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9단의 승부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9단의 의미를 많이 묻습니다.
그래서 아는 대로 글을 써봅니다.
무도 단의 체계와 의미
1500년 전 중국 양(梁)나라 무제(武帝)가 바둑기사들의 품격을 9등급으로 만든 것이 현제의 무술의 단급과 같습니다.
1단부터 ~9단까지의 의미를 풀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단은 수졸(守卒)
겨우 지킬 줄 안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못난 본성을 고치지 않음,
사전적인 의미는 ‘세상살이에 졸렬함을 고치지 않고 자기 분수를 지킨다’이다. 바둑계의 의미는 배우기 시작하여 1년이나 2년 후에 좀 강해지면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시절이 온다. 이 시절이 ‘일년이야’이다.
2단은 약우(若愚)
어리석지만 나름대로 움직인다. 모자라나마 지킬 줄 아는 실력을 갖춘다.
‘어리석어 보인다. 어벙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리석은 것 같은데, 사실은 그 나름의 생각과 지모(智謀)가 있으면 어느 정도의 기본기도 갖추고 있는 수준입니다. 겸허를 배우고 인내를 훈련하는 기간입니다. 겸허와 인내는 승부의 기초입니다.
3단은 투력(鬪力)
싸울만한 힘이 생겨 이제 나설 수 있다. ‘싸움의 기세가 강하다.’ 싸움을 할 줄 안다는 뜻
어느덧 힘이 붙어 싸워야 할 상황에서는 싸울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입니다.
용기를 배양하는 과정입니다. 실력의 고하를 떠나 결국은 용기 있는 자만이 험난한 강호 무림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4단은 소교(小巧)
‘작은 재주를 갖는다.’ 어느 정도의 기교를 부릴 줄 안다.
비로소 소박하게나마 기교를 부릴 수 있게 된 단계입니다. 전국을 살피는 안목이 좀 부족하기는 하나 부분적인 처리나 국지전에서는 테크닉을 구사하면서 스스로 묘미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때로 방황하고 좌절하게 되지만, 그런 시련과 아픔을 통해 점점 성숙해 집니다.
5단은 용지(用智)
‘지략을 부릴 줄 안다.’ ‘지혜를 쓴다.’
상당히 지혜로워졌습니다. 큰 이득을 위해서 작은 손해쯤은 감수하는 궁량도 생겼고, 전술의 차원에서 한 걸은 더 나아가 판 전체를 연관 시키는 전략을 구상합니다. 승부에 대한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스스로 주체하지 못해 새로운 세계를 향해 모험에 찬 여행을 떠납니다.
6단은 통유(通幽)
‘두루 통한다.’ 그윽한 경지에 이른다.
상대의 속임수를 꿰뚤어 볼 수 있는 깊이에 도달하다. 진경(眞境)을 음미할 수 있는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이며, 무도를 통해 황홀경을 경험한 단계인 것입니다.
사물과 현상의 본질에 접근했고 승부의 요체(要諦)도 터득을 하게 된다.
7단은 구체(具體)
‘온전히 갖추다.’ 골격을 두루 갖춘다.
기술적인 면을 마스터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어느 순간이라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한 번의 승부에서 조화와 중용의 정신을 구현하는 차원 높은 세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사람의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아마도 마지막 단계라고 평가하며, 옛 날 일본에서는 ‘상수(上手)’라고 불렸습니다.
8단은 좌조(坐照)
‘앉아서도 훤히 보인다.’ 가만히 앉아서도 훤히 내다보는 수준으로 기예의 개념을 넘어서다.
여기서부터는 사람의 노력만 갖고는 안되며 기재(棋才)를 타고난 일부 선택된 사람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경지입니다. 가만히 앉아서도 척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의 온갖 변화를 내다 볼 수 있게 됩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어느 순간 문득 제행무상(諸行無常), 승부의 허무를 깨닫습니다. 옛 날 식 표현으로는 ‘준명인(凖名人)입니다.
9단은 입신(入神)
‘신의 경지에 들어서다.’ ‘기술이 숙달하여 영묘한 경지에 이름.
가히 신의 경지인 것입니다. 승부의 허무까지 초월한 경지를 말합니다.
