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오색약수, 설악산 성인대
2021. 9. 20
델피노 발코니에서 구름을 속 헤치고
솟아 오르는 붉은 해를 맞이하고서
첩첩산중 구불부불
미시령 옛길을 오릅니다.
미시령 탐방지원센터에 서니
조금전 일출을 맞이했던 리조트에
푸른 동해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뒷쪽으로는 안개인 듯 구름인 듯
훠이 훠이 미시령을 넘고 있습니다.
세찬 고갯 바람 속 미시령 표석은
미동도 않고 서 있는데
표지석 아래 쑥부쟁이는 파르르
가엽게 떨고 있습니다.
매서운 고갯바람을 뒤로하고 미시령길은
험준한 산을 헤집고 인제로 내려갑니다.
인제 지나 한계령 길로
다시 설악을 오릅니다.
휴계소에 들러 황태해장국 한그릇씩,
삐쭉삐쭉 남설악은 하늘 향해
갈기를 세웠습니다.
여기는 백두대간 오색령!
오색령 내려와 오색약수
(천연기념물 제529호)
가는 길이 혼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강 바닥 붉은 색은 예와 같은데
약수는 그의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패트병 들고 왔다 그냥
발길 돌리는 분들...
인근 상인들은 근처 호텔에서 온천을
개발하면서 이렇게 말라간다고 합니다.
오색약수터에서 나와 메밀전병 한접시
구워 들고 자동차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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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에 들러 잠시 쉬고
설악산 성인대를 오르기 위해
첫날 들렀던 화암사로,
얼마쯤 올랐을까?
전망이 조금 트이는 곳에서
독수리 형상의 바위를 만나고
빗방울 오락가락하는 오름길 더 걸어
신선대(성인대)
바위가 거북이를 닮았다는데
어디서 봐야 거북이를 닮았을까요?
이 바위는 올빼미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보는 조망도 일품입니다.
능선길에서 한번에 세 꽃을 만납니다.
'1타 3피!'가 아니라 '1타 3화!'
구절초, 개쑥부쟁이, 산오이풀 ...
성인대 바위 능선에 척 올라서니
지구가 둥글기는 하구나 싶고
가슴이 시원하게 탁 트입니다.
반대편 울산바위는 구름이
윗쪽을 딱 갈라서 꽁꽁 감추고 있습니다.
구름 너 미워!!!
거대한 바위산 위 앙증스런 호수 셋,
저 구름 너무 미워말라 합니다.
구름이 있어 내가 있다고...
울산에서 와 주저 앉았다는 저 울산바위
왼쪽 뒤엔 봉정암이 있을 텐데...
신선대 달려 가다 동해 앞에 멈춰 서
잠시 긴 호흡 내뿜고 있습니다.
화암사에서 올려다 보던 수바위는
한참 아래 앉아 있고...
여기 저기 구절초, 쑥부쟁이, 산오이풀들이
신선놀음 중입니다.
여기는 백패커들의 성지
설악산 신선대입니다.
조금 험하지만 수바위 쪽으로
내려갑니다.
먼저 만나는 시루떡바위
내려다 보이던 수바위(쌀바위),
이제 올려다 봐야합니다.
수바위는 울산바위 조망 명소인데
쌀이 나왔던 전설과 함께
소나무를 품에 안고
천년고찰 화암사를 묵묵히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구름은 아직 울산바위를 감싸 있고
뒤쪽 봉정암은 보일듯 말듯...
세상 한꺼번에 욕심 부리지 말고
더러는 내려 놓기도 해야함을
저 수바위와 구름은 말하고 있습니다.
리조트로 돌아와 두 식구
빠진 아쉬움 속에
속초 맛집에서 미역국과
순대국밥을
공수해 즐깁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역시 설악산의 풍광은 멋집니다. 선배님 덕분에 눈이 호강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시간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