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실리콘밸리’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 미래가 싹튼다
100% 분양 완료된 1단지
IT·BT 新산업 성장 초석 마련
201개社 입주, 6조2000억 매출
오재용 기자
입력 2022.05.13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는 첨단산업, 특히 IT(정보통신) 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모여 있는 정보통신, 전자산업의 중심지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됐다.
제주시 아라동에 5800억원이 투입돼 조성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 현재 첨단기술기업 등 201개사가 입주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6조 2000억 원을 달성했다. 고용인원은 약 3042명에 이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figcaption>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4차 산업혁명의 생태계를 꽃피우고 있는 첨단산업 창업의 산실로 ‘제주판 실리콘밸리’로 자리잡고 있다.
18년 전인 2004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시행계획(2002~2011년)의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먼저 완공돼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과학(BT)의 신산업 성장에 초석을 마련하면서 국제자유도시 개발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201개사 입주, 연간 6조2000억 매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58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아라동 일대 109만㎡(33만평)의 허허벌판에 조성한 제주첨단과학기술 1단지는 산업시설 용지가 100% 분양 완료됐다. 현재 첨단기술기업 등 201개사가 입주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6조 2000억 원을 달성했다. 고용인원은 약 3042명에 이르고 있는 등 제주경제의 성장 엔진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과수원이 실리콘밸리라는 세계 최고 첨단기술 연구단지로 변모한 것처럼 제주첨단과기단지도 성공적인 IT 클러스터이자 혁신의 대명사로 꼽힐 날을 꿈꾸고 있다. 이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2004년 수도권 기업의 지방 첫 이전이라는 ‘다음(Daum)’의 실험이 시작됐다. 2014년 합병으로 다음카카오로 출범했으며, 2015년 ‘카카오’로 사명이 변경됐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메신저 서비스는 지금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만능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첨단과기단지에는 2010년 이스트소프트(Estsoft) 연구소가 둥지를 틀면서 ‘제주 IT밸리’에 훈풍을 불러왔다. 알집, 알씨, 알약 등 3000만명이 사용하면서 국민 소프트웨어로 자리잡았다. 압축 프로그램 알집은 출시된 지 올해로 만 22년이 넘었고, 통합백신 알약은 무료백신 시대를 열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첨단과기단지 1단지 입주기업 생산제품 면세점 입점, 해외 판로 개척 원스톱 지원, 취업박람회 및 산업체 현장실습, 공립어린이집 개원, 공동주택 추진 등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figcaption>
제주시 월평동에 들어설 예정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감도. 1단지와 인접한 제주시 월평동 일대 84만8000㎡ 부지에 2741억원 투입해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콘텐츠기술(CT), 환경공학기술(ET) 등 첨단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figcaption>
◇입주기업 동반성장 맞춤형 지원
JDC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기업의 동반성장 지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입주기업 생산제품 면세점 입점, JDC 프로젝트 투자기업과의 비즈니스 매칭,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 판로 개척 원스톱 지원, 취업박람회 및 산업체 현장실습 등 맞춤형 지원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첨단과기단지 내에 공립어린이집 개원, 입주기업 임직원과 함께하는 문화공연 개최, 공동주택 추진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정주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제주첨단과기단지에는 2018년 12월 제주혁신성장센터가 들어서면서 도전과 실험 정신이 꽃피우고 있다.
4차 산업 중심의 창업기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성장과 함께 지속가능한 지역 혁신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혁신성장센터에는 현재 61개 유망 기업, 협력파트너가 입주해 있으며, 입주·졸업기업이 누적 약 706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이뤘다.
제주지역 환경, 경제, 수용도 등을 고려해 정보통신기술(ICT) 창업기업 육성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 기술기업 육성 등 2개 분야를 중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초기·성장단계 창업기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별 맞춤형 멘토링, 교육, 금융지원(펀드,융자), 기술 지원, 정부과제 공동 수행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프라 확충(사무공간, 연구, 창작시설 등)을 통한 기업 성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첨단과기단지가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핵심 인재와 투자가 몰릴 수 있도록 다양한 세금 감면과 글로벌 창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환경’ ‘미래’ ‘첨단’ 산업의 메카, 제2첨단과기단지 조성
JDC는 제주의 신성장 산업인 첨단지식산업 육성을 위해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시행계획(2012~2021년)에 반영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첨단과기단지 2단지는 JDC가 제1단지와 인접한 제주시 월평동 일대 84만8000㎡ 부지에 2741억원 투입해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콘텐츠기술(CT), 환경공학기술(ET) 등 첨단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에 산학연관 클러스터(집적단지)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정부, 대학 등과 네트워크 플랫폼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금융지원 펀드를 조성하고 창업보육을 위한 생태계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 3월 제9대 양영철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첫 번째 성과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성사업이 제주도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제주도의회 제403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상정, 원안 가결했다. 올해 하반기에 국토부 개발계획 변경 및 제주특별자치도의 개발실시계획 인허가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에 부지조성공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첨단과기단지 2단지는 미래산업 변화에 대응한 신생 국가산업단지로 첨단 그린 산업단지 조성과 혁신기업 유치·육성을 위해 핵심가치인 ‘환경’, ‘미래’, ‘첨단’을 중심으로 사업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2단지는 1조 3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2000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발생시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제2첨단과학기술단지는 ‘현재의 성장’과 ‘미래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며 “제주도민의 삶과 산업구조를 4차 산업을 향해 바꿔 놓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