천히 떨어져나가 분리되는 것을 표현하였다.
외부에서 바라본 파편은 내부에서 조립되며 하나의 모습으로 다시 존재하게 된다. 노란색 패널을 사용하여 오래있으면 작품 밖의 세상이 파랗게 보이도록 연출했다고 한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과 그 나머지 부분을 채우는 하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게 아닐까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