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강사 21. 인격자와 돈격자
50년 전의 서울대학 교수는 가난해도 존경받았다. 40년 전의 일간 신문 기자는 월급으로 생활이 안 되어도 기자의 의무과 권리를 다하여 존경받았다. 펜이 총보다 강하는 것을 믿었다. 정부 관리도 청빈한 사람이 존경받았다.
지금은 누가 존경 받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유식한 사람이면 지식격이 있다, 높은 지위에 있으면 계급격이 있다, 인품이 좋은 사람이면 인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돈이 많다면 돈격이 있는 사람이다.
거지왕자 이야기에서 옷을 바꾸어 입고, 상황을 바꾸어 생활한다. 옷만 바꾸어 입었다고 거지와 왕자의 인격도 바뀔까? 비싼 옷으로 갈아입으면 겉모양은 근사하게 변하여 보일지 모르나,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과 인격은 변하지 않는다. 이때 바뀌는 겉모습을 돈격이라 한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할 수 있고, 무엇이나 될 수 있는 것이 자본주의에서 돈의 힘이라고 말들을 한다. 돈을 많이 갖고 있게 된 것 또한 그 사람의 돈버는 실력이고 팔자일 것이다. 명품 가방과 외제 옷을 입고 다니고, 외제차를 타고, 비싼 미장원에서 머리 염색을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는 것이 돈격만 있는 사람의 행동일 것이다.
사람을 나타내는 격에는 인격, 돈격, 지식격, 계급격 등이 있을 수 있다. 인격은 수양을 쌓을수록, 인생 경험을 쌓을수록 높아진다. 지식격(지격)은 책을 읽을수록, 공부할수록 높아진다. 계급격(급격)은 회사나 관청의 직위로 알 수 있다. 돈격은 재벌 같이 돈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격이다. 돈으로 상무 자리나 실장 자리를 사서 계급격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돈으로 인격이나 지식격을 사기는 힘들 것이다.
돈이 많던 사람이 사업에 실패했다고 치자. 그 사람이 가난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인격이나 지식격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돈격이 낮아졌을 뿐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마치 그가 모든 것을 잃은 양 무시한다.
건강도, 돈도, 직위도 있다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나 지식격은 죽을 때까지 꾸준하다. 지식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 학력이다. 학력에다 실무 경험을 쌓으면 실력을 인정받는다.
인격도 타고난 인품이거나, 노력하여 얻은 인품이거나 자기 수양과 인생 경험을 쌓을수록 높아진다. 나이 먹더라도 가능한한 책을 읽고 공부를 하자. 항상 시력이 좋고, 항상 머리가 맑은 것이 아니다. 인생에서 돋보기를 쓰고라도 책을 읽을 수 있을 때가 행복한 시절이라는 것을 생각하자.
[덧붙임] 40년 전의 일간 신문 기자와 지금의 신문인 조선 /중앙/동아, 경향, 한겨례, 오마이뉴스, 딴지일보(http://www.ddanzi.com/) 등의 신문 기자들 사명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