이제는 사람의 지혜,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세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막부시대 때는 당대의 최고수를 '명인(名人)'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시대에 '명인'은 한 사람밖에는 존재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오늘날로 말하자면 한 시대에 한 사람에게만 九단을 인정했던 셈입니다.’
현대에는 9단의 의미를 폭넓게 적용하여 각 분야에서 특정한 실력과 수련기간이 넘어서면 9단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용)지난 1995년 프로에 입문한 이세돌 9단은 2003년 3단에서 6단, 7단, 9단까지 초고속 승단한 것으로 유명합니다.(세계대회 우승 등으로 특레 심사를 봄- 중국은 한때 세계대회 우승자에게 바로 9단을 주는 등 무리를 빚기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3단에서 9단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넉 달입니다. (바둑은 수련기간의 제한 없이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실력을 인정하여 승단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기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9단에 오른 한국의 현역 바둑 기사들은 모두 71명입니다. 김인 9단이 가장 높은 서열로 매겨져있으며, 조훈현 9단이 뒤를 잇는다. 이창호 9단은 30번째에 위치해있으며, 이세돌 9단은 47번째 서열입니다.
9단에 이어 8단은 15명이고, 7단 31명, 6단 23명입니다. 특히 9단에는 조혜연 9단과 박지은 9단 등 여성 기사 2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은퇴한 9단 기사들은 전설의 조남철 9단을 비롯해 7명이다.
태권도는 2007년 기준으로 전 세계 185국 약 4000만명이 수련하며 그 중
유단자가 약 800만 명이다. 2011년 8월 현재,이 중에서 8단은 837명, 9단은 541명이다.
9단 취득자를 국가별로 보면, △한국이 427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72명 △독일이 7명 △캐나다가 7명 △프랑스가 3명 △스페인이 2명이었다. 레소토, 네덜란드, 거봉, 아르헨티나 등은 1명을 보유했다.
9단은 무도적인 측면에서 최고의 경지, 즉 ‘입신(入神)’이라고 하여 존엄의 대상이 된다.
태권도, 검도, 유도 협회에는 단순히 기량의 고저만으로 승단을 시키지 않고,
고단자가 될수록 기술의 숙련과 무도의 철학적 사유를 요구한다. 이는 스승이 되고, 고수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완력이 높아지는 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9단은 수련기간과 실력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공로와 각 분야에 대한 공헌을 고려하여 승단을 하고 있다.
대한 검도회에서는 공로와 공헌에 따라서 단수와 별도로 칭호를 따로 부여하고 있다.
단이 모든 실력을 표현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고단자로 갈수록 그 사람의 기술의 숙련과 무도에 대한 열정 그리고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저도 83년도에 1품, 84년에 2품, 86년에 3품 91년에 4단을 승단하고 가장 팔팔한 시절동안 교만한 마음으로 승단을 무시하고 운동을 합니다. 그러다가 청소년들에게 4품을 허용하자 어린친구들과 같은 급이 될 수 없다며 10년 후 2001년 5단을 취득합니다. 2007년 6단 승단, 그리고 2013년 7단 승단 이후 목표를 9단으로 세우고 수련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몸의 움직임이 확실히 젊은 시절보다 민첩성이나 순발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습니다.
시야가 넓어지네요, 겉이 아니라 속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힘이 넘치지 않으니 힘을 모아서 필요한 만큼만 쓰게는 걸 배웁니다.
그리고 승부를 위해 몸을 해지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어느 무도든 승부는 30~35세 전후로 절정을 이루고, 그 이후는 자기 수련과 정신 수양 그리고 후진 양성에 목표를 두어야 합니다. 40이 넘어서도 승부욕에 사로잡힌 사람은 기술만 배우고, 도(道)의 배움이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일본의 전설적인 검객 미야모도 무사시는 1584년에 태어나 1645년 61세로 죽습니다. 무사시는 정유재란(1596년)즈음에 13살의 나이로 첫 승부를 겨루어 승리를 거둡니다. 그 후 그가 방랑무사로 검을 휘둘러 승부를 한 29세 때까지 무사시는 60여회의 승부를 겨뤘다고 하는데 30세 이후는 진검 승부를 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35세 이후 제자 양성과 집필을 하며 노후를 평화롭게 마감한 매우 특별한 검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