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아이 돌보니 즐거움도 배가 돼요”
품앗이 육아 모임 ‘노리’
올해 여성가족부는 이웃과 함께하는 품앗이 육아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핵가족으로 인한 가족 돌봄의 기능을 보 완하고 아이들이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같은 동네에 사는 몇몇 엄마들이 만든 모임 노리는 품앗이 육아 모임이다.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우와! 크레용 비가 내린다~"
지난 1월6일 오전 방문한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시훈, 지훈, 우신, 정현, 다섯 살배기 네 꼬마가 알록달록 크레용을 드라이기로 녹여 빗줄기와 폭포 등을 만들며 즐거워했다. 그 옆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이 수업을 진행하는 세 어른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아이들의 엄마이자 선생님이다.
"우리는 아이와 엄마가 잘 놀아 보자는 뜻으로 노리라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엄마 셋이 각자의 재능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놀면서 작은 사회생활을 경험해요. 그 과정에서 양보나 배려, 규칙에 대해 알게 되고요. 사실 홀로 육아를 담당할 때는 한계를 느꼈는데 이제는 서로 고민을 털어 놓고 스트레스를 풀면서 열정 에너지를 얻어요." 김혜원, 이은서, 최성희 씨가 자신들의 모임을 소개했다.
이들이 품앗이 육아를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는 것에 대한 좋다 나쁘다의 차원을 떠나,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웃으며 충분히 놀고 즐기는 게 필요하고, 정서에도 안정된다고 느꼈던 것이다.
지금까지 노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김치에 대한 동화를 읽은 후 김장을 담갔고, 동지에는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쑤어 먹기도 했다. 그밖에 그림자놀이, 눈사람 만들기도 하며 신나게 놀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미술, 과학, 영어, 한글 등의 지식을 직접적으로 가르치진 않는다. 자연스레 놀면서 오감으로 느끼게 할 뿐이다. 고체인 크레용이 열에 녹아 액체로 변하여 폭포나 빗줄기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듯 말이다.
"앞으로는 운동회, 박물관 견학, 대공원 방문, 숲 체험, 문화예술 공연 관람도 할 거예요. 설빔을 입고 윷놀이를 하고요. 하지만 정형화된 틀로 고정시키진 않을 겁니다. 바람이 있다면, 엄마들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의논하면서 모임을 늘 새롭게 가꾸어 가는 거예요."
세 엄마는 품앗이 육아를 모르는 부모에게 권장한다며 건강가정지원센터나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활용하라고 귀띔했다.
인천남구건강가정지원센터 http:icnamgu.familynet.or.kr 875-2993
인천남구육아종합지원센터 www.nccic.or.kr 884-0756
-- 박지숙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