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4일 화요일
아들의 분가로
아들의 얼굴 본 지가 누구 말따나 가뭄에 콩 나듯이다.
일을 잘 하고 있을 거라고 믿어버리고
내 인생이 아니라 아들의 인생이라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지나쳐버린 날들이 많아졌다.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듯이
부모역시 자식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수 있을까
주어도 주어도 모자란 사랑앞에서 때로는 갈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가.
오늘 저녁나절 산타선물로 받은 잔나비불로초를 절단하다가
탁하는 콘 소리에 놀라서 손을 다칠 뻔 하고서야
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실은 언제부터 그 부속을 갈아야 한다고 동생한테 부탁한 일이었는데
하는 일이 같지 않다보니
몇달째 미루어 온 절단기에 부속이다.
사진을 찍어 보냈다.
파란색 받침대가 필요한 거예요 하는 문자가 바로 왔다.
응 아들 매번 이런 일로만 연락하네
얼굴 언제보노
시간 될때 집에 들릴께요
밥이라도 같이 먹자
지금은 안되요
왜
2월쯤 대회 나갈려고 몸 좀 만들고 있어서 외식하면 안되고
음식 조절하고 있어서요
아들 음식조절은 엄마가 해야하는데 니가 왜 하노
헬스 오래해서니 몸 한번만 만들어 보고 싶어서요
그래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몸 만든다고 보조 식품같은 것 많이 먹으면 안되
그렇게 많이 먹지 않으니까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했다.
각자의 인생이지만
함께 잘 살아가야 하는 인생이다.
친구같은 엄마이고 싶어서 다가서보지만
딸같이 않은 아들은 항상 제자리에서
잘 하고 있는것인지
힘든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표정도 말도 없다.
얼굴에 웃음이 자꾸만 줄어들어가는 느낌을 받는
엄마는 안해도 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자식에 마음을 읽다가도
먼저 의논해주기를 오늘도 꾹 참고 기다리는 엄마다.
자신의 어께를 누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내려놓고 자신의 원하는 길을 걸어가기를 응원하는 엄마다
아들 고맙고 메리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용 ~~~ 답장이 왔다.
첫댓글 메리크리스마스
손 다치실뻔 하셧네요.ㅠ
기계 만지실때는 장갑 쓰시지 마시고
항상 안전점검 하셔야 한답니다.
그래도 안다치셔서
이렇게 글을볼수 있으니 다행입니다.